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9일, 금요일, Belaya Kalitva, Hotel Atlant (오늘의 경비 US $42: 숙박료 $32, 점심 490, 커피 100, 식수 50, 환율 US $1 = 62 ruble) 오늘은 바람 때문에 고생을 했다. 오늘 66km를 달렸는데 처음 25km 정도는 남쪽으로 달렸고 나머지는 동쪽으로 달렸다. 오늘 바람은 인터넷 일기예보에 의하면 시속 30km부터 50km까지의 강한 동풍이었는데 남쪽으로 달릴 때는 별 문제는 안 되었다. 오히려 약간 도움도 되었는데 동쪽으로 달릴 때는 맞바람이 되어서 아주 힘들었다. 그래서 어제와 거의 같은 거리를 달렸는데 시간은 한 시간 반이 더 걸렸다. 오전 4시에 출발해서 오후 1시 반에 도착했다. 어제 밤에는 걱정이 많았다. 오늘 맞바람이 너무 강해서 4년 전 영국 Edinburgh에 자전거로 갈 때 같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강한 맞바람 때문에 자전거가 거의 앞으로 나가지 않아서 몇 km 자전거를 달리다가 포기하고 기차역으로 가서 기차를 타고 Edinburgh까지 갔다. 이번에도 강한 맞바람 때문에 포기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 벌판 한 가운데에서 그렇게 되면 큰일이다. 아예 Volgograd 가는 것을 포기하고 숙소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도시 Kamensk에 가서 기차로 Moscow로 갈까 등 별 생각을 다 했다. 그러나 다행히 목적지 도시까지 별 탈 없이 왔다. 이제 내일과 모래가 문제다. 이틀 모두 오늘보다 20km 정도 더 먼데 이 더위에 오후 4시경까지 잘 달릴 수가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된다. 오늘 든 모텔은 OSM 지도에 나온 곳인데 혹시나 하고 Booking.com에 들어가 보니 그곳에도 나와 있었다. 그래서 Booking.com으로 예약을 했는데 어제 모텔에 비하면 큰 차이가 난다. 가격도 500 ruble 싼데 에어컨, TV, 냉장고 등 있어야 할 것들이 다 있고 방에서 WiFi도 잘된다. 방값은 2,000 ruble인데 ($32 정도) 그동안 예약을 안 하고 든 곳들은 대부분 시설이 엉터리고 가격은 예약하고 든 곳들보다 비싸다. 오늘 든 곳에 딱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여자직원이 좀 불친절한 것인데 어쩌면 나하고 통화가 잘 안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오늘 이곳 식당에서 만난 외국인으로부터 구글 Translate를 이용해서 말로 통화하는 방법을 배웠다. 전에 나도 알고 있었던 방법인데 인터넷에 연결이 되어야만 쓸 수 있다. 앞으로 러시아 SIM 카드를 이용해서 사용해 봐야겠다. 어떨 때는 이 방법을 꼭 써야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현재 휴가철인 것 같다. 내가 달린 도로에 있는 주유소 겸 휴게소에는 휴가를 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대부분 모스크바 지역에서 Crimea 반도로 휴가를 가는 사람들 같다. 그러나 좀 힘들게 여행을 하는 것 같다. 오늘도 두 번씩이나 차를 세워서 내 후미등에 대해서 얘기하는 사람을 만났다. 두 번째 사람은 험하게 인상까지 쓰면서 뭐라고 한다. 끄라는 얘기 같다. 도대체 고속도로에서 차를 세워서까지 왜들 그러는지 궁금하다. 그냥 켜있는 것이 아니고 번쩍번쩍 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냥 켜놓으면 2, 3시간이면 배터리가 나가기 때문에 번쩍번쩍하게 해놓는 것인데 번쩍번쩍하게 해놓으면 자기네들에게 무슨 피해가 간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인터넷에 들어가서 그 이유를 알아봐야겠다. 오늘 Volgograd에서 이번 여행을 끝내기로 결정했다. Volgograd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자전거와 자전거 짐을 한국으로 보내고 소형 배낭만 지고 2주 동안 러시아 여행을 한 다음에 7월 20경 귀국할 생각이다. 지금 너무 지쳐있다. 구릉과 더위 때문이다. 그리고 Volgograd에서 우즈베키스탄 Nukus까지 약 1,700km 사막지대를 이 더위에 자전거를 달릴 자신이 없다. 내년 4월경 날씨가 선선할 때 다시 와서 달리면 딱 좋을 것 같다. 현재 위치와 오늘 달린 자전거 길 오늘도 새벽 4시에 떠났다 휴게소를 겸하는 주유소는 하루 달리는 동안 한두 번밖에 안 나온다 Hotel 표지판은 항상 반갑다 금방 폭우가 내릴 듯한 하늘 오늘 달린 길에도 트럭이 많았다 400m 전방에 Volgograd로 가는 길이 나온다는 도로표지판, Volgograd는 이번 자전거여행이 끝나는 곳이라 너무나 반가웠다 드디어 Volgograd로 가는 도로로 들어섰다 중앙분리대가 있는 왕복 4차선 도로에는 갓길은 전혀 없다 자갈로 덮인 갓길은 있지만 자전거를 달릴 수는 없다 왕복 2차선 도로로 바뀌는데 역시 갓길은 없다 오늘은 강한 맞바람을 맞으며 달리느라고 고생을 많이 했다 (나무 가지가 휘는 것을 보면 바람이 강하게 부는 것을 알 수 있다) 쉴 곳이 마땅치 않아서 숲속 그늘에 들어가서 아주 불편하게 잠깐 쉬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