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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시네마
 
 
 
카페 게시글
보고 온 뒤..(후기글) 스크랩 영화 `이끼`를 보고...
노아 리 추천 0 조회 150 10.07.24 23:57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영화 '이끼' 를 보았다.

스릴러 영화라는 소리를 듣고 별로 보고 싶지 않았지만, 200만 돌파라는 말에 호기심이 생겼다.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어느 산골 마을에 한 노인이 죽고 노인의 아들이 찾아와 아버지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마을에 남게 된다.

그리고 아들 유해국(박해일)이 마을에 남은 이후로 마을 사람들 한명씩 죽어 나가게 되고 마을의 비밀이 서서히 밝혀진다.

기도원 사건이 영화의 과거 이야기로 나왔을 때 또 기독교가  부정적인 소재가 되어

이 영화에서 빛을 발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기분이 그리 좋지 않았다.

죽은 노인 유목형이라는 인물과 마을 이장 천용덕이라는 인물이 죄수들을 데리고 산속으로 들어와 마을을 이루어

살아가는 것에 갱생 인간의 탄생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였을까?

과거 순사였던 천용덕은 말로는 죄수 갱생을 목적으로 기독교인 유목형을 설득해 마을을 만들었지만,

실은 유목형을 이용해서 죄수들을 지배할 목적으로 자신의 욕망을 채웠던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을에 '영지'라는 여자가 함께 살고 있다.

영지는(유선) 어릴 때 같은 동네 남자 4명에게 성폭행을 당한 상처가 있었는데 그것을 복수 해 준 것이 천용덕이었다.

영지는 마을의 가게를 운영하며 모든 비밀을 가슴에 품고서 아주 천연덕스럽게 살고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선과 악' 이 떠올랐다.  선은 무엇이고 악은 무엇인가?

영화에서는 누가 악인이고 선인인지를 구별 짓지는 않았다. 아니 구분 지을 수가 없었다고 말해야 옳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인간의 내부에는 선과 악이 동시에 존재하며 그것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죄를 짓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유목형의 모든 행동은 천용덕과 그가 데리고 온 세명의 죄수들을 늘 죄책감에 빠지게 하고 

유목형 앞에서는 죄인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자신들을 볼 때 유목형이라는 인물이 가시처럼 느끼게 된다.

영화에서 다루는 인물들은 모두 선과 악을 동시에 지닌 사람들로 갈등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단적인 면을 드러내 준다.

 

영화는 그리 템포가 빠르지도 않았고 긴박성이 약간 떨어지며 스릴이 강하지도 않았다.

다만 잔인한 장면이 많아서 눈을 감아야 했다. 그리고, 약간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영화는 반전으로 마무리 되고 있지만, 그리 놀랄 정도는 아니었다.

모든 인간은 죄를 의식하지 않으면서 살아간다.

인간이 인식하는 죄라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주고 범죄를 일삼은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것으로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은 늘 죄에 노출되어 있고 악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희미한 안개로만 느낄 뿐이다.

글을 마무리 하면서 이런 이야기가 떠오른다.

 

옛날 인디언마을에 인디언 할아버지와 손녀딸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인디언 할아버지가 손녀딸에게 묻는다.

" 네 마음 속에 두 마리 늑대가 살고 있단다.

  두 마리의 늑대가 싸우면 어떤 늑대가 이길 것 같으냐? "

손녀딸은 골똘히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다.

" 할아버지!  모르겠어요. 어떤 늑대가 이기는지 가르쳐 주세요 "

" 네가 어떤 늑대에게 먹이를 많이 주는가에 달려 있단다.

  네가 먹이를 많이 주는 늑대가 이긴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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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7.25 12:04

    첫댓글 재미없는 영화라고 생각만 했는데 이렇게 줄거리를 읽어보니
    꽤 심오한 영화를 본 것 같네여~그러니 평을 누가 했냐에 따라서 흥행에 좌우되는것 같습니당~^^

  • 10.07.25 14:41

    흠~~~영화 외에 또 생각을 하게 하는 후기글입니다~~~
    선한늑대에게 더 많은 먹이를 주고 싶군요~~
    전 ~~ 착하게 살고 싶어요,,
    잡초같이 말고~~온실속의 화초처럼 우아한 베품을 실천하며~~~~~^^

  • 10.07.25 20:10

    전 유목형이란 인물이 선을 표면적으로 나타내고 악이 내재되어 있는것으로 처음엔 생각했었는데 죄수들을 끝까지 설득시키려고 하는 모습에서 천용덕이라는 인물과 대조를 이루더군요
    무엇을 가져야만 마지막엔 승리하는것일까요 ?
    저는 영지라는 인물의 입장에서 이영화를 다시금 떠올려 보기도 했습니다
    노아리님의 멋진 평을 보니 더~ 더욱 잔잔한 여운이 남는 영화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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