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움 씨가 근육통을 호소해 외출할 때 병원부터 들렀습니다.
병원 가는 길, 전세움 씨에게 새 공방이 있다고 알리니 “오 진짜요? 어디예요?” 하며 눈을 반짝였습니다. 이에 힘입어 전세움 씨가 진료를 보는 사이, 어제 저장해 둔 공방 계정을 다시 확인해 보았습니다. 이럴 수가, 올해는 수업을 운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SNS로 찾아보고 후보 공유하겠다고 전세움 씨에게 당차게 말한 것이 무색하게도 수확이 없습니다. 뜨개 작품을 판매만 하는 매장이거나, 최근 방문 후기가 없거나, 지도 앱 로드뷰에 건물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전화하면 토요일에는 휴무인 곳도 있었습니다. 딱 ‘여기다!’하며 제안할 만한 곳이 없었습니다.
‘어떡하지, 공방에 다시 수업을 여실 생각이 있는지 문의해 봐야 하나….’
핸드폰을 내려두고 고민이 깊어지는 찰나, 바로 옆에 계신 아주머님과 할머님이 제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아주머님과 할머님 쪽으로 몸을 돌려 앉아 넌지시 여쭈었습니다.
“제가 뜨개질을 배우려고 하는데, 이 근처에 수업하는 곳이 있을까요?”
아주머니는 곰곰이 생각하시더니, 자기 친구가 뜨개질하고, 수업도 들었다며 직접 물어봐 주겠다고 하십니다. 이제 보니 아주머님 핸드폰에 빨간 뜨개모자 열쇠고리가 달려있습니다. 왠지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친구에게)너 전에 뜨개 어디서 배웠어?”, “누가 물어봐서.”
통화를 마친 아주머님은
“이름은 모르는데 군산시외버스터미널 뒤에께 있대.”, “근데 너무 멀지 않겠나?”라 말씀하십니다. 와, 충분합니다. 가보면 됩니다.
잠잠히 듣고 계시던 할머님은 “저기 수송주택 주변에 하나 있어.” 하시고,
아주머니도 “거기가 더 가깝겠다. 거기 사람 많았어. 여기서 얼마 안 걸려.”라며 거드십니다.
수송주택이 어딘지 직원은 잘 모릅니다. 할머님께 지도 보여드리며 말씀하신 곳이 여기쯤인 건지, 다시 여쭈었습니다. 정확히는 잘 기억이 안 난다고 하십니다. 직접 가보아야겠습니다.
전세움 씨네 교회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좋겠습니다.
아주머님 말씀으로는, 요즘에는 다들 나이가 들어서 어깨 결리고, 눈 안 좋아져서 안 하신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뜨개질하는 곳이 많았는데 이제는 별로 없다고요.
그러다 문득 회원제 20만 원이 적당한 가격인지 알아보려 검색했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아주머님께 다시 여쭈었습니다.
“혹시 회원제로 20만 원이면 괜찮은 가격인가요? 제가 한 곳 알아봤는데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요.”
“그런 곳이 어디에 있어요?”
“제가 아직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서 잘 모릅니다.”(혹여 섣불리 정보를 드렸다가 알아본 곳이 터무니없이 비싼 곳이라고 동네에 소문이 날까 우려되는 마음에 모르는 척 답했습니다.)
“아~ 이사 온 지 얼마 안 됐구나.”, “가만있어봐, 함 물어봐 줄게요.”
아주머님은 곧장 친구분과 통화하시다가 진료실로 들어가셨습니다.
그 사이 전세움 씨가 진료를 마치고 나왔습니다. 진단서 기다리는 동안, 전세움 씨에게 소식 전했습니다. “세움 씨, 저 아주머니께서 뜨개 수업하는 곳 알려주셨어요.”
진료를 마치고 나온 아주머님께서 엄청난 무언가를 알아내셨나 봅니다. 시선을 제게 고정한 채 빠른 걸음으로 복도를 단숨에 지나쳐 다가오셨습니다. 그 모습이 천군만마를 얻은 듯 든든했습니다.
“영등장미칼국수 뒤에 실크사, 수예사.”, “(거기서) 실만 사면 무료로 해준대요.”
“와, 정말요?”
아주머니께 (전세움 씨랑) 같이 배우러 갈 거라고 말씀드리니, 저희 둘을 보시며 재차 알려주셨습니다.
병원 밖으로 나와서도 전세움 씨에게 상황을 다시 설명했습니다.
“세움 씨, 아까 아주머님이랑 할머님께서 뜨개질하는 곳 알려주셨어요!”, “실만 사면 무료래요!”
“와, 진짜요?!”
“제가 여기 운영시간 한 번 알아볼 테니까 세움 씨 학교 가는 일정이랑 안 겹치면 한번 같이 가봐요!”
“네, 가봅시다!”
근육통 덕분에(?) 오게 된 병원에서 아주머님께 귀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병원 오기를 잘했네요~”, “안 왔으면 못 뵙고, 이런 정보도 못 얻었을 거예요~”
“맞아요~ 쌤~” 전세움 씨도 맞장구칩니다.
‘뜨개’, ‘예술’, ‘공방’ 같은 검색어로는 찾기 어려운 곳이었습니다. 동네 사람에게 직접 묻길 잘했습니다. 전세움 씨, 언제 가볼까요?
2026년 4월 3일 금요일, 이다정
초행길에는 물을 곳이 필요하지요.
요즘은 인공지능 챗비서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한다던데…
이다정 사회사업가는 동네 아주머니, 어르신께 묻고 의논했군요.
이렇게도 지역사회에 물을 수 있구나 하고 이다정 사회사업가에게 배웠습니다.
친구에게 전화해 이런저런 뜨개 공방 정보 알아봐 주는 아주머니의 모습을 보며
전세움 씨는 이웃 인정살아 숨 쉬는 그런 동네에서 살고 있구나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 21더숨
<과업 관련 일지>
전세움, 취미 26-1, 무엇을 알고 싶나요
전세움, 취미 26-2, 전화상담
전세움, 취미 26-3, 가방을 만들고 싶어요
전세움, 취미 26-4, 전세움 씨의 열의와 진심
전세움, 취미 26-5, 두루 알아보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