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은 체육대회가 있다고 연락을 받았지만 해마다 산행일자가 잡혀있는 그때쯤에 행사가 겹친다.
이번에는 지난 8월에 갔다가 짙은 안개때문에 제대로 외설악의 비경을 못본것이 아쉬워서 다시 그곳으로 코스를 잡았다.
2일 밤 11시가 넘어서 서울을 떠나면서 장비를 꼼꼼하게 챙겼다.
십이 선녀탕쯤 왔을까 휴게실에 잠시 들렀는데 그곳에서 출발하려는 등산객들이 밥을 해먹고 준비운동을 하고 웅성웅성 바쁜 모습이 보였다.
새벽 두시쯤이다
그모습을 비몽사몽간 보면서" 미친짓들이지 ,산에서 밥이 나와 돈이 나와 경제가 어렵다면서..."나혼자 중얼거린다.
그건 사실은 나에게 내가 한말이다.
이젠 나이탓일까 비박을 한다거나 24시간을 꼬박산행을 한다거나 하는일은 예날처럼 쉽게 따라나서고 싶은 마음이 안생긴다 .
잠을 청해볼까 하다가 설악동까지 일단 들어가서 잠을 자도 자기로 했다.
네시가까이 도착했을때는 설악동 이 시끄럽다.
새벽산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장비 챙기는소리, 차대는소리, 빨리 따라오라는소리, 해드랜턴의 불빛,...잘수도없다.
차에서 내려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어두운 하늘에는 마치 별들이 손을 뻗으면 닿을것처럼 크고 선명하게 반짝거린다.
정말 별들이 쏟아져 내릴것만같다 .
이설악산에서 느낄수있는 기쁨중에 하나이고 피곤하다는생각을 모두 잊게 해준다.
가슴까지 시원하고 투명해지는 느낌에 정말 살아있음을 감사할정도로 가슴벅차고 설렌다면 이해할까?
옛날에 남자들이 여자에게 저하늘에 별도 따다 준다는 말을 이렇게 가깝게 느껴져서 한말은 아닐까?...했더니 모두 웃는다
5시에 설악동을 출발해서 비룡폭을 향해서 걷기 시작했다.
벌써 앞서 갔던 사람들이 다시 내려오는 불빛이 보인다 한편의시를 위한길 을 묻는다.
입구를 잘 못찾아서 지나친 모양이다 .
비룡폭쯤에 도착했을 때는 주변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입산통제 팻말을 뒤로 하고 토왕폭으로 오르면서 사과 반쪽에 간편하게 즉석 미역국을 끓이고 아침을 챙겼다.
6시반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이다.
토왕폭 에 다다랐을때 그어디에서도 볼수없는 비경이 눈에 들어왔다.도대체 몇백미터즘 되는걸까?
겨울에는 빙벽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수 있다고 한다
폭포 상단에서 떨어지는 그물소리가 아직도 들리는듯하다.내 짧은 글실력으로는 표현할수가 없을것 같다.
여름에 왔을때는 비온후라 안개속에서 환상적이었다. 오늘은 날씨가 맑아서 또다른 느낌을 주었다.
토왕폭상단까지는 거의 오르막의 연속이고 간간이 밧줄이 내려져 있다.
중간중간 낡은 슬링줄은 없애기도하고 묶어놓기도 한다.
오르면서 중간 중간 외설악의 아침비경을 느낀다. 1인당2리터의 물을 가져온것이 작지않을까 걱정도 한다.
폭포 상단에서 내려다보는 그기분은 신비로운걸까 어지러운걸까?
떨어지면 흔적도 못찾을것처럼 어마어마하다.
군대 군데 단풍이 들어서 아침 햇살에 더 아름답다 .
오를수록 동해바다가 보이고 내일 우리가 가기로한 별을따는 소년 릿지길이 보이고 한편의시 길이 보인다.
폭포 상단에서 설악산 전체를 바라다본다.
잠시쉬면서 과일을 먹고 집선봉으로 오른다.
사람이 거의 다니지않는 그길에 신라면 빈봉지들이 널려져있다.
누군가 먼저간 사람들이 해먹고 쓰레기를 그냥 버려두고 간 모양이다.
갑자기 화가났다 .누군지 알면 잡아서 때려주고싶을만큼..
이높은곳까지 오를정도의 사람들이라면 산을 즐기고 산에 대해서 그정도 상식이 없지는 안을텐데 생각하니까 더화가 났다.
버너를 사용하지만 산꾼들은 과일껍질조차도 흔적을 남기지 않는게 그들의 산에대한 예의랄까 그런건데...
집선봉에 앉아서 저멸리 권금성을 내려다본다.
시끄러운소리와 불경소리가 들려온다.
다시 칠성봉을 오르면서 아주 작은 독사가 우리를 반긴다 지난번에도 보았는데 고지대라 뱀들이 작다고 한다.
칠성봉 정상에는 바위로 되어있는데 군데 군데 웅덩이에 물이 고여있다.
여름에는 그고인물에 모기 유충들이 끔찍할정도로 많았는데 지금은 맑은물로 바뀌어 있었다.
눈앞에 권금성 비선대앞에 있는적벽,
오르다가 화가나서 2피치에서 하강했었던 장군봉,그중간에 금강굴
몇년전에 갔었던 천하대 ,범봉 ,왕관봉 ,중청 대청,화채 그리고 우리가 있는 칠성봉 모두다 한눈에 들어온다.
다리가 아프다는생각 ,힘들다는생각,아무생각도 없다.
머리속 스트레스 모두다 잊는 순간이다.
저멀리 화엄사 수바위도 보이고 애들을 데리고 14시간 산행했던 마등령 공룡능선이 들어온다.
지금생각하면 애들이 그때 얼마나 힘들었을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고등학생 중학생이럴때였는데 너무 힘드니까 중학생 아들이 심술이 나서 하는말
"이런 산은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와야지 여기 왜 온거야?"
그때 질려서인지 우리애들은 대청봉도 갔다왔지만 이젠 산이라면 절때 안따라가겠다, 선약이 있어 안된다고 먼저 엄살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화채봉을 향해서 걷는다 숲속길, 바위길 ,을 지나서,화채봉 산 허리에서 점심을 챙겼다.
메뉴는 삼겹살에 복분자, 이산 정상엔 우리들만 있는줄 알았는데 어쩌다 사람들이 지나간다.
그들에게 인심좋게 한번씩 권하고 나누면서 반갑게 인사들을 한다.
산에서 만나면 모두들 좋은사람이고 오래된 친구같고 이웃같은 생각이 든다.
어떤 이해도 실리도 필요하지않다.
목마른사람에게 물한모금, 마주치는 눈인사한번, 힘든사람 다친들에게 서슴없이 약품을 내어준다.
한번은 지리산에 갔을때의 일이다.
그때도 새벽4시에 일출을 보겠다고 중산리에서 천왕봉을 오르는데 뒤에서 오던 신혼 부부가 랜턴이 아닌 등잔같은걸 들고 오르다가 불이 나갔단다.
같이 좀 갔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한다.
그러자고 하고 같이 비추고 가다가 난 생각없이 우리 부부가 하나씩 있으니까 내 해드랜턴을 그들에게 주었다.
둘이 비추고 오라고...
나중에 그일로 남편은 화가 나서 내게 말했다.
당신은 전쟁터에서 군인이 총을 빌려주는짓을 했단다.
심지어는 눈이 안보이는 사람이 안경을 벗어준거나 마찬가지 라면서...
어두운데 우리들 사이에서 그들을 중간에 세워서 가고 우리들이 우선이지 그걸 아예 그들에게 주는 바보가 어디있느냐
오르는 내내 내게 일부러 불도 잘 안비춰주고 캄캄한 길을 걷느라 나도 남편에게 화가 났었다
지금도 우린 그얘기만 나오면 서로 잘했다고 한다.
우린 둘인데 그 어두운 길에서 하나 줄수도 있지 당신이 날 데리고 같이 가면 되지 그게 무슨 큰잘못이라고...
남편에게 화를 내지만???
하지만 이제 다시 똑같은 상황이 온다면 랜턴을 선뜻내주지는......
이제 다음에 다시 써야겠다
얼마남지않은 임용고시준비하는 딸아이가 왔다.
차라리 고시공부하는게 나을거라고 투덜댄다.
정말 외모는 사법 고시생모습이다.
저녁 챙겨 주면서 또 다독거려야겠지.
며칠만 힘내라고....
첫댓글 영옥이가 마냥 부럽기만 하다.... 젊었을때 대청봉에 두번 오른것이 고작인데.ㅠㅠ 50줄에도 무박2일을 거뜬히 소화해 내는구나.....무탈없이 산행을 즐겼다니 무엇보다 기쁘다.....앞으로도 건강 유지하며 산행하기를~~~~~` ^^
고마워 이젠 나이탓인지13시간 정도하면 내려오때 무릎이 약간 무리가 오는거 같더라. 너도 열심히 운동하는거 같던데 우리 건강 잘 지키면서 나이들어가야겠지
영옥이 산을 무지 좋아하는구나^^ 내가 갔다온 것처럼 실감나는 걸^^ 학교 다닐때 간 설악산 생각이 나고 결혼전 친구 넷이서 갔을때 생각이 나서 추억을 더듬으며 함께 다녀온 느낌^^ 그래도 직접 간 사람의 그 느낌만 하겠는가??? 이곳 부산에 와서 산행이란걸 첨 해 봤지...몇번 함께 다녀 봤는데 니 말한대로 정말 산행하면서 즐거움을 느꼈엇다..부산의 산타는 사람은 인산인해더라고,...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산을 즐기는 줄 몰랐어...다른 곳도 이곳만큼이나 많을까 싶을 정도로..정말 산도 괜찮드라..좋은 글 잘 보앗어..
딸 챙기느라 바쁘겟구나^^ 넘 잘해 주는거 아냐??? 이쁜 딸 보구잡다..잘 될꺼야.니가 그렇게 신경써 주는데^^
성숙아 고맙다.그런데 얼굴좀보자. 언제쯤 볼수있을까?몇년이 흘렀는지 손가락 발가락 다해도 모자를정도다. 원래 애들이 자라면서 남편보다 무섭잖아.예쁘게 잘커준것만도 감사하지
영옥이가 등산맨이구나~어쩐지 여자의 근육질이 엿보여 건강해 보이더라구^^나도 가까운 삼각산이랑 백운봉 갔다온적 있는데 정상을 정복해보는 그기분 죄끔은 느껴보았다ㅎ남자도 힘들다는 그런등산타기~해내고있는 우리친구가 자랑스럽다~좋은공기도 마시고 난 마음만 같이 갔다왔다^^ㅎ
너도 열심히 살고 있는것 같아서 건강하고 보기좋아. 예쁘고 아름답게 늙어 가기는 쉽지않겠지만 우리그렇게 나이들어가자.
멋있고, 건강하게 사는구나. 멋있는 산의 풍경있으면 카페에도 올려주렴. 산에 가지 못하는 친구들, 사진으로라도 가을의 정취좀 느껴보게. 검색에서 솔개의 생존비법이라고 쳐봐. 공감하는 얘기가 있을거야. 연말 망년회때는 얼굴좀 보자. 딸이 임용고시에 합격하기를 바란다.
고마워 사실은 컴맹이라 아직 사진올리는방법을 몰라 신랑한테 오려달라고 할까? 가르쳐준 사이트에 들어가볼께.같이 자전거타고싶었는데 주말엔 가족들 이 유일하게 볼수있는날이라 다음모임에 건강한 모습으로 보자.
이가을에 등산도 멋지지만...수필처럼 써내려간 더 멋진글...감사. 마치 내가 다녀온것 같아서...성숙님도 영옥님도 글솜씨가 대단 ....파이팅..
너도 정말 멋있게 인생을 살고 있는것 같아서 보기 좋았어.자기일에 열심인건 물론이고앞으로도 더 많은 조흥일만 있길 기원하고 있을께 다음모임엔 얼굴좀 보자
산에 다녀오면 발자취를 남겨줘야지,,사진을 올려 못가는 친구들도 같이 느낄수 있게 해 주엇으면 좋겠다,,,
아직 사진올릴줄 몰라서...조만간 배워서 올려볼께
산에 다녀오면 발자취를 남겨줘야지,,사진을 올려 못가는 친구들도 같이 느낄수 있게 해 주엇으면 좋겠다,,,
산에 열심히 다니는구나 난 결혼전에는 꽤 다녔는데 요즘은 영~ 가까운 동산도 못가는 형편이다 설악산은 나도 괘 열심히 갔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