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는 하셨나요?” 김순진 놀부 회장과의 인터뷰 약속이 오후 1시인지라 부랴부랴 식사를 마치고 오진 않았을까 싶어 물었다. “새로운 음식 테스트가 있어 거기에 들렀다 왔어요. 거기서 챙겨먹는다곤 하는데 사실 테스트하는 건 식사와 별개예요. 계속 생각하고 연구해서 아이디어를 뽑아내야 하니까요.” 김 회장은 메뉴 개발만은 반드시 참여하고 같이 고민하고, 맛에 관한 한 놀부가 추구해야 할 것은 반드시 고집한다. 일단 맛을 잘 내는 게 최우선 과제이지, 마케팅이나 인테리어 등의 효과는 2차적인 요소에 불과하다는 것이 김 회장의 놀부 고집인 셈.
졸면 죽는다, 깨어 있어라
1987년 5월 초기 자본금 2백30만 원을 들여 5평짜리 보쌈가게를 열었고 20년이 지난 현재 가맹점 수 6백20개, 매출 6천억 원, 1일 방문객 10만 명에 이르는 굴지의 종합 외식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창업 이래 20년 동안 외식 프랜차이즈를 개척하고 선도하는 대표적인 전문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해오고 있다. “20년간의 통계를 보면 평균 25%씩 성장해왔다고 할 수 있어요. 신상품 개발만 해도 2.5년에 한 개 브랜드가 새로 출시됐지요. 그 과정에서 실패한 것들은 셀 수 없이 많지만 그 아이템과 레시피를 다 저장해놓아 리뉴얼하고 재작업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3년 전부터 개발해서 요즘 출시한 설렁탕 메뉴가 대표적이지요. 3년을 기다렸다가 나온 진국 중에 진국인 메뉴예요.” 놀부는 한국의 맛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과 다양한 외식사업군 진출을 통해 글로벌 종합 외식문화 기업으로 성장하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업계 최초 마스터프랜차이즈로 일본에 진출했고 중국·미국 등 해외시장에 놀부를 널리 알리고 있다. 로열티를 주고 해외 브랜드를 가져왔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반대로 우리 토종 브랜드를 해외에 내다팔고 있는 것이다. “토종 브랜드를 외국 시장에 당당히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자부심입니다. 작은 기업이 운이 좋아서 된 것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봤을 때 국익까지도 창출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놀부처럼 다른 국내 토종 브랜드들도 해외 진출에 활발히 나섰으면 하는 바람도 갖고 있어요. 새로운 시스템을 바탕으로 세계 문화사업을 펼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도록 뒷받침 해주고요. 놀부는 이미 미국 진출도 성공적으로 한 편인데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이 놀부의 비전입니다.” 놀부가 국내 업계 선두라 하더라도 이에 만족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동안은 해외 무대에 나갈 준비단계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의 특징 중 하나가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를 읽고 발맞춘다는 점이다. 이 점에서 뒤처진다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트렌드를 읽어내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맞습니다. 시장 트렌드만 잘 읽는다고 능사는 아닙니다. 얼마만큼 미래 비전에 관해 준비해왔느냐가 더 중요하지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장점과 단점을 잘 파악해 하나의 성장 발판으로 활용하고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미래 트렌드를 명확히 알고 진단해준다 한들 내가 그 방향에 대해 정확한 기술이 없다면 모르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내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세상이 변해도 변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고객만족과 트렌드 변화에 나란히 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그야말로 소름 돋을 만큼 긴장되는 일입니다. 항상 이 점을 스스로에게 반문하지만 매번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커요.” 김 회장은 트렌드를 읽고 따라가기도 바쁜데 무슨 수로 미래를 분석해 급변하는 고객심리를 앞설 수 있겠냐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장을 방문할 때면 늘 더 좋은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나눠주고 싶고, 어떻게 하면 직원들에게도 이런 마인드를 흡수시킬까 하는 고민과 염려가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초등학교 1학년끼리 모아놓고 1, 2등을 다퉈봤자 소용없는 일 아닌가요. 선진화 대열에 들어서려면 시스템을 잘 갖추고 경쟁력을 높여야 합니다. 해외시장에 나가보면 우리가 준비하는 것들에 대해 그들은 이미 익숙하게 몸에 배어 있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합니다. 업계 1위라고는 하지만 긴장감을 도통 늦출 수 없는 이유도 여기 있는 거지요. 스피드가 빠를수록 1초라도 졸면 치명적인 대형 사고가 발생합니다. 우리 같은 중소·중견 기업을 이끄는 CEO라면 모두들 하는 고민이자 꼭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지요.” 김 회장은 잘 나갈 때일수록 위기에 대비하는 준비성과 위기의식이 지금의 놀부를 만든 것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한치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승승장구하는 업계 최고인 놀부의 터줏대감이지만 김순진 회장은 사실 가난한 가정에서 자라 중학교 중퇴, 초등학교 졸업장 하나만 들고 상경해 안 해본 일이 없을 만큼 고생도 많이 했다. “힘든 거 말하면 별별일 다 겪었지요. 안 겪은 게 없을 정도니까요. 사람과의 관계에서부터, 자식 걱정, 돈 걱정, 나 자신에 대한 슬픔 등 힘들 때 한꺼번에 들이닥치니 더 힘들기도 했지요. 그 중에서도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못했을 때 실패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육체적인 부분이 힘든 것은 나 스스로를 컨트롤하겠지만 외부적 환경, 즉 ‘돈’ 때문에 실패를 맛봐야 한다는 게 무척이나 힘들더라고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곧바로 ‘다시 해보자’라는 마음을 먹게 되더라고요. 얼른 떨쳐버리고 새로운 희망을 찾는 것이지요. 새로운 희망을 갖는 그 순간부터 이전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새롭게 시작하게 되고, 또 새로운 꿈을 꾸면서 노력하게 되고, 그러면서 성장하게 되더라고요.” 김순진 회장이 업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물론 다양하지만 일단 여성 CEO가 ‘놀부’라는 브랜드 하나로 프랜차이즈의 성공 신화를 창출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 과거에 비해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졌다고는 하지만 무작정 식당에 뛰어든다고 김 회장 같은 성공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이 바로 리더십
김순진 회장은 어떤 리더십 지론을 갖고 놀부를 이끄는지 궁금했다. “리더십을 거창하고 어렵고 특별한 것으로 인식하지 않아요. 그냥 쉽게 말해 리더십은 ‘자기 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나 스스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주변 관계도 달라지는 법이거든요. 아무리 내가 좋은 말을 많이 하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한다 해도 그것이 과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까요? 사람의 마음을 일단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 게 리더십의 요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움직여야 다음 행동이 나올 수 있지요. 스스로를 컨트롤할 줄 안다면 기업도 운영하고 국가도 통치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김 회장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주도적으로 계획하지 못한다면 리더의 자질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김 회장은 회사에서도 업무적인 부분에서는 우회적으로 돌리거나 전략적으로 감춰 말하지 않는다. 직원들에 대해 실망한 부분은 솔직하게 얘기하고, 업무적으로 고쳐야 할 상황에 대해서는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힌다. 평상시에는 따뜻한 아줌마 사장님이었다가도 업무에서만큼은 냉철하고 날카로운 지적을 서슴지 않는다. “저는 전체적인 것을 바라보는 균형을 잡아주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마치 배의 선장과도 같은 역할이지요. 배의 사각지대까지도 꿰뚫고 바라봐야 하는 것처럼 하나의 부서가 잘못한 상황에 대해 따끔하고 명확하게 지적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빠른 시간 내에 깨닫고 올바른 방향으로 업무를 하도록 하는, 이를테면 무섭거나 호랑이 같은 악역을 제가 도맡아요.” 말은 이렇게 하는 김 회장이지만 항상 직원들과 의사소통하면서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자신의 입장을 설득시키기도 했다가 직원들에게 설득당하기도 하는 등 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내놓고 조율하는 방법을 찾는다. 서로의 생각을 알아야만 의견조율이 되고, 이후의 일들도 순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유머러스한 사장은 아니다 보니 딱딱한 느낌이 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제가 시골 정서가 참 많이 배어 있어서 지극히 인간적이고 서민스럽고 시골 아낙네 같은 면이 많습니다. 그 두 가지 모습을 갖고 있는 게 오히려 저에겐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인간존중과 사랑을 바탕으로 직원들을 대했기에 몇 만 명의 직원들이 오고 갔어도 잘 버텨낼 수 있었다고. 또 하나, 김 회장은 자신을 여성 CEO라고 해서 특별하게 여길 것은 없다고 말한다. 감성적인 리더십이 여성에게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남성 CEO에게서도 강점으로 나타날 수 있고, 여성 CEO지만 파워풀한 추진력이 발휘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방법을 푸는 데 개인적인 성향이 조금 다를 뿐 CEO, 리더라면 조직원을 사랑하는 기본 마인드가 바탕이 돼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꿈은 더 큰 꿈을 낳는다 현재 김순진 회장은 ‘21세기여성CEO연합’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2003년 9월 여성 경영인이 효율적으로 기업경영 지식을 공유하고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바람직한 여성 경영인상을 정립하기 위해 각계 여성 CEO 1백여 명이 참여해 설립한 단체다. 1백만 개 기업체 중 40%가 여성 경영인임에도 불구하고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했던 차에 여러 개선점을 인식한 김 회장은 초대 회장부터 시작해 현재 4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와 더불어 장학사업이나 사회환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김 회장은 ‘자신의 꿈을 다 이뤘다’고 말한다. 그 꿈은 뭐였으며 꿈을 다 이룬 지금은 어떤 꿈을 갖고 있을까. “꿈이라는 게 우리가 살아야 될 이유잖아요. 꿈이 성취되는 순간 또 다른 꿈을 꾸기 때문에 인간은 영원히 꿈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가 이룬 꿈 3가지는 이렇다. 첫 번째 꿈은 과거 배고프고 좁은 식당에서 일하던 시절, 따뜻한 방이 있는 내 가게를 꿈꾸었는데 그것이 7백여 평이나 되는 수백 개 가게를 만들어냈고, 두 번째는 초등학교 졸업장밖에 없는 그가 대학에 가는 게 꿈이었는데 마흔 살이 되어 6년간의 검정고시를 보고 97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했고 이후 석·박사학위를 받았다는 것이다. 마지막 꿈은 자식에게 엄마 노릇 못 해준 게 한이었단다. 그런 딸에게 미국 유학을 꼭 보내주리라 마음 먹었고, 결국 미국 최고의 요리학교 CIA를 졸업, 현재 호텔경영학 MBA 과정을 밟고 있는 업계 정통 인재로 만들었다. 게다가 사위까지도 동일한 과정을 거친 수재라 하니 3가지 꿈에 든든한 지원군까지 얻은 셈이라고. “이만하면 제가 어려웠던 시절 꿈으로만 봤던 것들이 다 현실로 이뤄졌으니 꿈을 다 이뤘다고 할 만하지요. 이제껏 중저가 음식으로 가격 대비 고객만족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제는 좀더 글로벌적인 면을 보려고 합니다. 한국에서 외식산업 선두기업으로 국가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대한민국의 문화적 요소로 존경받고 사랑받는 기업으로서 세계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토종 브랜드로 키우고 싶습니다.” 김 회장은 기업이 얼마를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가가치 창출만이 아닌 돈 버는 기업인의 모습에서 떠나 하나의 철학을 가진 애국할 수 있는 국민이 되고자 하는 마음도 크다. “계속 한 길로 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영철학이 생겼어요. 제가 하는 일을 꾸준히 열심히 하면 반드시 고객들이 인정하고 보상해준다는 믿음도 있고요. 그렇게 받은 사랑을 다시 환원해야지요. 잰 걸음으로 부지런히 좇아가다 보면 우리 음식이 세계 일등으로 앞서지 않겠어요.” 김 회장의 인생철학은 곧 기업의 철학과 같다. 5평짜리 보쌈식당 시절이 없었다면 자신의 인생과 현재의 위치는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철학은 ‘신용과 신뢰’이다. 음식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도덕성과 양심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점을 꼽는다. 인간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고객들을 항상 자신의 가족이라 생각하면서 내 가족이 먹는 음식만큼 최상의 품질을 갖춰야 한다는 것. 이런 경영철학을 전국 6백20여 개 가맹점주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워크숍을 갖기도 한다. 전국 가맹점주들이 모두 위생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관리하도록 하는 동시에 어느 매장에 가더라도 놀부를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앞서 말했듯 김 회장이 추구하는 맛이 아니면 될 때까지 시도하는 게 놀부고집 1탄이라면, 눈앞의 이익보다는 품질에 만전을 기하면서 고객 신뢰를 구축하는 경영철학이 깊게 뿌리 내리길 바라는 것이 김 회장의 놀부고집 2탄이라 하겠다. 김 회장은 그야말로 음식으로 문화를 전도하는 ‘글로벌 음식문화 전도사’를 꿈꾸고 있다. 음식을 먹으면 그 나라의 문화를 안다고 하는 것처럼, 단순히 맛으로만 승부를 내는 것이 아니라 한국 문화와 정서를 알리는 데도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중국·일본·타이완·베트남 등의 음식은 이미 세계화돼 있는 데 반해 한국 음식이 가장 뒤처져 있는 게 안타까운 김 회장. 그들보다는 늦었지만 우리 음식이 갖는 매력과 장점을 특화시켜 세계 최고 음식으로 올라서게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진다. “놀부는 1백 년의 맛을 디자인하는 회사입니다. 1백 년이라는 긴 시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배우고 도전할 겁니다.”
이러한 다짐은 10년 후를 바라보는 놀부의 신성장동력이자 목표와도 그 맥락을 같이한다. 1백 년 이상 영속할 건전한 기업을 만들려면 이러한 사명감과 자긍심을 바탕으로 다져나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말했듯 불혹의 나이에 공부를 시작하고 검정고시, 대학입학, 석사, 박사 과정까지 단숨에 마친 김 회장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많은 동기부여가 되는 롤모델이다. ‘아줌마도 하는데 나라고 못 할소냐’라는 것. 특히나 학력위조로 시끄러움을 한바탕 겪고 난 후라 김 회장의 졸업장들이 더욱 빛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를 보고 동기부여가 된다는 게 오히려 더 감사하지요. 오늘도 한 여대에 가서 강연을 하고 왔는데요, 제가 젊은이들에게 꼭 당부하는 말이 있어요. ‘여러분은 이미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이다’라는 거지요. 목표를 정확히 잡아서 열심히 노력한다면 못 할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꿈의 크기만큼 의지력도 동일해야 한다는 겁니다. 같은 크기가 돼야 시소게임이 될 수 있어요. 원대한 꿈은 있지만 도전정신이 비례하지 않는다면 결국 꿈은 이룰 수 없습니다. 비록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할지라도 포기하지만 않으면 엄청난 인재들이 나와줄 것이라 봅니다. 젊은이들이 현재 고민하는 것들은 하늘이 무너질 것같이 크게 느껴지겠지만 사실 인생에서 희로애락을 경험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새콤달콤 매콤쌉싸름한 음식 맛처럼 인생도 그러한 것이지요. 밍숭맹숭하기만 하면 어디 음식이 맛있나요. 인생의 매듭을 만들고 풀어가는 과정인 거지요.”
‘예축’으로 용기 심어주는 리더 김순진 회장은 인생은 음식의 다양한 맛과도 같다며, ‘젊음’이라는 최고의 무기를 가졌음을 간과하지 말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이 젊음의 시기에 거짓말하지 말고, 책임의식을 갖고, 약속할 때는 3번 이상 고민해서 실천 가능성을 보라고 한다. 그렇게만 한다면 주변에 사람들이 몰릴 것이고, 롤모델로 삼아 배우려 할 것이며, 보다 지혜로운 젊은 시절을 보내게 될 것이라 말한다. 김 회장은 자신보다 어린 친구를 자신의 멘토로 삼고 있다고 했다. “꿈을 만들어 이것저것 열정적으로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즐기기만 하는 젊은이들에 비해 나이는 어리지만 제가 배울 게 아주 많은 친구지요.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갈고 닦는 모습이 없다면 어떻게 최고가 될 수 있겠습니까.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깨우치면서 열매도 빨리 영글어지고 꽃을 피울 수 있는 거지요. 꿈을 갖되, 꿈만큼 의지력과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도전정신과 용기만 잃지 않는다면 꿈은 반드시 이뤄집니다.” 김 회장은 강연에서 ‘예축’을 많이 해준다고 한다. 말 그대로 미리 축하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직원 대상 강연에서 ‘미래 CEO 여러분 당신의 성공을 축하드립니다’라는 식의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받아들이는 자세이다. “이런 메시지를 듣고 나타나는 부류는 자신이 정말 CEO라도 된 듯 기뻐하며 그날을 꿈꾸는 사람과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는 부정적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 있어요. 긍정적인 사람은 이미 CEO 위치에 올라섰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에요. 돈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지만 그러한 마인드가 CEO로 길러낼 것이 자명하거든요. 말 한마디에 인생이 좌지우지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기업을 다니면서 그들이 성공할 때까지, 꿈을 이룰 때까지 이렇게 말할 겁니다.” 김 회장은 인터뷰 내내 자신이 그동안 겪으면서 체득한 경험들을 쓴맛, 짠맛, 매운맛, 단맛으로 맛깔스럽게 설명해줬다. 걸어온 지난 20년의 세월보다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고 말하는 김순진 회장은 또 어떤 맛으로 우리를 감동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