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디티고개
큰 산을 벗어난 지맥은 산길이 뚜렷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남은 구간을 두 번으로 나누고 천천히 길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구디티고개 조양향단 공장에서 여유로운 출발입니다. 공장 왼쪽(북) 좁은 도로 건너편 산으로 들어서면 됩니다. 잡목이 발목을 잡는 솔숲을 지나 임도가 나타나면 호암동입니다. 집이 보이는 마을 뒷산에서 동북으로 방향을 잘 못 잡아 넓문이고개 북쪽으로 내려섰습니다. 4차선 919번지방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들은 사람이 걷고 있어도 속도 줄일 생각을 안 합니다. 도로변을 따라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넓문이연못이 나타나고 건너편에 금송식당이 있습니다. 식당 왼쪽으로 돌아 뒷산에 오릅니다. 묘지를 지나고 장승백이까지는 산길이 좋습니다. 통나무로 엉성하게 만든 의자가 설치되어있는 곳이 장승백이인가봅니다. 장승백이를 지나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을 먹고 길을 이어갑니다.
후곡고개는 포장이 되어 있고 우림농장이 바로 옆에 있습니다. 농장 안에서는 개들이 사납게 짖어댑니다. 전원주택이 있는 곳에서 163.7m의 봉화산 오르는 것을 포기하고 마을길을 따라 성동고개에 올랐습니다. 자동차가 이따금 지나가는 성동고개에서 동쪽방향으로 20-30m정도 가다보니 산을 오르는 시멘트길이 나타납니다. 이 길을 따라 가면 다시 가시잡목이 우거진 야산에 오르게 되고 방향 잡기가 힘들어집니다. 나침반과 지도를 겹쳐놓고 동쪽으로 방향을 잡아봅니다. 포장임도가 나타나고 이어서 지금은 사용중지된 것 같이 보이는 정수장건물이 나타납니다. 입구 철망을 따라 내려서면 잠시 뚜렷한 길이 이어지다가 방향을 급격하게 바꾸면서 길의 흔적이 없어집니다.
나무를 빼곡하게 심은 조림지가 나타나고 나무다리가 그림처럼 놓여있는 곳에서 다시 지도정치를 해봅니다. 건너편 낮게 이어지는 산줄기가 분명하다는 판단을 하고 능선을 향해 접근하는 중에 질골지가 왼쪽 멀리에 보입니다. 다행히 산줄기의 방향을 잘 찾은 것입니다. 넓은 포장길과 닦아놓은 공터가 나타나면서 다시 가시잡목지대가 나타납니다. 오늘은 길 찾기가 힘든 곳이 한 두 곳이 아닙니다. 멧돼지 목욕탕이 여럿 보이는 잡목지대를 뚫고 힘겹게 월부령에 내려섰습니다. 월부령에는 절개지가 있어 내려서기 전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야하는데 여기도 잡목만 무성할 뿐인 곳입니다.
월부령에는 ㈜유제이테크 공장이 있고 봉화산 등산안내도가 있습니다. 달구내못을 보면서 산을 오릅니다. 산길은 임도 수준으로 잘 닦아놓았습니다. 봉화산 봉수대와 봉화산 정상을 보려면 지맥에서 벗어나야합니다. 왕복거리가 상당하지만 오늘은 짧게 잡아놓았기에 망설임 없이 봉화산을 올라갑니다.
잡목이 우거져있는 봉수대터에는 성산봉수대 표석이 있습니다. 표석만 확인하고 봉화산정상으로 가다보면 넓은 터에 운동시설이 놓여있고 잠시 만에 봉화산정상에 올랐습니다. 태양열을 이용한 산불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정상에는 삼각점도 보입니다. 부산포항고속도로와 팔공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아주 시원한 전망대입니다. 가야할 방향으로는 고도를 낮추는 산줄기와 시엘골프클럽도 보이네요. 송전철탑이 산과 같이 출렁이면서 지맥과 나란히 달려갑니다.
정상에서 시간을 한참 보내다가 지맥으로 돌아가는데 뭔가가 후다닥 뛰는소리가 들립니다. 나는 놀라서 걸음을 멈추고 앞을 살펴보니 큰 개가 서있습니다. 다행히도 뒤에 개주인이 올라오면서 순한놈이라 괜찮다고 합니다. 나는 개를 잘 잡아달라고 하고 슬금슬금 개 옆을 지나갑니다.
송전철탑을 설치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임도를 따라 지맥은 잠시 편안해집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소음이 들릴 무렵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남)으로 묘지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면 건너편에 낮은 산줄기가 보입니다. 바로 밑은 부산포항고속도로이고 이 능선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고 잡목을 헤치며 내려서면 통훈대부묘지가 나오고 이어서 소내골연못과 고속도로 굴다리가 함께 나타납니다. 굴다리를 통과하면 흐릿한 길의 흔적만 있는 야산에 올라서게 되고 다시 임도가 나타나고 송전철탑에서 이어지는 전선이 머리위로 지나가는 것이 보입니다. 송전선로를 따라 내려가면 예전 고물상으로 짐작되는 넓은 터에 폐기물이 널브러져있고 철문이 길을 막습니다. 철사로 얽어놓은 문을 풀고 도로에 나서서 다시 철사를 얽어놓습니다. 고개 같지 않은 이곳이 오늘의 종착지 월평고개입니다.
나리섬유 앞에서 몸에 붙은 가시와 나뭇잎을 털어내고 옷도 갈아입었습니다. 거리를 짧게 잡기를 잘했다는 만족감을 안고 2구간 산행을 마칩니다.
월부령(봉화산 전, 909번지방도로)
산 행 날 짜 : 2016년 12월 11일 일요일 맑음
산 행 거 리 : 지맥거리 약13km
산 행 시 간 : 지맥 5시간 55분
대 원 : 홀로산행
행 정 지 역 : 경상북도 영천시 청통면
봉화산에서 본 월평고개까지 이어지는 유봉지맥
주요지점 통과시간
09시 35분 : 구디티고개 출발
(조양향단 공장 왼쪽[북편] 산으로)
10시 30분 : 넓문이고개
(내려서는 방향 오른쪽[남동]으로 잘 잡아야, 919번 지방도로)
10시 48분 : 장성백이
(통나무의자)
11시 19분 : 후곡고개
(우림농장)
11시 40분 : 성동고개
(2차선도로, 동으로 20여m 전진, 오른쪽 시멘트임도 진입 10분 여 뒤 정수장)
13시 35분 : 월부령
(절개지 있어 왼쪽 방향으로 내려섬, 유제이테크공장, 909번지방도로)
13시 47분 : 성산봉수대
(봉수대표석확인, 운동시설 지나고 5분후 봉화산정상[해발고도291.1m], 시원한 조망, 산불감시카메라, 삼각점)
14시 33분 : 부산포항고속도로
(고속도로 보이는 능선까지 가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작은 연못[소내골못] 있고 굴다리 통과)
15시 30분 : 월평고개
(송전철탑따라 내려서면 고물상 나타나고 철문 철사 풀어 나서면 우천리 월평마을과 신덕리 이어주는 909번지방도로)
유봉지맥 2구간 지도 - 1
유봉지맥 2구간 지도 2
지도 펌(고맙습니다.)
(구디티 - 월평고개)
구디티고개는 구디티마을에 있으니 구디티고개라 했을 거싱고, 월평고개는 월평마을에 있으니 월평고개라 붙여봤다.
청통면에 월평고개에 대해 특별한 명칭이 있는지 확인해봤으나 없었다.
그래서 우천리에 들어가니 우천고개, 우천리에서 신덕리로 넘어가는 고개라서 신덕고개라 해도 되겠는데,
나는 월평마을의 이름을 따서 월평고개라고 칭한다. 구디티마을의 구디티고개가 그러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