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수이자 방송인 조영남씨가 뇌경색 증상으로 입원 치료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시간 매일 라디오 진행을 하고 있었고 다른 분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쳐 온 그였기에 갑작스런 소식에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최근 한파가 계속되면서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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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증상 뇌경색이란 말 그대로 증상이 드러나지 않고 발생하는 뇌경색을 말한다. | 많은 사람들에게 뇌졸중은 어느날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거나 마비가 오는 무서운 질환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러 점 때문에 소리 소문도 없이 찾아오는 '죽음의 저승사자'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뇌졸중이 모두 이렇게 심각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가수 조영남씨처럼 갑작스런 어지럼증이나 두통 등으로 병원을 찾아 뇌졸중을 발견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 경우의 뇌졸중은 흔히 '무증상 뇌경색'이라고 하는데, 특히 이때는 비교적 병의 진행이 초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치료도 용이해 진다.
또한, 일반적인 뇌졸중에 비해 후유증에 대한 우려도 적어진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무엇보다 이렇게 초기에 뇌졸중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증상이 없더라도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질환이 있는 경우 평소 관리는 물론이고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내 머릿속 시한폭탄 '무증상 뇌경색'
무증상 뇌경색이란 말 그대로 증상이 드러나지 않고 발생하는 뇌경색을 말한다. 이전에 뇌졸중의 과거력이 없는 상태에서 신경학적 이상 소견이 없었지만, 뇌 CT나 MRI에서 뇌에 허혈성 병변이 보이는 상태, 즉 평소에는 어떤 증세도 나타나지 않으나 뇌 촬영이나 정밀검진 결과상으로는 뇌경색이 확인되는 질환이다.
실제 혈관이 막혀 뇌 세포가 손상됐지만 다행히 손상 부위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거나 미세해서 마비 같은 일반적인 뇌졸중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병원에서 진단을 받기 전에는 건강한 일반인들과 어떤 차이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당장은 아무 문제없이 생활하고 있지만 머릿속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셈이다. 특히 50대 이후 고혈압, 당뇨환자, 고지혈증, 심장질환, 비만, 흡연, 가족력 등이 있는 경우는 무증상 뇌경색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 미국 보스턴대 신경과 수드라 세샤드리 박사팀이 한 심장 건강조사에 참가자들 2040명(평균62세)의 뇌 MRI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10.7%가 무증상 뇌경색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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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사망원인 질환 1위는 암이지만, 이것은 모든 암을 합산한 것으로 단일질환으로는 뇌졸중이 실질적인 1위이다. | 또한,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MC대학 메디컬센터의 연구진들이 45세~96세 일반인 2000명의 뇌MRI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7.2%(145명)에서 무증상뇌경색이 나타났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 한 대학병원의 건강진단센터에 내원한 40세 이상 287명의 뇌 MRI검사 결과 29.3%인 84명에게서 무증상 뇌경색 발견됐다. 특히 55세 이상에서는 57%에서 무증상뇌경색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의료계에 따르면 무증상 뇌경색을 방치했을 경우 갑작스럽게 뇌졸중이 찾아올 가능성이 정상인에 비해 10배가 높아지고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도 2.3배 높아진다. 세란병원 신경과 박지현과장은 "흔히 뇌졸중은 어느날 갑자기 발생한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 증상이 발현되지 전에 환자가 인식하고 있지 못한 뿐 아주 오랫동안 서서히 혈관의 변화(동맥경화)가 진행된다"며 "마비나 언어장애를 느끼고 병원을 찾아왔을 때는 뇌경색이 심각히 진행된 상태로 치료 후에도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침묵의 뇌졸중' 미리 찾아내라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같은 만성 질환을 가진 경우 특히 55세 이상이라면 모두 뇌졸중 위험군에 속한다. 우리나라 사망원인 중 단일질환으로는 부동의 1위는 뇌졸중이다. 전체 사망원인 질환 1위는 암이지만, 이것은 모든 암을 합산한 것으로 단일질환으로는 뇌졸중이 실질적인 1위인 셈이다.
많은 사람들이 뇌졸중을 두려워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어느날 갑자기 발병해서 순간적으로 죽음으로 까지 몰고 간다는 것이다. 흔히 뇌졸중을 소리 소문도 없이 찾아오는 '죽음의 저승사자'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는 그 만큼 '예방과 조기 점진'이 중요한 질환이라는 뜻이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최근에는 의료 장비의 발전으로 초기 뇌경색(무증상단계) 증세도 발견이 가능해졌다"며 "고혈압 등 성인병 치료와 함께 정기적인 정밀 검사가 중요하고, 50대 이후에 뇌졸중 위험인자를 가진 이들이라면 특별한 주의가 요구 된다"고 말한다.
대부분 무증상 뇌경색인 단계에서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실제 지속적인 어지럼증이나 균형 장애, 보행 장애, 기억력 저하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의료계에서는 정밀검사 결과 무증상 뇌경색이 발견되면 뇌졸중의 재발과 진행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해야 하고,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을 적극적으로 조절, 치료하면 심각한 뇌졸중으로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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