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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진정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했지만... 필자 이런 관점에서는 한계를 느낀다. 뒤집어 말하자면 필자도 이런 내용 쉽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설명도 쉽지 않다. 쉽게는 못해도 약간 더 자세하게 구분 지어 이해를 도와 볼까 한다.
광속(Luminous Flux, 단위: lumen)은 단위시간에 전달되는 복사에너지를 시감적으로 측정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전광속(全光束, Total Luminous Flux)의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쉽게 말하자면 옆의 그림에서 보듯이 단순히 광원으로부터 방출되는 모든 빛의 양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다. 이 광속의 단위로는 루멘(Lumen)이 사용되는데, Radiometry의 Radiant Flux (단위: Watt)에 대응되는 개념이다. 어떤 광원이 모든 방향으로 방출하는 빛의 총량을 측정하기가 쉽지는 않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아마 아래의 그림과 같이 계측기가 모든 면을 이동하면서 측정한 값을 모두 합하는 방식도 사용된다고 한다.
광도(Luminance Intensity, 단위: candela)란 어느 특정 방향으로 비춰지는 빛의 세기를 말한다. 사전에서 광도의 정의를 찾아 보면... "광원(光源)에서 얼마만큼 강한 빛을 내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물리량(物理量). 일정한 방향에서 본 물체 전체면의 밝기를 정의하는 양(量)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것을 나타내는 단위로 cd(칸델라)가 사용된다. 1cd는 1입체각(立體角) 안에 광원에서 방출되는 1m(루멘)의 광속(光束)이 전파되고 있을 때의 광도인데,
여기서 광원의 넓이는 정의되어 있지 않다. 이는 광원을 넓이가 없는 점광원(點光源)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광원에서 나가는 빛의 양은 방향에 따라 달라지므로 광도를 나타낼 때에는 어느 방향에 대해서 인가를 표시하여야 한다." (파스칼 백과사전)
여기서 'sr'은 스테라디언(steradian) 즉, 단위입체각(solid angle)을 말한다. 단위입체각이란 아래의 그림에서와 같이 둥근 원형(sphere) 공간에서 중심점으로부터 어느 한 방향으로 일정한 방향으로의 입체적 공간 각도를 뜻한다. 따라서, 균일한 광속을 가진 점광원으로부터 1 스테라디안의 단위입체각으로만 비춰지는 빛의 세기가 1 칸델라가 되는 것이다. (cd=lm/sr)
조도(illuminance, 단위: lux)는 광원으로부터 빛을 받고 있는 물체의 밝기를 나타낼 때 사용하는데, 이 때의 밝기는 단위면적에 단위시간 내에 도달하는 에너지량을 측정함으로써 얻어진다. 사전상의 정의를 보면, "1㎡의 넓이에 1lm(루멘)의 광속(光束)이 균일하게 분포되어 있을 때의 면의 조명도, 즉 1cd(칸델라)의 점광원으로부터 1m 떨어진 곳에 있는 광선에 수직인 면의 조명도가 1㏓이다" 라고 한다. 예를 들어,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조명을 배치하게 된다. 이런 경우 얼굴에 반사되는 빛의 밝기는 광원의 광도와 사람의 얼굴까지의 거리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이렇게 빛이 닿는 곳의 밝기를 측정한 것을 조도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조도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 Ev = Iv / d2 )하기 때문에 광원으로부터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조도는 급속하게 낮아진다. 예를 들어, 1m의 거리에서 1㎡의 면적에 도달하는 빛의 양은 1cd / 1㎡이므로 1룩스(lux)이다. 하지만, 거리가 2m가 되면 1cd / 22m = 0.25룩스가 된다.
휘도(Luminance, 단위: cd㎡ or nit)는 점광원이 아닌 면광원 혹은 넓이를 가진 반사면의 밝기를 뜻한다. 사전에는 이렇게 설명되어져 있다. "물체의 표면에서 관측자 쪽으로 어느 정도의 빛이 오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심리물리량. 이것은 겉보기의 단위 면적당 광도로 나타내는데 단위로는 니트(기호 nt, cd/㎡)를 사용한다. 이밖에 스틸브(=10⁴cd/㎡, 기호 sb) 등도 있다. 예를 들면, 1㎡의 면적으로부터 관측자 쪽으로 1입체각 내에 1m의 광속이 오고 있는 경우, 그 표면의 휘도값이 1nt이다. 즉 물체가 밝게 보이는 정도를 나타내는 데에 사용하며 태양면의 휘도는 1만 5000sb, 표면의 휘도는 0.25sb, 전구 필라멘트의 휘도는 150∼200sb 등으로 표시한다. 관찰각도에 따라 값이 달라지기도 하며 같은 조명광 아래에서도 반사율이 높은 물체일수록 휘도가 크다. 휘도와 비슷하면서 방향의 개념이 없는 양으로 광속발산도(단위는 라드룩, R)가 있다."( 파스칼 백과사전)
예를 들어, LCD 패널의 후면에 백라이트를 장착하면 일정한 면적을 가진 LCD 패널 자체가 광원이 되어 빛을 발하게 된다. 혹은, 전구에 투명/반투명 갓을 씌울 경우와 같이 일정한 부피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광도가 면적으로 분산되기 때문에 휘도라는 단위를 사용하게 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니터나 TV와 같은 디스플레이 기기들은 일정한 면적을 가지기 때문에 바로 이 휘도로써 밝기를 표시하고 cd/㎡의 단위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촛불집회에서 시작하여 Photometry와 그 단위까지 설명이 지루하게 이어졌는데 도대체 필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필자가 촛불집회를 보면서 궁금했던 것은 바로... 저 많은 촛불들이 모였을 때의 밝기는 얼마나 될까? 하는 것이다.
촛불집회는 얼마나 밝을까?
옆의 사진은 지난 3월 20일(토)에 있었던 탄핵반대 촛불집회를 한 기자가 건물 위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 날 광화문에서부터 시청을 지나 플라자 호텔까지 인파가 꽉 들어 차 약 15 ~ 20만명이 운집했다고 추산되고 있다. 만약 옆의 사진과 같이 어떤 사람이 촛불집회 대열의 한쪽 끝(모서리)에 서 있을 때 이 사람의 얼굴을 비추는 밝기(조도, illuminance)는 얼마나 될까?
일단 촛불 하나의 광속(Luminance Flux)이 1루멘(lumen)이라고 가정하면 20만명이 촛불 하나씩을 들고 있다면 전체 촛불들이 방출하고 있는 전광속은 총 20만 루멘이 된다. 그리고, 전체 광도의 총량을 (단순히 합해서) 계산한다면 20만 칸델라(candela)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합산일 뿐이고 어떤 지점에서 어떤 사람이 느끼는 밝기는 아니다.
만약, 위의 사진에서와 같이 촛불집회 대열의 한쪽 모서리의 상공에 선 관찰자라면 모든 참가자들이 들고 있는 촛불을 다 볼 수가 있을 것이다. 이 관찰자가 서 있는 곳의 높이가 지상으로부터 10m라고 가정하고 이 관찰자의 얼굴에 닿는 조도를 계산해 보자. 계산의 편의를 위해 촛불의 갯수는 10만개, 촛불간의 좌우간격은 0.5m, 그리고 촛불의 앞뒤거리는 1m라고 하자. 이렇게 하면 이 촛불대열의 넓이는 50m이고 길이는 1,000m(1 km)가 된다. 3월 20일의 집회 참가자의 집계(15~20만명)와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대략 10만명일 때의 조도를 계산하기 위한 것이다.
이 관찰자에게 가장 가까운 촛불은 바로 수직으로 아래에 있는 것으로 광도(luminous intensity)는 1cd이고 거리는 10m이므로 이 관찰자의 얼굴을 비추는 조도는 1/10^2 = 0.01 룩스(lux)가 된다. 촛불간의 좌우간격은 0.5m 이므로 그 옆의 촛불까지의 거리는 삼각함수에 의해 구하면 10.01m가 되고 이런 식으로 50m 거리에 있는 100개의 초로부터 비춰지는 촛불의 조도를 구하면 약 0.28 룩스가 된다. 다시 이와 같은 행 1,000개를 삼각함수에 의해 거리를 구하고, 이 거리로부터 조도를 구해 보면 이 관찰자의 얼굴에 닿는 빛의 밝기는 약 7.4 룩스로 계산된다. 다시 말해서 위의 사진을 찍은 기자가 서 있는 곳의 높이가 10m 상공이고 대략 10만명이 모였다면 1m 앞에 7.4개의 촛불을 켜 놓을 때와 비슷한 정도로 그 기자의 얼굴이 밝아진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위의 상황과 동일하게 10만명의 군중이 촛불을 들고 모두 앉아 있는 상황에서 가장 모서리 쪽의 관찰자가 일어났을 때 이 관찰자의 얼굴을 밝히는 조도는 얼마나 될 것인가를 한번 계산해 보자. 촛불 집회하다가 사람이 얼마나 왔을까 궁금해서 한 사람이 일어서서 둘러 볼 때의 상황인 것이다. 이 관찰자가 일어 섰을 때의 키가 170cm이고, 사람들이 들고 있는 초의 높이가 70cm라고 가정하면 대략 바로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의 초까지 1m 정도의 거리가 된다.
위의 사진기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계산해 보면 자신이 속한 행의 50m 이내에 있는 100개의 초로부터 비춰지는 조도는 약 3.6 룩스로 계산된다. 이를 각각 1m의 거리를 두고 늘어선 1,000개의 열로 확대해서 거리에 따른 10만개 촛불의 조도를 계산해 보면 서 있는 관찰자의 얼굴에 닿는 총 조도는 약 17 룩스 정도가 된다. 이 정도의 밝기에 대해 느낌이 오지 않으신다면 오늘 저녁에 집에 가셔서 불을 모두 꺼 놓고 17개의 양초에 불을 밝힌 후 촛불의 약 1m 앞에 가족을 앉혀 놓고 그 사람의 얼굴이 얼마나 밝게 비춰지는 가 실험해 보시기 바란다.
만약 전체 촛불집회 대열의 모서리가 아니라 맨 앞의 중간에 있는 사람이 일어서서 이 대열을 본다면 어떨까? 이런 경우에는 위에서 계산한 행의 절반 즉 50개의 행과 1,000개의 열을 계산한 다음 여기에 2를 곱하면 된다. 결과는 약 29.6 룩스다. 전방에 대략 30개의 초를 켜고 그 1m 앞에 선 사람의 얼굴이 얼마나 밝게 비춰지는지를 살펴 보면 된다.
물론, 광화문에서 플라자 호텔에 이르는 많은 가로등과 신호등, 건물 위의 옥외광고판(대형 LED 스크린), 각종 네온 사인, 건물 유리벽면의 반사율, 그리고 주최측의 조명 등으로 인해 실제로는 더 밝다. 실제 집회 참가자도 15~20만명이라 했다. 이들은 플러스 요인이다. 마이너스 요인이라면 촛불을 종이컵으로 둘러 싸서 촛불이 모든 방향이 아닌 일정한 방향(주로 하늘을 향해)으로 많이 비춰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어쨌든 이런 저런 요인들을 모두 더하고 빼면 대략 위에 계산한 것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밝기가 계산될 것이라 생각된다.
이렇게 촛불집회에 대규모의 인원이 참가했을 때에는 각자의 위치에 따라 얼굴이 더 밝아지기도 하고 약간 덜 밝아지기도 하겠지만... 어떤 경우든 촛불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얼굴은 밝게 빛날 것이고, 밝고 환한 얼굴은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되어 더욱 밝은 마음을 만들어 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촛불 집회는 그 어떤 집회 보다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 보였고, 그들이 성숙시켜 나아가고 있는 우리 민주주의 미래도 밝아 보였다.
※ P.S : 혹시 10만개의 촛불을 만드는데 필요한 비용을 계산 해 보신 분도 있을까요? 양초와 종이컵 10만개의 비용이 현장 모금액 보다 많다면 '양초회사 음모론' 보다 '촛불집회 배후 지원설'이 설득력을 얻을까요? ^ ^
[출처] [본문스크랩] 광속, 광도, 조도, 휘도 란??|작성자 은혜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