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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5일
새벽 3시 오늘은 소사에서 육십령 구간까지 가야 하는데 나름대로 난이도가 있어 걱정이며
덕유산 구간은 걷는데 필요한 열량 부족으로 온몸의 힘을 다 짜내어 진행한 날인데 어찌 보면 반쯤 죽는 날이라 할 수 있겠다
소사에서 삼봉산 오름길에 새벽에 비가 온 건지 배추밭 가로는 풀들이 허리보다 더 크게 자라 있고
빗물이 가득하니 옷이며 신발이며 벌써 축축하다.
몇 번이나 쉬면서 오르기를 반복하는 도중에 경사가 심한 곳에 설치된 나무테크에서 소사마을 방향으로 보며
잠시 쉬어간다
삼봉산을 지나
대간 길인가?
삼봉산 이후로 만나는 대간길은 온통 미역 줄 덩굴이며 잎새마다 빗물이 가득하니 100m가량 헤엄치듯 지난다
전날 체력이 방전되어 새벽부터 빵을 먹어도 씹을 힘마저 없어 물을 마시며 그냥 삼기고
소사에서 얼마 지나오지 않았지만 벌써 힘이 빠진다.
빼재에서
감악산님께서 이곳에 기다리며 물과 사과, 참외, 빵 한 봉지를 챙겨 주셨지만
어깨가 빠질 듯 배낭이 무거운데 안 가지고 갈 수 없는 노릇이니
그렇다고 가지고 가자니 죽을 맛이고...
결국 모두 챙겨서 덕유를 넘는다
가야만 끝나니 가보자!
몇 번을 쉬다가 올라온 곳인지 갈미봉에 올라와서
갈미봉 지나 몇 번의 오름을 지나 대봉에 올라오니 멀리 지리산 주능선이 보인다.
우와!~ 나도 모르게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흐른다
너무 반갑고 그리웠던 1억 5천만 평의 웅장한 지리산 국립공원 천왕에서 반야까지 선명하게 선이 그려지니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엉엉 울어 보지만 눈물은 쉽게 그치지 않는다
여기까지 무사히 걸어올 수 있게 도와주신 클럽분들께 감사드리고 지리 천왕께 큰 절을 세 번 하고 나서도
눈물이 흐르는데 지리는 그렇게 웅장한 모습을 잠시 보여 주었고, 이내 짙은 구름이 몰려와 장막을 쳤지만
나머지는 와서 보란 듯 실루엣만 남겨 두었다
그래! 이것만 해도 어딘가.
이제는 비, 구름이 찾아오고, 비, 바람이 몰아친다고 해도 쉽게 지리에 다가설 수 있을 것 같다.
송계 삼거리를 지나면서 빗님이 오시기 시작했으며
오늘도 어김없이 빗물 샤워를 해야 할 것 같다
멀리 가야에서 이어지는 비계와 두문산 그리고 오도산 방향이 보이고
무룡산을 지나 삿갓재 대피소에 오후 3시 전까지 가야 하는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하지만, 비가 오니 시간이 어떻게 될지
통제 시간이 앞 당겨지기라도 한다면 큰일이라 발걸음을 서두르게 된다.
오후 2시 13분
삿갓재 대피소에 도착해서
햇반 하나 사고 물한병 꺼내 먹으려는데
조금 있다가 통제되니 빨리 하산하라고 하신다.
배낭 깊은곳에 넣어둔 고추장 찾다가 포기하고 급한 마음에 물 말아서 마시고 일어선다.
삿갓재에서 몇 발짝 올라오니 비는 소나기로 바뀌어 내리며 바람마저 불어온다.
산신님! 이제 정들 때도 된 것 같지 않나요.. 오늘은 국립공원이라며 옹팡지게 소나기를 내려 주시니
가야 할 남덕유와 서봉 방향으로 비가 많이 내리는 모습이고
햇반에 물 말아 삼켰지만 체력이 방전된 상태라 별 도움이 안 되어 남덕유에 오를 힘이 없어 서봉으로 곧장 향한다.
뭔 놈의 비는 이렇게 오는지
서봉 철계단 오름길에 몇 번을 쉬었다가 올라온 건지
서봉에 겨우 올라와
서봉에서 인증 담고
바람과 소낙비 그만 와도 좋은데... 아주 끝장을 보려고 내리는군요.
서봉에서 할미봉까지는 내리막길이라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었지만
할미봉 철계단길을 오르는데 체력 고갈로 다리에 힘이 없어 20번은 더 쉬었다가 오른다.
비는 그칠 줄 모르고 할미봉에 겨우 도착
인근 지역 택시기사분께 1시간 뒤에 육십령으로 오라고 예약해 두고
할미봉 이후 작은 무덤같은 오르막 길도 몇 번을 쉬었다가 오른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대미지를 크게 입은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육십령에 도착하니 아직 택시는 오지 않았고 다리에 힘 또한 제로다.서있을 힘도 없고
어디 앉아있을 곳도 없어
터널 안에서 젖은 옷부터 모두 갈아입고 담요로 체온을 유지하며 기다리니 택시가 앞에 선다.
전북 장수군 장계면 어느 여관에 들어가 그대로 고꾸라져 있으니 진주의 영스님이
밥하고 김치찌개를 준비해 오셨다.
먼 곳까지 오셨는데 식사대접을 해야겠기에 시장으로 가서 국밥 한 그릇 먹고와서
영스님은 댁으로 가시고, 씻는것도 신발 말리는것도 포기하고 그대로 고꾸라져 눕는다.
2021년 7월 6일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니 몸 상태가 엉망이다. 그래도 진행은 해야겠기에 택시 타고 육십령에 도착
깃대봉으로 가야 하는데 육십령에서 몇 발짝 가지 못하고 다시 내려온다.
다리에는 근육이 없는듯 하고 최악이다
그동안 하루 평균 한 끼 식사도 먹을 형편이 안되어 빠져나간 체력으로 인해 다리에 힘이 없어 진행 불가다,
다시 내려가는 택시 기사님께 육십령으로 올라오라고 부탁드려
지난밤에 묵었던 여관으로 가서 누워 있다가 아침이 되어 인근 시장에 가서 먹기 싫은 밥 억지로 먹고
10시 넘어 병원에 가서 몸의 증상을 이야기 하니 급심한 영양 실조로 위장이 헐어서 피가 나온다고 한다
하루정도 피가 더 나오면 큰 병원에 가보라 하셨는데...
영양제 링거 한대 맞고 와서 누워 있으니 맥가이버님이 걱정이 되셨는지 찾아오셨다.
이것저것 챙겨 오신 맥가이버님
점심 무렵이 지나서 인근 삼계탕집에 가서 점심 먹고와서 맥가이버님은 댁으로 가시고
잠시 누웠다가 다시 저녁 먹으러 가본다.
하루 동안 몇 끼를 챙겨 먹어도 체력은 그대로...
내일은 또 어쩌나 걱정이 앞선다.
저녁 무렵에 서울에서 밤 도깨비님께서 지리산까지 걸어 주시겠다며 찾아오셨습니다.
새벽에 밤도깨비님과 같이 육십령에 도착해서 전날 맥가이버님이 가지고 오신 죽으로 아침 해결하고
깃대봉으로 오른다.
2021년 7월 7일
육십령에서 복성이재까지 컨티션 난조로 고생 무지하게 한 구간
걸어갈 힘도 없고 조그만 오르막이 나오면 어쩌지 못하고 쉬어 간다
육십령에서 깃대봉 가는 길에
육십령에서 깃대봉 오름길
오늘도 비는 그치지 않고 내린다.
전날 많이 먹어 두었지만 체력이 고갈된 상태라 다리에 힘이 전혀 없으니
살이 빠질 때 지방이 먼저 빠지고, 그다음에 근육이 빠지는데 그래서 오르막은 오르지 못할 정도로 힘이 든다.
비는 오지만 길바닥에 주저앉아 수십 번을 쉬며 올라온 깃대봉
깃대봉에서 민령 가는 길에 본 함양군 서상면 방지리 모습
비는 잠시 그친 듯했지만 오늘은 아주 날을 잡으신 건지...
영취산
이제 금강 유역은 끝나고 섬진강 유역으로 들어와
백운산에서
육십령에서 몇 번을 쉬다가 올라온 건지
뭔가 먹어야 하는데 힘이 없어 그마저도 먹지 못하겠고
그동안 살이 많이 빠진 듯하다.
송림 지부장님께서 백운산 아래 중재에서 올라와 마중 오셨습니다.
마침 바바나를 가지고 오셨어 맛나게 먹어 봅니다.
지부장님 감사합니다.
비는 그칠 줄 모르고
어지간하면 좀 그치지
중재에서 복성이재 가는 길
봉화산 인근으로는 산객들이 전혀 다니지 않았는지
풀이 너무 우거져 진행하는데 무리가 있으며 헤엄치듯 지나간다.
그리고 봉화산 철쭉 축제를 하지 않아 철쭉이 사람 키높이로 자라 있어 나무 아래로 기어 다녀야 하고
봉화산 인근에서 부산에서 뛰어 대장님께서 마중을 나와 주셨습니다.
고마운 분들이 많이 나와 주시네요
복성이재에 도착해서 매요 마을까지 좀 더 진행하면 좋겠는데
온몸에 힘이 없어 더 이상 진행 불가
송림 지부장님. 마인드누님, 뛰어대장님,도깨비님
뛰어 대장님 차로 여원재 민박집으로 가서 쉬기로 합니다.
여원재 민박집
진행 경로를 보니 이곳에서 며칠간 숙소로 정해야 할 것 같네요
저녁은 할매가 준비해 주셨고 고기는 뛰어 대장님께서 준비
도깨비님께서 빨래와 신발을 모두 말려 주시고 저는 대충 먹고 일찍 퍼져 잠자리에 듭니다.
2021년 7월 8일
새벽에 나오려고 했지만 04시까지 소나기가 오더군요
비가 조금 소강상태 때 여원재 민박집에서 나와 복성이재 도착하니 비가 오고 있구요
아막성에 도착할 무렵에 비는 그쳤지만 습한 날씨가 된다.
물론 나뭇가지나 풀섶에는 빗물이 가득하고
백두대간길에 만나는 산성은 거의다 신라의 요충지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산아래 전북 남원에 교룡산에 산성이 있지만 신라군을 방비하는데 조금 멀죠
매요 마을 가기 전에 만나는 도로가에서
잠시 도로 따라가며
매요 마을 할매께 부탁해서
라면 3개 끓여 나누어 먹습니다.
물론 막걸리도 한잔해야겠죠
매요 마을 회관 앞 원두막에 걸터앉으니
마을분이 오시더니 빨리 가라고 소리 지른다.
작년 코로나 때부터 지금까지 한국의 하천을 다니면서 숱한 마을을 다녔지만
이런 고약한 동네는 처음일세
말댓꾸 하기도 귀찮고 두말하기도 귀찮고
보따리 들고 다시 매요 할머니 집에 가서 잠시 쉬다가 진행하기로 한다.
고남산 가는 길 지루하게 이어지며...
아!~ 그만하고 싶다.
진짜 그만두고 싶다.
육십령에서 모든 근육을 쥐어 짜가며 이를 악물고 이곳 고남산 아래까지 왔지만
더 이상 다리 근육이 서 있는 것도 허락하질 않는다.
특히 오르막에서는 숨쉬기마저 곤란하여 손을 목구멍 깊게 넣어
헛구역질을 해본다.
다행이라면 숨쉬기가 조금 편하다는 것
송림지부장님과 도깨비님께 너무 죄송하기도 하고
혼자 왔다면 분명 이곳에서 모두 정리하고 집으로 향했을 것 같다.
겨우 고남산에 올라와서
서있을 힘도 없고
이곳에서 잠시만 쉬었다가 가자며
이렇게 힘이 들 때도 있나 싶을 정도로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으며
오르막길은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
이대로 잠들었으면 좋겠지만 빨리 끝내고 집에 가야 아이들 얼굴이라도 볼 텐데
고남산 정상에서
두 분은 저의 호위무사가 되어 말없이 제가 일어나기만 기다려 줍니다.
그래~이제 또 가야겠죠
고남산에서 본 풍경
여원재에서
두 분은 고기리까지 가자고 하셨지만 수정봉 올라가는 건 지금으로써 불가능할 것 같아 여원재에서 스톱하고
여원재 민박집 할머니와 막걸리 한잔하고
젖은 빨래고 신발이고 모두 팽개치고 저녁도 대충 먹고 일찍 퍼집니다.
2021년 7월 9일 새벽 3시
새벽부터 반가운 손님이 찾아 주셨습니다.
콜리님과 동강님께서 제가 걱정되어 오셨구요
"산신 할배는 청개구리인가 봅니다.
직권남용을 자주 하시더니 오늘은 어째 조용하게 보내주시려나 봅니다."
수정봉 오름길에
잔잔한 오름길이지만 얼마나 쉬었다가 올라가는지
힘이 다 빠지고 나니 이제 산이 보이니 어찌 된 걸까요
다리에 몸에 힘이 없으니 수정봉에 오르는 게 지리산 천왕봉 오르는 것보다 더 힘이 듭니다.
잠시 쉬어 가자며 말씀드리고
고기리에서 콜리님께서 준비해주신 라면에 밥 말아서 조금 먹어두고
이틀간 걸음 해주셨던 송림지부장님은 급한일이 있어 댁으로 돌아가시고 ...감사드립니다.
이제부터 진짜 힘든 곳
고기리에서 고리봉 어떻게 올라야 하나 걱정을 해 보지만 결국 올라야 할 곳이라
앞에 보이는 높디높은 고리봉 정상이 야속하기만 하다
평소 같으면 50분이면 오르는 곳인데
쉬며 쉬며 올라가지 않은 다리와 무거운 몸댕이 끌고 2시간 넘게 걸려 도착하게 된다.
고리봉에 도착해서
이곳에 서기만 해도 모두 끝난 것 같은데 운무 속의 만복대는 또 어떻게 올라가나
내일은 또 어떻게 지리를 걷는냐!~~
잠시의 휴식이 끝나고 정령치 휴게소까지는 내리막길이며
정령치에 도착해서 컵라면 하나로 다시 배를 채운다
이러다 오늘 중으로 성삼재에 도착할 것 같지 않아 쉬며 쉬며 만복대로 오르는데
다리에 힘은 없고 숨쉬기도 곤란할 지경이라...
만복대에 올라
몸무게 10kg 빠진 상태
그저 고맙고 감사한 시간
지나고 보니 이렇게 힘든 것도 모두 내가 안 먹어서 그런 것이며
체력 관리를 못한 죄가 큽니다.
만복대에 서기까지 주위에 지인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곳에 서지 못하고 집으로 내려갔을 것 같다.
며칠째 말없이 도와주고 계시는 도깨비님
산길에 앞에서 가며 거미줄 모두 제거해주셨고요
고마운 마음 어찌 다 갚을지...
그저 고맙다는 말만 전합니다.
지나온 만복대가 보이고
지리산 반야가 지척이지만 진부령에서 이곳까지 숫자를 헤아릴 정도로 먹은게 부실했으니
입이 까다로운것도 있지만 늦은 시간까지 산행 후에 택시 타고 사람 사는 곳까지 내려가면 어지간한 읍, 면 단위는
코로나 영향으로 식당에 문을 일찍 닫아 먹을 수 없었다.
그리고 편의점도 그렇고... 비는 도대체 얼마나 왔는지 배낭 무게는 17-20kg에 육박하였고
다음날 산행을 위하여 여관에서 잠자는것보다 신발 말리고 옷 말리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잤으니
체력이 바닥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백두대간 그 길에서
낯선곳에 왔다가 인생을 바꿀 정도의 정을 느끼게 되니
아무리 힘들어도 이 길고 긴 길은 사람의 정을 듬뿍 담아가는 길일 것이다.
주위로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아 정신적으로는 힘든 길이 아니었지만 부실한 몸을 이끌고 오느라
육체적으로는 너무 힘든 길이다.
내일을 위해서 이곳 성삼재에서 마무리하며
성삼재로 가기 전에 클럽 회원 대구 현풍에서 오신 분을 만나 인사를 나눈다.
내일은 또 어쩌나 천왕을 보면 눈물이 날까
그리고 지겹도록 따라 따라다니던 소나기가 또 올까
휴게소에 들러 아이스크림 몇 개 사서 나누어 드리고
콜리님 자가용으로 다시 여원재 민박집에 와서 몸무게 측정하니 69,7kg이다 집에서 나올 때 80kg 그램이었는데 하루 평균 500g 빠져나간 것 같다.
미리 주문해둔 닭백숙으로 배를 채우게 되지만
씹어먹을 힘 조차 부담이고 부드러운 채소하고 먹으며 하루 일과를 정리하고 초저녁에 잠자리에 든다.
7월 10일 새벽 2시
여원재 민박집에 1시에 일어나 닭죽으로 배를 채우고 콜리님 자가용으로 성삼재에 올라와
노고단 산신 할머니께 "오늘은 지인분들도 옆에 계시고 하니 비 좀 내리지 말라고 부탁드리고
이제 더이상 갈곳도 없고 오를곳도 없는 천왕이다.
천왕으로 향한다.
마침 같은 날 지리 왕복 종주하시는 선수분들이 우르르 앞으로 지나고
창원에서 오신 선수 분들이 인사를 하며 지난다,
파이팅 하라며 큰소리로 외치고
임걸령에 도착해 바위에 걸터앉아 어둠이 내려앉은 밤하늘을 올려다보니 별이 여러 개 보이고
지리에서 누구나 보고 싶어 하는 별들의 바다인 은하수는 구름 속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무조건 앞만 비추는 렌턴이 소유와 욕심이라면 별은 서로의 빛에 의해 생기는 산물이니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것 같다.
임걸령에서 노루목까지 오르막길이 이어지니 참 죽을 맛이다.
오늘 함께 할 지인분들
이곳까지는 어찌어찌 걸어왔지만 토끼봉 오름길이 걱정이다
육십령에서 지금까지 가지고 다니던 밤나무 지팡이는 지리산을 아프게 할 것 같아 등산로 옆에 버리고
두 다리에 힘이 없어 죽을 맛으로 오르고 쉬기를 무한 반복하며
맥가이버님, 깽이님, 솜 주먹님은 벽소령으로 라면 끓일 준비로 먼저 출발하시고
동강 누님과 도깨비님과 같이 천천히 걸어서 간다.
뒤늦게 도착하니 어묵탕과 떡라면을 끓이고 햇반을 준비하셨네요
이렇게 맛있게 먹어도 되는건지
대간길 걸으면서 가장 맛있게 먹은 것 같다.
이곳에서 저를 알아보신 중학교 선배 두분를 만나서 인사를 나누고
벽소령에서 아침으로 햇반 하고 어묵탕 맛있게 먹고 지나는 길에
영신봉 아래에 서울에서 오신 정명 대장님과 꼴짝 총무님께서 마중을 나와 주셨고요
배낭에서 과일을 수북하게 꺼내 놓으며 잠시 쉬었다가 갑니다.
제가 걸음이 늦으니 장터목에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을지 스스로가 걱정이 되는군요
고마운 분들
세석 인근에서 오르막길은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체력이 빠진 상태
한 발짝 움직이기도 힘드니
어찌보면 이제부터 진짜 산꾼의 모습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겠다.
살찐 산꾼과 굶주린 산꾼 ...
메 말랐던 대지위에 온갖 풀이 돋아나고 나무마다 새싹이 돋아나는 것처럼 이번 대간길을 통해서
숨김없는 본성을 찾아내고 싶다.
자연과 하나가 되려고 노력했지만 지금의 몰골을 보니 ...
연하 선경에서 천왕을 올려다보는데 지리천왕이 "그동안 빗길에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 많았다"며 한마디 하는듯하여
갑자기 눈물이 나더군요
소리 내어 엉엉 울고 싶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으니 혹시라도 넘어질까 맥가이버 님이 뒤에서 안아 주신다.
참~ 고마운 분입니다.
일행들의 따뜻한 배려로 몇 발짝 앞을 지나며
진주에서 영스님이 또다시 나타나는데 커다란 수박 한 통을 들고 앞에서 기다립니다.
저렇게 큰걸 배낭에 매고 중산리에서 여기까지 올라오셨으니
등세 옆에 앉아 수박을 조각조각 내어 지인분들께 나누어 주셨고
저도 한 조각 먹고 일어섭니다.
영스님 고맙습니다.
대구지부에서 지부장님과 유나님, 종환님이 오셨구요
일행이 많아졌습니다.
제가 많이 늦은 관계도 있지만 지금 것 지나온 길 마지막으로 정리도 할 겸 먼저 출발할 테니
10분 뒤에 따라 올라 오라고 말씀 드리고
장터목에서 제석봉 오름길은 그야말로 지옥길 같이 멀고 힘든다. 몇 발짝 가다가 쉬길 반복하며
제석봉에서 천왕을 보며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며 합장하는데 또다시 눈물이 흐른다.
이를 어쩌나!
곁에서 지켜보시던 동강 누님도 내 일인 양 같이 눈물을 흘려주시고...
지리 천왕을 보고 눈물 흘려 본 적이 있는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
육십령 이후로 체력이 방전 상태라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수 없이 했지만
그래! 이길 수 있을 때만 싸우는 게 아니다. 어떻게 하던 먼지처럼 흩어진 정신줄을 두 손으로 거머쥐고 있어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며
강원도 진부령에서 여원재까지 소나기가 그렇게 앞을 막았지만 결국 지리 천왕을 바로 앞에 두고 있으니
눈물이 흐를 수밖에 없다.
이 길에 클럽분들과 주위의 지인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도 일찍 포기하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을지 모른다.
눈물이 나서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해 바닥만 보고 지나다 보니 어느덧 천왕봉 아래다
철계단 지나서 정상으로 오를 힘도 없어
난간대 없는 곳은 거의 기어 올라왔으며
서 있을 힘도 없다.
만 22일간 지나 온길
더위와 습한 날씨 그리고 17일간 소나기가 앞을 막았지만 결국 많은 분들의 응원과 도움이 있었기에
이곳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사람의 정이 너무 고마워 울면서 올라온 지리 천왕 길
정상 앞에서 가지고 간 통조림과 복숭아 하나 수건 위에 올려놓고 천왕께 3배로 간단한 의식을 치르며
산신께 그동안 보살펴 주신 마음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1배 산신께 고마운 마음
2배 클럽분들의 소중한 마음을
3배 7월 20일,9월 27일 해병 1274기 군대에 가는 아들 두 녀석을 위해서
아무런 사고 없이 이곳까지 걷게 해 주신 "천지신명 산천초목"께도 합장으로 인사드리고
행여나 백두대간을 한 번에 걸음 하시겠다면 꼭 진부령에서 지리로 이어 오시기 바랍니다.
그 길에 어디선가 지리를 처음 보게 된다면 누구나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릴 것이며
그리고 지리 천왕 아래에 선다면 저보다 더 많은 눈 물을 흘릴 것입니다.
더이상 오를곳도 없는 지리천왕
끝이란 결국 집이겠죠
J3클럽 지리 태극종주와 국공 연산길에 첫 문을 여는 곳 지리는 곧 J3입니다.
17일간 비가 내려 발바닥이 곰발닥이 되었지만
물집 하나 생기지 않은 두발에 고마움도 전해보며 길게 이어온 백두대간 이곳에서 산길샘 트랙을 끄고
마무리한다.
산이란!~ 결국 사람이며 대간길에 어느 누구 하나 찾아오지 않았다면
그동안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았기에 이 모양이었을까? 하고 스스로 답을 내렸겠지만
많은 분들이 찾아 주셔서 소중한고 아름다운 대간길이 되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함께한 분들과 같이 인증 담아보고
훗날 다시 한번 더 이 길을 걸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번 산행길처럼 똑같은 조건이 된다면 보다 더 열심히 걸음 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도 지리산에 비 소식이 있었지만 , 그토록 따라다니며 괴롭히던 비는 오지 않았으나
천왕에서 중산리로 내려가는 길에 법계사 인근에서 비가 내린다.
지리 천왕이 참았던 눈물을 흘려 못난 산꾼을 조용히 배웅하고 있었고 천왕의 눈물이라 더욱더 좋았다.
비는 중산리에 도착하자 거짓말처럼 그쳤고 지겹도록 따라오던 장맛비가 그리울지도 모르겠다
뒤풀이 비용은 광주의 친구 지음이 모두 내주셨고요
찾아오신 분들 고마운 마음 어찌 다 갚을지
창원 철옹성 고문님이 보내주신 기념패
뜻하지 않게 이런 기념패를 받고 보니 다음에 한번 더 올라가야겠습니다.
너무 이쁜 떡 케이크 먹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중산리에 정자는 저의 회사에서 지은 것이고요
그 앞에서 전국구 내외분, 맥가이버 님, 콜리님, 동강 고문님. 종환 님, 유나 님,
앞줄 꼴짝 총무님, 깽이님, 매화 고문님, 저, 이쁜 척 하지님 정명 대장님, 솜 주먹님, 오케이 지부장님,
그리고 며칠간 제가 쓰러질까 봐 지켜주신 도깨비님,
산길 그 끝에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산길이나 강 길을 다니면서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다녔으나 뭔가 하나 부족한 부분을 지울 수 없어
수 없이 생각한 곳이 바로 백두대간을 한 번에 걸음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특별한 것을 찾아 나서거나 고승대덕 덕망 높으신 분들이 화두에 담는 간절한 궁극의 진리를 찾겠다는 걸음도 아닌
그저 두발로 산 넘어 뭐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만 가지고 떠난 길
그 길 산너머에는 높거나 멋진 산이 아닌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왔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람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그대를 아껴주는 가족과 그대를 지켜주는 동료를 만 있을 뿐입니다.
만 22일간 지켜봐 주신 모든 분들 사랑하며 산에서 일어난 특별함은 지독한 장맛비와 가끔 타는듯한 갈증과 새벽에 찾아오는
외로움과 좀 더 편하고자 가지고 간 쓸데없는 짐 때문에 어깨가 빠질듯한 고통이 있었으나 지나고 보니 그건 아무것도 아녔습니다.
지나온 산길은 금방 잊히나 앞으로 가야 할 산길에는 오로지 사람만 있을 뿐입니다.
저의 대간길은 이것으로 정리하며 산길에 찾아주신 클럽의 지부분들과 전화로 격려해주신 수많은 분들
그리고 특별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사랑과 우정은 잊지 못하며 눈물로 오른 지리산을 끝으로 백두대간 진부령에서 지리까지
746km(6월 18일 오후 3시 20분 진부령에서 ~7월 10일 오후 3시 15분 지리산 정상) 마침을 신고 합니다.
끝으로 대간길에 도움 주셨던 분들과 후원금 보내 주셨던 분들 너무 많죠
그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한 마음 다시 전하며...
다음 갈길은 보다 멀리 걷는 것 하나 남았습니다.
감히 형언할 수 없군요.그저 감탄만 할 뿐입니다.
님을 알고있는 제가 자랑스럽고 영광스럽습니다.
아무쪼록 빠른 체력회복 바랍니다.
진솔한 댓글이 너무 많아 어떤 글에서는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움을 느낍니다.
일일이 댓글 달아 드리지 못한점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백두대간을 통해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사람의 정을 누구보다 많이 느낀 걸음이었으며
비가 너무 와서 체력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소진 상태
비오는날 먼지날리듯 흩어진 정신줄을 다시 잡는데
많은 분들의 뜨거웠던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백두대간 길을 통틀어 그 아름다움과 견줄 수 있는건 오로지 사람뿐이라는걸
다시 한번 더 알게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고맙고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다음 갈길은 오는 년말에 대한민국 한바퀴 3천 600km를 진행하는데 많은 응원부탁드리겠습니다.
못말리는 배방장님!!!!
또 응원합니다
전대미문의 백두대간 드라마 쓰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대간길을 원샷으로 한다는 자체가 무모하다고 생각했는데, 당연하다는 듯이 정신력으로 그 통념을 깨버리셨네요.
변덕스런 날씨가 앞을 가로 막고, 체력이 떨어져 발목을 잡아도 제삼리 주민들의 응원으로 함께 큰 획을 그으신 방장님 무한 축하 드립니다.
축난 몸 잘 추스리시고 빠르게 회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우리들의 리더 방장님
축하드리고^^ 존경합니다!!
백두대간 완주 축하드립니다.
저분이라면 완주하겠다 생각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는데 이것만으로도 방장님은 잘 살아온 성공한 인생일겁니다.
다큐로 제작했다면 인간의 의지와 사람간의 의리가 곁들여진 감동이었을 겁니다~
와
마지막 천왕봉 꼭대기에서 '행여나'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저 감동 감동 또 감동, 감사에 감사 감사를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