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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전월매.(2004).한국 현대문학사의 시대구분 비교 연구-남한과 북한, 중국조선족 문학사를 중심으로.호서대학교 대학원.
(1) 왕조교체과정
왕조교체는 문학사에서 문학과의 큰 연관성이 없이 외부적 조건인 왕조변동과 역사교체, 사회발전단계에 따라 일반적인 사회정치적 관점으로 획분 된 시대구분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문학사 시대구분의 근거를 원시, 고대, 중세, 근대의 역사발전순서와 삼국시대문학, 고려시대문학, 조선시대문학으로 왕조교체에 둔 것을 말한다.
왕조교체에 따른 시대구분에는 김사엽,김준영, 장덕순 등을 들 수 있는데 고대-삼국건국-고려건국-조선건국-갑오경장의 순서로 새 시대의 출발을 잡고 있다.
김사엽의『개고국문학사』는‘상고-삼국시대-고려-이조-현대문학’으로 시대구분이 되었는데 정치사적 방법에 준거를 둔 것으로 그 시대의 양식이나 문학적 성격은 무시되었다.
더 나아가 김준영의『한국고전문학사』는 ‘삼국이전-통일신라이전-고려건국-고려인종-조선건국’으로서 삼국시대를 삼국시대와 통일신라로 세분하고 이조를 전후반기로 나누어 시대를 구분하고 있다. 장덕순의『한국문학사』는 왕조중심으로 구분하면서 구비문학, 고대가요 등 장르에 의 한 구분을 겸하고 있어 한 단계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왕조교체에 의한 시대구분론은 왕조의 교체에 따른 것이기에 시대경계를 분명히 해두는 데 번거롭지 않고 편리하기에 아직도 큰 권위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는 문학과 큰 연관성이 없기 때문에 설득력을 가지기 힘들고 왕조라는 시대적 한계성으로 두 가지 난점을 포괄하고 있다.
첫째로 왕조가 있을 때의 고전문학에서는 왕조교체론의 시대구분 적용이 가능했지만 왕조가 결속된 19세기 말로부터 일제강점기, 대한민국이라는 공화정정체로 바뀌었을 때는 적용이 어렵다. 왕조를 정치지배층의 변화로 인해 씨족의 교체가 아니라 그 시대를 다스리는 통치자가 어떻게 바뀌었는가에 따라 근대이후의 문학을 봐도 왕조교체론을 적용하려면 이론수정이나 보완이 결정적으로 나서고 있다. 왕조교체론은 고전은 말할 수 있지만 그와 다른 근대와 현대의 문학변동을 포착하지 못하기에 근대와 현대는 구분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1948년 대한민국건립시기와 2000년 현재의 시기는 다 같은 대한민국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왕조교체의 방법으로 하나로 묶어 논할 수 없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인 것이다.
둘째로 한 시대 두개로 존재하는 왕조차이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조선은 동일한 시대에 존재한 고구려, 신라, 백제를 포함한 삼국시대, 후삼국시대, 그리고 현재의 분단시대를 거쳤지만 왕조교체론설로는 그 차이점을 설명하기 어렵다. 고구려, 신라, 백제시기의 문학은 각자의 문학으로 논할 수 없으며 분단시대의 문학은 같은 시대임에 불구하고 하나의 같은 문학으로 설명이 안된다. 이러한 시대적배경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시대구분은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후의 많은 문학사가들이 이를 보완하고 있으나 아직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권영민은 문학사의 시대구분에서 “문제되고 있는 기준은 역사적 순서개념과 문학적 본질개념의 상대적인 조화를 의도할 수밖에 없기에 순서개념을 우선할 경우에는 문학적 사실의 연대기적 배열을 비연속성의 한계를 규정하기 어려운 국면에 봉착하므로 역사연구에서 시대구분의 상대적이면서도 절대적인 가치가 강조되고 있다”12)고 했다. 그는 한국문학이 근대적인 문학의 형태로 발전해온 것은 한 세기정도 불과한 기간동안 사회적 상황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다양한 전개양상을 보여 왔는데 그 역사적 과정을 대체로 세 단계로 구분하였다. 한국사회가 근대화의 과정에 들어서기 시작한 19세기 중반이후부터 20세기 초까지의 개화 계몽시대 문학이 첫 단계이고 20세기 초반에서 중반에 이르는 일제 식민지 시대의 문학이 둘째 단계이며 20세기 후반에 해당되는 해방 이후의 문학이 그 셋째 단계가 된다고 했다. 개화기문학→식민지문학→분단기문학이라는 현대문학사 단계를 놓고 볼 때 문학의 본질적 요구보다는 역사적 조건이 그 기준이 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세번째 단계에 해당되는 그의『한국현대문학사』(1945~1990)는 서설 “분단시대의 문학”에서 분단극복과 통일지향의 목표아래 분단시대 문학사의 기술방법론을 나름대로 제시했는데 방법론적 차원에서 치밀하고 정치하다. 이것은 해방이후 우리 문학사의 성과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할 만하다. 시대구분은 역사의 시대구분과 근본적으로 조응하면서도 상대적인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한 그는 문학사는 분단시대라는 상황적 역사성과 문학정신의 지향성이라는 두 가지 측면의 변화과정을 시대구분의 기준으로 나누었다. 문학사의 구성과 체계에서 보면 서술방법론에서 남한과 북한의 문학을 아우르는 통합적 개념으로 ‘문학정신’을 설정한 것과 달리 실제기술에서는 남한문학과 북한문학을 분리시켜 기술하였다. 남한의 경우, 10년 단위의 시대구분을 20년 단위로 넓혔을 뿐만 아니라 북한문학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한 문학사라는 측면에서 진전을 보여준다. 하지만 여기서 북한문학은 분단시대문학의 통합적인 관점에서 포섭되기보다는 단지 부가적으로 서술되고 있기 때문에 분단시대 문학사 기술의 당위와 실천이 일치되지 못하기 때문에 시대구분도 남북한을 분리해서 설정하고 있다. 권영민 문학사에서 남한의 경우는 1945년을 분단시대의 시작으로 보고 분단문학의 등장은 한국전쟁이후로 보아 분단시대 시작과 분단문학의 시작이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그에 대한 설명은 없다.) 1950년대와 1960년대가 묶어져 있고 북한의 경우는 1960년대와 1970년대가 묶어져 있다. 이는 6.25와 전쟁기 문학에 대한 남북한의 문학의 태도의 차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분단시대의 민족단위의 통합적 문학사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남북한문학사의 시대구분을 분리해서는 안된다.
김병민의 『조선문학사』(근대현대)16)와 김병민,허휘훈, 최웅권, 채미화 공동집필의『조선-한국당대문학사』17)는 근대(19세기말)-현대(1919년)-당대(1945년)로 한 연장선에서 볼 수 있다. 중국에서 남북한의 근대, 현대, 당대문학사를 동시에 수용한 첫 저서로서 북한의 영향만 받던 중국에 남한문학을 소개하고 남북한 문학을 동시에 다루었다는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 남한에서 남북한 통합 문학사의 당위성에 대하여 논의하고 시도하고 하는 사이에 제3국인 중국조선족이 질이 어떠냐를 떠나 일단은 먼저 출간한 셈이다. 『조선문학사』는 문학사기술에서“력사주의 원칙에 입각하여 객관적 시
각”으로 양쪽문학을“균형있게 포괄”하였고『조선-한국당대문학사』는 일련의 특수한 문예발전법칙을 구현하였다.
『조선문학사』는 머리말에서 밝힌 것처럼 ‘집필과정에서 문학발전의 역사적 진실성을 보여주면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가치판단을 주기에 노력하였다. 특히 근대현대문학발전의 법칙과 특징, 사조 및 류파의 형성과 발전, 작가, 작품의 문학사적 성과와 위치, 문학종류와 형식의 변모양상과 특징 등을 해명하는데 주의력을 돌렸다.’고 하였다.
『조선-한국당대문학사』에서는 해방 후 조선-한국문학은“20세기 조선민족문화발전에 중대한 기여를 하였으며 해방 후 조선-한국문학에 대한 정당한 리해는 문학연구가들과 문학도들의 절실한 과제이며 아울러 해방 후 조선-한국문학은 중국에서의 대학교과목으로
자리굳힘할 것이 시급히 요청되는 요구를 만족시키고저... 물론 집필초기에 있어서는 해방 후 조선-한국문학을 하나의 정체로 보고 민족문학의 정체성탐구에 모를 박으려 하였으나 필자들의 수준제한으로 여의치 못했음은 유감으로 남는다”고 했듯이 남한과 북한의공통적 시점을 모색하기보다는 상이하게 전개되는 양쪽의 문학사적 변화를 중시하였다고 볼 수 있다.
시대구분은 10년 단위 연대기별로 하였고 매 시기를『조선문학사』에서는 “문단상황과 문학발전특징”이라 하고 개괄하였고『조선-한국당대문학사』에서는“사회문화적배경과 문학발전개관”이라고 이름을 붙여 한국과 조선을 아울러 소개하였다.
그리고나서『조선문학사』에서는 소설창작, 시가창작, 극문학, 문학비평순으로 소개하였지만 『조선-한국당대문학사』에서도 각 시기마다 소설문학(1)(2), 시문학(1)(2)로 소설과 시의 내용은 많이 소개되었지만 대신 희곡문학은 해방직후(1945~1950)와 1960년만을 다루었고 문학비평은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1919년을 현대문학의 기점으로 설정하면서 시대구분에는 그것이 체현되지 않았고 오히려 북한의 1926년이 그대로 고스란히 시대구분의 한 획으로 자리 잡았지만 그에 대한 설명은 없고 1926~1935년을 문학발전견지에서 이 시기를 카프문학시대라고 규정하였는데 또한 실제로는 카프는 1925년 8월에 조직되었다고 설명하였기에 1926년이 문제점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사장되었던 남한의 작가와 작품들을 전면적으로 개괄소개하고 객관적 시각에서 가치판단을 하기 위해 노력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2) 이데올로기의 변동
이데올로기의 변동은 의식적으로 외부적 조건인 이념과 정치상황의 변천에 따라 나눈 시대구분으로서 문학의 상대적 자율성에 의해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사회형태와 사회구성을 효과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사상의식에 따르는 것을 말한다. 이는 한반도가 냉전체제하에서의 정치적 요인으로 하여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두개 나라로 동강나면서 북반부 북한문학은 사회주의 현실을 토대로 해방 전 프로테타리아 문학의 연장선에 발전하고 남반부 남한문학은 자본주의 사회현실을 토대로 해방 전 민족주의 문학, 모더니즘문학의 연장선에서 발전하면서 집약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당 정책의 입장과 이념적 편향이 그대로 문학사에 관철되는 북한의 문학사가 전형적 예가 된다. 여기에는 사상의식에 따른 김윤식과 김현의 문학사도 들 수 있다.
『조선문학통사』20)는 혁명적 문예전통으로 카프와 함께 항일혁명문학을 거론하기 시작한 시기의 문학사로 ‘맑스-레닌주의 문예이론’에 입각해 기술되고 있다. 시대구분에 있어서 올바른 원칙에 입각해 제대로 쓴 문학사임을 자랑하고 “그 시대구분에 있어 일부 사료의 취급 및 문학현상들의 분석, 평가에 있어서 종래의 문학사적 저서들과 구별되는 자기 특성을 갖고 있다”고 자부했다. 시대구분은 문학사 발전의 과정을 역사발전과 문학사의 발전법칙에 따라서하고 있다고 하지만 각 세기에 따라 시기구분 했을 뿐 매 세기 문학의 기본성격 차이에 관한 아무런 언표도 앞세우지 않았고 매 시기문학을 시가, 산문이라는 이분법적 장르로 구분하여 서술하고 거기다 극문학을 하나 더 보태 고찰하거나 차례는 무엇을 어디서 다루었다고 알려주기만 하고 문학사의 전개에 대한 거시적 이해의 단서를 전혀 제공하지 않고 있다.
『조선문학사』(1977~1981)21)는 모두 다섯 권이나 되어 문학사를 처음으로 자세하게 서술한 문학사22)로서 1977년에 나오기 시작해서 1981년에 완간되었고 사회과학원 문학연구소에서 기획하고 집필하였으며 평양 과학백과사전출판사에서 내놓았다. 그런데 저자가연구소라 한 것도 있고 개인이라 한 것도 있으며 출간 순서도 일정하지 않다. 《고대중세편》(1977.2),《1959~1975》(1977.12),《1945~1958》(1978.10)순서로 출간이 되었고 저자가 문학연구소이다. 1980년대에 나온《19세기말~1925 》(1980.7), 《1926~1945》(1981.12)는 둘 다 저자가 밝혀져 있다. 19세기말에서 1945년까지의 문학사 서술에 상당한 난점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19세기말로부터 1945년까지의 어렵고 문제의 시기에 관해서는 연구소의 공적 견해 표명보다도 몇몇 저자의 공동 사견을 제시하였다. 편집체제로 보면 전 5권중 1권만 고전문학인 반면 근대이후의 문학 즉 현대문학부분은 4권이다. 이는 북한에서 현대문학이 고전문학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세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말해주고있다. 1950년대나 60년대의 문학사에서는 그 비중이 반반정도로 있다가 주체문학의 확립이후에는 현대문학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북한의 문학사는 과거보다도 현재성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선문학개관』은『조선문학사』의《19세기말~1925》,《1926~1945》의 저자 박종원, 류만이 참여했으므로 스스로 수정해서 내놓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조선문학개관』은 제1권의 <1920년대 비판적 사실주의 문학과 현진건, 나도향, 김소월의 창작>, 제2권의 <채만식, 심훈, 이효석과 그들의 창작세계>는『조선문학사』에서 없던 새로 첨부한 내용이다. 현진건, 나도향, 채만식은 더 평가되었고 등장하지도 않았던 김소월24), 심훈, 이효석 등에 대해서 어느 정도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홍명희, 김유정, 염상섭 등을 외면하고 북쪽에서 숙청한 한설야, 이태준, 임화 등의 재등장을 허용하지 않는 편협성이 남아있다.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작가라야 등장시킨다는 원칙을 계속 지키고 있다.
『조선문학사』와 『조선문학개관』은 『조선문학통사』의 ‘맑스-레닌주의 문예이론’으로부터 항일혁명문학을 유일한 혁명전통으로 내세우는 주체사상기의 문학사로 ‘주체의 문예이론’에 입각해서 서술되는 전환을 보여주고 있다. 주체 문예이론은 사회주의 문학 예술의 일반원리와 창작방법, 그리고 당의 영도문제를 밝히고 있다.
문학사와 관련지어 볼 때 인민대중의 자주적인 사상의식을 위한 혁명투쟁을 구현하고 있는 작품들이 문학사의 중심에 놓여 있는데 역사의 주체는 인민대중이며 사회역사적 운동은 인민대중의 자주적 창조적 운동이고 혁명투쟁에서 인민대중의 자주적인 사상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주체사관에 따른 기술이다.25) 그래서 시대구분에서 큰 변화는 안보이지만 근본적 차이는 ‘혁명적 문예전통의 계승’에 있다.
북한에서 나온 문학사의 경우 문학사가 쓰여질 당시의 당 정책의 입장과 이념적 지표가 문학사 기술에 선명하게 반영되어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것은 물론 문학창작과 문학비평 및 문학연구가 철저히 당 정책에 복속되어 있는 북한문학의 특수성 때문이다. 북한의 현대문학사 시대구분은 ‘인민의 자주성 실현’이라는 이념의 도식적인 적용에 의거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시대구분은 문학사와 사회사 사이의 관계에 대한 적극적인 인식의 결과이다. 하지만 이것은 문학의 상대적 자율성의 영역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문학사 자체의 내적인 발전과정이 해명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시대구분은 문학사와 사회경제적 토대사이의 관계에 대한 총체적인 인식의 측면에서도 미흡한 것이며 사회경제적 토대에 대한 면밀한 이해보다는 당의 지배이념의 변화가 중요한 준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문학현상은 당대의 사회경제적 토대가 반영된 것이라기보다는 경직된 이데올로기의 반영으로 편협한 정치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즉 북한문학사는 “엄격한 통제의 국책사업의 하나로 기술됨으로써 문학사가의 창조역량을 무시한다. 그것이 창조적 개인의 저술에 의존치 않고 당의 강령이나 지침에 의한 정책적 소산물이라는 점에서 개성적 취향과 기질이 최대치로 반영되는 남한문학사와 근본적이 차이”를 드러낸다.
북한의 문학사는 1960년대 초반까지 사회주의 예술미학의 확립을 목표로 하고 중반을 지나면서 서서히 유일사상에 입각한 새로운 방향전환을 하는 당의 문예정책을 그대로 반영하여 문학사관도 마르크스 레닌주의에서 김일성주의로, 유물론적 역사주의에서 민족주의적 주체사관으로 이행해 가는 파행성을 드러내고 있다.
김윤식, 김현의『한국문학사』는 한국의 문학사서술이 교재용으로 고착되어 혁신이 필요할 때 출간되어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한국문학사 연구에 하나의 커다란 획을 그었다. 이 문학사의 서론에 해당되는 ‘방법론 비판’의 제1절 시대구분론에서는 “문학사는 실체가 아니라 형태이다”라는 것과 “한국문학은 주변문학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시대구분의 전제가 되었다. “문학사는 역사와는 엄연히 다른 차원에서 서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사실을 떠난 해석을 끌어들이고 “한국문학은 나름대로의 신성한 것을 찾아야 한다.”는 명제를 내세웠다. 역사주의의 한계를 지적한 두 논자는 문학적집적물이 문학적실체가 아니라 관계를 이루려는 기호로서 부분과 부분의 관계를 통해 일종의 의미망을 형성하는데 이 의미망을 통해 문학사가 성립된다고 보았다. 그리고 서구라파라는 변수를 한국문학에 강력한 영향을 준 것으로 이해해야지 그것을 한국문학의 내용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면서 근대문학이 전통과 단절된 채 서구문학의 이식으로 이루어졌다는 잘못된 견해를 힘써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문학사 서술의 긴요한 과제로 삼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임화에서 백철로 이어지는 갑오경장설을 비판하면서 근대문학의 기점을 올려 잡아 영. 정조시대라고 설정하였다. 이조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문자로 표현하고 그것을 극복하려 한 체계적인 노력의싹을 보인 영, 정조시대를 근대문학의 시작으로 본 것이다.
이제까지의 시대구분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지니는바 문학사를고전과 현대로서 문학사를 다루던 이원론적 관례를 청산하고 서두에서부터 서술하는 관습에서 벗어나 근대의식의 성장에 따라서 문학사의 시대구분을 하였다. 영. 정조 시대부터 4.19까지의 문학사를 써서 그 주장을 이론과 실증 양면에서 입증하고자 하였다. 그렇게 해서 근대문학의 형성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에 설득력 있는 해답을 제시하려 하였다. 시, 소설, 희곡, 평론의 4분법에 구애받지 않고 “한국 내에서 생활하고 사고하면서 언어로 표현된 모든 글이 한국 문학의 내용을 이룬다”면서 과거의 문학사에서 도외시 되었던 자료를 폭넓게 수용하였다. 이러한 서술태도는 “한국문학은 문학이면서 동시에 철학”이라 하여 문학의 외연적 범주를 넓힌데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기존의 한국문학사가 앞 시기에 쓰여진 문학사에 대한 냉엄한 비판적 성찰이 부재한 상태에서 씌어졌다면 이 문학사는 과거 문학사의 한계인 서구화 논리를 근본적으로 문제삼는 진지한 성찰과 날카로운 시각을 겸비하고 있다.
(3) 구조적 변이
구조적 변이는 종래의 왕조교체나 이데올로기의 변동에 의한 시대구분에서 벗어나 구조적인 변화를 거쳐 문학사를 시간, 담당층, 갈래 등 다방면으로 고려하여 시기구분하는 것을 말한다. 다섯 권으로 남한에서 규모가 가장 방대한 조동일의 『한국문학통사』가 여기에속한다.
조동일은 단순하고 명료한 작업에서 출발해서 문학의 시대적인변천을 다면적으로 총괄적으로 파악하는 기준을 마련하는데 입각해서 문학사에서 시작해서 역사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데까지 이르는 시대구분에 기여할 수 있게 하려고 했다. 이후의 과제는 한국문학사에서 시작해서 세계문학사를 총괄하는데 까지 이르는 시대구분을 제시하였다. 재래의 시대구분과 다르게 구분하고 있는 그 시대구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조동일『한국문학통사』, 지식산업사, 1982~1988.
1권 첫째 시대: 원시문학 : 구비문학만의 시대
둘째 시대: 고대문학 : 건국신화시대
셋째 시대: 중세전기문학
제1기 (삼국, 남북국시대) 사뇌가 시대
제2기 (고려전기) 사뇌가시대
2권 넷째 시대: 중세후기문학
제1기 (고려후기)--경기체가와 시조시대
제2기 (조선전기) --경기체가와 시조시대
다섯째 시대: 중세문학에서 근대문학으로의 이행기
3권 제1기 (조선후기, 홍길동전 이후)--소설시대
4권 제2기 (1860~1918) --소설시대
5권 여섯째 시대: 근대문학(1919~1945): 서정시, 소설, 희곡시대
문학사의 시대는 고대-중세-근대의 논의를 서구식 삼분법으로만 보지 말고 세계사적 보편성으로 확대시켜 보자는 제안 하에 첫째, 둘째, 셋째 등으로 순서를 정해주고 원시, 고대, 중세전기, 중세후기,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기, 근대로 구분하였으며 각 시대의 특징과 문학이 시작된 기점을 분명하게 드러내었다.
고대문학은 지금 단군신화로 기록되어 있는 고조선의 건국서사시가 이루어진 시기에 시작하고 중세문학은 414년에 세운 <광개토대왕능비>에서 명확히 시작되고 중세후기문학은 13세기 초에 이규보가 활동하고 경기체가가 등장하자 시작되는데 “고대중세편”은 3권의 책으로 나누어져 있다.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기문학은 두 시기로 나누는데 두 번째 시기는 제4권으로서 1860년 최제우가 『용담유사』의 가사를 창작하자 시작되었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해에는 동학이 성립되고 동학가사가 이루어졌기에 시대전환의 징표로 삼았다. 근대문학은 1919년으로 보았는데 근대에 대한 개념이 확고히 서있다.
근대문학은 중세의 유산인 문명권 전체의 문어를 폐기하고 각자의 민족어만 사용하여 언문일치를 이룬 문학이며, 갈래 체계를 서정시, 소설, 희곡으로만 잡고 시민의 관심사인 현실생활을 충실하게 나타나며, 인쇄된 상품으로 유통되는 작품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중세문학은 물론 중세문학에서 근대문학으로서의 이행기와도 구별된다.
근대문학의 성장과 확립의 과정에서 19세기 문화에 관한 논리는 기존의 어느 문학사보다 객관성이 높은 책이 되고 있다. 그의 문학사는 문예사의 자료범위를 확장하여 소박한 구비문학의 전통에서부터 한문문학과 한글문학을 통합하여 다룸으로써 기록문학사 중심이 아닌 말로 이룩된 문학을 모두 수용한 문학사를 최초로 저술하였다. 특히 구비문학의 창조적 전통과 기록문학과의 밀접한 관계를 적절히 기술하여 설득력 있는 책이 되었다. 또 개별적 작품들의 미적가치와 역사. 사회적 규범의 문제가 밀도 있게 통합적으로 해명된 점도 이 책이 지닌 좋은 점이다.
시대구분에 있어서 문학을 문학행위라는 관점에서 파악하고 문학과 사상, 문학과 사회를 함께 이해할 수 있는 통괄작업으로 시간, 담당층, 갈래의 세 가지 측으로 한 입체로 생각해보자는 제안에 기초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문학의 갈래는 또 갈래체계는 문학 담당층이 공동으로 이룩한 창작의 영역이며 문학 담당층의 전반적인 교체에 따라서 모습을 달리하게 된다. 두드러진 구실을 하는 문학갈래가 시대에 따라 달라져, 원시사회는 정립이 확인되지 않고 고대는 서사시의 시대이고 중세전기는 서정시의 시대이고 중세후기는 서정시와 교술시가 공존하는 시기이며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기는 시가와 산문, 양면에서 서정, 교술, 서사, 희곡이, 근대에는 그 가운데 교술은 빠지고 서정, 서사, 희곡이 공존하는 시대이다. 담당층의 작품들을 시대순서로 나열해놓고 서로 이질적인 요소들을 구획시키면 시대구분이 되는 것인데 이 이질적인 요소를 이루고있는 것이 갈래와 창작 담당층이다. 이것은 매우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론이다. 언어와 문자에서의 변화를 먼저 살피고 문학 갈래가 달라진 것을 확인해 문학 담당층의 교체와 함께 논하고 사회경제구조의 변화와 연관시켰다. 문학 갈래의 재편성과 문학 담당층의 교체사이의 관계를 문학사의 전 기간에 걸쳐 어느 정도 분명하게 해명하고자하여 국문학의 다면적인 총체성을 인식하는 데 진전을 이룩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