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취미가 여러 번 바뀌었다.
잘 하지도 못하면서 살다보니 이 것 저 것 많이도 해봤다.
한국춘란 바다낚시 배구 축구 볼링 골프
그리고 지금은 자전거
매 주 일요일이 기다려진다.
운동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일요일 밖에 없기 때문에
한 주만 빠져도 2주 만에 타야 하는 무리를 해야 한다.
지난주를 한 번 걸렀기 때문에 이번도 2주 만이다.
이번은 행사가 크다. 전남 광주지역뿐 아니라
정읍에서도 참석하는 200여명의 규모적인 연합 라이딩이 펼쳐졌다.
날씨는 맑은데 좋다기보다는 뿌듭지근 한 더운 날씨다.
숫자가 많다보니 주최 하시는 분들의 노고가 많아 보인다.
팔마체육관을 출발하여 향림사를 경유
국사봉을 지나 풍치재를 넘는 전장 60여 킬로미터의 라이딩이다.
거리는 그리 길지 않지만 제법 난코스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컨디션 조절을 잘 해야 한다.
오름이 시작 되었다.
약 두 시간을 올라가는 코스다.
왠지 오늘은 컨디션이 좋아 보이질 않는다.
나만 그런 게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그런다 하니
아마도 후덥지근한 날씨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국사봉 오름이 시작 된지 얼마 안 되어 오른쪽 가슴에 묘한 통증이 온다.
요즘 환절기 탓인지 가끔 기침이 나온다.
오늘 아침에도 기침이 심하더니 그 영향인가.
내일은 병원에를 가 봐야 하는 건 아닐까 하며
별 별 생각을 하는 동안 어느 사이 통증이 사라지는 것 같다.
중간쯤이나 올랐을까. 이번에 등 뒤로 오한이 온다.
가슴도 조여지고 머리는 어질해 진다.
평소 같으면 아무 지장 없이 오르던 언덕인데
벌써부터 이러는 걸 보니 아마도 2주만에 타는 거라
무리가 되어 그러는 것 같다.
몸 조심 하고 무리는 말자.
나이가 얼만데 막 지나가는 저 사람들과 겨룰려는 것은 과욕이다.
내 나이 서른아홉에서 멈춘 지 오래지만 그래도 밥그릇 숫자는 거역하면 안 된다.
나도 저들처럼 한때 팔팔 날 때도 있었지.
그러나 난 아직도 갈 길이 더 있다.
여기서 데미지를 입으면 안 되지.
때로는 가파른 오르막도 있고
때로는 제주의 새별오름의 내리막처럼 아주 극적인 가파름도 있다.
사람 사는 게 다 그런 것 아니겄어.
이 생각 저 생각 하다 보니 마침내 국사봉 정상에 다 달았다.
오이와 물로 허기와 목을 축인 다음 잠간의 휴식을 마치고 풍치재로 향했다.
어쩐지 오늘은 페달링이 게으르다.
수 가 많다 보니 천천히 가도 중간이지만 하기 싫을 때는 펑크도 안 난다.
중간에서 물 공급이 있어 잠간 내렸다.
아무래도 자전거에 앞 브레이크에 이상이 있는 것 같아
바퀴를 돌려 보니 역시 라이닝이 패드에 닿아 바퀴가 잘 돌지 않는다.
앞 샥을 수리 맡겼는데 아침에 점검을 하려다가
필바이크 사장님을 믿었기에 그냥 온 게 착오다.
필바이크 사장님~~~ 앙 앙 앙 !!!~ ~~~~~~~~~~~~~~
할 수 없이 그냥 탔다.
조금만 더 가면 내리막이 나온다.
모르면 약이라더니 알고 나서 아주 더 힘들게 느껴진다.
내리막이다. 내리막을 더 조심해야 한다.
속도가 있기 때문에 사고가 나면 크다.
내리막은 체력에도 별 도움이 안 되니 아예 천천히 가는 것이 상수다.
등산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사람 기분은 그렇지 않다.
시원한 바람과 스릴을 누리지 않으면 이제껏 힘들게 올라온 보람이 없다.
내리막은 불경기나 휴식기에 비하지만 놀더라도
쓸데는 써야한다는 게 노는 사람들의 심리다.
그래 힘들게 오를 만큼 올랐으니 적당한 스릴도 누려보자.
조금 내려가니 아니나 다를까
벌써 넘어지고 펑크도 난 사람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 한다.
내 달리던 사람들의 속도가 자연히 준다.
모르고 달리던 사이 사고를 목격 하고서야
자신의 위험도 감지를 하게 되는 사람들의 무지를 보게 된다.
그래도 다행히 큰 사고는 없는 듯하다.
쌍암에 도착 후 식사를 하며 서로 위로와 격려하는 모습들이 참 좋아 보인다.
순천까지 돌아 올 때는 상사댐 갓 도로를 타고 오는 평지나 다름없는 길이다.
자전거는 구기 종목처럼 여럿이 힘을 합쳐 하는 운동이 아니고
수영이나 마라톤처럼 혼자서 인내 하고 감당해야 하는 개인운동이다.
그리고 속도가 있어 위험하기도 하다.
그래서 아직 설 배우신 분들은 항상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에서는 더욱 더 그렇다.
이번 라이딩은 숫자가 많다 보니 신경이 쓰였는데
별다른 사고 없이 무사히 마치게 되어 여간 다행이 아니다.
첫댓글 행님. 지금도 펄펄 나십니다. 걱정 마이소..
둑것네요.^^ 말씀이야 위로가 되지만 둑을 힘으로 댕기는거요.
미루나무는 몃쟁이.. !!!
칭찬으로 먹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