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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양자 약사(좌), 정윤자 약사(우) |
올해 대구시약사회는 2010년도 정기총회 석상에서 약국장의 추천을 받아 근무약사위원회가 선정한 모범 근무약사에 대한 표창을 실시했다.
통상적으로 근무약사라고 하면 상대적으로 젊은 층을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 모범 근무약사로 대구시약사회장 표창을 받은 강양자 약사(대구가톨릭대, 62년졸)에게서는 완숙함이 풍겨났다.
대구시약 근무약사위는 이번 모범 근무약사 선정 과정에서 3년 이상 같은 약국 근무를 기준 가운데 하나로 내세웠지만 강 약사는 이미 10년째 대구 북구 메디팜홈플러스약국에서 근무하고 있다.
근무약사로서 적지 않은 나이, 근속연수 등 어느 것 하나 평범해 보이지 않는 강 약사에 대한 궁금증은 메디팜홈플러스약국의 약국장인 정윤자 약사(숙명여대, 65년졸)를 통해 풀 수 있었다.
대구시약에 모범 근무약사로 강 약사를 추천한 정 약사는 고등학교 선배이자, 의약분업 직후까지 개국약사이던 강 약사에게 근무약사로 함께 약국을 운영할 것을 제안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강 약사는 "약국장과 근무약사가 생각이 다르면 오래 근무하기 힘든 것이 사실인데 강 약사님과는 약국에 대한 생각과 서로에 대한 배려에서 일치하는 점이 많았다"며 "언제나 필요할 때 함께 힘이 돼 주는 분"라고 말했다.
조용한 성격에 자신을 내세우기를 내켜하지 않는 강 약사와 달리 정 약사는 강 약사에 대한 칭찬과 존경의 표현들을 거두지 않았다.
실상 이들이 단순히 약국장과 근무약사의 관계를 넘어 자매 못지않은 정을 쌓아 온 것에는 약국장과 근무약사로 만나기 이전부터 25년 가까이 맺어온 관계 속에서 형성된 약사로서의 동질감, 신뢰가 바탕이 된 것이다.
지난 1975년 정 약사가 이미 강 약사가 약국을 운영 중이던 대구 수성구에 약국을 개업하면서 35년이라는 두 사람의 길고긴 인연이 시작됐다.
비록 졸업한 약대는 다르지만 단번에 마음이 통한 강 약사와 정 약사는 각종 약국 운영 강좌나 교육 강좌 등을 함께 하며 서로가 만들어 가고자 하는 약국, 그리고 약사의 모습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강 약사는 "당시에는 개국약사로서 만나 지방도 마다하지 않고 함께 강의를 수강하는 등 공부를 하면서 서로가 생각하는 약국 운영의 방향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며 "정 약사가 분업 이후 약국에 근무할 것을 제안했을 때 흔쾌히 받아들인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약사는 "모범 근무약사는 늦은 나이에 근무약사로 있다는 것을 배려해 주기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겸손해 하며 "정 약사는 나이로 보면 후배이지만 판단력이나 통찰력이 뛰어나 배울 점이 많다"고 칭찬했다.
강 약사의 이심전심 만큼이나 비록 약국장이지만 정 약사에게 근무약사인 강 약사는 없어서는 안될 인생의 선배이자, 조력자로 느껴졌다.
정 약사는 "개업 이후 10명이 넘는 약사들이 근무를 했지만 강 약사님은 힘이 필요할 때 늘 함께 해줬다"며 "이제는 서로가 서로를 끌어주는 자매같은 관계"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30여년의 세월을 지나 이제는 약국장과 근무약사로 같은 약국에서 완성된 인연을 만들어 가고 있는 두 약사의 모습은 이미 지역 내에서는 소문이 자자하다는 것이 북구시약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강 약사를 모범 근무약사로 선정한 배경에는 약국장과 근무약사의 관계가 약사라는 동질감보다는 직업적 상하관계로 고착되는 현실에서 이들의 모습이 다른 약국들의 모범이 되기를 바라는 의도도 담겨 있었을 것이다.
강 약사는 "근래에는 약국장과 근무약사의 관계가 지나치게 사무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할 수 있을 때까지는 근무약사로 정 약사와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약사 역시 "약국장이 근무약사를 위한 멘토가 돼 서로가 교감을 나눠야 한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한 길을 가보자고 강 약사님과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