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굴산사지(江陵 崛山寺址)
강원도 강릉시 구정면 학산리 597 외 51필지
굴산사는 신라 하대에 형성된 9개의 선종산문 가운데 사굴사문(闍堀山門)의 사찰이었다. 851년(문성왕 13) 범일선사(梵日禪師, 810~889)가 명주도독(溟州都督) 김공(金公)의 요청으로 이곳에 주석하여 사굴산문을 처음 열었다.
범일선사의 출생과 굴산사의 창건 내력 그리고 몇몇 행적에 대해서는 『조당집(祖堂集)』, 『삼국유사(三國遺事)』등을 비롯한 여러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굴산사는 창건 이후의 변천과정과 폐사시기에 대해서는 조선시대에 간행된 여러 문헌에는 기록이 전혀 없어 대체로 고려 말기나 조선 초기에 폐사된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굴산사지에는 범일선사의 승탑으로 전해오는 굴산사지 부도(보물 제85호),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가장 큰 굴산사지 당간지주(보물 제86호), 석조비로자나불상(강원도 문화재자료 제38호), 범일의 탄생설화가 깃든 석천(石泉)과 학바위 등이 남아 있다.
굴산사의 옛 절터는 1936년 대홍수 때 밭 경작지 일대에서 주춧돌과 계단 등 일부 건물지와 기와편이 발견되었다. 1975년, 1983년, 1998년부터 1999년, 2002년에 실시된 발굴조사, 학술조사에 의해 '屈山寺(굴산사)'·'五臺山(오대산)' 명문기와 등이 출토되고 굴산사의 중심절터 및 건물지 등이 일부 확인되었다. 굴산사지는 역사적 중요성이 인정되어 2003년 6월 2일 '강릉 굴산사지'라는 이름으로 사적 제448호로 지정되었다.
이와 같이 수차례 발굴조사를 통해 굴산사지는 비록 창건기 가람구조가 정확히 확인이 되지는 않았지만, 12세기를 전후에 증·개축을 통해 여러 차례 변화과정을 겪으면서 여말선초까지 명맥을 유지하다 폐사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폐사된 이후 율곡선생의 위패를 모신 서원이 건립되어 운영되었다.
강릉 굴산사지는 오늘날 강릉단오제의 주신(主神)으로 모셔지고 있는 범일선사가 개산한 신라하대 사굴산문의 본산이자 근본도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