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9일, 금요일, Santa Elena, La Casa de Gladys (오늘의 경비 US $9: 숙박료 5,000, 점심 5,000, 식료품 8,000, 음료수 3,000, 인터넷 2,000, 환율 US $1 = 2,600 bolivar) 오늘 아침식사를 하는데 식사 내용이 옆 그룹과 (노르웨이 석유 엔지니어와 베네수엘라 새우농장의 미남 청년) 너무나 차이가 난다. 우리는 우유와 시리얼뿐인데 옆 그룹은 즉석에서 밀가루를 반죽해서 만든 맛있는 빵, 계란 프라이 등으로 성찬이다. 우리 아침이 너무나 초라해 보이는지 옆 그룹 사람이 빵을 권해서 한 개 받아서 맛있게 먹었지만 정말 김샌다. 한 $50을 더 내더라도 우리도 이렇게 잘 먹고 트레킹을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Makoto는 밤중에 내린 비가 자기 텐트 안으로 흘러 들어와서 자기 배낭과 배낭 안에 있는 물건이 다 젖었다고 울상이다. 이 친구는 옷은 입고 있는 것 딱 한 벌인데 어제 냇가에서 빨고는 덜 마른 옷을 입고 잔 모양이다. 참 재미있고 괴상한 젊은이다. 6일 동안 이 친구와 영어로 말하다가 내 영어 발음이 일본식이 되어 버린 것 같은 기분이다. "Hot"을 "호토", "wet"을 "웨토", "dry"를 "도라이" 이런 식이다. 내가 이 친구 말을 잘 못아 들어서 "What does it mean?" 하면 "mean"이 무슨 뜻이냐고 되묻는다. "Bad word"라고 말하면 "bad work"으로 알아듣는다. 그래도 신종 난초를 찾으러 세계를 누비고 다니니 존경심이 생긴다. 어떻게 통하면서 다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언젠가는 원하는 대로 신종 난초를 발견하여 Miyamoto Makoto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엔지니어 본업으로 돌아가서 결혼도 하고 일본 사람답게 좀 깨끗하게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오늘 아침에는 나 혼자 조금 일찍 출발했다. 야영장에서 걸어가야 하는 Paraitepui 마을까지는 외길이고 확 터진 초원길이라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다. 혼자 걷는 기분도 좋다. 오랜만에 날씨가 좋아져서 해가 나왔다 들어갔다 할 뿐 빗방울은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았다. Roraima 산을 돌아다보니 산정이 안개에 쌓여있는데 어제 내가 저 위에 있었구나 하고 생각하니 좀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왜 저런 산을 오르고 싶어 하는가? 두 시간 정도 걸은 다음에 노르웨이 친구와 베네수엘라 친구가 나를 따라잡았다. 다른 사람들은 어찌된 것인지 끝까지 나를 따라잡지 못했다. 3시간 반 만에 Paraitepui 마을에 도착했다. 노르웨이 친구가 코카콜라를 사서 나에게도 한 병 권한다. 베네수엘라 친구도 한 병 또 권한다. 사람들은 행복감을 느낄 때 남에게도 친절하게 되는 모양이다. 나도 내 뒤에 도착한 가이드 Roy와 짐꾼 Lopez에게 코카콜라 한 병씩 사주니 좋아한다. 조금 있다가 Makoto가 들어오고 다른 팀의 가이드와 짐꾼도 들어온다. 기념 촬영을 하고 조금 있다가 우리가 타고 갈 지프차가 도착하여 우리가 이틀 밤을 묵었던 San Francisco de Yuruani 마을을 거쳐서 브라질 국경도시 Santa Elena에 도착했다. 가이드 Roy가 San Francisco de Yuruani 마을에서 Santa Elena까지 가는 차비를 우리더러 내라고 한다. 계약서를 보여주며 Santa Elena까지 데려다 주기로 계약을 했다고 하니 미안하다고 한다. 알고도 그런 것인지 모르겠는데 계약서에 쓰여 있지 않았더라면 문젯거리가 될 뻔했다. 마지막까지 짐꾼 Roy는 못되게 군다. 며칠 전에 나에게 소형 손전등을 빌리고서는 안 돌려주더니 어제는 내 소형 라디오를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주었더니 역시 돌려줄 생각을 안 한다. 이 친구 상습적으로 외국 여행자 물건을 빌린 다음에 안 돌려주는 모양이다. 얼마나 이런 물건들이 가지고 싶으면 그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나쁜 친구다. Paraitepui 마을을 떠나기 전에 둘 다 돌려달라고 했더니 한참 만에 가져온다. 조금은 딱해서 손전등은 내가 필요하니 안 되고 라디오나 가지라고 했더니 좋아한다. Santa Elena에 도착하여 나는 그곳에 남고 Roy와 Makoto는 밤 버스로 Ciudad Bolivar로 돌아갔다. 이렇게 해서 San Francisco de Yuruani 마을에서의 2일을 포함한 8일 간의 Roraima 산 트레킹을 마쳤다. 음식만 좋았더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트레킹이었을 텐데 좀 아쉬웠다. 그래도 오래 기억에 남을 트레킹이다. 내일 브라질로 국경을 넘어서 Boa Vista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 Santa Elena에 하루 밤 묵는다. 국경도시인 Santa Elena에는 외국 배낭 여행객들이 많다. 배낭 여행객들을 위한 시설도 많다. 브라질로 가거나 브라질에서 오는 배낭 여행객들인데 Roraima 산 때문에 이 길을 택하는 모양이다. 지도에 보면 오지 중의 오지인 Roraima 산이 외국 여행객들에게 이렇게 인기가 있다니 놀랍다. 사실 놀랄 것도 아니다. 그저 내가 몰랐을 뿐이다. Lonely Planet에 제일 먼저 소개된 La Casa de Gladys라는 숙소에 들었는데 나 혼자 뿐 텅 비었다. 두 번째로 소개된 Posada Michelle라는 숙소에는 외국 여행객들이 많이 보인다. 그곳에 들 것을 잘못한 것 같다. 손님이 없는 이유와 많은 이유가 정확히 있는 것이고 우연이 아니다. Lonely Planet에는 보통 인기 순서대로 숙소를 소개하는데 이곳은 틀리게 소개된 것이다. Lonely Planet보다 배낭 여행객들이 더 정확한 최신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증거다. 역시 미리 Lonely Planet 인터넷 Forum에 들어가서 문의를 했더라면 Posada Michelle 숙소를 소개 받았을 수도 있었을 텐데 매번 그렇게 하는 것도 좀 번거로운 일이다. 오늘로 베네수엘라 여행을 끝낸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에 다시 한 번 돌아온다. 오늘이 7월 9일, 남미 여행을 끝내고 8월 2일 베네수엘라 수도 Caracas에서 미국행 비행기를 탈 때까지 20여일이 남았다. 지금까지 남미의 13 나라 중 10개국을 여행했고 이제 Guiana 3국만 남았다. Guiana 3국은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사이 대서양 해변에 위치한 Guyana, Suriname, French Guiana 세 나라다. Guyana는 옛 영국 식민지였고 Suriname은 옛 네덜란드 식민지였다. French Guiana는 옛 프랑스 식민지였으나 현재는 프랑스의 일부로 편입되어있다. Guiana 3국을 여행하고 Caracas까지 가는 여정을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Santa Elena에서 Guiana 3국의 첫째 나라인 Guyana로 들어가서 북쪽에서 남쪽으로 Suriname, French Guiana를 여행하고 Amazon 강 입구 도시 브라질 Macapa로 간다. Macapa에서 Manaus까지 Amazon 강 배 여행을 한다. 2개월 전에 Manaus에서 페루의 Iquitos까지 한 Amazon 강 배 여행과 합치면 아주 긴 Amazon 강 배 여행이 되는 것이다. Manaus에서 버스로 Boa Vista와 Santa Elena를 거쳐서 베네수엘라 북단 항구도시 Puerto La Cruz 근처에 있는 Santa Fe 해수욕장에 도착해서 며칠 동안 쉰다. 다음에 베네수엘라 수도 Caracas로 가서 11개월간의 남미여행을 끝내고 8월 2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Santa Elena에서 Guiana 3국의 첫 나라인 Guyana로 가는 길은 브라질의 Boa Vista로 가서 버스를 갈아타고 국경도시 Bonfim에서 입국하는 것이다. 여행지도 다시 안개에 덮인 Roraima 산 건조한 곳은 흡사 사막 길 같다 "부리부리" 모래파리에 물린 자국이 수없이 많다 우리 팀, 왼쪽부터 일본 식물 채집 광 Miyamoto Makoto, 가이드 Roy (흑인 피와 원주민 인디언 피가 섞인 것 같이 보인다), 좀 실성한 것 같은 짐꾼 Lopez (백인 피가 약간 섞인 원주민 인디언으로 보인다) 올라갈 때 만나서 동행한 다른 팀의 (선글라스를 낀) 노르웨이 석유 엔지니어와 베네수엘라 미남청년 새우농장 주인 우리를 태우고 Santa Elena까지 간 지프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