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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사인을 둔 논쟁은 그가 51세로 사망한 1821년 이후 계속됐다. 특히 사망한 날이 5월 5일이라 매년 5월이면 사인은 화두(話頭)가 된다. 나폴레옹은 사망 다음날 영국군 검시관의 부검을 통해 사인이 위암인 것으로 밝혀졌다.
위에 종양이 있었다는 사실과 더불어 역사서에도 그의 공식 사인은 위암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영국이 주도한 독살설도 끊임없이 제기됐다. 논란은 2002년 프랑스 과학지 '시앙스 에 비(과학과 생활)'에 의해 확산됐다.
이 잡지는 프랑스 법의학자들이 영국군 검시관이 나폴레옹이 유배 생활에 들어가기 전인 1805년과 1814년 각각 채취된 머리카락의 비소함량을 분석한 결과 현대인의 3PPM보다 훨씬 많은 15~100PPM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공개했다. 이 발표로 프랑스는 '영국의 독살 행위가 드러났다'며 영국에 대한 앙금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유럽의 궁정과 귀족 저택에 사용한 페인트와 벽지에서 엄청난 비소가 검출됐고 19세기 일반인들의 머리카락에서도 나폴레옹처럼 비소함량이 매우 높게 나타난 것으로 밝혀지며 논란은 주춤했다. 독살설을 해소하기 위해 영국 BBC 방송 등 영국 언론이 적극 나서 해명했다.
나폴레옹의 사인은 돌고 돌아 결국 자연사 주장까지 제기됐다. 지난해 이탈리아 비코카대학 국립 핵물리연구소 연구팀은 "연구용 반응로를 이용해 나폴레옹의 머리카락을 분석한 결과 자연적인 원인으로 사망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나폴레옹의 사인을 둔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 나폴레옹이 방광염과 치질 매독 등 20가지 이상의 질병을 앓고 있었다는 역사가들의 연구결과에다 유배 당시 고열과 구토, 오한에 시달렸다는 사실 등 추가적으로 규명될 만한 거리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2009.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