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지역명품․명소브랜드사업 가속
- 지역세미나 통해 주민 통합의지와 추진역량 결집 -
제주시지역 생산품을 명품으로 키우기 위한 지역명품·명소브랜드 사업이 가속화되고 있다. 제주시에서는 지난 8월 21일 한경면을 시작으로 9월 7일까지 7개 읍면과 아라동에 대한 지역별 명품․명소브랜드사업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명품․명소브랜드사업 지역세미나는 한․미 FTA 등 국내․외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전략을 지역주민 스스로 모색해나가면서, 지역자원을 통한 경제기반의 틀을 다져 잘사는 지역을 실현하기 위한 사업으로 지역주민의 통합된 의지와 추진역량을 모아나가고자 해당지역 주민자치위원회가 주관이 되어 개최하고 있다.
이번 세미나에는 분야별 전문가의 주제발표와 지역 언론인, 생산자, 농․수협 대표, 판매자단체, 지역주민 대표 등이 참여한 가운데 토론형식으로 진행되었다. .
■ 한경면 '황토마늘' 명품화
한경면 '황토마늘‘ 브랜드사업세미나가 21일 한경체육관에서 좌장을 맡은 김인배 한라일보 편집국장의 진행 속에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브랜드 디자인전략과 판매전략이 함께 실천될 때 지역명품 사업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의견을 비롯해 이를 추진해 나가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주제발표에 나선 전성수 제주대교수는 '브랜드 디자인'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지역명품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제주는 청정자연, 세계자연유산, 웰빙·로하스, 장수의 섬 등의 이미지를 갖고 있어 지역명품 구축에 매우 유리하다고 분석,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통합적인 마케팅 활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신동범 제주대 교수는 '마늘의 기능성'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마늘은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선정될 만큼 그 효능을 인정받고 있다"고 전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경 황토마늘의 차별성과 장점을 부각시켜 나가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와 함께 청정황토마을에 걸맞게 친환경 무농약 유기농 마늘 재배노력도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송방택 주민자치위원회 부위원장은 "한경 황토마늘은 도내 타 지역과 비교할 때 가격면에서 불리했었지만 최근에는 선별과 건조가 제대로 이뤄지면서 동등한 가격을 받는가 하면 소비자들이 선호하고 있다"며 "국내 대표적인 남해마늘과 의성마늘처럼 되기 위해서는 마늘축제·마늘박물관 등 장소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성부 황토마늘영농법인 대표는 "마늘재배농가의 한사람으로서 마늘에 대한 행정의 관심과 홍보가 부족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좋은 마늘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자재·유기농비료 등을 싼 값에 제공해주고 마늘수확기에는 인력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호 한경농협장은 "농민들이 열정을 다해 황토마늘을 생산한다면 판로는 한경농협이 책임지겠다"며 "명품화를 위해서는 공동상표에 대한 회원제가 필요하며 농가 스스로 나서 회원들을 관리해야 진정 지역명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동일 고산농협장은 "마늘농가들이 먼저 마늘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할때 행정적 지원도 뒤따를 것이며 행정기관에서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물류비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애월읍 ‘브로콜리’ 명품화
애월읍 ‘브로콜리’를 명품으로 키우기 위한 세미나는 24일 애월체육관에서 좌장을 맡은 오석준 제민일보 편집국장의 진행 속에 개최됐다.
이 세미나에서는 타지역 브로콜리와 차별화된 독특한 브랜드 네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주제발표에 나선 홍상필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브로콜리 성분의 기능성'의 주제발표를 통해 "브로콜리에 들어있는 인돌·서포라페인 성분이 유방암을 비롯한 암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세계 10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돼 있지만 사실상 브로콜리에 대한 상품 아이템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며 "브로콜리의 유용성분에 대한 연구와 원재료에 대한 상품화뿐 아니라 다양한 상품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영만 제주대 교수는 '브랜드 디자인의 이해' 주제발표를 통해 "농민들이 왜 애월 브로콜리가 좋은지 소비자에게 전달함으로써 '품격 있다'는 평가를 받도록 노력을 보일 때 '명품'이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라며 "소비자에게 브랜드 제품에 대한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고 느껴져야 브랜드파워가 유지되고 소비자에 대한 신뢰가 구축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하희찬 난지농업연구소 명예연구관은 "애월읍 브로콜리는 재배규모에 비해 알려지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유통시간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강태희 애월농협조합장은 "애월지역은 전체의 45~50%의 브로콜리를 생산하고 있다"며 "애월과 경쟁지인 강원도 평창군 브로콜리 생산지를 방문했는데 그곳에서는 행정의 대대적 지원이 이뤄지면서 자동화시스템이 구축된 것을 확인했다“고 소개하며 "농민과 생산자단체, 행정이 모두 힘을 모아야 진정한 명품이 탄생할 것으로 확신하는 만큼 농협에서도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동순 애월읍이장단협의회장은 "명품을 만들자는 농민들의 인식개선도 필요하다"고 전제, "주민자치위원회가 제시한 표준재배방법을 제대로 이행하고 영세 농민들을 위한 저온저장시설과 냉동탑차 지원도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 한림읍 ‘손바닥 선인장’ 명품화
한림읍 ‘손바닥 선인장’ 명품화사업 세미나는 28일 한림체육관에서 좌장을 맡은 김부일 KBS제주방송총국 심의위원의 진행 속에 개최됐다.
‘손바닥 선인장’명품화사업 세미나에서는 지역주민들의 의지와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손바닥 선인장이 다양한 효능을 한 두 가지로 집중 부각시켜 인지도를 높이는 방안과 제품을 다양화시키는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주제발표에 나선 고양숙 제주대교수는 '손바닥선인장 성분의 기능성'발표를 통해 "1만여종이 넘는 선인장 가운데 약용효과가 우수하다고 알려진 것이 손바닥선인장"이라고 소개하고 "손바닥선인장의 명품 브랜드화를 위해서는 항상 식탁에 올릴 수 있도록 약용과 식용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친숙한 조리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선인장 추출물을 이용한 소스개발을 비롯해 선인장 추출물로 만든 제품 개발의 고급화·다양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영만 교수는 "손바닥 선인장은 타지역에서 '백년초'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편이지만 잘못 알려져 관절에 좋은 것으로 인식돼 있는 경우를 봤다"고 소개했다. 그는 "손바닥 선인장을 상품의 개념을 원재료인 선인장열매에만 한정지을 것이 아니라 외국의 선인장과 다른 강력한 차별성을 구축해 고가정책을 취함으로써 올바른 브랜드가치가 확립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신상범 제주환경연구센터 이사장은 그는 "손바닥 선인장의 북방한계선이 한림읍이라는 측면에서 봤을때 이 지역에 '세계선인장 박물관' 등 인프라를 구축할 경우 선인장에 대한 상품적 가치는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위로부터의 브랜드화 움직임이 아니라 주민들의 노력하에서 전문가들이 참여해 대안을 제시할 때 명품화 성공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안 제주선인장마을농원 대표는 "귀농자로서 한림읍 월령리에서 손바닥선인장을 키우고 있는데 우여곡절 끝에 최근에는 고소득 작목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조만간 자생지를 중심으로한 선인장공원이 조성되면 선인장 명품명소사업이 더욱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영인 제주농업기술센터 원예실증과장은 "건강기능성식품으로 인정되어야 하는데 재정상 문제로 실증연구영역 보고서가 없다는 이유로 인증을 받지 못한 상태"라며 "건강기능성식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천식·고지혈증·당뇨 개선 효과에 대한 임상실험을 통해 환약·캡슐형태 기능성 제품개발과 더불어 항염·항균작용을 살린 화장품·생활용품·식품부재료 개발이 필요하고, 선인장의 너무 많은 기능성을 부각시키는 것 보다 '천식 개선'등 효능을 한 두 가지로 집중 부각하는 것이 명품 인지도를 높혀나갈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손바닥 선인장을 양돈산업 및 관광산업과 연계하는 발전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시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한림지역은 양돈농가가 많은 지역이고 보성에 가면 녹차돼지고기가 유명하다"며 "돼지에게 선인장을 먹이면 콜레스테롤이 낮은 건강한 돼지고기가 생산된다는 점을 부각해 명품브랜드로 만들고 해안도로 돌담 위 선인장이 노란꽃을 피는 장면을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점을 이용해 관광산업과도 연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수 골든팜 대표는 "타지역 생산품을 브랜드화 하는 것과 한림읍 손바닥 선인장을 명품화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며 "한림읍지역에 선인장이 자생한다는 자체만 놓고 봐도 명품화의 인프라는 이미 갖고 있어 선인장을 활용한 명소만들기에 나선다면 자연스럽게 명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아라동 ‘청정노지 아라주는 딸기’ 명품화
청정노지 ‘아라주는 딸기’명품화 세미나는 29일 난지농업연구소에서 좌장을 맡은 김석범 KCTV제주방송 보도부장의 진행 속에 개최됐다. 이 세미나에서는 아라동 노지딸기는 '웰빙'에 맞춘 청정 제철과일이라는 점에서 명품브랜드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청정'이미지 구축을 위한 다각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주제발표에 나선 박성수 한라대 교수는 "갈수록 건강한 먹거리를 찾으려는 욕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딸기의 미래는 양적인 시설딸기가 아니라 제철에 재배되는 노지딸기가 될 것"이라며 "딸기 자체 기능성보다 재배환경·유통단계의 안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성수 제주대 교수는 보령의 머드축제를 예로 들며 "명품·명소만들기 사업을 제각각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장소마케팅을 통한 명품 딸기 만들기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오종훈 도의원은 "아라동 지역 딸기재배 농민들의 고령화가 심각해 10년 이후에는 이들이 남아있을지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명하면서 "명품화를 위해서는 생산자들의 협의하에 공동 상표를 만들고 공동판매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일정한 장소를 마련해 수확시기인 20여일간 '아라동 딸기 장터'를 개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양언 생산자대표는 "우선 농가들이 좋은 딸기를 생산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행정지원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한다며 ▷딸기잼 가공 제조시스템 구축 ▷신선도 유지를 위한 저온저장고 시설 ▷유기질비료 지원 ▷친환경 우수품종 개발 및 지원 ▷재배기술 지도 등 행정지원을 요청했다.
진희종 주민자치위원은 “행정이 주도하는 명품만들기 운동은 지역의 자생력과 자주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만큼 지역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농촌발전전략과 함께 동시에 이뤄져야 하며, 농약과 화학비료없이 재배할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여 저렴한 값에 보급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공동브랜드 및 자체브랜드의 개발 사용여부는 신중하게 고민해야할 과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