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527.화-8일차-당진 가곡리-당진 왜목마을
선호황토사우나 덕을 톡톡히 본 것 같다. 몸과 마음이 가뿐하다. 날 것만 같다. 아침부터 뙤약볕이 무섭다.
09:40부터 바다를 그리워하며 공사장 한 가운데 잘 닦인 일직선의 도로를 걷는다. 갑자기 속이 불편하여
넓은 벌판으로 뛰어들어 시원하게 일을 마친다. 40분만에 석문방조제에 다다른다. 대 장전을 하기 전에 휴
게소화장실에 빨래를 하여 배낭 뒤에 주렁주렁 매단다. 어제도 그제도 만난 바다지만 보면 볼수록 더욱 더
매력에 빠진다. 바다도 옥 빛, 내 마음도 옥 빛. 더 이상의 군더더기 표현이 필요 없다. 석문면 장고항리 앞
바다에 오랜 세월 파도와 해풍에 시달리며 깎이고 깎인 바닷가 조그만 무인도 같은 바위섬 그늘 아래 끝없
이 넓은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을 맞으며 조촐하나마 라면을 끓여 막걸리 안주로 삼는다. 해수욕은 못해
도 팬티바람에 해풍욕을 즐기며 마시는 막걸리 맛은 용왕님의 주안상이 부럽지 않다. 같이 동행하지 못한
아내가 몹시 그립다. 막걸리 한 모금에 노래 한 곡씩 하모니카통에 부착해 놓은 애창곡 21곡을 부르는 동
안 출렁이는 파도가 특유의 화음을 넣으며 나의 망중한을 수놓는다. 세상에 이보다 더한 호사가 있을까?
세월감이 아쉬울 따름이다. 오래도록 머물고픈 분위기에 젖어 잠이들까 두렵다. 즐겨야 하는데… 갈매기
한 쌍이 가까이에 앉아 처음 듣는 이상한 소리에 빠져 갈 줄을 모른다. 그 새 내가 좋은지 하모니카 소리가
좋은지 바닷물이 야금 야금 내 발 끝까지 왔다. 파도여 안녕을 고하자! 꽃처럼 앎다워 보이는 국화도가 코
앞이지만 용왕님이 사위 삼을까봐 갈 수가 없다. 16:30에 국내 유일하게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당진1
경인 한 눈에 반할만한 왜목마을에 일찌감치 도착해 해변에 하루살이 집을 짓는다. 오늘은 101점이다. 소
주에 삼겹살을 구워 먹는다. 심한 모래바람에 모든 생활용품을 텐트 안에다 들여놓고 소/삼을 계속한다.
바다는 갑자기 왜 심술을 부릴까? 물에 모래를 씻어 다시 굽는다. 좋은걸 어떻게 해! 먹고 마셔야지. 바다
를 보면 그냥 좋다. 산이 좋듯이 말릴 수가 없다. 같이 즐겨줄 친구 하나 없음이 심히 안타까울 뿐이다. 고
기 굽는 냄새에 동네 개 2이 발 잡고 방문하여 모래가 자근자근 씹히는 고기를 여러 점 던져 준다. 나도 토
박이들에게 인사는 해야지.
해안따라 두발로 김기인
끝이 보이질 않는다
끝이 있는지 없는지
바닷물도 편 싸움을 하는 모양이다
돌고 도는 방조제
어느 부부의 도움으로 한 컷
저 배들은 낚시배
국화섬이 우측에
요 섬 뒤에서 팬티 바람에 라면과 막걸리를 마시며 인생을 즐겼다
갈매기가 몰려든다
살림살이를 풀어놓고
김기인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발과 막걸리와 하모니카와 코펠과 두발화와 뜨거운 더위에도 살아남는 내 친구 도마뱀
이런 곳에서 야영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물도 화장실도 없다
드디어 왜목마을
고기가 잘 잡히는지는 모르겠다
오늘의 잔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