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의 영성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차량 관리, 치아 관리, 혈관 관리, 구두 관리, 옷 관리, 인간관계 관리……. 주기적인 점검과 수리 보수를 하면 분명 오래 쓰고 잘 사용할 수 있다. 관리가 안 되는 댐은 작은 틈새로 인해 붕괴 위험에 처하듯 조직과 내 삶과 내 물건들 역시 관리가 안 되면 이내 몇 배의 대가로 돌아온다.
예전에 차에 나무의 송진이나 새의 배설물이 묻은 채로 조금 방치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아예 페인트가 벗겨지고 도색이 못쓰게 되어 버린 기억이 난다. 관리가 안 되는 조직은 허점이 많다. 대체로 운동 팀들도 공격 잘하는 팀보다 수비 잘하는 팀들이 강하다. 전쟁시에도 적을 공격하려면 수비하는 병력의 최소한 3배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끊임없는 관리와 담금질이 그 조직의 생명력이 된다.
그렇다면 이 관리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부지런해야 한다. 인간관리를 잘하는 사람들은 평소에도 주기적으로 연락하고 도움을 주면서 관계를 유지한다. 세상에 그냥 저절로 되는 것은 없다. 차가 청결하고 깨끗한 사람도 늘 닦고 조이고 기름칠을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나는 군대에서 운전병으로 있었는데, 정비파트의 구호는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였다. 관리 잘 하라는 말이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결코 관리가 되지 않는다.
둘째, 그 자체를 즐거워해야 한다. 자전거를 고치며 즐거워하는 아저씨를 본 적이 있다. 남의 자전거를 고치면서도 망가진 것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해하셨다. 내 자전거를 고쳐주셔서 먼저는 내가 기뻤지만 그분 역시 기뻐하는 것을 보고 기쁨이 두 배가 되었다. 명동에 있는 명품 수선 가계는 얼마나 실력이 뛰어나던지 이태리 장인 못지않다고 소문이 자자하다는 기사를 보았다.
셋째,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물건을 하나 팔아도 혼신의 힘을 담아서 설명해야 그 열정이 손님에게 전달되어 물건 구매까지 이어진다. 반면 내 할 일만 하면 그만이라는 알바 정신으로 일하는 직원 중에는 자기가 파는 물건에 대해서도 별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마인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 늘 빚을 지고 사는 사람들은 재정 마인드가 없어서 물질 관리가 안 되는 것이다. 또 과소비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멘탈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실전스피치 모임에 참석해서도 목적없이 훈련하는 분들이 있다. 꼭 이런 훈련을 해야하나요? 전 다음에 할께요 등등...우리에게 다음은 없는것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를 더 말한다면, 인생사의 여러 가지 어려움들도 관리하는 차원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억울한 일로 감옥에 수감되었을 때 분노하며 허송세월하지 않고 운동으로 승화시켜 몸짱이 된 후에 책을 썼다. 실직의 고통을 물건 정리라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발전시키는 창조의 시간으로 바꾼 이도 있다. 그는 실제로 청소와 수납의 달인이 되었다. 스피치훈련생 중에 무대공포증, 대중공포증으로 고통이 심한 분이 있다면 이 고통을 관리의 영성으로 연결시키라고 하고 싶다.
실전성격개조 및 대중공포 스피치모임 허선(운영자)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