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훌라춤과 하와이 원주민들의 사상에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답니다.
하와이 원주민들은 모든 사물에 영성이 있고, 항상 그들의 조상이 자신들과 같이 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집에 들어오고 등 일상 생활을 하면서 그들의 조상과 소통하는 노래(chant)를 부릅니다. 그들은 그들이 태어날 때, 조상으로부터 특별한 생명의 힘 에너지(life force energy)를 부여받아, 그 에너지가 더욱 커지고 강력해지도록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들과 함께하는 모든 자연, 생명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합니다.
즉, 인간도 구름, 나무, 땅, 돌, 비, 동물 등 모든 생명, 자연과 다를 바 없이 똑같은 생명의 힘 에너지를 부여받았기 때문에 이들과 조화를 이룸으로써 그 에너지를 극대화시켜야 한다는 믿음이지요.
그렇기때문에 하와이안들의 최고 중요한 책임은 그들의 섬을 보호하고 돌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훌라'는 고대 하와이안들이 그들의 섬과 함께 유지했던 특별한 조화와 균형에 대해 알고 감사를 표하기 위한 춤이라고 합니다. 즉, 그들이 일상에서 빠짐없이 부르던 노래(chant)와 훌라는 하와이안들이 자연과 이루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훌라는 존경을 표하고, 허락을 구하고, 사랑을 표하고, 선물로 주고, 삶의 성취에 대해 축하는 등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방학 때 하와이에 한달간 머물며 하와이의 역사, 문화와 더불어 훌라춤을 배워보았는데요. 손짓하나, 걸음하나, 눈빛 하나에도 많은 의미가 담겨있었습니다.
이 동영상을 보시면서 한번 어떤 의미들이 있는지 추측해보세요^^
(참고로 가슴으로 손을 크로스하는 동작: 알로하(사랑합니다),
양손을 위로 올렸다가 내리는 동작: 레이(존경합니다),
양측으로 손을 뻗어 (꽃을) 집었다가 올리는 동작: 꽃을 집어 당신께 드립니다의 비슷한 의미
손바닥을 보이며 무지개 모양으로 손을 움직이는 동작: 나를 잊지 마세요.)
그런데!!!! 하와이가 1778년 유럽의 선장이 발을 디딘 이후, 선교사가 파견되고, 사탕수수 농장이 발전되면서 하와이 토착민들의 문화와 언어는 말살되고 말았습니다.
다시말해, 기독교를 믿는 유럽인들에게는 그들의 문화, 종교, 삶의 방식이 미개한 수준으로 여겨지고, 금기시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후 미국이 지배하기 시작할 때는 그들의 언어, 문화가 불법적인 수준으로까지 여겨졌다고 합니다. 마치 일제강점기의 우리나라의 모습과 유사했죠.
여기서 제가 의아했던 점은 왜 그들은 우리나라처럼 목숨을 걸고서라도 자신들의 땅과 나라와 언어와 문화를 지키지 않았냐는 점이었습니다. 실제로 하와이란 나라는 지금 미국의 영토로 언어, 문화 면에서 토착민들의 것은 소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질문을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했더니, 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은 싸우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바보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 선생님께서는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들이 모든 자연, 생물을 자신들과 형제로 여긴 것처럼 이방인에 대해서도 형제라는 믿음이 강했기 때문에 그들과 싸우기 보다는 따뜻하게 포용하고 안아주려고 했다고 합니다. 결국 자신들이 핍박을 받고 희생당하더라도 말이죠.
그들의 사유는 '미타쿠예 오야신'과 함께 이규보의 만물일류설과 맥을 같이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들 하와이안들의 사유가 오늘날 우리에게 결핍되었다는 것이
이들이 바보같았다고 순간적으로 생각했던 제 짧은 판단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는 것같아 속으로 많은 부끄러움을 느꼈었습니다.
사실 그들의 미국의 지배에 대한 대응이 모든 면에서 옳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분법적으로 어떤 대응이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킨 우리나라의 대응도, 이방인의 폭력도 견디며 포용하려 노력했던 하와이안들의 대응도 모두 각자의 선택의 문제이지 가치판단의 대상이 아닌 것이죠.
하지만 과연 우리는 이규보의 '슬견설'을 배우고 그의 사유에 대해 여러번 곱씹으며 반성하고 교훈을 얻었다고 해서, 앞으로의 삶에서 온전히 그 사유를 실천할 수 있을까요?
행동이란 실천에도 많은 노력과 반성이 필요하듯 우리의 순간적인 사유에도 많은 노력과 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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