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카페에 민간요법으로 점을 뺐다는 글이 올라 왔기에 옛날 생각이나서 써봤구먼요~
<첫번째 무식...>
중학교 3학년 겨울 방학쯤이었던가..
곱상한 언니 얼굴 어느 부분에 조금 크다 싶은 점이 하나 있었는데 어느날 감쪽같이 사라졌다
뭔일이랴? 어케 점을 없앴을까??
내 얼굴에도 꽤 많은 점이 심심치 않았기에 당연히 궁금할 수 밖에 없었다
"언냐~~~ 점을 어케 뺀겨? 훨~씬 이쁘구먼. 나도 갈켜주라~~"
중3짜리 여학생이 야무지게 까지기도 했지 그깟 점이 무슨 대수라고 언니를 붙들고 늘어졌을까?
"나도 몰라 종순이가 빼줬으니까 그 언니한테 물어봐~"
종순이 언니는 큰 언니 친구로서 세련된 미인으로 인근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은..물론 울 큰언니보다는 못하지만 꽤나 소문난 미인이었다
"음.. 그려? 종순이 언니라면 비법을 알고도 남겠지"
당장에 쫒아가서 점빼는 방법을 알켜 달라고 졸랐다
그런데... 우째 방법이 너무 무식한것 같은데....괜찮을까?
에이.. 언니도 성공했는데 설마 뭔일이야 있을라구...
정말 참으로 무식한 방법이었다
우선 점 부분을 바늘로 콕콕 찔러 상처를 낸 후 건전지를 반으로 잘라 속의 수은을 상처 부분에 바르면 일주일 후 상처 딱지가 떨어지면서 점도 함께 빠진다고 했다
그래서... 그대로 했다..
무지 아팠다.. 얼굴이 확확 달아오르면서 찌그러지는 것 같았다 그래도 이뻐지고 싶어서 참았다... 3일쯤 지나니 딱지가 생기기 시작했고 참을 수 없이 가려웠다
아무리 참으려해도 저절로 손이 올라간다.
5일쯤 지나자 도저히 참을 수 가 없다.. 손톱으로 살금살글 긁어 딱지를 떼었다
그런데...젠장... 덜 여문 딱지를 강제로 떼어 내려니 반쯤 떨어진 채 더 이상은 떨어지지도 않고 피만 나온다
흐윽... 피 봤다...
그래도 이왕에 시작한거 포기할 수 없어. 강제로 손톱깍기로 잘라냈다.
이후... 내 복스러운 오른쪽 볼따구에 생긴 2개의 곰보 자국은 지금도 훈장처럼 남아있다
<두번째 미련>
여고 3학년 1학기
외모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눈 밑에 점이 신경쓰였다 요점만 없으면 괜찮은 얼굴인데 해결 방법이 없을까? 나의 고민을 들어주던 친구가 하는말..
"티눈에 바르는 약 알지? 그걸 점에 바르면 빠진다더라~"
흑...... 무식하면 단순하지나 말던지 귀까지 얋아서리...
호기심의 여왕인 나.
아침 저녁으로 정성스레 티눈약을 발랐더니 어느날 점 부위가 가렵기 시작하더니 빨갛게 무르기 시작했다 조금씩 부위가 커지기 시작하는데 에고...엄지손톱 만큼 커진...흐물흐물해진 피부가 장난 아니게 따갑고 가려웠다
미련에는 약도 없다고 빨리 병원 찾을 생각은 안하고 창피하다고 대일밴드를 붙였다
조금씩 가려움증이 심해졌고 놀란 언니손에 끌려 유명하다는 우태하 피부과를 찾았지만 이미 속수 무책이었다
여기 저기 유명하다는 여러곳의 피부과를 찾아 다녔지만 상태는 조금도 좋아지지 않았다
이미 얼굴 반쪽이 백선처럼 하얀색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가려움으로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심각했다
흐윽.. 이제 클난겨~~ 시집은 다 갔네... 시집도 못가보고 츠녀로 죽게 생겼으니 우짜면 좋아~~~
한숨만 푹푹 쉬고 있으니 언니가 어디서 정보를 입수했는지 이명래 고약인지 머시긴지
(갑자기 생각이 안나네..그있잖유...붙이는 갈색 고약으로 유명한...요즘은 찾아보기 힘들더만..)
고약을 만드는 집으로 찾아갔다(서대문 충정로에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다고 함)
그래도 차도는 없었다..
또 누군가 정보를 알려줬다 영등포 모 피부과가 유명하다고...
암튼 몇달을 죽을 고생을 한 후 조금씩 나아지는 듯 하더니 가려움증이 가라앉고 피부도 누르팅팅..제 색깔을 찾기 시작했다
과연 고생끝~~~ 행복 시작이었을까?
그건 나도 모르고 메느리도 모르는 일이다.
<그래도 미련을 못 버려서>
사람처럼 간사한 동물도 없다고 한다 내 속을 들여다 봐도 꼭 맞는 말이다
그토록 죽을 고생을 했건만 몇년이 지나자 지난날의 고생은 까맣게 잊어 버리고 또 다시 눈물점이라는 눈밑 점이 거슬리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무식하지 않게 현대 의학의 힘을 빌려야지.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종로 3가 <파리 성형외과>라는 곳에서 레이저로 자잘한 점까지 속이 시원하게 몽땅 빼버렸다
그런데 레이저 광선이 얼마나 따가운지 엉덩이까지 들썩거렸지만 이뻐지겠다는 한가지 일념으로 꾹 참았더니 간호사 하는 말... "정말 참을성이 많네요.." 으.... 그날 수십개의 광선을 쏘이고 드디어 점 빼는데 성공했다~~~
<또 무식한 이야기>
흉봐도 할수없다.. 어차피 시작한 이야기니 나처럼 고생할 무식한 분들을 위해 이까짓 흉좀 털어낸들 무슨 대수겠는가?
15년쯤 눈썹 문신이 한참 유행할때였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다. 동네 여자들 몽땅 불러 모아 단체로 눈썹 문신을 했다 그런데 너무 진하게.. 젠장헐... 한때 유머코너를 주름 잡던 왈순 아지맨지 왈짜 아줌마 맹키로 숫뎅이로 그린 것 처럼 무식하게 그려 넣은 것이다
시커먼 일짜 눈썹.. 으악 소리가 절로 나왔지만 이미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다 눈썹 하나로 인해 얼굴이 이상하게 변했다
몇년후 결국 성형외과에서 20 배의 돈을 들여 문신을 제거했다
완전 피박쓴거다.
그런데 요즘 나이가 들어 갈 수 록 또 다시 기미 잡티랑 새로 생긴 점들이 얼굴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는 포기했다. 점 빼는거 포기한 대신 분장 실력만 날로 늘어간다 암튼 분장만 하면 사람이 달라지니 그것도 복이라면 꽤 큰 복이 아니겠는가? 오죽하면 슈퍼 주인까지 몰라볼까. 이러하니 어느 누가 수준급인 내 분장 솜씨를 따라오겠는가.
하지만 아직은 장담 할 수 없는 것이.. 얼굴은 점점 마른 낙옆이 되어 가는데 몇년전부터 화장하기가 귀찮은거다 아마도 나이 먹는 심리적, 육체적 징조일까?
씨.... 세월아~ 뎀빌테면 뎀벼봐!
확~~` 다리 몽뎅이를 부러트릴텡게... |
첫댓글 하하하~~~ 대단한 열정이십니다...
하하하!^^ 용감 무쌍 재치 만점울 송화니임!~ 멋지십니다! 아름다우시구요^^*~~
ㅎㅎ 어쩝니까? 분장술...ㅎㅎ 자랑같지만 전 화장 하지않은지 15년이 다 되어가는군요...입술만 아직 죽은색으로 남아있고(립스틱이 얼마나 안 좋은지 알게 되었습니다) 피부는 여전히 탱탱 잡티도 거의 잡은 것 같군요...괴롭히던 기미도 어느새....멀티+ 멀티효과를 주는 팩....사용의 결과물....자랑입니까? 그리되었군요 ㅎㅎ
제일 부러운 사람...불루문님!
송화님!! 어릴적부터 열정!! 그래서 지금도 아름다움을 간직하시는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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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안해요 안 웃을수가 없어서리..딱 제 모습이거든요~ ㅎㅎㅎ
저두 그런 경험있다는....^^ 다행히 얼굴은 아니고 다리에 있는 점 하나를 빼보겠다고 바늘로 콕콕 찔러선 어린맘에 여드름짜듯 점을 눌러 짰다는..... 처음엔 검은물 비스무리하게 나오더니 빠지기는 커녕..... 되려 커진듯.... 그 뒤론 절대 손 안됨.....^^
ㅎㅎㅎ 송화님 귀여우시당~^^ 전 얼굴에 여따만한 카시오페이아 자리가 있어도 기냥 삽니당~ 화장두 안하고용~^^ 냄새 싫고 귀찮고... 함 하기 시작함 계속 해야하고...ㅎㅎ 기냥 미모로 승부 안하고 살라고욤~^^
여자분들 미적으로 이뻐지시려는건 정말 대단하시더라구요...요즘은 남자들도 많이 그런다는데...그래도 있는 모습 그대로 이뻐하는게 좋은거 같아요...^^
ㅋㅋㅋ 정말 귀여우시네요..대단해용~~
하하하
참 치열하군요. 분장이라는 마지막 발악(?)에 동 시대인으로서 연민의 정을 느낍니다. 분장술로 세월을 이기겠다는 용기는 도대체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제 동생도 거의 비스무리한 방법을 했다가...피 봤다능~ 민간요법이 사람잡져...조심하십셔... ㅋㅋㅋ
공감가는 이야기였습니다...^^*
어머니 손이 이끌려 어렸을적에 눈밑에 점을 뺀적이있는데 핏물이 눈에 튀어 세상이 빨갛게 보였던 기억이 헐~ 지금도 미묘한 자국이 남아있다는 ㅎㅎ
분장이 아닌 변장이라는......==3=3=3=3=3
운동하시면 이뻐집니다,
ㅋㅋㅋㅋ 어쩜 .. 한참을 웃엇어요. ^^ 저는 피부는 타고 태어났는데.. 친정엄마 닮아서.. ^^ 아직 기미주근깨 그런거 한번도 안 낳어요. ㅎㅎㅎ 염장질..
이흐~~` 염장실 맞습니다요..끙..
다쳐서 입원해 있을 적에 적적하여 근처 공원에 갔다가 점 봐주는 할베에게 5000원 주고 점 20개 가량 아주 깨끗하게 뺐는데요... 표 하나도 안나고 아주 깨끗~
그곳이 어디래요? 갈켜주세요~~~
송화님 글 요즘 무지 재밌게 보고있어요......
저도 재밌게 봣습니다
저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