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스존은 행복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 그의 많은 음악이 따뜻합니다 그렇게 따뜻하고 활기찬 음악을 만들고 행복한 삶을 살았음에도 그는 38세에 세상을 떠나 짧게 인생을 마감한 작곡가에 포함됩니다 그는 행복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 그의 음악이 심오하거나 고뇌에 찬 깊은 경우는 드뭅니다 멘델스존은 모두 48 곡의 피아노로 된 무언가(Lieder ohne Worte-Songs without words)를 남겼는데 그 중의 작품 62-3의 일명 Trauer marsch(장송 행진곡)는 제목에서 보는 것 같이 48 마디의 짧은 곡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어두운 분위기로 되어 있습니다
장송 행진곡은 죽은 사람의 운구를 보내면서 연주하는 음악이기 때문에 곡의 특성상 밝은 음악이 될 수가 없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죽은 사람을 보내는데에 사용하는 음악을 감상하는데에 즐겨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음악의 특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곡은 48마디의 3부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자세한 형식을 도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도입부(~4)
A(~20)
B(~28)
연결구(~32)
A'(~45)
코다(~48)
작곡을 처음 공부하는 사람이 형식을 공부할 때에 피아노 교재로서 멘델스존의 무언가를 자주 택합니다 이 곡 역시 그러한 교재로서 택하기에 매우 적절한 곡으로서 세도막 형식의 곡의 구조를 짜고 각 부분을 이어주는 도입부와 연결구 코다등을 공부하기에 모범적입니다
처음 4마디는 곡의 분위기를 암시하는 도입부로서 죽은 사람의 운구를 들고 행진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잘 나타내 준다고 하겠습니다 32분 음표의 3연음에 의한 반복적인 화음 진행은 운구를 메고 천천히 진행하는 행렬의 절도있는 발걸음을 묘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규칙적으로 묘사함으로서 고인에 대한 엄숙함을 묘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4마디에서의 최고음에 나타난 음의 진행을 간략하게 축약해 보면 아래 그림의 처음 4마디와 같이 되는데 이것을 더 간단하게 모아보면 다섯째 마디의 16분음표 다섯 개 처럼 모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곧 도입부 네마디의 핵심 구조가 3도가 4회 연속 되어져 9화음 처럼 만들어지고 마지막 F#음이 딸림화음을 반주로 하여다섯째 마디의 E음을 기다리게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 두 마디는 으뜸화음만으로 구성되어 있고 뒤의 두 마디는 으뜸화음과 딸림화음을 교대로 사용함으로서 A에 대한 들어가는 부분으로서의 준비를 마칩니다 또한 도입부에서 눈여겨 볼 것은 둘째 마디의 G음으로서 이 음은 잔잔한 으뜸화음에 3도 위에서 액센트를 주는 음으로 역할을 한 후 바로 3도 하행하고 있고 이 구조는 넷째 마디의 최고음에서 D#과 F#의 3도 진행에서 반진행하는 모습으로 다시 나타납니다
이러한 도입부에서의 구조는 5~8 마디 까지에서의 선율구조(이번에는 8마디의 소프라노음 D#에서 머무름)에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6마디와 7마디의 소프라노에 나타난 B음이 앞 도입부와 약간 다른 위치에 나타나 있고 여기에서는 도입부의 둘째마디에 등장한 G음이 일곱째 마디의 최고음으로 등장한 점등에서 약간의 위치 차이가 있지만 그것은 오히려 멘델스존이 의도한 계획이라고 생각 됩니다 첫 악구는 8마디에서 반종지로 마쳐집니다
9~12 마디까지(두번째 악구)의 소프라노음은 아래와 같이 간략히 표현되는데 역시 도입부에서 등장한 3도 구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앞의 악구와 다른 것은 앞의 악구가 다소 기악적인 구조로 되어 있는데 비하여 여기(9~12)에서는 다소 성악적이고 다성적인 구조로 되어 있어서 좋은 대조를 이룹니다 다시 말해서 앞의 네마디(5~8)는 왼손에 있는 2분 음표 두 개와 4분 음표 두 개 그리고 점 4분 음표를 바탕으로 하여 위의 오른손이 다소 기악적으로 동일한 리듬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비하여 뒤의 네마디는 왼손과 오른손의 성부들이 다소 대위적인 양상을 띠며 성악적으로 움직이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13 마디 부터 20 마디 까지는 앞의 여덟 마디에 약간 변화를 주어 반복한 부분입니다 앞의 네마디를 반복한 방법은(5~6 마디와 13~14마디의 경우) 오른손에서 소프라노의 선율을 옥타브로 중복하였고 왼손은 2분 음표의 옥타브 진행을 4분 음표로 나누어 진행시켰습니다 뒤의 네 마디의 경우는(9~12와 17~20마디의 경우) 앞의 경우를 그대로 반복시켰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중요하게 언급해야 할 두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7마디 둘째 박이 15마디(단 2도의 불협화음으로 등장)로 변화된 경우와 10마디의 마지막 F#이 18마디에서는 F 내츄럴로 변화가 되어 F음이 뒤의 경우는 부속화음의 7음으로 쓰여 반복시 음색의 변화를 시도한 부분입니다 양쪽의 경우 모두 음 하나를 통한 간단한 변화를 시도했지만 구조에 있어서는 많은 변화가 느껴집니다 5~20마디 까지의 경우, 이 16마디를 여덟 마디의 악절이 반복된 부분으로 보지 않고 네 마디로 된 악구 네 개가 하나의 악절을 이루는 것으로도 볼 수 있겠지만 11~12 마디와 19~20 마디가 똑같이 되어 있고 강한 종지를 갖고 있는 점등에서 고려해 볼 때 뒤의 여덟 마디는 앞의 여덟 마디를 반복한 부분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봅니다
21 마디 부터는 B가 시작 되는데 다른 3부 형식의 곡에서 일반적으로 그러는 것 처럼 새로운 요소가 나왔지만 완전히 새로운 요소가 등장한 것이 아니고 앞의 A에서 필요한 부분을 뽑아서 그것을 다시 조합하여 구성하는 방법으로 하였습니다 21마디의 경우가 앞의 5~6 마디와 비슷한 선율과 리듬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서는 21 마디의 음형이 계속 반복 되어 3도씩 상승되는 구조(21 마디의 D#, 22마디의 F#, 23 마디의 A)를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그가 구조를 짤 수 있었던 것은 마 단조의 A'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서 필요한 딸림음(B음)을 왼손에 계속 옥타브로 반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B음의 딸림음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딸림음만을 계속 진행하면 단조로와지기 때문에 멘델스존은 B음의 인접음인 A음과 C음을 배치하는 것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25~26마디의 소프라노(A음)와 27~28 마디의 베이스(C음)에 두 음을 배치하여 단조로움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딸림음인 B음을 강조하는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 또 B음을 강조하기 위해 25~26 마디와 27~28 마디에 B음으로 내려가는 6화음의 연속을 두 번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악보는 25~29마디에 나타난 6화음의 연속 진행을 나타낸 것입니다 물론 이 6 화음의 연속 사용은 B음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한 두 음 A음과 C음과 각기 동시에 사용 되어진 것입니다 그야말로 완벽한 구조입니다
둘째 부분인 B가 끝나는 부분은 28 마디이지만 정확하게 구분 마디가 설정되지 않고 28마디부터 B가 끝나는 부분과 A'로 돌아가기 위한 연결구 부분이 겹쳐 집니다 이렇게 마디를 정확히 네 마디씩으로 나누지 않고 각 부분을 원만하게 연결시키는 기술은 작곡을 배우는 사람들이 큰 곡을 만들기 위해서 습득해야 할 매우 중요한 기술입니다 작곡 공부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부분들을 볼 때 마다 눈여겨 보아 두어야 합니다 A'로 들어가기 위한 연결구는 앞의 도입부에서 가져온 것으로 앞의 도입부와 비교해 보면 어떻게 이끌어 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33마디 부터는 A'로 선율은 앞의 A와 완전히 동일 합니다 그러나 아주 흥미있는 것은 선율은 앞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지만 조성은 G장조로 변해 있고 화성도 달라져 있습니다 33 마디의 시작 부분과 36 마디의 끝 부분은 앞과 같이 마단조로 되어 있지만 그 중간 부분은 완전히 사장조로 화성화 되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그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곡을 구상할 때 부터 두 부분을 관계조로 화성화 할 수 있도록 염두해서 만들었기 때문이리라 생각해 봅니다 이 부분이 G장조로 화성화 되어짐과 동시에 또한 37마디의 마지막 8분 음표에서도 G의 같은으뜸음 단조인 G단조를 연상케하는 B플랫 음이 등장합니다 음 하나에도 세심하게 의미를 두는 그의 작곡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 음에나 임시 기호를 붙이는 것이 아니고 꼭 계획된 음에다가 구조 속에서 변화를 줌으로써 단순한 변화 속에서도 깊이 있고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가는 멋진 작곡 기술입니다
둘째 부분과 연결구가 연결되는 부분이 겹쳐져(overlapping) 있었는데 A'와 종결구가 만나는 순간도 기술적으로 아주 잘 겹쳐져 있습니다 곡의 흐름이 자연스럽다는 말입니다 원래 40 마디에서 A'가 끝나고 이어서 종결구가 등장해야 하나 A'는 연장되어 45 마디 까지 지속이 되고 있고 코다가 이미 A'가 끝나기 전인 39 마디 후반부 부터 A'의 내성에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A'의 악구 후반부(38 마디의 마지막 8분 음표부터 40마디의 점 4분 음표)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며 연장하는 모습이 45 마디 까지에 보입니다 마지막 네 마디는 도입부에 쓰였던 음표들을 정리하여 으뜸화음으로만 단순하게 정리한 것으로 역시 A'의 마지막 부분이 끝나기도 전에 마지막 코다가 A'를 침범합니다
앞에서 말한대로 멘델스존은 장송 행진곡에서 운구 행렬의 분위기를 묘사하기 위해 도입부에 사용된 음형들을 사용하였는데 이 음형은 도입부 만이 아니고 곳곳에 수차례 변형된 형태로 등장합니다 이것은 장송 행진곡의 분위기를 계속적으로 묘사하기 위한 그의 계획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