지난 2013년...
한국이라는 국가, 즉 우리 사회의 관용과 배려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작년 2월 추위가 채 가시기도 전에 서울 중랑구 한 아파트에서는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던
과정에서 흉기에 찔려 30대 형제가 숨진 사건이 발생했고 비슷한 시기에 서울 양천구에서는 40대 남성이 소음 등의 이유로 다세대주택 위층에 불을 질렀습니다.
또한...
인천 부평구의 한 빌라에서는 2층 집주인이 1층 세입자의 권투용 샌드백 두드리는 소리에
짜증을 내 조용히 해달라고 말하는 것이 잘 지켜지지 않자 인화성 물질로 세입자의 집에 불을 질러
두 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모두 상대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순간적으로 욱하면서 빚어진 참사였습니다.
최근...
2014년 1월 8일...
박명호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교수가 한국경제학회에 발표한...
'지표를 활용한 한국의 경제사회발전 연구: OECD 회원국과의 비교분석' 논문을 보면,
1995년 21위였던 한국의 사회통합지수는 15년 뒤인 2009년 24위로 3계단 미끄러졌습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의 사회통합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꼴찌 수준이라는 것이 드러난 것입니다.
정확히 살펴 보겠습니다...
한국외국어대 박명호·오완근 교수가 경제학회에 발표한
이 번 연구논문에 따르면 1995년 21위였던 한국의 사회통합지수는 2009년 24위로
무려 세계단 미끄러졌습니다.
1995년 21위에서 2000년 22위로 다시 2005년 24위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성장동력' 지표는 20위에서 13위로 올랐으나, 사회통합지수의 경우 주요 구성항목의 순위가 줄줄이 떨어졌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환경지수 역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성장동력지수가 31개국 중 13위를 기록해 중간 정도 위치에 있다는 것인데 이 역시 안심할만한 수준이라고 보기엔 어렵습니다.
현재...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상호 불신과 사회적 갈등이 전혀 조정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대전 역시 사회적 경제 등을 비롯한 사회적 자본 형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인데
이 사회적 자본의 핵심은 바로 신뢰입니다.
소통과 신뢰 그리고 협력을 키워드로 하는 사회적 자본이 풍부한 나라들은 행복지수는 말할 것도 없고
경제소득도 높다는 연구 결과를 참고한다면 한국이 얼마나 크나큰 어려움에 놓여있는지를 확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불신과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지난 2013년 12월 전경련이 주최한 ‘국민통합 심포지움'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연간 최소 82조원에서 최고 246조원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이 날 주제 발표에 나선 박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의 사회갈등수준은 OECD 27개국 중 두 번째로 높으며 종교분쟁을 겪고 있는 터키를 제외하고는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의 국민의식과 고질적 갈등문화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입니다.
서로 불신하는 풍토에서는 대립과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립과 불신이 판치는 불건전한 풍토에서는 창조경제는커녕 국민들이 열망하는 선진경제 선진국가로의 진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럼 세부적으로 살펴 보겠습니다...
우선 사회통합의 주요 항목들을 살펴보면
장애인 노동자 관련 법률 수와 타인에 대한 관용, 외국인 비율 등으로 구성된
관용사회지수와 실업률, 노령자에 대한 사회지출, 노령 고용률, 도로사망률, 건강지출비율, 자살률, 10만명당 수감자 수 등으로 구성된 안전지수의 순위는 31개국 중 31위로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복지지출과 지니계수로 구성된 복지·분배지수도 27위(1995년 28위)로 하위권이었으며
언론자유지수, 경제자유지수 등으로 구성된 자유지수는 1995년 23위에서 26위로 3계단 하락했습니다.
저출산·고령화 지수는 1995년 4위에서 2009년 13위까지 하락했고, 사회적 자본 지수도 8위에서 13위로 떨어졌습니다.
정부에 대한 신뢰지수는 23위로 낮은 순위를 기록했지만 1995년(27위)과 비교하면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환경지수는... 31개국 중 27위에 그쳤습니다.
다른 지수들을 추이를 살펴보면...
국제기여지수가 1995년부터 꾸준히 29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습니다.
자원효율성과 환경위해성은 각각 23위와 22위였습니다.
다만...
성장동력지수의 경우 31개국 중 13위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었는데
성장동력지수는 1995년 20위에서 2005년 18위, 2009년 13위로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순위를 다시 살펴 보겠습니다...
OECD 가입 관련국은 31개 국가입니다...
소득 22위
인적자본 17위
금융발전지수 (1995년 21위) 2009년 8위로 상승
기술혁신 (1995년 14위에서 2000년 19위) 2009년 6위로 상승
경제개방성 (1995년 23위) 2009년 14위로 상승
정보화 (21위) 13위로 상승
거시안전성지수 (1995년 14위에서 2005년 3위까지 상승) 2009년 13위로 하강
관용사회 부문(장애인노동자 관련 법률 수·타인에 대한 관용·외국인비율) (25위) 31위로 하강
자유 부문(언론자유지수·경제자유지수) (23위) 26위로 하강
저출산·고령화 부문(출산율·고령화 인구 비율) (4위) 13위로 하강
안전 및 관용사회 부문 (31개 회원국 대상) 31위 (최하위권)
이 중...
꼴찌를 기록한...
안전 부문 순위는 1995년 25위를 지키고 있었는데...
지난 2009년 31위로 내려가 OECD 가입국 중에서 꼴찌를 기록한 것입니다.
안전 부문 순위는... 실업률·노령자에 대한 사회지출·노령 고용률·도로사망률·건강지출비율·자살률 그리고
인구 10만명당 수감자 수를 근거로 계산되는 지수입니다.
박명호 교수는...
"한국은 사회통합과 환경 분야가 모두 경제 분야에 견줘 뒤처지고 있다"
"이를 극복할 새로운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소득수준을 높이는 것 뿐 아니라 타인에 대한 관용과 존중 등을 통해 사회통합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
그럼 분석해 보겠습니다...
관용사회 부문(장애인노동자 관련 법률 수, 타인에 대한 관용, 외국인비율) 순위는
10년 동안 25위에서 31위로 내려 앉았습니다. '관용과 배려' 부분이 최하위 수준이라는 것은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소득수준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 대한 관용과 존중 등을 통해 사회적 자본을 늘려야 함을 뜻합니다.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협력을 촉진하는 일체의 사회적 자산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협력을 촉진하는 제도, 규범, 관계망, 신뢰 등 보이지 않는 자산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앞서 거론한 바와 같이...
한국같은 불신사회에서는 각종 속임수, 뇌물과 협박 때문에 정상적인 비용과 방법으로는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정상적인 비용을 훨씬 웃도는 과외의 비용은 결국 그 사회가 감당할 수밖에 없고 사회의 효율성은 끝없이 하락하고 사회는 결국 붕괴됩니다. 불신은 스스로 골을 더 깊게 만들 뿐입니다.
오는...
2014년 과연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느냐 주저앉느냐 하는 것은...
단순히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4000달러로 선진국에 진입한다는 것과 같이 수치를 목표로 두어서는 않된다는 것입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의 신년사는 오히려 우리나라가 선진국 문턱에서 더 멀어졌다는 자기 고백을 하고 있음을 알려 줍니다.
사실...
경제적으로...
우리나라가 2만 달러 시대에 들어서 선진국이 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실상 별 의미가 없습니다. 한국이 선진 경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경제 시스템을 뒷받침해주는 사회적 자본에 대한 투자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해...
사회적 신뢰를 증대하기 위해서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측은지심(惻隱之心)에 기초한 사회적 의식이 확립되어야 하고
또한 공정한 법집행이 이뤄져야 신뢰사회로 나갈 수 있다. 한편 타인간의 상호신뢰를 높이기 위해 동창회, 향우회, 종친회 등 동질적인 사회 관계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학연, 혈연, 지연 중심의 전통적인 형태의 관계망이 활성화돼 있는 반면 공공성이 높은 사회·시민단체 가입은 저조하기만 합니다. 사적 연결망이 공적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열린 시민사회에서 공동체에 참여하는 것은 사회적 자본, 특히 사회 신뢰를 확충하는 주요한 통로에 해당됩니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공동체 속에서 사람들은 상호작용을 통해 다른 집단 사람들에 대한 신뢰를 축적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사회에 만연한 불신을 뛰어 넘지 않고서는 피해갈 길이 없습니다.
최신기계는 돈으로 사올 수 있고 미래기술은 빌려오거나 우리 것으로 만들 방안이 존재합니다..
심지어 우수한 인재, 즉 사람까지 빌려 쓸 수 있는 글로벌 시대입니다.
그러나.. 신뢰는 빌려 쓸 수 없습니다.
특히...
국가적 전사회적인 신뢰를 형성하는 것은 그 어떤 것으로도 저절로 형성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높은 영역의 세계입니다.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전국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신뢰는 세계화 시대 우리사회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궁극적 인프라라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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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전반적으로 상황이... 나쁘다는 말 밖에는....
선진국이니 창조경제니 하는 말은 그저 립서비스로밖에 들리지 않는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