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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집성이 강한 갈치는 어둠 속에서 빛을 좇는 추광성 어종이어서 가을 밤낚시 대상으로 통한다. |
- 미세한 입질 습성… 헛챔질 주의
- 추광성 어종, 주로 밤낚시 이뤄져
- 큰 기술 불필요해 초보자에 적합
갈치는 고등어와 함께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먹는 생선이다. 가격이 비싸지 않고 맛까지 좋기 때문에 오랜 세월 '최고의 밥상 생선'으로 인기를 누려왔다. 그러나 근래 들어 어황이 너무 부진하다보니 갈치 한 마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웬만한 밥상에서는 구경하기도 힘들 정도로 귀하신 몸이 되고 말았다. 지난달 초순, 자갈치 공동어시장에서 손가락 4마디 정도의 굵은 갈치가 한 상자에 경매가격으로 30만 원 정도나 되더니 8월 말에는 90만 원까지 치솟는, 그야말로 황금물고기가 되기도 했다. 9월 들어 조황이 좋아지나 했지만 계속되는 샛바람과 나쁜 기상조건으로 말미암아 아직도 귀하신 몸으로 취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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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바늘에 걸려 올라오는 은빛 갈치. |
갈치낚시시즌은 여름에서 가을까지가 피크를 이룬다. 그러나 부산의 경우는 11월이 지나도 그 시즌이 유지되기도 한다. 갈치낚시를 즐기는 낚시인 중에는 여성이나 어린이도 상당히 많다. 갈치낚시가 낚시인뿐만 아니라 낚시인의 가족과 주위 사람들 사이에서도 매력적인 여가활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갈치는 일본, 타이완, 필리핀, 호주, 인도, 아프리카 등 전 세계 따뜻한 바다에 널리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남해에 많이 서식한다. 갈치는 평소 먼 바다에서 생활하다가 산란기인 8~10월에 육지에 가까이 접근한다. 산란하고 난 후 동물성 플랑크톤을 주로 먹다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새우나 곤쟁이 같은 갑각류를 먹고, 성어가 되면 멸치 전갱이 고등어 오징어 문어 등을 먹이로 한다.
갈치낚시에 사용되는 미끼 종류가 다양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한 같은 종족을 잡아먹는 '공식'습성이 있는 것도 갈치의 특징이다. 갈치낚시를 하다보면 바늘에 걸린 갈치의 꼬리를 다른 갈치가 뜯어먹는 모습은 낚시인이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경험을 하는 사실이다. 갈치낚시에 사용되는 미끼로는 크릴 빙어 고등어살 전갱이살 갈치살 등이 대표적이다.
미끼 종류만 봐도 갈치는 육식성이라는 것을 한 번에 알 수 있다. 크릴은 빙어나 물고기살에 비해 입질빈도는 떨어지지만 헛챔질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갈치활성도가 낮을 때 효과가 있다. 빙어는 전남 영암, 목포권 낚시터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미끼다. 빙어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입질 유도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다. 비린내가 강하기 때문에 갈치 활성도가 낮을 때에도 시원한 입질을 기대 할 수 있다. 부산권에서는 고등어 전갱이 갈치 등의 살을 미끼로 많이 쓴다. 미끼로 쓸 때에는 포를 뜬 다음에 폭 1㎝ 정도로 잘라 바늘에 누벼 끼는 것이 좋다. 반짝이는 껍질 부분이 바깥쪽으로 가도록 꿰야 빠른 입질을 유도할 수 있다.
씨알 잔 갈치를 비스듬하게 잘라서 사용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갈치는 미끼를 한번에 삼키는 경우가 드물다. 챔질을 하면 머리나 꼬리 부분이 뜯겨나간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입질이 약을 때에는 갈치가 미끼를 야금야금 뜯어 먹는 것을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이있다. 이 점을 유의한다면 갈치낚시를 할 때 최대한 감각을 유지시켜 갈치의 입질을 파악하는 것이 조과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갈치낚시에 사용되는 채비는 먼바다 배낚시채비, 릴찌낚시채비, 민장대채비, 카드낚시채비, 루어낚시채비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각 채비별로 특성이 다른 만큼 효과를 발휘하는 상황도 차이가 난다. 방파제나 갯바위에서는 릴찌낚시채비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갈치낚시는 주로 밤에 이루어지므로 반유동채비를 많이 사용한다. 갈치는 빛에 빨리 반응하는 '추광성' 어종이다. 그러므로 목줄에 집어용 케미라이트를 쓰면 좀 더 빠른 입질을 유도할 수 있다. 케미라이트는 바늘 위 10~20㎝가 적당하다. 갈치는 군집성이 강한 어종이라 입질이 시작되면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카드채비를 사용하면 빠르게 마릿수조과를 올릴 수 있다.
목포권이나 진해권의 근거리 배낚시에서는 민장대채비를 많이 사용한다. 민장대채비는 갈치 활성도가 높아 표층가까이서 입질이 올 때 특히 진가를 발휘한다. 채비조작이 간단해서 속전속결로 낚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목줄에는 갈치 전용 와이어 바늘채비를 연결하고, 목줄에 집어용 케미라이트를 연결하면 채비가 끝난다. 갈치는 인조미끼인 루어에도 빠르게 반응한다. 갈치루어낚시는 채비도 간단하고 테크닉도 어렵지 않기 때문에 낚시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채비는 볼락이나 우럭루어채비와 비슷하다. 길이 2~3m 루어낚싯대에 1000번 정도 되는 소형 드랙릴을 연결하고 0.8~2호 낚싯줄에 루어를 묶으면 채비가 끝난다.
먼바다 갈치 배낚시에서는 길이가 3.5~4.5m인 심해 갈치전용 낚싯대가 널리 사용된다. 릴은 5~6호 PE라인이 300m가량 감기고 힘이 좋은 중형 전동릴을 주로 사용한다. 밑채비는 15~20m에 이를 정도로 긴 본줄에 6~10개 정도 가짓줄이 달린 전용채비를 사용한다. 본줄은 나일론40호, 가짓줄은 나이론 25호를 주로 사용한다.
봉돌은 조류세기와 공략수심에 따라 150호~200호를 쓰면 된다. 바늘은 갈치전용바늘 14호 내외가 적당하다. 바늘 위에 플라스틱튜브를 끼워 날카로운 갈치 잇빨에 가짓줄이 끊어지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집어효과를 높이기 위해 원줄과 밑채비 사이에 집어등을 연결해 사용하기도 한다.
부산지방의 경우에는 태종대 생도앞바다, 나무섬, 형제섬 부근의 해상에서 갈치낚시가 많이 이루어진다. 참고로 태종대, 충무동 등에서 갈치낚시 전용선이 일부 운항되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굵은 씨알의 갈치낚시에 한번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낚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