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 묘사를 위해 부산서 5시에 출발하니 남지에는 6시 5분경에 도착되었다. 교통체증을 피하기 위해 새벽이 아니라 아예 한밤중에 출발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모자라는 잠은 남지에 와서 차 안에서 잠깐 눈을 붙이거나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곤 한다. 고향의 새벽은 언제나 안개가 많이 끼지만 묘사일에는 더욱 심했다. 시간이 일러 라이트를 켜고 더듬듯이 산소를 찾았다.
안개 자욱한 장개늪......한 치 앞이 안보일 정도로 짙은 안개였다.
선산의 경계를 나타내고 있는 소나무들......안개속에 서있는 소나무들의 모습이 장엄한 느낌을 준다.
산소초입.......오래전 묘사때는 이곳에서 제물을 차리고 묘사를 지냈고 벌초때는 중참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하는 우리집안 선산의 광장이다.
조상이 누워있는 산소는 후손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산소를 찾을 때마다 깊은 휴식같은 편안함이 느껴진다.
안개가 조금 엷어지자 아침해가 모습을 나타낸다.
작포 동네로 들어서니 재실이 있는 당산이 안개를 걷어내고 있다. 숲이 우거진 당산은 낯설다. 기억 속의 당산은 민둥산이었으므로....... 작포 역시 전원 주택들이 하나 둘 들어서서 낯선 동네로 변하고 있는 중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