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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현을 읽는다.- “살아있는 한 계속 하고 싶다.”
그의 전적은 예상되로 화려했다. club day, 댄스매니아 인 서울,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엄마들의 교복 파티, 나이 없는 날 등에 이르기까지 그는 참 많은 일을 벌려 놓았다. 그 중 어떤 기획은 대성공을 이루고 어떤 기획은 말 그대로 ‘쪽박’이었다. 크게 실패했다는 Winter 2003 rave festival의 포스터를 보여준다. ‘잘나가는 류 감독’의 명성에 흠이 될까 지나칠 법도 한데 '쪽박’기획에서 노하우를 건져낸다. 엎질러진 물도 쓸모가 있다는 걸 이미 그는 수많은 실패와 성공을 겪으며 온몸으로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First key word; 꿈 “꿈을 꾸지 않으면 문화는 만들어 질 수 없다”
그는 현재 40대중반을 바라보고 있는 중년 아저씨지만 10대처럼 여전히 가슴 뛰는 꿈을 꾸는 소년이다. club day, 댄스 매니아 인 서울,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엄마들의 교복 파티, 나이 없는 날, 등 그가 기획한 모든 것은 그의 꿈에서부터 시작되었다. 1995년, 대학 졸업을 앞두고 나이 제한 때문에 대기업에 입사하지 못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과감히 휴학계를 내고 사회적 궤도에서 이탈한 그는 지금껏 기존의 사회적 틀에, 사회 규범 안에 갇혀 살아온 자신을 더 이상 가두지 않겠다는 꿈을 꾼다. 그리고 그 꿈은 문화를 만나 대한민국 문화의 혁명 아닌 혁명을 일으킨다. 담배 연기 맡지 않고 춤추며 놀고 싶다는 꿈에 야외 댄스파티인 아우라 소마2000을 기획했고 그저 미친 듯 밤 세 춤추고 싶어 8시간을 춤을 추며 즐기는 London DJs invade Seoul for Global underground 2000을 기획했다. 자신이 배운 문화를 다시 돌려줄 때라는 생각에 열게 된 상상스쿨 역시 조각 퍼즐처럼 짜여져있던 그의 꿈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는 지금껏 양파 껍질을 벗기듯, 퍼즐의 한 조각 한 조각을 맞춰내듯 꿈을 이뤄냈다. 그 꿈이 때로는 실패로 돌아올 때도 있었지만 그 시련이 그의 인생을 무너뜨릴 수는 없었다. “자꾸 꿈이 생긴다,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그는 지금도 꿈을 꾼다. 텐트촌을 만들어 놓고 매일 밤 놀고 싶다는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유명 DJ에 의한 페스티벌이 아닌 디제이에 상관없이 진정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 싶다는 그의 꿈은 현재는 그냥 ‘꿈’일뿐이지만 조만간 우리가 보고 즐기게 될 ‘머지않은 현실’이 될 것이다.
Second key word: 시도 “실험하듯 시도해라”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생각만 하지 말고 일단 시도하라’ 사무엘 헌트가 남긴 말이란다. 사무엘 헌트가 누군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이 사람이 살아 돌아와 류재현 감독님을 본다면 아마 흐믓한 미소를 그에게 보내지 않을까. 문화를 기획한다는 것이 문화, 예술적인 산물을 대중들에게 제공하는 작업이니만큼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가 동반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류재현 감독님은 ‘똥고집, 똥배짱’이다 싶을 정도로 끊임없이 참 끊임없이 시도하는 사람이였다. 그저 앉아서 꿈만 꾸고 그치는 사람이 아니였다.
스키장의phoenix park를 빌려서 Winter 2003 rave festival을 연 것도 하고 싶으니까 그래, 한번 시도 해보자는 마인드에서 출발한 축제였다. 성공한 축제는 아니였지만 이로 인해 축제기획은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과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값진 충고를 얻을수 있었다. 분당에서 열렸던 beer rave festival도 마찬가지다. 이 역시 큰 성공은 거두지 못해 적자를 냈지만 그에게 어마어마한 가치의 경험적 자산이 되었다. 망할 줄 알면서도 계속 하고 싶으니까 실험하듯 계속 시도한다는 그의 추진력과 도전정신은 상상인들이 꼭 배워야할 부분이 아닐까.
Third Key word: 최초 “다가오는 문화의 트렌드에 리더가 되라”
사람들이 좋아 죽겠다는 표정이다. 세상을 다 가진 표정으로 심장소리 같은 비트에 맞춰 몸을 흔든다. 저기 저 쪽 차 위의 무대에 류 감독님 같이 생긴 사람도 미친 듯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류 감독님이 기획한 우리나라 최초의 거리 댄스페스티벌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보면서 상상인들의 은근한 미소가 입가에 번진다.
종로에서 시작된 국내 ‘최초’의 댄스 퍼레이드는 남녀노소, 나이 불문하고 음악과 춤으로, 문화로 소통하고 교감하는 장을 마련하였다. 그뿐 아니다. 그는 1999년, 홍대 앞 최초의 101 Ravers 테크노 파티를 기획했다. 클럽데이도 그렇고 월드 DJ 페스티벌을 통해 최초의 DJ문화를 구축한 것도 그 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축제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함께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시민축제 기획단, 21C RPM도 그가 결성하였다.
류재현 감독님은 우리에게 "다가오는 문화를 알아채고 선점한는 자가 되라. 절대 늦지 말라"고 당부한다. 컨텐츠는 선점하는 곳에 가게되 있으며 다가오는 문화의 트렌드에 리더가 되는 것이 그가 지향하는 바라고 한다.
2시간이 부족해 25일을 기약하며 마무리되었던 이번 강의는 류재현이라는 책을 한 장 한 장 읽는 듯한 느낌이였다. 특히 감독님의 말에서 문화기획자로서의 마인드와 신념이 틈틈이 세워나와 그걸 주워 담는 것만으로도 정신없이 바빴던 강의였던 것 같다. 기획자로서 여전히 배울게 많다는 말에 상상스쿨에 들어와 초심과는 다르게 소홀해지고 옅어졌던 문화에 대한 배움의 욕구를 새로 가다듬어 보게되었다. 강의가 끝난 후 하루가 지났지만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여전히 찌릿찌릿하다. "살아있는 한 계속하고싶다."
글- 이애리/사진- 김지혜,백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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