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On-Map에는 미반영이나 풍악산 아래 북남원IC가 있다.
천황지맥 4구간
2013. 11. 03 (일) 산길 : 심곡임도~비홍치 거리 : 12.3km
구간거리 계수리(745도로)~2.7~노적봉~2.7~풍악산~1.9~매봉~3.6~시라재~1.4~비홍치 / 12.3km
Cartographic Length = 12.7km Total Time: 05:00
남해고속도로 휴게소마다 대형버스가 넘쳐난다. 바야흐로 단풍시즌의 절정기라, 남자화장실에 아줌마들이 들어오는걸 보고 흉을 봤는데, 오늘은 남자들만으로도 넘쳐나 아줌마들이 넘볼 틈도 없다. 이 여파로 귀가시에도 산인부터 북창원까지는 걸어가는게 더 빠르지 싶다.
내비를 업그레이드 않았거나, 지도만 보고 찾아갔더라면 산행 시작하기도 전에 알바부터 했을 것이다. 최신 지형도라고 의심없이 믿었는데 북남원IC 표기가 없다. 광양-전주고속도로를 달리다가 88도로와 교차하는 남원JCT를 휙 지나 가길래 어디로 가려고 그러나 싶었는데 얼마안가 톨게이트로 나간다. 아는채 하니라고 잘못왔다 고함을 쳤더라면 ‘쪼다’소리 듣는데 30초도 안걸렸을꺼라.
지난번 마쳤던 745번도로 계동고개에서 시작을 하려다가 도무지 사람이 다닐만한 틈이 보이지 않아 계동마을 깊숙이 차를 타고 들어가 임도로 찔러 들었다. 259.1봉은 건너뛰고, 고속도로 심곡터널 위쪽 심곡임도부터 본격적인 지맥산행이다.
10:35 계동마을 11:26 노적봉 12:06 신재 12:30 풍악산 13:45 응봉(헬기장) 14:36 △422.4m 15:07 사라재 15:35 비홍치
계동
계동마을 남원시 사매면 계수리 계동. 마을길을 따라 들어가다가 25인승 버스가 돌릴만한 삼거리에서 차를 세우고, 마을 주민에게 노적봉 가는길이 있느냐 물으니, 노적봉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 여긴데 어떻게 알고 들어왔느냐 한다. 제대로 들어온 것이라. 마을 식수원인 물탱크에서 우측 수렛길로 올라가니 묘터에서 수렛길은 끝나는 듯 하지만 잠깐만에 임도에 올라선다.
심곡임도
심곡임도 사매면 수동마을에서 대산면 심곡마을로 이어지는 임도로 차가 다니기엔 어렵겠다. 발 아래 땅 속으로 광양-완주 고속도로 심곡터널이 지나간다. 왼쪽으로 300m 가량 가다가 사매면과 대산면계가 나뉘는 지맥 마루금을 만나 비탈로 올라간다.
초장부터 발딱 선 비탈이다. 해발 230에서 노적봉 565까지 300m를 한 순간에 올려야 하는 만만찮은 경사다만, 초장에 빼먹은 259.1봉에 위안을 삼을 수밖에. 15분간 바짝 밟아 고도 360에서 한숨 달래주고 다시 30분 더 밟으면 노적봉이다.
노적봉 (565.1m △남원21) 넓은 헬기장. 키 높이로 자란 억새 위로 지리산 노고단이 보인다. 정상석, 2등삼각점이 있고 이정표는 좌우로 [풍악산2.8km 혼불문학관3.4km]을 가리킨다. 풍악산까지 거리는 얼추 맞는거 같고, 지맥과 상관없이 혼불문학관까지 풍악산 일반등산로가 열려있다. 북으로 볼록 솟은 봉우리가 보이는데 벼슬봉이라는건지 몰라도 언제나 선두인 다람쥐님은 그쪽으로 갔다.
벼슬봉?
지리산
지난 구간 마치고 바로 소설 ‘혼불’을 찾았다. 책 10권을 다 사보기에는 그렇고, 전자책을 다운받아 컴퓨터 화면으로 보는데 2주 동안 3권밖에 못읽었네.
대하소설 ‘혼불’은 일제강점기 남원시 사매면 매안마을의 무너지는 양반가를 지키려는 3대에 걸친 종부 며느리와 매안마을, 거멍굴 사람들의 생활상을 그린 이야기다. 1대 종부 청암부인이 가뭄에 대비하기 위하여 매안마을의 작은 저수지를 넓게 축조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아들 이기채와 나누는 대화중에서
청암부인은 중간에 잠시 말을 멈추고 이기채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다만 서북으로 비껴 기맥이 새어 흐를 염려가 놓였으니, 마을 서북쪽으로 흘러내리는 노적봉과 벼슬봉의 산자락 기운을 느긋하게 잡아 묶어서, 큰 못을 파고, 그 기맥물을 가두어 찰랑찰랑 넘치게 방비책만 잘 강구한다면, 가히 백대 천손의 천추락만세향을 누릴 만 한 곳이다, 하고 이르셨더란다." (혼불 1권 61쪽)
노적봉은 그대로이고 벼슬봉은 남원의 등산안내도에 나오는데 노적봉 북쪽의 518.6봉쯤 되지않을까 싶다. 또 소설에는 팔봉산, 탄금봉, 선녀봉 등의 명칭이 나온다만 현재 지도에서는 찾을 수가 없다. 확장 축조된 저수지를 마을사람들이 청암부인의 택호 첫 자를 따 ‘청호지’로 명명했는데 현 지형도에도 표기가 있고, 소설의 매안마을에 현재 혼불문학관이 건립되었다.
노적봉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우측으로 순창군 동계면이니 남원과 순창의 군계능선이다. 나무데크, 계단, 조망대가 설치된 일반등산로라 아주 조은 양반길이다. 여러형태의 바위를 만나면서 집체만한 바위는 우로 혹은 좌로 돌아가기도 하고 타넘기도 한다. 전방 멀리 보이는 닭벼슬 같은 봉우리는 다음구간 문덕봉이다
문덕봉 암릉이 보인다
바위는 이쪽 혹은 저쪽으로 돌아 내린다
아기자기한 여러형상의 바위들이 모여있다
신재
신재(466m) 길 형태만 남아있는데, 그 옛날 순창에서 남원으로 촌각을 다투는 전령이나 넘어다녔을까 일반인이야 다닐 일도 없는 높은 고개다. 동으로 조망이 터지면서 교룡산과 북남원 인터체인지가 바로 아래다. 새 지형도에도 표기가 없는 북남원IC와 계동마을에서 올라 온 능선이 다 보인다
교룡산, 북남원IC
풍악산(楓岳山 604.8m) 금강산을 계절에 따라 달리 부르는데, 봄에는 온 산이 새싹과 꽃에 뒤덮이므로 금강이라 하고, 여름에는 봉우리와 계곡에 녹음이 무성하므로 봉래(蓬萊), 가을에는 일만이천봉이 단풍으로 곱게 물들기 때문에 풍악(楓嶽), 겨울이 되어 나뭇잎이 지고 나면 암석만 뼈처럼 드러나므로 개골(皆骨)이라 했다.
금강산에 비할만한 자태야 되겠냐만, 일대에서는 가장 높은 봉이다. 대동여지도에도 풍악(楓嶽)이 있는데 그 위치가 교룡산 북쪽이고, 조선지형도에는 다음 봉인 응봉을 풍악산으로 표기했다.
원래 있었던 스텐 정상석은 뽑아서 아래로 내버려졌고, 대산면발전협의회에서 오석의 정상석을 새로 설치했다. 새돌이 헌돌을 밀어낸 형태인데 그렇더라도 바로 옆에 내동댕이 쳐놓은 모습이 보기에 흉하다. 좁은 정상부를 차지하고 있는 뫼山자 바위가 마치 풍악산의 상징이라도 되는듯 두드러져 보인다. 이정표의 [비홍재7.5km] 거리는 맞는거 같고, 순창쪽을 가리키는 [차일봉3.0km]은 아무리 찾아봐도 어디를 말하는지 알 수가 없다.(점심 먹고 13:05 출발)
풍악산의 상징인 뫼 山 바위
순창군 내령마을
응봉이 볼록 솟았다
차일봉은 어드메뇨?
풍악산에서 5분 내려가니 운교리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운교리 임도1.0km]를 가리키는데, 풍악산 능선에서는 왼쪽(동)으로만 내려가는 길이 있다. 바위는 사라지고 순탄한 흙길에 가을 냄새가 진득하게 베어나온다. 송이구역 경계를 알리는 하얀 비닐끈이 이어진다.
남원 풍악산에는 두 부처님이 계신다. 도선국사가 하룻밤 만에 만들었다고 하는 남원신계리마애여래좌상(南原新溪里磨崖如來坐像)과, 혼불문학관이 있는 사매면 서도리 노봉마을 노적봉 중턱 호성암지에 있는 노적봉마애여래좌상(露積峰磨崖如來坐像)이 그것이다.
신계리마애여래좌상 (보물 제423호)
남원 풍악산의 두 부처님 http://www.bulgyofocus.net/news/articleView.html?idxno=67946
지형도의 매봉
마애불 갈림길을 지나면 급한 오르막길이다. 오름이 다한 정상부가 지형도의 매봉(×555.4m)인데 정상석은 고사하고 아무런 특징도 표시도 없다. 그대로 넘어가 내려가나 싶더니 다시 오름이다.
짧은 오름 후에 억새 무성한 헬기장에 올라서니 이정표 기둥에 [응봉 525m]라 적혀있다. 지형도의 표기보다는 여기가 응봉이 맞겠다 싶은데 고도 표시가 너무 야박하다. GPS고도는 584m가 찍힌다.
응봉 헬기장
실제 고도는 584m
×486.8m에서 우측으로 꺾어 내려가고, 왼쪽 아래로 골프장이 보인다 남원 대산면의 상록골프장이다.
벌목지에서 돌아 본 응봉
상의령 갈림길 [상의령1.7km, 비홍재3.6km 풍악산3.9km]
△422.4m
422.4m (△남원302) 삼각점 봉에서 등로는 우측으로 비켜가고, 삼각점은 풀밭에 숨어있어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삼면봉 삼각점봉에서 내렸다가 살짝 올라선 봉. 산길은 왼쪽으로 꺾어 내려가는데 여기서 우측으로 순창군계가 갈라진다. 노적봉에서 만난 순창군계를 잠시 간만보고 이별이네. 내려가면서 우측으로 남원 대강면, 왼쪽은 대산면이다.
사라재
사라재(274m) 경운기나 지나다닐 길이다. [비홍재1.8km] 남았단다. 좌우 지척에 밭이 보이고, 한 5분 올라가면 능선 왼편으로 묵은 수렛길이 나와 따라가면 ×322.6봉까지 왼편으로 휘돌아 간다.
연안김공 묘터 망주석을 세운 넓은 묘터. 바로 앞에 있는 마지막봉이 보이고, 그 우측으로 비홍재 오르는 도로가 보인다. 묘 아래 안부에서 수렛길은 우측으로 내려가고 산길은 정면으로 한고비 더 올라야 된다. 오늘 구간 마지막 봉우리인 ×374.5봉은 정상 못 미쳐 우측으로 꺾어 내려간다 [비홍재0.5km]
贈 通政大夫 承政院 右承旨 묘 통정대부는 정3품 관직으로 현재로 치면 1급공무원이니, 군수보다는 한참 높고 도지사에는 조금 못 미치겠다. 아드님이 남원도호부사쯤 되셨나. 뒷쪽은 숙부인 나주진씨 묘다.
아랫쪽에 있는 통정대부 보다 더 근사한 김해김공묘에서 비홍치 도로가 훤하게 보인다.
비홍치
비홍치(飛鴻峙 247m) 순창읍과 남원읍을 연결하는 국도. 예부터 순창과 남원의 경계였고, 서쪽으로부터 남원으로 들어오는 길목이므로 꽤나 번잡한 길이었겠다. 옛 문헌에도 비홍치는 여럿 나온다.
만기요람(萬機要覽) 전라도 [남원(南原)] 읍성 석축. 둘레 8,199척, 높이 13척. ○ 유인궤성(劉仁軌城)이 부내(府內)에 있다. 당(唐)이 백제를 멸하고 인궤(仁軌)를 대방주 자사(帶方州刺史)로 삼아서 웅주(熊州)에 유진(留鎭)하고 또 여기에 성을 쌓고 인하여 대방성(帶方城)이라 하엿다. 부(府)를 대방이라 한 것이 이때부터 시작되었는데 지금도 옛터가 있다. 또 읍내의 시가를 정전법(井田法)을 모방하여 9개 구로 나누었는데, 그 터(址)가 아직도 남아 있어서 모두들 정전(井田)의 유제(遺制)라고 전한다. 교룡산성(蛟龍山城). 석축. 둘레 5,717척. ○ 왜란 때에 중수하였다. 영로 : 복성치(福星峙)ㆍ유치(柳峙)ㆍ여원치(女院峙) 모두 운봉(雲峰)과의 경계[界]. 수성치(宿星峙)ㆍ남율치(南栗峙) 모두 구례(求禮)와의 경계. 둔령(屯嶺) 남쪽 통로. 비홍치(飛鴻峙) 순창과의 경계. 견치(犬峙) 임실과의 경계. 수분치(水分峙). 장수(長水)와의 경계.
엉터리 이정표
문덕봉쪽을 가리키는 이정표의 거리를 보고, 다음 구간을 어떻게 할거냐 고민들이 많다. 상귀3가까지 21km를 하루에 다할 수 있느냐, 무박으로 해야 안되나, 한 구간 더 짜르자...
국토교통부의 도로표지판 고도표시나, 남원시의 이정표 표시 모두 엉터리다. 틀려도 적당히 틀려야 말을 않지, 거의 두 배로 뻥튀기를 했으니 참을 수가 있나. 다음구간 진행해 보고 남원시에 한 말씀 드려야겠다.
노랑색 : 도상거리
풍악산 안내도
목욕탕 아저씨가 추천한 맛집을 찾아, 이 골목 저 골목 여러번 쑤셔댄 후에야 겨우 찾았다. 남원문화원 앞 골목 안에 있는 호평식당 8000원짜리 갈치찌개 치고는 갈치가 굵은데, 베테랑 수사관의 감식결과 세네갈産 갈치로 판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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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은산 원문보기 글쓴이: 조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