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30분 경에 눈이 떠졌습니다. 더 자려고 했더니 잠이 오지 않아 더 잘 수가 없습니다. 오늘은 스쿠터를 빌려서 고아 투어를 하기로 했는데 비가 많이 내려서 다니기가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침이 되니 비가 그쳐서 해변에 있는 식당에 다시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먼저 짜이(8 루피짜리 두잔)를 시켜 놓고 앉아서 Mr 정과 대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에그 토스트와 따뜻한 우유를 시켜서 먹었습니다. 토스트도 각각 10루피, 우유 도 각각 10루피였습니다.
내가 신학을 하게 된 동기, 선교사가 되려는 동기를 Mr 정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주변의 사람들은 둘러 보았습니다. 그들의 눈에는 소망 없이 현실을 버티어 나가는 생기없는 자포자기한 눈과 같이 보였습니다. 어떤 인도인은 낡아서 책표지가 떨어진 영어로 된 소설책을 들고 들어왔습니다. 나는 그것이 영문 성경인줄 알고 가까이 가서 보았습니다. 가난하지만 그 친구는 영어를 알고 영문 소설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밖의 바다에 파도가 심하게 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대화하다가 오늘 어떻게 할 것인가를 Mr 정과 의논했습니다. 마푸사로 나가서 호텔을 잡고 거기서 움직이면 좋을 것 같아서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렇게 하자고 했고 숙소로 체크아웃을 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숙소로 돌아온 Mr 정은 하늘을 보면서 날씨가 괜찮아 질 것 같다고 했습니다. 나는 Mr 정이 좋은대로 하라고 했고 그는 이왕이면 왔으니 스쿠터를 빌려서 한번 돌아보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하고 숙소 주인에게 전화해서 스쿠터 한대가 더 왔습니다. 우리는 시험적으로 타 보았는데 나는 처음 실수를 하여 스쿠터를 길 옆 구덩이에 빠뜨려 거기서 잘 나오지를 못했습니다. Mr 정이 함께 와서 꺼내주었습니다. 그리고는 나는 그와 함께 달려 보니 잘 달리는 것은 아니지만 달릴 수 있었습니다. 연료를 보니 조금 밖에 없어서 곧 바닥이 날 것 같았습니다. 호텔 주인과 스쿠터를 빌려주는 사람은 우리가 조금 진행하다가 보면 오른편에 주유소가 있다고 했지만 스쿠터가 잘 가는 재미에 그냥 달렸습니다. Mr 정의 스쿠터의 연료가 곧 바닥이 나서 나는 기름을 사러 먼저 마푸사를 향해 달렸습니다. 그러나 내가 탄 스쿠터도 연료가 떨어져서 시동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언덕 아래로 시동을 걸지 않고 자전거 타듯이 내리 달렸습니다. 스쿠터가 멈추게 된 곳에서 사람들에게 주유소를 물으니 어떤 사람이 50루피를 주면 휘발유를 사서 넣어 주겠다고 합니다. 의심이 나서 다 주고 싶지 않았지만 믿고 주었습니다. 한 10분을 기다리니 그가 돌아왔습니다. 생수 병으로 하나 가득 채워왔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30루피 가량의 휘발유였습니다. 여하튼 연료를 채우고 병의 4분의 3 가량을 남겨서 돌아와 보니 Mr 정이 비를 피하려고 어떤 집에 들어가 있다가 내가 외치는 소리를 듣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Mr 정이 나올 때 개 여섯마리가 뛰쳐나와 짖어댔습니다. Mr 정은 멈칫 서서 개들을 바라보았고 집 여주인이 나와서 개들을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그가 나와서 남은 휘발유를 그의 스쿠터에 부었는데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내 스쿠터를 Mr 정에게 주면서 기름을 넣고 사오라고 했습니다. 내가 비를 맞으며 20~30분 기다리니 그가 돌아왔습니다. 기름을 충분히 부었지만 시동이 잘 걸리지 않아서 한참 실랑이를 하니 간신히 걸렸습니다. 그래서 둘다 주유소로 달려가서 Mr 정의 스쿠터에 50루피 정도 휘발유를 더 넣었고 엔진 오일이 적은 것 같아서 보충했습니다. 엔진 오일은 50루피였습니다. Mr 정이 그것을 지불했습니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에게 바가 비치가 어디있는지 물었고 그곳으로 달려갔습니다. 비가 오는데 몸이 추워져서 감기 걸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참고 달렸습니다. 달릴 때마다 보이는 것은 십자가 형상의 기둥이 반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십자가의 형상,아니 십자가의 우상이라고 해야 할까요? 힌두교의 영향을 받은 로마 카톨릭 교회임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고아에는 이런 것이 지천으로 널려 있었습니다. 우리는 계속 스쿠터를 타고 갔는데 어디를 가는지 몰라서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더니 바가 비치를 훨씬 지나 해변 가장 아랫쪽으로 오게 된 것입니다.
달려가다가 해변이 있는 곳에 성채 하나를 보고서 방문했는데 바다가 훤히 보이는 쪽에 있었고 마다에는 무역선 하나가 떠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성채 안에 들어가니 죄수를 가두는 곳도 있었습니다. 이 성채의 이름은 아구아다였습니다. 그곳을 구경하고 다시 달려서 칼란구트 해변으로 갔습니다. 이곳에는 식당이 많아서 우리는 한 식당을 택하여 들어갔는데 식당 여주인은 유럽인과 인도인 혼혈로 보였으며 무척 미인이었습니다. 스테이크를 시켰는데 나온 음식을 보니 생선 요리가 나오는게 아닌가 먹어보고 맛이 좋으면 먹으려고 했지만 맛이 없어 주인에게 항의를 하니 주인이 바꿔 주었습니다. 고기는 뼈가 있고 질겼으나 소스는 감칠 맛이 났습니다. 그래서 맛있게 먹고 물 하나를 시켰습니다. 전부 계산하니 225루피를 지불했습니다. (치킨 스테이크 70, 비프 스테이크 80, 짜이 20, 쌀밥 40) 내가 125루피를 계산하고 Mr 정이 100루피를 냈습니다. 이 식당에서 적당히 시간을 보내다가 나왔습니다. 바가 비치를 찾아서 가는데 가는 도중에 소나기가 쏟아져 잠시 비를 피했습니다. 비가 잦아들어서 다시 출발하여 가는 도중에 사람들에게 여러번 물으면서 안주나 비치로 돌아왔더니 오후 3시 40분쯤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