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날 앞산공원 케이블카에서의 봉변
앞산공원은 도심에 가까워 시민들의 접근이 용이하고 자연 경관이 수려하고 산림이 울창하여 우리 시민들의 가장 멋진 휴식 공간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시끄러운 세태에는 일상의 고뇌를 털고 조용히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 자주 그곳을 찾게 된다.
하루에도 수천 명 시민들이 심신과 체력을 단련하는 힐링의 장소이므로 근자에 남구청이 앞서서 우리 고장 대구 자연의 허파와도 같은 소중한 휴식 공간으로 고산골 공룡 공원에서 달비골에 이르는 앞산자락길 등산로를 정성들여 정비, 관리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깊이 감사하는 마음이었다.
이제 우리 시민들도 함께 자기 집 정원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용하되 풀잎 하나, 나무 한 가지라도 함부로 훼손해선 안 될 것이요, 솔선하여 공공질서를 지키며 바람직하게 이용해야 할 것이다.
또 앞산공원 관리사무소는 한 치의 소홀함이 없이 우리 시민들이 어떻게 공원을 이용하고 있는지를 살피면서 시민들의 행락 질서, 현장 민원을 돌보면서 혹시나 시민들이 위해를 당하는 일은 없는지 늘 파악해야 하며,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공간의 관리보다도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사랑과 봉사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공원에 입점한 영리 업체들이 혹시나 시민을 위한 휴식 공간이 아니고 자기네들이 돈을 벌기 위한 영리 수단이요, 장소가 되게 하지 않도록 계도하는 일 당연히 중요한 것이다. 공원 관리 당국은 당연히 공원에 입점한 업체들이 시민을 어떻게 대우하여 영업을 하는지 살펴야 할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두 차례에 걸쳐 민원한 바 앞산 케이블카에서의 우리 노인들이 당한 봉변에 대해 흐지부지 용두사미격으로 미진하게 끝내어 버리는 데 대하여 우리 회원 모두가 안타까운 마음이다.
지난 2월 11일 토요일 70대 후반인 우리 일행 16명이 앞산 산행 도중에 케이블카 직원들에게 당한 봉변이 끝내 잊혀 지지 아니한다. 당일 우리들은 안지랑, 대덕사, 은적사로 이어지는 자락길 등행 중 11시 20분 경 케이블카 지점에 도착하였다. 대보름날 명일임을 고려하여 교직 출신 연로회원이 다과를 준비하였기에 영하의 기온이고 바람이 심하여 커피숍에라도 가 쉴 참으로 케이블카로 갔는데, 때마침 수일간 운행정지였다. 달리 쉴 곳이 없어서 부득이 양지바르고 바람이 없는 거기 출입문 앞 공간에다 작은 자리를 깔고 잠시 다과를 나누는 참이었다. 준비물이 간단해서 길어야 10여 분 이면 끝낼 참인데, 그 때 사장이란 사람이 직원을 데리고 나와 당장 자리를 옮기라고 대갈일성에 젊은 직원은 욕설까지 하면서 행패를 부리기에 할 수 없이 정리하여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던 것이다. 우리들은 때마다 거기 커피숖을 이용해 왔고, 지난 1월 7일 새해 첫 산행에는 19명 회원이 거기 케이블카를 이용한 적도 있었다. 시민을 위한 자연공원이요 시민들 덕택으로 운영하는 공간인 케이블카 영역에 마침 영업을 정지한 형편이면 엄동의 노인들 위해 잠깐 출입문을 열어 쉼터로 제공해도 좋을 형편인데 그렇게 몰아내는 그들의 행태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도다. 우리들이 나름으로 다 이 지역사회 명사라 자처하는 터이고 세상이 알 만한 저명인사도 적잖이 있어 대보름 민속을 위해 소량의 귀밝이술이 준비되었지만 절대로 그 자리에서 과람한 술판을 벌릴 이는 없었다.
노인에 대한 경노사상은 고사하고 참으로 떨어진 현세의 도의심을 개탄한다.
2017. 2. 12
삼일등산회(삼일등산회는 대구상업고등학교 제31회 졸업생으로 평균 나이 78세 이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