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바람에 살며시 땅으로 떨어져 내리던 낙엽이
바람에 정처 없이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던 날을
뒤로 하고 어느덧 차가운 바람이 귓볼을 차갑게
만들어 주는 그런날이 되었습니다.
폭설이 내렸던날 들어섰던 지리산의 끝자락에서
시작했던 백두대간을 마무리하고 한북정맥에 이어
너무나도 좋았던 낙동정맥을 즐거운 마음으로 끝을
낼 수 있었습니다.
낙남정맥 벌써 세 번째 정맥길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낙남정맥 길은 어떤 모습으로 반겨 줄지
욕심내지 않고 걸을수 있을 만큼만 걷자는 마음으로
첫발을 내딪습니다.
쉬지 않고 달리는 붕리아에서 푹 자고 나니 어두컴컴한
곳에 도착을 해서 산행준비를 하라고 하십니다.
두 눈 비비고 정신을 차려 산행준비를 하다 보니 주위에
수많은 렌턴빛이 지나쳐 갑니다.
산행준비를 하고 밖으로 나오니 차가운 한기가 살며시 얼굴을
어루만지며 지나갑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산행이
시작됩니다.
오르며 보니 이곳이 거림탐방지원센터였네요.
혹시 모를 컨디션 난조를 걱정해서 몸에 이상은 없는지 컨디션
체크를 하면서 서서히 걸음을 옮겨갑니다.
영신봉을 향해서 오르는 길에 계곡을 건널 때마다
나무다리를 설치해 놔서 어렵지 않게 건너갑니다.
천팔교, 북해도교 등등 특이한 이름을 지닌 다리들을
지나쳐 오릅니다.
어두워서 물은 안 보이지만 물소리가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렌턴을 비쳐보니 물이 흐르는 것이 보이네요.
여름철 이곳 계곡에 발 담그면...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세석대피소가 점점 가까워졌을 때쯤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뭘까 싶어 다가가 보니 한분이 누워계시고 한분은 그분 위에서
심폐소생술을 하고 계십니다.
두 사람은 손을 주무르고 계시고 환자가 발생한 모양입니다.
그냥 지나갈 수가 없어 잠시 옆에 앉아서 다른 분들께 등산화 벗기고
발 주무르시라 하고 손을 잡고 주무르는데 손이 차가워져서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요?
세석대피소에 있는 공단직원 세분이 담요와 제세동기를 가지고 내려
오셔서 응급조치 하는 것을 보고 산행을 다시 시작합니다.
백두대간 할당 시 식수를 받아갔던 곳에 다시 서게 됩니다.
그때와는 사정이 다르지만 그때가 생각이 납니다.^^
저도 이제 처음 간 곳이 아닌 재방문하는 곳이 생겼습니다.
대피소에 들어가 전투식량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합니다.
어디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나타났는지 대피소 안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입니다.
식사가 끝나갈 때쯤 올라오던 길에 손을 주물러 주었던 자리에
계셨던 분이 올라오셔서 저를 알아보고 가망이 없는 것 같다고
알려주십니다. ㅠㅠ
이후로 산행하는 내내 마음이 쓰입니다.
영신봉 올라 주위를 살피니 서서히 날이 밝아 오고 있습니다.
이곳도 사람들이 꽤나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인증을 하시느라 길게 줄을
늘어서 있습니다.
새벽에 버스에서 내려서 올라오던 분들인가 봅니다.
조금 기다려서 간신히 인증을 하고..
뒤에 있는 영신봉에 올라 주위를 살피고 낙남정맥의
시작을 지리산 산신님께 고해 봅니다.
""다치지 말고 무사하게 마무리하게 해 주세요.^^""
동쪽하늘은 점점 더 붉은 기운을 받고 있습니다.
기다렸다가 일출을 보고 가고 싶지만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되돌아 나와 낙남정맥을 시작합니다.
카메라가 있었다고 하는 데 있는지 없는지 알지도 못하고
훌쩍 넘어가다 보니 일출이 올라와 있습니다.
지리산 일출은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고 하던데
저는 일출을 본 걸까요? 아닐까요?
새벽에 보았던 환자분을 이송하기 위해 왔는가 봅니다.
신문 와 방송에도 나왔네요.
살며시 빠져나와 정규 등산로에 들어섭니다.
정규 등산로에 들어서 보니 얘기로만 들어왔던
그곳... 음양수가 나옵니다.
잠깐 헬기 사진 찍는 동안 사라졌던 규식님께서는
저쪽 방향에서 쨘하고 나타나시네요.
음양수를 마시기에는 수질이 적합해 보이지 않습니다.
나중에 깨끗하게 청소가 된다면 그때는 와서 한잔 마셔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금 전 날아왔던 헬기가 그 환자분을 이송하는가 봅니다.
마음속으로 조용히 읊조려 봅니다.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랍니다.""
바위사이로 빠져나갑니다.
지금 보니 더 희한하게 생긴 것 같습니다.
앗...
벌써부터 산죽밭이 시작이 된 것일까요?
워낙 산죽밭이 펼쳐진다고 해서 살짝 걱정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른 아침인데도 물먹은 산죽이 아니라서
옷이 젖을 일은 없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골짜기 사이로 떠올라 있는 일출입니다.
이젠 일출이 아니고 햇님이라고 해야겠죠. ^^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더니 이곳에서 기다리고 계시네요.
아직은 키 낮은 산죽들이 방해는 하지 않으니
걷기는 좋습니다.
굽이굽이 깊은 산골짜기를 자꾸만 바라보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눈이 갑니다.
그렇게 지리산을 온마음에 품으며 삼신봉을 향해 갑니다.
삼신봉 바로 아래 도착하니 비석이 하나 있습니다.
무슨 뜻인지 해석을 해보고 싶으나 해석이 안됩니다.
삼신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입니다.
어디가 어딘지 가늠은 되지 않지만 그래도 한번
걸어 봤다고 천왕봉과 반야봉은 어딘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안내판을 보고 있으니 자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오신 분들 인증하고 있어서 여유 있게 들여다봅니다.
먼저 오신 분들 빠져나가고 인증사진 한 컷씩 담아봅니다.
삼신봉에서 삼신지맥이 시작이 됩니다.
지맥팀 삼신 지맥 할 때 청학동에다 내려 드리고 한숨 자고 갔는데
그곳을 내려다볼 수 있다니 그때 생각이 새록새록합니다.
"바라만보던 그곳에서 이제는 내려다 본다."
그리고 그길을 걷는다.
지리의 능선들이 규식님 발아래 있습니다.
새로 지은 듯이 깨끗합니다.
싸부님께 여쭤보니 이곳에 초소가 없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새로 지었나 보다 하십니다.
저 멀리 반짝이고 있는 곳이 바다 인가 싶어 찰칵해봅니다.
섬진강 줄기라고 보기에는 너무 넓고 광양 쪽 바다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청학동으로 내려서는 삼거리입니다.
삼신지맥 하려면 청학동에서 이곳으로 올라오는 게
가장 빠른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반달가슴공 활동지역이라고 합니다.
아직까지 야생에서 직접 곰을 본 적은 없습니다.
만나지 않는 게 좋겠죠.
벌써 산죽밭이 시작일까요?
외삼신봉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인 산 줄 밭이라 했는데
미리 체험해 봅니다.
산이 높다 보니 이곳은 벌써 단풍이 다 떨어졌습니다.
앙상한 가지만 반겨줍니다.
대신 발아래는 장난이 아니네요.
외삼신봉에 올라오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증사진 찍으려다가는 언제 지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먼저 정상석 사진 하나만 찍겠습니다. 양해를 구하고
찰칵 그리고 바로 이동합니다.
위험스러운 암릉구간을 조심조심 내려섭니다.
먼저 내려가신 규식님께서 잘 내려오는지 확인해 주시고
직벽이기는 하지만 스틱 아래로 던져두고 어렵지 않게
내려섭니다.
앗!!
암릉을 내려서고 나니 바로 산죽밭이 시작이 됩니다.
키보다 더 큰 산죽 터널을 통과합니다.
싸부님께서 산죽터널의 길이가 꽤 될 거라 하셨는데
가도 가도 산죽터널이 끝나지 않습니다.
혹시 몰라 가지고 온 배추망을 얼굴에 뒤집어쓰고 가니
조금 편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산죽터널도 터널이지만 발아래 지뢰지대 역시 한몫을 단단히
합니다.
너무 미끄럽고 걸리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그렇게 산죽 터널이 끝나기만을 바라며 걷고 걷습니다.
그렇게 걷다 보니 산죽터널 내리막길에 싸부님께서 길안내를
해주고 계십니다.
감사합니다. ^^
와와!!
절로 터지는 감탄사입니다.
산죽터널 지나다 얼핏 시야가 좋은 곳에서 바라본 하늘은
감탄사 연발을 안 할 수 없게 만듭니다.
클럽 시그널도 길안내를 돕고 있습니다.
갑자기 넓은 공터가 나옵니다.
그리고 한기의 묘가 보이고 이제 드디어
산죽터널이 끝난 것인가 싶습니다.
빠져나온 산죽터널을 뒤돌아 봅니다.
징글징글스럽습니다.
고운동재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고운동재에 도착을 하니 싸부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다른 산악회 분들도 낙남정맥을 하시는지 한 명 두 명 내려서기 시작을
하고 규식님께서 준비해 오신 꼬막으로 꼬막비빔밥을 해 먹습니다.
산중에 꼬막비빔밥 먹어본 사람만 그 맛을 알겠죠^^
그렇게 잠깐의 꿀맛 스런 시간을 보내고..
고운동재를 출발하자마자 바로 산죽밭이 길을 가로막습니다.
이제 2차전 시작인 것인가요?
낮이라 다행이지 야간구간 이었다면 많이 힘들듯 합니다.
다행이다 다행이야 하며 감사하게 걷습니다.
872.0m 산패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다시 산죽밭 속으로...
얼마나 갔을까요?
산죽밭이 사라 졌습니다.
야호~
산죽밭이 끝났는가 봅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산죽밭이 끝났는가 보다는 희망은 바로 사라집니다.
또다시 산죽밭은 이어집니다.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도 이런 조망을 보면 언제 힘들었냐는 듯이
눈 녹듯이 힘듦이 녹아 사라집니다.
산패에 누군가 표시를 해놨네요.
왜 저랬을까요?
그냥 시그널 하나 걸어두면 될 것을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앗!!
선생님을 뵌 듯이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안녕하세요^^
스스슥 사라져 간 사람아~
산죽밭인데도 빠르게 사라져 갑니다.
이곳을 빠져나오면서 산죽밭은 끝이 나는가 봅니다.
이후로는 잠깐씩 산죽이 있었습니다.
주산 분기점에서 길마재 까지 내리막은 낙엽과 나뭇가지로 인해
지뢰밭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급 내리막이 많이 미끄럽습니다.
어느 순간 미끄덩하더니 심하게 넘어집니다.
다행스럽게 다친곳은 없는 듯하고 머리만 멍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섭니다.
그리고 이 사진을 찰칵하는데는 한참의 시간이 걸려야 했습니다.
찰칵하기 위해 헨드폰을 찾으니 없습니다.
천천히 생각을 해보니 주산분기점 내려서며 미끄러져 넘어지며
핸드폰이 빠졌었나 봅니다.
미끄러워서 조심조심 내려서다 보니 핸드폰 빠진 것도 모르고
한참을 내려왔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앞서가던 규식님을 불러봅니다.
그랬더니 다른쪽에서 누군가 대답을 하십니다.
뭐지?
길마재 농원 홀대모 무심이 라고 되어 있던데 아무래도
농원에서 누군가 대답을 하셨던 모양입니다.
일단 규식님이 되돌아오시고 상황을 설명하니 저보고
기다리라고 하시더니 부리나케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시더니
30분 정도 있으니 핸드폰을 찾아서 내려오십니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길마재 농원 앞에 이쁜 척하쥐님 시그널이 반갑습니다.
요즘도 공사다망하게 잘 지내고 계신다고 하시니
잘 지내시는 것이라 믿습니다.^^
핸드폰 찾아오신 규식님 잠시 쉬는데 준희선생님 전화가 옵니다.
반갑게 통화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산행을 이어갑니다.
다시 작은 도로가 나옵니다.
길마재농원 들어가는 길인가 봅니다.
칠 중대 고지를 향하여...
올라가다 보니 산불감시초소가 있습니다.
산불감시초소 앞에서 담아본 조망입니다.
하동호 방향과 서서히 저물어 가는 일몰을 찰칵해 봅니다.
저를 살려준 배추망을 손에 들고.. ^^
얼굴에 상처 나지 않고 산죽밭을 무사히 지나게 도와준
고마운 배추망입니다.
꿀팁을 알려주신 싸부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산패에 힘내자고 누가 붙여 놨네요.
숲 속나뭇가지 사이로 파고드는 햇살의 영롱함이 기분을 좋게
만드는 힘이 있는 듯합니다.
잠시 저 공간 속에 스며들어 봅니다.
칠 중대 고지에서 내려선 양이터재
이제 완전히 산죽터널은 마감을 한듯합니다.
헌데 이곳은 뭐 하는 곳인데 화장실에 정자까지 있네요.
둘러보니 안내판에 지리산 둘레길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이 이쪽 방향으로 지나는가 봅니다.
다시 산행은 이어집니다.
산봉우리 하나 올라서 내려 서면 임도가 나오고 다시
임도를 건너 산으로 오르고 연속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서서히 어둠이 찾아옵니다.
날이 많이 짧아지긴 했습니다.
저녁 5시 30분만 지나면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합니다.
어둠 속에 길잡이가 나타납니다.
비실이 선배님 반가운 마음에 옆자리에 보초를 세워봅니다.
이제 얼마 가지 않으면 지원장소인 돌고 지재에 내려섭니다.
돌고지재 내려서기 전 마지막 삼각점을 만나고..
철조망을 빠져나와 도로를 만나고
조금 더 내려서니 돌고 지재입니다.
돌고지재에서 기다리고 계시던 싸부님을 만나고 이동을 해서
매식을 하려 해도 너무 일찍 문을 닫는 동네의 특성이다 보니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편안하게 쉬는 시간을 갖습니다.
얼마나 편안한 시간을 가졌을까요?
"일어나세요."
싸부님께서 나지막하게 저희를 깨우십니다.
너무 달콤한 휴식이어서 인지 개운하게 눈을 뜨고
산행준비를 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도로를 따라 오르다 숲으로 들어섭니다.
점점 기온은 떨어지는지 싸늘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산행하기에는 좋은 날씨입니다.
삼각점이 어디 있는지 확인을 못하고 지나칩니다.
많은 선배님들의 시그널이 주렁주렁입니다.
언젠간 다시 와봐야 할 곳일까요?
그건 모를 일입니다.
고사리밭이라고 들어가지 말라고 합니다.
들어갈 일 없으니 안 들어가야죠.
이정목도 잘 정비되어 있어 어둠 속이라도 길 찾는 데는
어려움이 없습니다.
정상석이 두 개나 있습니다.
하나는 천왕봉, 다른 하나는 천황봉
어느 게 맞는 정상석일까요?
천왕봉에는 정자도 있습니다.
잠시 차가운 바람과 함께 야경을 들여다봅니다.
아마도 진주 쪽 야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후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어땠을까요?
낮은 산들이 많아서 길이 좋지 않을 듯했으나..
누군가 빗자루 질을 해놓은 듯이 깨끗한 등산로가 이어집니다.
그러다 문득 정말로 등산로에 빗자루가 보입니다.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너무 감사합니다.
어둠은 끝날 줄 모릅니다.
따듯한 차에서 푹 쉬어서 인지 졸리지는 않으니
걸을만합니다.
간간히 야경도 담아보며 편안한 발걸음은 이어집니다.
저 뒤에 별들이 반짝반짝했는데 다 어디로 갔을까요?
하나도 안 찍혔습니다.
도로에 내려서고
임도길을 따라 걷다 보니 건물인지 창고인지 모를 것이
어둠 속에 버티고 서있습니다.
어둠속에 보이는 간판은 요양원입니다.
그렇게 어둠 속을 하염없이 걷고 또 걷습니다.
차갑게 얼굴을 어루만지던 바람도 이 순간만은
친구가 되어 함께 걷는 것 같습니다.
이리저리 눈을 돌려 하늘을 보지만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너는 어디로 숨었니?
달이 보이지 않습니다.
너도 함께 걸으면 심심하지 않고 더 좋을 것 같은데
어디로 숨었니?
이럴 수가...
길이 보이지 않는 대나무숲이네요.
산죽밭을 빠져나와서 좋은 길 걷는다 했는데 이젠 대나무 숲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도로에 내려섰을 때는 잘 되었다 싶었는데
다시 대나무 숲이라니요.
하지만 가야 하는 길이니 투정 부리지 말고 가야지요.
다행입니다.
잠시 대나무 숲을 헤치고 올라서니 길이 다시 좋아집니다.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하는데 사람의 마음은 간사한 것이 맞습니다.
이건 뭘까요?
대나무 숲에 올라서보니 길은 좋아지는데
오래전 설치해 둔 듯한 이층 평상 같은 것이 나오네요.
더운 날 저곳에 올라가 수박화채나 해 먹으면 팔자 좋겠습니다.^^
언제 날은 밝아 올까요?
아직도 어둠 속 길 찾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비실이 선배님 이 새벽에 여기서 뭐 하세요.
비실이선배님 초병이 이곳에서 보초를 서고 계시네요.
선배님 뵌 듯이 반가운 마음에 찰칵
누군지는 몰라도 감사합니다.
가야 할 길을 깔끔하게 정리해 두셨네요.
누군가의 수고로움으로 저희는 불편함 없이 편하게
지날 수 있었습니다.
어둠 속에 투어는 계속 이어집니다.
가시잡목 없이 잘 정비되어 있는 길이다 보니
감사한 마음으로 편하게 진행이 됩니다.
혼자라면 엄두도 내지 못할 길을 함께라는 이름으로
걸을 수 있습니다.
산아래서 든든하게 기다려 주시는 싸부님이 계시고 산 위에서는
함께 걸어 주시는 규식님께서 계시니 지금의 별하가 있는 것이겠지요.
두 분 감사합니다.
어둠 속에서 준희선생님 산패 찾는 재미도 있습니다.
산정상에 올라설 때 선생님 산패가 있으면 직접 뵙듯이
반가운 마음이 앞섭니다.
계속 이어지는 반듯한 길을 따라가다...
이렇게 또 준희선생님을 뵙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또 찰칵
그렇게 어둠을 걷고 걷습니다.
여름철 같으면 벌써 날이 밝아 왔을 텐데
계절의 특성상 아직도 어둠이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하지만 배꼽시계는 철을 따지지 않나 봅니다.
길바닥에 주저앉아 배꼽시계가 가리키는 대로
행동식으로 허기진속을 채워봅니다.
솔티고개로 향해가는 길
폐건물인지 창고인지 모를 조금은 스산한 곳을 지나 내려서다 보니
이 건물이 기도원 건물이었네요.
출입하지 말라고 안내문이 있었네요.
기도원인데 왜 스산했을까요?
뚤레뚤레
이곳에서 지원을 받기로 했는데
그래서 열심히 걸어왔는데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싸부님께서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꿀잠 중이신가 봅니다.
깨우지 말고 그냥 진행하자고 둘이 이야기하고 진행을 합니다.
도로를 지나고 고가도 통과해서 마을 끝까지
들어와서 보니 이곳으로 올라가라고 합니다.
그렇게 얼마간 지나다 보니 날이 밝아 옵니다.
그리고 어디쯤이냐며 싸부님께 연락이 옵니다.
어제 쉰곳에서 쉬다가 오다 보니 조 늦었다고 하십니다.
혹시 푹주무시는데 깨울까 봐 연락 안 했으니 다음 내려
서는 곳에서 만나기로 하고 산행을 이어갑니다.
역시 등산로는 잘 정비되어 있어 좋기는 한데
어두울 때는 졸리지 않더니 날이 밝으니 졸음이 쏟아집니다.
등산로에 떨어져 있던 바랑산님 시그널을 주워서
튼튼한 나무에 걸어드립니다.
236.3m 삼각점봉에는 선생님 산패 대신에 다른 산패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규식님께서 알려주시기로는 블랙야크에서 인증을 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낙남정맥 산패라고 알려주십니다.
여기도 블랙야크 인증용 코팅산패일까요?
사립재 뒤에 2등 삼각점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헌데 산패는 보이지 않습니다.
진행방향으로 싸부님 시그널이 길안내를 해주십니다.
반가운 마음에 찰칵
진양호일까요?
궁금해하고 있는데 규식님께서 지도를 찾아보시더니 사천 앞바다
라고 알려 주십니다. 저기 보이는 다리가 사천대교인 것 같다고 하십니다.
계획했던 거리가 아니다 보니 보조 배터리를 챙기지 않았더니
핸드폰 배터리가 딸랑거립니다.
싸부님께서 임도를 따라 내려서야 한다고 알려주셔서
임도를 따라서 마을에 내려섭니다.
예전에 싸부님께서는 트랙 따라 내려서다가 이 수채구멍으로
빠져나오셨다고 하십니다.
저곳으로 빠져 안 나온 것이 천만다행입니다.
하늘이 너무너무 이쁩니다.
요즘 애들 말로 하늘이 미쳤습니다.
이건 뭐죠?
신기하게 생긴 호박? 수세미?
넝쿨은 호박넝쿨처럼 생겼는데 뭔지를 모르는 생명체입니다.
사람들이 안 다니는 한적한 위치에서 능이라면으로
든든하게 속을 채웁니다.
어디서 그렇게 능이가 나오는지 싸부님 덕분에 너무너무
맛있게 영양보충을 합니다.
지금까지도 맛있는 라면을 먹어 왔지만 이때까지 먹어본
라면 중 단연 최고의 맛이었습니다.
거기에 규식님 누님표 달랑무도 아삭한 시원함이 달랑무의
끝판왕이었습니다.
그렇게 든든하게 영양보충을 하고 조금 더 걸어 보기로 합니다.
저곳은 진양호 아닐까 생각해서 찰칵해 봅니다.
웅석지맥의 추억과 진양기맥의 기억이 알알이 남아있는
그 진양호 다음 달이나 그다음 달이면 저곳에 서겠네요.
잠시 회상에 잠기며 그날을 기억해 봅니다.
혼자 입가에 미소를 띠워 봅니다.
등로 한가운데 싸부님 시그널이 떨어져 쉬고 있습니다.
이 사람 저 사람 많이도 밟고 지난 모양입니다.
튼튼한 가지에 걸어두고 길안내 부탁 드려봅니다.
동물이동통로를 지나 올라서 공원묘원에 가까워지니 동백꽃이 반겨줍니다.
낙동정맥 날머리에서는 동백꽃을 보지 못했는데 이곳에서는
반갑게 반겨주네요.
공원묘원에서 잠시 쉬며 귤하나 까먹고 갑니다.
하늘도 맑고 조망도 좋습니다.
묘원 빠져나오는 곳은 다른 곳인가 봅니다.
한 곳만 따로 자그마한 묘원이 자리합니다.
묘원을 지나 빠져나오다 보니 진양호케리비안스파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산행 종료하고 샤워하로 가면 되겠습니다.
한쪽 에는 내평교차로라 되어 있고 다른 한쪽은 연평교차로라고
되어 있습니다.
한쪽은 내평마을이고 건너편은 연평마을이라서 그렇게
표기되어 있나 봅니다.
길을 건너 둘러보지만 싸부님께서 보이지 않습니다.
음... 무슨 뜻일까요?
아마도...
유수교 까지 오라는 말씀인 듯싶습니다.
도로를 따라 태봉산을 향합니다.
힘이 넘쳐나시는 규식님은 태봉산 오르막을
뛰어 올라가 버리시고 저는 뒤에서 사박사박 걸어 오릅니다.
정상에 올라서니 삼각점이 두 개나 됩니다.
오래된 삼각점을 버리지 않고 그냥 둔 모양입니다.
재설한 삼각점과 옛 삼각점이 함께 하는 모양입니다.
진양호..
진양호를 찰칵해보고 싶지만 나무들이 저렇게 가려 버려서
진향호를 깔끔하게 담아낼 수 없습니다.
아쉽지만 진양호는 다음에 찰칵해보기로 합니다.
태봉산에서 마지막 인증을 하고 유수교를 향합니다.
반가운 준희선생님 시그널이 반겨줍니다.
반가운 마음에 안녕하세요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내려서는 길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분이 올라오십니다.
그리고 함께 내려섭니다.
내려서는 길 개들이 엄청나게 짖어댑니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한 마리는 숨어서 짖고 한마리는 지붕 위에 올라가서 짖네요.
미안 빨리 지나갈게..
이제 마지막 이름 없는 봉우리를 향합니다.
이곳에는 산스장이 있었던 자리인지 망가진 산스장 체력단련
기구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사용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건너편으로는 철교가 보입니다.
우측으로 눈을 돌려 보니 지나온 공원묘역도 보이네요.
그리고 오늘의 날머리인 유수교가 드디어 저기 보입니다.
기차가 다니는 철교일까요?
찾아봐야겠습니다.
과수원을 지나 내려서고
유수교에 도착을 합니다.
계속되는 컨디션 난조로 힘들었던 지난 산행과는 다르게
이번 낙남정맥은 편안한 마음으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유수교 까지 오게 되니 더욱 기분이 좋습니다.
유수교를 건너며 가화천을 내려다봅니다.
원래 천이 있었던 것이 아니고 사람의 힘에 의해
인공으로 만들어진 가화천이라고 싸부님께서도 말씀해 주시고
준희선생님께서도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별하는 지식 1+가 됩니다.^^
가화천을 건너는 규식님과 마중해 주시는 싸부님
규식님께 가화천의 유래를 설명해 주시는 싸부님
규식님 센터를 고집하시더니
역시 센타를 고집하신 이유가 있으셨네요.
유수교를 배경 삼아 날머리 신고를 합니다.
컨디션 최상으로 날머리에 서고 나니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함께 발걸음 맞춰 걸어주신 규식님 감사합니다.
달랑무와 꼬막 너무 맛있었습니다.
긴 거리 운전하시느라 고생하시고 중간중간 명품지원 해주신
싸부님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두 분 고생 많으셨습니당~
산행하는 내내 걱정해 주시고 연락 주신 준희선생님 감사합니다.
옥정역 인근으로 이동해서 찾아보니 삼거리식당이 보입니다.
흑돼지 모듬구이 입니다.
고기를 잘 먹지 않지만 흑돼지 구이는 진리인가 봅니다.
너무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거기에 쏘맥 한잔은 모든 시름이 사라지네요.
점점 변해가는 그대
멜젓에 진화는 거듭되어 너무너무 맛나게 먹었습니다.
멜젓에 찍어 먹는 고기는 감칠맛이 점점 부풀어 올라
너무너무 맛나게 먹었습니다.
마무리는 된장찌개에 공기밥까지 야무지게 냠냠~
너무 맛나게 먹다 보니 사진도 없습니다.
기분 좋은 뒤풀이가 끝나고 아까 봐둔 진양호 캐리비안 스파에 들려
냉탕온탕으로 정갈하게 마무리를 합니다.
이렇게 별하의 낙남정맥 첫 번째 이야기는 기분 좋게 끝이 납니다.
두 번째 구간의 낙남 속살은 어떨지 벌써부터 궁금하고 기다려집니다.
첫댓글 대구담 표지리본은 못 보셨나요? 낙남정맥은 저의 첫번째 산줄기인지라...아스라한 추억이...낙남정맥은 겨울에 하는 게 딱입니다. 여름엔 밀림 때문에 죽음이죠.
대구담님 안녕하세요^^
대간길에서부터 대구담이란 시그널이 어떤분이실까?궁굼했드랬는데..
낙남정맥이 첫번째 산줄기이셨군요^^
1구간 진행중에 한두개정도 본거같습니다
다음구간엔 꼼꼼히 확인해볼께요^^
아랫쪽 지방은 여름엔 피하는게 좋다고
싸부님께서 말씀하셨답니다
긴 산죽터널 속 을 통과하며
여름이아니어서 다행이다.
이른새벽 이슬털지 않아 더 다행이다.
야간 구간에 진행하지않아 더 다행이다.
이러며 정말 감사하단 맘으로 걸었답니다.
긴글 읽어주시고 첫댓글 감사드립니다
늘 안전한산행 이어가시고~
늘 건강하세요^^
별하님 산행기는 잘 보고 있습니다.
낙남정맥 할 때 한밤중에 밀림에 갇혀 길도 잃어버리고 한참을 알바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그 땐 등산앱도 없이 종이지도와 나침반만으로 진행했거든요. 등산앱은 두번째 산줄기인 낙동정맥 때부터 쓰기 시작했습니다.
홀대모나 j3, 무도클럽에 제 산행기도 많이 있으니 읽어보세요.^^
대구담님 화개지맥 산행기 잠깐 읽어보고 왔습니다
차를 세워두시고 왕복산행 하시면서
홀로 산행을 하시는군요
참으로 대다나십니다
종이지도와 나침반만으로 산행을 이어가신적도 있으셨다니
전 오록스앱 없이는
산행이 불가능하답니다ㅠㅠ
정말 대단한 무한도전팀과 별하, 규식님 입니다. ^^
우리 부부도 작년 11월 5일 낙남정맥과 백두대간 우듬지를 시작했는데요.
우리가 4번 나누어 간 구간을 한 번에 끝냈군요.
우리는 최선을 다해 걸었는데 절망입니다. ㅠㅠ
낙남정맥 고운동재 전후에 있는 산죽밭은 정말 끔찍했는데 양파망이 큰 도움이 되는군요. ㅎㅎ
여기 산죽밭은 우리나라 김의 최초 양식지인 광양 진월 앞바다 김양식장의 '김발'을 만드는데 쓰였답니다.
이후 광양제철소가 들어서고 김양식장이 다 철거되면서 거친 산죽밭이 되었다는군요.
우리는 신낙남 김해 불모산까지 가고 백두대간으로 갔습니다.
11/9 백두대간을 마쳤으니 낙남도 마무리하러 가야겠습니다.
백두대간 길에서 별하+규식님, 대구담님 2차 남진 표식 깃 보면서 힘을 냈습니다. ^^
저도 낙남부터 표식깃을 사용했는데 '싸목 싸목'입니다.
지형도상 표고가 나와 있는 봉이나 알바 우려 지점에만 붙여서 많지는 않습니다.
낙남지맥 마창진을 지날때 멋진 경치가 펼쳐지니 화이팅 하세요.
안녕하세요^^봉화동천님....
그간 잘 지내셨나요?
11월9일에 백두대간을 졸업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고운동재 전후 산죽밭이 김양식장 김발을
만드는데 쓰였던 산죽이였군요^^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싸목 싸목 "
2구간부터는 봉화동천님 시그널 찾기도
하면서 재미나게 걸어보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의 대간 표지리본을 보셨군요. 저의 대간남진은 3년째 고치령에서 멈춰 있습니다.
아, 낙남 1구간 수고많으셨습니다.
너무 빨리 마스터 하시는건 아닌지~~
조금씩 아껴가며 걸으면 산행기도 많이 읽을텐데...너무 후다닥 부리나케 해버리시니
제가 아깝고 아쉽고 이럽니다. ㅋㅋ
마치 대하소설같이 천천히 전개되는 산행기는
한번 보면 눈을 뗄 수 없는 묘한 마력을 지녔습니다.
낙남정맥...즐거이 감상했어요..
중간에 사고 나신 분이 계셔서 안타까웠지만...인명은 재천이니~~
너무 신경쓸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멀리서 늘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부리나케님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당^^
감사 또 감사드려요
부리나케님 댓글을 읽을때면
저 입가에 미소가😊
너무빨리 마스터하는 걸까요?
전 싸부님께서 기획해주시는대로
제가 걸을 수 있는만큼만 걷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첫 스타트가 잘못된듯....
산행중 심정지가 오신분은
너무안타까웠습니다ㅠㅜ
진행하는 동안 맘한켠이 계속 멍멍하드라구요ㅠㅠ
이번 홀대모가을 모임엔
참석이 어려우실까요?
세번째 정맥인 낙남정맥을 출발하셨네요.
꼬박 하루 반나절 주야없이 74km 여정을 거침없이 마무리하셨네요.
산행전 심정지오신 분의 안타까운 순간을 목격하면서 발걸음 무뎠겠어요.
고운동재 지나 길마재농원의 무심이님 댁 부근을 지나셨네요.
이번 모임에서는 무심이님과 별하님도 참석하시겠지요?
추억을 일깨우는 멋진 산행담을 즐겁게 감상합니다.
두분 수고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