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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7대륙 최고봉 모임 원문보기 글쓴이: 세븐써밋
▣ 오뜨루트 트레킹 11일차(Zinal야영장~Gruben야영장)
- 일 시 : 2013. 9. 2(월) - 거리 및 시간 : 22.6km/09:39 - 날씨 : 맑음 - 이동경로
- 일정 06:30 아침식사 07:10 찌날 야영장 출발 07:26 슈퍼마켓 11:15 Barneuza 12:21 Nava 13:51 Forcletta 16:10 Bluomatte 16:50 Guruben야영장
오늘 진행할 찌날~구루벤 구간의 등로는 3분의 1 정도가 북쪽, 즉 산 중턱으로 트래버스하는 것이 특징이고, 이후 등로는 동북쪽으로 진행하여 Forcletta(2874m) 고개를 넘어 구루벤((1818m)까지 이어지고, 고도가 약 1,050m 정도가 떨어진다. 등고선이 없는 지도로 독도를 할 시는 방향과 고도로 독도를 하기 때문에 고도를 자주 확인할 필요성이 있고, 특정 지점의 고도와 비교하면서 독도를 해야 한다.
아침은 해먹지 않고 아침 일찍 슈퍼마켓으로 향했다. 찌날은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어서인지 몰라도 슈퍼가 아침 일찍 문을 열었다. 빵 및 이틀간 먹을 식료품을 산 후, 아침을 빵으로 대신했다.
<찌날야영장 남쪽 산군>
산 들머리는 슈퍼에서 찌날 야영장 방향으로 약 600미터 지점에 있었고(아마도 이곳 말고 또 다른 들머리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됨), 마을 한복판을 지나 산으로 향했다. 그러나 오뜨루트 트래킹 등로가 이어지지 않아 계속 왔다리 갔다리 했다. 한참을 헤맨 후 어느 저택에 있는 할머니에게 물어본 결과 현재 방향이 아닌 반대방향으로 진행해야 되고, 계곡을 몇번 건너는 등, 아무튼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독도에서 알바를 가장 많이 하는 곳이 산 들머리이다. 산 들머리를 찾을 시는 지도 정치를 잘 해야 한다. 지도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방향이며, 방향이 잡히면 목표지점을 정하고, 목표지점을 향하여 가면 된다. 그러나 방향을 잘못 잡으면 완전히 다른 곳으로 진행되기에 크게 알바를 하게 된다.
찌날에서 지도 상에 나와 있는 진행 방향은 북쪽이었고, 그래서 등로는 북쪽으로 향하는 등로를 찾아야 했었는데 남쪽으로 향하는 등로로 갔으니 당연히 오뜨루트 등로를 찾을 수 없다.
아무튼 할머니가 가르쳐 준 곳으로 가니 오뜨루트 정상적인 등로를 찾을 수 있었다. 아침부터 약 1시간 정도 헤매니 김이 빠졌고, 조망이 좋은 곳을 골라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휴식 후 아이크, 박찬희 포투나가 선두그룹으로 먼저 출발하였고, 내가 2번 째로 출발하고, 나머니 대원들이 후미로 따라왔다. 조금 경사가 있는 언덕을 올라서니 등로는 좌측, 즉 북쪽으로 계속 트래버스 되었다. 약 2시간 정도 진행하니 목장이 보였고, 이곳이 지도 상에 나와 있는 Barneuza이다.
<Barneza 목장>
그런데 이곳에서 길이 갈렸다. 위쪽 방향의 길은 나무로 관문을 만들어 놓았고, 오뜨루트 표시(세줄 페인트)가 되어 있었다. 아랫쪽 길은 우리가 가고자 하는 Nava 산장 이정표가 되어 있었다.
<Barneuza 갈림길>
그런데 선두로 출발한 아이크가 아래쪽 방향에 화살표를 깔아 놓았다. 아랫쪽 길로 조금 진행하니 길이 또 갈렸고, 대원들 몇몇이 아랫쪽 길로 진행하고 있었다. 아랫쪽 길은 고도가 계속 떨어지고 있었고, 아마도 마을로 내려가는 길인 것 같았다. 나는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소리친 후 이정표를 따라 윗쪽 길로 진행하였고, 조금 가다보니 등로가 없어지고 만다. 할 수 없이 지도를 꺼내 지도 정치를 해보니 처음 갈린 윗쪽길이 맞을 것 같았다. 이리저리 등로를 찾다보니 윗쪽 길에 트래커들이 왕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하!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등로 방향만 보고 직선으로 치고 올라갔다. 처음에 거리가 가깝게 보여 금방 올라갈 줄 알았는데 가다보니 너덜지대에다 급경사다보니 시간이 제법 걸렸고, 상당히 힘들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외국 트래커가 다가왔다. 오뜨루트 등로를 물으니 이 등로가 맞고, 나바 산장은 약 1시간 정도 가면 된단다. 일단 선두그룹과 길이 갈렸으니 문자를 보냈다. 잠시 후 답장이 왔는데 나바산장에 거의 다 왔으니 나바산장에서 만나잔다.
선두그룹과 나바산장에서 만나기 위해 휴식없이 나바산장으로 향했다. 12시 20분에 나바 산장에 도착했으나 선두그룹이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다시 문자가 왔는데 포흐클레타 고개로 가고 있으니 포흐클레타 고개에서 만나잔다.
휴식없이 바로 포흐클레타 고개로 향했다. 오늘은 아침을 빵으로 대신했고, 중간에 간식을 약간 먹긴 했지만 점심을 거른 채 무거운 배낭을 지고 거의 휴식없이 진행하다보니 체력이 고갈된 느낌이었다.
포흐클레타 고개 몇백미터 전부터는 급경사가 시작되었다. 갈지자형 등로는 끝없이 이어졌고, 가다 쉬다를 반복한 끝에 간신히 포흐클레타 고개에 도착할 수 있었다. gps를 보니 오후 1시 50분이었고, 고도는 2877m였다.
먼저 도착한 김종대, 망고곤쥬, 칼쓰마, 리플담이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유는 선두그룹이 포흐클레타 고개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선두그룹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선두그룹은 Barneuza 목장에서 아랫길로 진행하였고, 그래서 현위치 파악을 잘못한 것이었다.
선두그룹이 쌀과 코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식사는 할 수 없었고, 빵과 미숫가루로 점심을 대신했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먹으니 허기는 가셨고,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빙하를 안은 아름다운 설산들을 보니 마음이 가라 앉았다.
<포흐클레타 정상에서 바라본 풍광1>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다시 문자가 왔다. 길을 잘못 들어 포흐클레타 고개로 가고 있으니 그루벤으로 하산하란다. 하산길은 고도가 1000미터 이상 떨어지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아름다운 설산을 보며 느긋하게 가다보니 지루하지는 않았다.
<남쪽방향 빙하1>
Bluomatte 마을에 오후 4시 10분에 도착하였다. 그루벤은 Bluomatte 아랫마을이다. 모두 마을 마을 앞에 있는 개울가에서 씻고, 휴식을 취하였다.
<Bluomatte 마을>
그런데 지나가는 할머니에게 캠핑장을 물으니 잘 모른단다.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데리고 와서 캠핑장 위치를 자세히 알려준다. 그리고 시즌이 지났기 때문에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단다. 넘 고마운 분들이다.
Bluomatte 마을에서 10분 정도 내려가니 하얀색의 몽골 텐트 3동이 보였다. 텐트 안쪽을 살펴보니 침상 등 캠핑시설이 아주 잘 되어 있었고, 땡 잡은 기분이 들었다.
<그루벤 야영장 몽골 텐트>
배낭을 정리한 후 텐트와 젖은 옷을 말리고 휴식을 취했다 약 1시간 후 선두그룹이 도착했고, 오랜만에 쌀밥으로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은 후 다른 동의 몽골텐트에서 모닥불을 피웠다. 몽골텐트 3동 중 1동은 침실이었고, 1동은 주방, 1동은 캠프파이어를 할 수 있게 꾸며져 있었다. 위스키 잔이 돌 때마다 얼굴은 점차 붉어져 갔고, 이야기 꽃은 캠핑 불꽃보다 더 훨훨 타올랐다.
<몽골텐드 안에서 캠프파이어>
<몽골 텐트 안 모닥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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