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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행위예술 문정규의 표현어법, 김재권, 대전, p. 16.~17.
문정규와 아방가르드
김 재 권 (조형예술학박사 / 미술이론)
전위예술가 문정규는 역사적이거나 사회적인 여러 조건들을 행위와 조형 속에 전이 시킴으로써 인간의 삶에 대한 문제제기 기능으로 작용케 한다. 따라서 그의 아방가르드적 프로세스는 조형과 행위라는 이중구조를 통해서 구체화되고 이미지와 메시지가 하나로 통합된 강력한 조형언어를 구축, 소통의 극대화를 이룬다. 그리하여 그의 전위적 조형어법은 시간이라는 종적 라인과 공간이라고 하는 횡적 라인이 이합집산하여 만들어내는 다양한 좌표 위에 자리잡고 있는데 그것들은 결국 너와 나, 그리고 세계에 관계된 인간의 조건에 관한 규정들이다.
그래서 그는 인간에 관한 여러 조건들을 대상으로 무장해제를 단행하게 되는데 그것은 자유와 구속-끈, 관습-옷, 죽음-시체 등을 통해서이다. 이 경우 그의 예술적 대상(object)들은 대상 그 자체가 아닌, 하나의 현상으로 작용, 인간과 예술의 밑바닥에 깔린 여러 관계조직을 끌어 올려 관객과의 공모를 바탕으로 무장해제를 위한 한바탕 테러행위를 자행한다. 예를 들어 그의 묶는 작업은 자유에 대한 속박이 아니라 내부와 외부세계에 대한 관계설정이며, 죽음 역시 대상이 아닌 현상으로 작용케 함으로써 정신적 새로운 규정들을 찾아낸다.
그가 한 사람의 아방가르드로서 이 같은 지각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 속을 방황했던 것 또한 우리는 인정한다. 왜냐하면 '예술은 삶의 표현이요, 앎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그는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속에서 작업을 해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서 문정규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일상적 삶과 사물, 그리고 사고를 통해 모두가 함께 공유해야 할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며 이것은 이 땅에서 무지와 불의를 몰아내고 낡은 규정들을 탄핵하고자 하는 그의 예술가적 이념으로부터 비롯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문정규를 한 사람의 진정한 아방가르드로 평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시류에 떠밀려 다니면서 일반 상업화랑과 공모, 수상쩍은 아름다움으로 관객을 교묘히 현혹시켜 개인의 영달이나 추구하고 있는 실정이며 미술관 역시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기는 커녕 이들과 영합하여 예술의 상업화를 부추기고 있다. 그 결과 한국에서는 '훌륭한 예술가 = 잘 팔리는 예술가'라는 등식을 성립시키고 있으며 화랑 작가와 미술관 작가와의 구분이 불분명해진 채 상업화랑에서 잘 팔리는 작가가 미술관에서도 우대받는 웃지 못할 넌센스가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다.
요컨대 역사상 위대한 예술작품들은 개인적인 욕망으로부터 비롯되는 대상 생산이 아니라 역사적이거나 사회적인 삶에 대한 문제제기 기능으로서의 리얼리티 반영이다. 6․25의 경우 400만이 넘는 엄청난 숫자의 동족을 우리 스스로가 죽인 비극을 자행해 놓고도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제대로 했던 작품을 단 한점이라도 과거 선배작가들로부터 발견할 수 있는가? 이 또한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당시 우리들의 위대한 선배작가 하나는 전쟁을 피해 제주도에서 게나 잡아먹으면서 미군들이 버린 담배갑 은박지에 게 그림이나 그렸고, 또 다른 작가들은 미군부대를 드나들며 초상화나 그려주고 미군들이 던져주는 달러 몇 푼으로 세상을 잊으려는 듯 술이나 마시고 있을 무렵, 지구 반대편에서는 피카소라는 한 무명의 젊은 작가가 '한국의 학살'이라는 작품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었다. '스스로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않는 문화는 발전하지 못한다.' 라는 말이 있다. 이제 우리는 전통 답습적인 표현만을 일삼고 있는 작가들로부터 예술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모든 것이 현재 상태대로 자신들에게 예속되어 존속되기를 바랄 뿐 새로운 변화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상 진정한 창조행위는 언제나 이들 보수파에 대해 반기를 든 소수 야당 예술가들에 의해 제기되어 왔음을 상기하게 되며 문정규 역시 우리 시대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한사람의 아방가르드이며 진정한 야당 예술가이다. ♥
단행본/행위예술 문정규의 표현어법, 김재권, 대전, p. 16.~17.
MOON, Jeong-Kyoo and Avant-garde
Kim, Jae-Kwon (Dr. of Plastic Art/ Art Theory)
An Avant-garde MOON, Jeong-Kyoo raises the problems on man's life by transforming several historical and social conditions into action and formation. Therefore, his Avant-garde process is manifested through a dual structure of formation and action, and he constitutes a strong plastic language by making image and message incorporated and fulfills maximization of communication. Thus, his Avant-garde plastic language exists in various coordinates made by the perpendicular line, time, and the horizontal line, space, which are finally you and I, and regulations on man's condition connected with the world.
And so, he enforces disarmament of several conditions on man, which is fulfilled through freedom and restraint rope, custom clothing, death corpse, etc. In this case, his artistic objects act as a phenomenon, not an object itself, and he does as he pleases a kind of terror for disarmament on the basis of conspiracy with the audience by raising several related structures laid on the bottom of man and art. For instance, his binding work is not bondage of freedom, but relation establishment between the inner world and the outer world, and he discovers new spiritual rules by making death act as a phenomenon, not an object.
We also agree that he has wandered a long time as an Avant-garde until reaching this perception. For 'art is expression of life, and expression of knowledge.' He is willing to recognize the fact that he has worked in a question, 'Who we are? In other words, MOON, Jeong Kyoo finds out the part that we have to share through the daily life and object without our perception, and thinking, which stems from his artist's idea that he wants to banish ignorance and injustice, and to impeach the old regulations on this earth. In this meaning, we judge him as a real Avant-garde. But how is our life? Most of the artists only pursue for individual advancement by bewildering the audience with a quasibeauty under conspiracy with the commercial gallery, keeping up with the times, and art museum also stirs up commercialsm of art under conspiracy with them without pursuing for a new change. As a result, an equation is formed, 'A good artist is a popular artist', and a lot of nonsenses are happening that the gallery artist is also welcomed by the art museum under the situation that there has been no distinction between the gallery artist and the art museum artist.
In a word, the famous artworks in our history are not materialized-production stemming from personal desire, but reflection of reality as a function of issue for the historical or social life. For the korean Civil War, we have had a tragedic event that we ourselves have killed a tremendous number of persons over 4,000,000, but can we find any artwork concerning this war from the senior artist? It will be another tragedy. That time, our famous senior artist has drawn a work, Crab, on the silver paper of the cigarette box that the American soldier has thrown away in Che-ju island where he has run away from the war, and the rest artists have drawn the self-portrait and drunk with a little money that the American soldiers have delivered in order to forget the sorrowful life, but a young unknown artist Pablo Picasso from the opposite side of the globe has issued a problem with a work. Massacre of Korea. 《There is a proverb that culture can not develop without issuing doubt about itself.》 Now, we can not anticipate development of art from the artists willing to follow only the stereotyped expression. For they do not want a new change, only wishing that all the things belong to them and maintain as they were. But, we, from our history, become to recall that a real creation of art has always been issued by a small amount of outsider artists who have reacted against these conservative artists, and MOON, Jeong-Kyoo is also an Avant-garde as well as a real outsider artist who is not easily found in this perio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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