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사람이 책을 쓰는 게 아니다.
책을 쓰면 특별한 사람이 된다.
단지 주어와 서술어만 바꾸었을 뿐인데, 심오한 의미를 내포한다.
우리는 글을 쓰고 그걸 책으로 출간함으로써 이제껏 살아온 삶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 수 있다.
책을 쓰는 데는 특별한 능력이 요구되지 않는다. 평범한 사람도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일을 특별한 사람만 하는 줄 안다. 이것은 명백한 착각이며 자기의심이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고 책을 출간할 수 있다.
이 책을 쓰며 중학생이라는 말을 여러 번 언급할 것이다. 중학생은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과정 중 가장 초반이다. 최소한의 교양과 경험을 가졌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인생의 황금기이기도 하다.
첫째, 중학생 정도 수준이면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다
둘째, 책은 중학생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써야 한다
셋째, 중학생도 집중할 수 있게 즉, 재미있게 써야 한다
나도 중학생 시절을 거쳤고 중학생 시절이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 걸 알기에 중학생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외계인들이 지구를 쳐들오지 못하는 이유도 대한민국 중학생 때문이라고 한다는 웃픈 이야기도 있다. 맞는 말이다. 중학교 정도만 되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고, 글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 다만 경험이 부족할 뿐이다.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 시기에는 건강이 있고 호기심이 있고 패기가 있다.
중학생 정도 수준이 되면 누구나 쓸 수 있다. 따라서 재능이 없고, 능력이 없고, 자질이 없다는 말은 모두 틀린 말이다. 나도 주위에 어느 한 분야에 정통한 사람이나 남들보다 뛰어난 자질을 보이는 사람을 보면 그걸 책으로 써보시라고 권유한다. 그러면 다들 책을 어떻게 쓰냐고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충분히 쓸 수 있음에도 스스로를 가둔다. 이래서는 책을 쓸 수 없다. 된다 된다 외쳐도 될까 말까인데, ‘내가 되겠어?’하면서 자기 의심을 하는 순간 작가의 길에서 멀어진다. 작가로서의 자질이 충분함에도 스스로를 가두는 거다.
쓰기는 특출난 자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쓰기의 자질은 중학교 교육을 이수한 정도면 충분하다. 요즘 중학교를 나오지 않은 사람은 없으므로 결론적으로 누구나 쓸 수 있다. 간혹 글을 쓰기 위해서는 통찰이 오고, 영감이 오고, 아이디어가 샘 솟는 그런 상태가 되어야 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건 절대 필요하지 않다. 물론 있으면 편하기는 하다. 하지만 이런 재능은 문학을 할 때 필요한 재능이지 일반적인 글을 쓸 때 필요한 재능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재능은 글쓰기의 방해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쓸 수 있는 사람이 한정적이었다. 글도 쓰는 사람만 썼다. 대부분 배운 사람들이 썼다. 대학을 나오고 정규 과정을 거친 사람들, 혹은 책을 많이 읽은 지식인들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과연 그런가? 아무나 쓸 수 있다. 블로그나 브런치와 같은 책 쓰기 플랫폼은 하루게 다르게 늘어가고, 책을 출간하는 방식 또한 과거에 없던 여러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바야흐로 쓰기 전성시대다. 쓸 데가 없어, 쓸 장소가 없어, 쓸 장비가 없어 쓰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과거에는 정보가 부족했다. 그래서 작가의 공간을 보면 항상 자료들이 쌓여 있었다. 하지만 요즘 작가들을 보면 그렇게 쌓아 놓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에 모든 것이 다 있다. 거기서 검색해서 찾으면 된다.
소위 글발이 없다는 한 친구가 나에게 물었다. 어떻게 써야 하냐고? 그 친구는 나에게 왜 쓰냐고 얼마전까지 묻던 친구였다. 내가 책을 몇 권 출간하자 질문이 달라졌다. 내 답은 ‘그냥 부담없이 편하게 쓰라’ 였다. 무슨 거창한 대답을 듣기 원했는지 그 친구는 허탈하게 웃었다.
어깨에 힘을 빼고 부담없이 편하게 쓰면 된다. 왜? 내 글에 아무도 관심이 없어서다. 나도 블로그에 하루에 한두개씩 꾸준히 올리지만 정작 읽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도 상관없다. 꾸준함이 반응을 불러올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주례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주례를 보는 사람은 한 달 전부터 주례사를 수정하고 고치고, 읽는 연습을 한다. 하지만 정작 결혼식때 주례사를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무도 관심이 없단 말이다. 그럼에도 주례 선생님은 정성을 다해 준비한다. 아무도 안 듣는다고 생각하면 한결 편하다. 누가 잘 읽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순간 부담이 백 배다. 나도 그랬다. 그래서 그 친구가 안 읽었으면 한다. 아니 읽는다는 걸 내가 몰랐으면 한다.
글을 쓸 때 필요한 건 오로지 자신감과 뻔뻔함이다. ‘뭐 어때?’를 외치며 과감하게 써보자. 처음부터 우리는 헤밍웨이가 될 수 없다. 김훈이 될 수 없다. 하지만 꾸준함과 강인한 멘탈이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 앞에서 말한 STEM 공식처럼 시간과 의지, 노력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다. 내가 요즘 부르짖는 공식이다. 이런 공식이 때로는 말장난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동기부여의 좋은 수단이 되기도 한다. 강인한 멘탈로 꾸준하게 노력하면 결국 이루어지는 법이다. 한때 화제가 된 <1만 시간의 법칙>과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