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21일, 월요일, Barichara, Hospedaje El Ranchito (오늘의 경비 US $10: 숙박료 10,000, 점심 5,000, 저녁 5,000, 식료품 2,800, 인터넷 2,000, 환율 US $1 = 2,700 peso) 아침에 일어나니 화창한 날이다. 지난 며칠 동안은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였는데 오늘은 오랜만에 좋은 날씨다. 지금이 우기라는데 이만큼 날씨가 좋은 것도 다행이다. 사실 남미 여행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거의 10개월 동안 날씨는 매우 좋은 편이었다. 오전 11시에 Guane에 가는 버스가 있다니 그전에는 Barichara 마을 구경이나 하고 11시 버스로 Guane에 갔다가 돌아올 때는 걸어서 올 생각이다.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으니 좋은 산책이 될 것이다. Barichara 중앙광장을 한 바퀴 도는데 성당 앞에 버스가 하나 서 있어서 혹시 Guane에 가는 버스가 아닌 가해서 가까이 가보니 관광버스였다. 책임자 같은 사람에게 물어보니 관광버스라며 어디를 가느냐고 나에게 묻는다. Guane에 간다고 하니까 태워주면 차비를 얼마나 내겠느냐고 묻는다. 예기치 않았던 질문이고 농담인지 진담인지 좀 혼동이 되어서 대답을 못하고 있으니 웃으며 그냥 타란다. 공짜로 타는 것도, 돈을 내는 것도, 모두 마음에 안 내켜서 11시 버스로 가겠다고 했더니 좀 미안했던지 타라고 계속 청한다. 고맙다고 하고 올라타서 보니 Bogota에서 온 30여명의 관광 그룹이었다. Guane는 버스로 20분 정도 거리라 금방 도착했는데 성당과 조그만 박물관이 있는 조그만 마을이었다. Barichara도 조그만 마을인데 이곳은 Barichara의 4분의 1 정도밖에 안 되는 아주 조그만 마을이었다. 전기도 들어오고 버스도 들어오는 마을이지만 마을 모습은 수백 년 전의 것과 다름이 없을 것 같았다. 아담하고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마을길은 Barichara와 마찬가지로 1m x 50cm 정도 크기의 얇은 돌로 포장되어 있었다. 마을 거리와 성당 내부 구경을 한 다음에 박물관 구경을 했다. 박물관 직원이 나 하나만 데리고 스페인어로 안내를 하는데 이곳이 수백만 년 전에는 바다였는데 이 근처에서 발굴한 화석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다양한 화석은 처음 보았다. 새우, 우렁이, 뱀, 조개, 물고기, 불가사리, 바다 속에 사는 식물 등으로 다양할 뿐 아니라 그렇게 생생할 수가 없었다. 비교를 하느라고 진짜 조개와 화석 조개를 나란히 놓았는데 어느 것이 화석이고 어느 것이 진짜인지 차이를 구별하기가 쉽지 않았다. 화석 조개가 좀 더 오래되 보일 뿐이다. 신기해서 화석 조개를 만져보면 조개가 아니고 돌덩어리다. 걸어서 돌아오는 길은 두 시간 남짓 걸렸는데 옛날 차가 없었을 때 만든 길 같았다. Guane에서 사람들에게 Guane에서 Barichara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나 물어보니 7km라는 사람도 있었고 10km라는 사람도 있었다. 날씨가 점심때가 되니 더워져서 걸어오는데 땀을 좀 흘렸다. 그러나 날씨가 건조한 편이고 가는 길에 그늘이 많고 마실 물이 충분히 있어서 힘이 별로 안 드는 즐거운 산책이었다. 이런 곳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 좀 좋은 곳이라면 돈을 쓰도록 해놨는데 이곳은 안 그렇다. 나는 이런 곳이 좋다. 오는 도중에 어깨에 무엇인가를 메고 걸어오는 남자를 만났는데 칼을 차고 있어서 아무도 없는 산길이라 좀 섬직했다. 갑자기 강도로 변해서 나에게 칼을 휘두르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조금 더 가니 Barichara 쪽에서 걸어서오는 관광객들이 보이기 시작해서 마음이 놓였다. Barichara에 돌아오니 숙소 할머니와 소년이 외출했는지 문이 잠겨서 들어갈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어제 저녁 먹으러 갔다가 닫아서 못 먹고 돌아선 음식점에 갔더니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역시 이곳도 관광지인 모양이다. 닭고기 Almuerzo를 시켜 먹었는데 지금까지 먹은 Almuerzo 가운데 제일 맛있었다. 특히 닭고기가 맛있었고 밥이 맨밥같이 보였는데 볶음밥이었다. 어느 나라 음식이던지 잘 만든 것은 맛있게 마련이다. 오후에는 낮잠을 자고 책을 읽으면서 한가한 시간을 보냈다. 추녀 밑 그늘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으니 날씨도 좋고 조용하고 참 좋다. 저녁에는 나가서 길가 포장마차에서 만드는 맛있는 햄버거로 저녁을 하고 인터넷 카페도 있어서 인터넷도 했다. 미국 애들로부터 "Father's Day" 축하를 하는 이메일이 와있었다. 다음에 할 예정인 인도 여행을 위해서 Amazon.com에서 Lonely Planet 책을 여러 권 주문했다. 인도, 네팔, 파키스탄, 스리랑카, 부탄, 방글라데시, 몰디브 등 일곱 권을 주문했는데 그 많은 책들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지 문제다. 내일은 Mompos로 간다. 그런데 가는 버스길이 너무 복잡하다. Barichara를 떠나서 San Gil, Bacaramanga, El Banco에서 버스를 세 번이나 갈아타고 가야하는데 해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Barichara처럼 조그만 도시는 모든 것이 중앙공원 근처에 있어서 참 편리하다. 버스 정류장, 숙소, 음식점, 인터넷 카페, 은행, 상점, 볼거리 등이 다 한군데 모여 있으니 모두 쉽게 걸어서 다닐 수 있어서 좋다. 여행지도 아담한 Guane 성당 소박해 보이는 성당 내부가 마음에 든다 돌로 포장한 Guane 마을 길 수백 년 전에도 별로 다름이 없었을 Guane 마을 풍경 마을 음식점 길모퉁이에 벽을 파고 모신 성모 상 Barichara와 Guane를 연결하는 보행자 길은 차가 안 다녀서 걷기 좋다 돌아오는 산길에서 칼을 찬 남자를 만났는데 좀 섬직했다 산속에 있는 외롭게 보이는 농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