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너구리가 살짝 비켜가면서 습한 바람만 남겼나봅니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아침부터 푹푹 찝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 걱정 없네요. 오늘은 시원한 실내로만 돌아다닐거니까요.
오늘의 목적지는 화폐박물관과 중앙과학관 창의나래관!!
가는 버스 안에서 이젠 익숙해진 노래들을 신나게 불러보면서 첫인사를 하였습니다.
'하나를 부르지'~~~' 개암나무 열어라'
'커다란 거미가 파리에게 얘기를 하네~~'
자, 이제 공부를 해 볼까요?
돈이 생기게 된 이유, 옛날 사람들이 사용했던 화폐의 종류, 지폐의 시작, 최초의 화폐 등등
'돈'으로 내가 사고싶은 물건만 사면 된다고 생각하다가 이렇게 오랜시간동안 필요에 의해
사람들이 돈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들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자료집을 하나씩 넘겨가며 친절히 설명해주시는 은영선생님~~
어느 새 박물관에 도착했네요. 한국조폐공사옆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내리는 길에, 기사님께서 아이들 먹으라고 시원하게 얼린 초코음료를 나눠주시네요. 저희 아이들
생각하며 어젯밤부터 준비하신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맛있게 음료수를 먹고 자, 들어가볼까요?
먼 곳에서 온 다른 팀들도 보이네요. 서로 부딪히지 않게 조심조심하며, 먼저 주화관으로 들어갑니다.
눈앞에 보이는 동전을 찍던 기계인 압인기를 시작으로 전시관을 둘러보면서 아주 오랜 옛날 사람들이
사용했던 동전들을 확인해봅니다. 조개모양, 물고기모양, 철로 만든 삽과 칼 모양 화폐까지 정말 다양
합니다. 은병도 있고 화살촉도 화폐로 사용되었다는군요.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상평통보 글자속에
있는 의미들까지 알아보았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 지폐관을 둘러보고, 기념주화, 그리고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우표관까지 모두 둘러보았습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두둥~~ '위조지폐감별관'
각자 가지고 온 1000원 지폐를 꺼내들고 하나씩 확인해봅니다. 홀로그램으로 나타나는 그림, 숨은 그림찾기,
깃 속에 숨어있는 글자를 돋보기로 찾아보면서, 까만 띠 속에 숨은 won글자를 찾아보면서 아이들은
'어~~여기 있다 찾았다'
신났습니다. 다들 자기가 가지고 온 지폐들이 진짜라며 신났습니다. 전등빛에 요리조리 돌려가며 지폐
보는 모습이 전문가들 같습니다.
자, 마지막으로 1층 체험관으로 가서 돈벼락을 맞아볼까요? 박물관에서 나눠준 휴대용동전제조기를
들고 1층 압인기로 가서 직접 돌려가면서 자신들만의 동전을 하나씩 만들어보았습니다. 5만원 지폐의
신사임당이 되어보기도 하고, 만원 지폐의 세종대왕이 되어보기도 합니다. 이제는 한층 더 가까워진
친구들이라 스스럼없이 같이 웃고 이야기하는 모습이 좋습니다.
슬슬, 아침을 못 먹고 온 아이들이 배가 고파요~~합니다. 밥 먹으러 고고고~~~!!
도착하자마자 지글지글 닭갈비 익는 소리에 침이 절로 나옵니다. 배가 고프네요. 식당 사장님이
치즈떡을 서비스로 그득그득 주시네요. 아이들이 쭉 쭉 늘어나는 치즈맛에 재미있는지 하나 더
하나 더 합니다. 매운 걸 못먹는 아이들도 배가 고픈지 다들 잘 먹네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마지막 볶음밥까지 싹 싹 긁어 먹었습니다. 아~~배 부르다.
이제 1시에 예약해놓은 창의나래관으로 출발~~가는 차 안에서 과학관에서 볼 실험들에 관해서
대략적인 설명을 했습니다.
우리 실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체험들이라 아이들이 흥미를 보입니다. 1시 10분전 도착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이 잽싸게 전기실험하는 곳으로 뛰어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테슬라코일이 고장이 나서 조금 아쉬웠지만 반데그라프실험이 기다리고 있네요. 운이 좋아
실험 조수로 재환이가 선택되었네요. 멋진 머리모양덕택입니다. 자동차안에서 번개를 맞을 때
위험한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직접 실험을 보니 아이들이 신나합니다. 바로 연달아
레이저실험입니다. 레이저로 풍선터뜨리기, 영화 미션임파서블에서처럼 레이저선
피해서 지나가기 등 남자아이, 여자아이 할 것없이 눈들이 반짝반짝하네요. 2층으로
올라가서는 각자 자기자신이 선택한 체험들을 합니다. 남자아이들은 사칙연산 게임내기,
골프체험, 그리고 가장 재미있어한 건 모션체험이네요. 범블비가 화면에 나오고 내가 움직이는
대로 범블비도 따라 움직입니다. 그러다 심하게 움직이면 범블비 몸이 꼬여버리니,
그 때마다 아이들은 배꼽이 빠져라 웃네요. 아이들은 정말 작은 일에도 깔깔깔 잘 웃습니다.
그모습을 보는 우리들도 웃음이 절로 납니다. 여자아이들은 어디 있을까요? 역시, 나만의
아바타 만들기에 빠져있네요. 이쁘게 잘 꾸며서 이메일로도 보낼 수 있습니다.
아이들 운이 좋아서 지진 4D 라이더 타기에 모두 당첨!!! 아이들 덕택에 선생님들까지 더불어
재미있게 놀았네요. 생각보다 재미있는 체험이었습니다. 로봇공연을 못 보아서 아쉽긴 했지만
지진체험이 훨씬 나았던 것 같네요.
이제, 모두 끝났습니다. 오늘 하루도 알차게 보내고 아이들이 꼭 기다리는 시간, 간식시간입니다.
각자 가져온 간식을 꺼내들고 시원한 나무그늘아래 옹기종기 모여앉았습니다. 이제는 친해진
아이들, 그리고 우리 선생님들까지 아이들이 선생님들 입속으로 하나씩 챙겨서 넣어주네요.
여기저기서 이거 드세요, 같이 드세요~~ 그러네요.
과학관출구로 나오다보니 놀이분수가 퐁 퐁 쏟아나네요. 아이들이 이제서야 발견했네요. 어쩔 수 없어요.
이제는 우리가 집으로 가야 할 시간~~
과학관은 몇 번을 와도 지겹지 않은 곳이네요. 본관도 여러가지로 나뉘어져 있어서 하루안에
다 보는 것이 힘들고, 옆에 천체관에 생물탐구관, 그리고 야외에 만들어진 역사공원까지 몇 번을
와도 새로운 곳입니다.
부모님들과 꼭 다시 가 볼 수 있기를 추천하면서 저희는 멋진 기사님이 기다리시는 버스로 갔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여전히 아이들은 조잘조잘, 재잘재잘 쉴틈없이 얘기하고, 웃고, 떠들고 놀고...
한동안 아이들의 이 소리들이 그립겠지요?
한 학기 정말 예쁜 아이들 만나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수줍고 얌전하던 아이들이 그동안 친해져서 이젠 친구들과도 스스럼없고, 선생님들한테 장난도
치는 모습이 예뻐 보이고
말썽많던 장난꾸러기들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선생님들의 잔소리가 애정이 담겨있다는 아는 것 같고
투덜투덜 투덜이들도 이제는 선생님 사진 찍어주세요~~하면서 애교를 부리기도 하고
통통하던 아이가 날씬해진 모습도 봤고 하얗던 아이가 구리빛 피부가 되는 것도 보았고
각자 다들 자신들만의 모습이 있지만 어느 사이 우리는 왠지 잘 어울려보일 듯 해요.
한 달에 한번이지만, 그래도 쉬고싶은 토요일 아침 일찍 아이들 깨워서 밥 먹여서 보내시느라
고생많으셨죠?
그래도 저희 믿고 보내주신 부모님들의 그런 마음이 있어서 아이들은 앉아서는 얻을 수 없는
경험들을 몸으로 직접 느꼈을 거예요.
하루 하루 학교에 학원에 숙제에 지친 아이들, 이렇게 하루 마음껏 신나게 웃을 수 있고,
그래서 다시 생활해나가는 데 이 시간들이 힘낼 수 있게 해주었을거라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나올 수 있는 그런 지식들은 아닐지라도, 많은 것을 한꺼번에 알수 있는 건 아니었을지라도,
아마도 공부하는 한 켠에서 생각이 날 것이고, 하나를 알아서 그 하나로 다른 것들을 끄집어
낼 수 있는 그런 배움이 아니었을 까 합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해봐도 되겠지요?
여름방학 신나게 보내고 햇빛 많이 많이 받아서 건강해진 모습으로 키도 한 뼘씩은 훌쩍 더 커진 모습으로
우리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안녕~~얘들아~~잘 지내!!
안녕~~얘들아~~잘 지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