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도 안 피우는데 소변에서 '코티닌'(니코틴 대사물질)이 나온다고? [보건복지가족부·헬스조선 공동기획] 간접흡연을 막자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2009년 5월 26일
오는 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다. 보 건복지가족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간접흡 연의 폐해를 줄이기 위한 활동을 적극 펴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간접흡연 피해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간접흡연 제로(Zero) 서울' 캠페인을 시작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서울광장, 청 계광장 등 시내 68개 거리를 금연거리로 지정하고 단계적으로 서울 의 모든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추방할 예정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만 화방, 목욕탕, 찜질방 등 소규모 건물을 포함해 총 16개의 공중이용 시설에 대해 전면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남이 피우는 담배 때문에 피해를 입는 사람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취지 다. 간접흡연의 폐해는 흡연만큼 치명적이다. 담배 연기는 공기 중에서 타면서 나는 '부류연(85%)'과 흡연자가 필 터를 통해 들여 마시는 '주류연(15%)'으로 구성된다. 문제는 부류연 의 독성화학 물질 농도가 주류연보다 2~3배 정도 높다는 점. 연기의 입자도 부류연이 더 작아서 이를 들여마시면 폐의 깊숙한 곳까지 침 투해 들어간다. 미 국립암센터(NCI)에 따르면 미국에서 간접흡연에 의한 사망자가 연간 6만 5000여 명에 이른다.
◆최대 피해자는 요식업 근로자 간접흡연 최대의 피해자는 식당 등 요식업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다. 이들은 일반 직장 근로자에 비해 간접흡연에 3~6배 이상 노출되 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2008년 서울시가 PC방, 술집, 노래방, 식당 근 무자 중 비흡연자 100명을 조사한 결과 76% 이상이 하루 4시간 이 상 간접흡연에 노출됐다. 비흡연자인데도 흡연자의 소변에서 배출되 는 '코티닌'이 검출된 사람이 33%나 됐다. 단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정유석 교수는 "간접흡연이 가장 심각한 곳 은 소규모 노래방, 음식점"이라며 "환풍기와 같은 환기 시설이 있거 나, 공간의 일부만 금연구역인 곳에 있으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완 전 밀폐된 칸막이가 아니라면 비흡연자를 담배 연기로부터 보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술집, 음식점 등 실내는 완전 금연구역으로 지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의 한 바(Bar)에서 금연구역으로 지정되기 전후 종업원의 호흡 기 증상 변화를 조사해 본 결과, 숨쉬기 답답한 증상이 32%에서 15%, 재채기가 49%에서 11%, 눈물은 42%에서 6%, 콧물은 60%에서 15% 로 각각 감소했다. 금연구역 지정으로 인한 간접흡연의 효과는 얼마나 될까? 최근 술 집, 식당의 완전 금연구역 지정 등 강력하게 담배를 규제하고 있는 유 럽 연합(EU)이 34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폐해를 측정하는 가장 간단 한 지표인 일산화탄소의 수준을 측정한 결과, 3년 전에 비해 비흡연 자의 일산화탄소 수준이 28% 줄었다.
◆흡연자 8명이 사망할 때 간접흡연 1명이 사망 영국 보건부가 내놓은 '담배와 건강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간접 흡연은
▲장기간 노출되면 폐암에 걸릴 확률이 20~30% 높아지고
▲ 허혈성 심장질환의 원인이 되고
▲어린이의 심각한 호흡기 질환과 천 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생후 1년 이하의 아기의 돌연사와 연관 성이 있고
▲어린이의 중이염과 인과 관계가 있다. 최근 '역학 저널'에 따르면 간접흡연은 임산부들의 자연유산, 태아 사망, 조산율을 높이며, 담배 연기의 농도가 높지 않아도 태아의 성장 을 지연시킨다. 아토피 피부염에도 관련이 있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서성준 교수팀 이 영유아 36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간접흡연 환경에서 양육 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아토피 피부염 발생 위험이 2.8배 높 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