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9월 27일, 토요일, Arequipa, Colonial Inn (오늘의 경비 US $52: 숙박료 50, 버스 68, 저녁 16, 식료품 14, 기타 24, 가이드 팁 50, 환율 US $1 = 3.50 sole) 오늘은 Colca 계곡을 떠나는 날이다. 새벽 2시 반에 일어나서 준비해서 3시에 떠났다. 여러 그룹이 같은 시각에 함께 떠났다. Edison이 나에게 먼저 떠나라고 해서 집사람을 태울 노새가 당도하기 전에 먼저 떠났다. Edison 얘기가 노새가 나보다 빠르니 내가 먼저 떠나도 노새가 나를 따라 먹을 거란다. 칠흑 같은 밤길을 머리에 쓰는 랜턴을 켜고 걷기 시작했다. 노새한테 너무 빨리 따라 먹히지 않으려고 발걸음이 빨라진다. 계곡을 오르는 길은 꼬불꼬불한 경사가 심한 길이였다. 길이 하나 밖에 없어서 길 잃어먹을 염려는 없었다. 길을 오르며 보이는 것은 뒤에 따라오는 그룹의 전등 빛과 하늘을 수놓은 별들이었다. 그 외에는 천지가 새까맸다. 이렇게 많은 별을 보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은하수도 잘 보인다. 은하수에는 수억의 별이 있고 그런 은하수가 또 수억이 있다니 우주의 정체는 도대체 무언가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 든다. 노새와 경주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오르다 결국 두 시간 만에 노새에게 추월당했다. 노새 주인이 노새를 끌고 집사람은 노새 등위에 우아하게 올라 앉아있고 Edison은 노새 뒤를 따른다. 흡사 역사극에서 보는 대감마님 행차 같았다. 노새를 앞으로 보낸 다음에 고도가 높아지면서 (계곡 밑은 2160m, 위는 3280m) 현기증이 좀 나는 것 같아서 걷는 속도를 줄였다. 반시간 더 올라가서 계곡 위에 당도하니 노새는 벌써 집사람을 내려놓고 가버렸다. 집사람이 노새를 타고 있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못한 것이 서운했다. 아래에서 만났을 때 플래시로 찍었어야 했는데. 첫날 묵던 Cabanaconde 마을 숙소의 식당에 돌아와 아침 식사를 하고 Edison에게 팁으로 50 sole을 주고 condor 독수리를 보러 Cruz del Condor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집사람은 Edison 부인에게 주라고 화장품을 선물했다. 헤어질 때 Edison의 부인과 애들 둘이 나왔는데 부인은 100% 인디언 모습이었고 애들도 엄마 닮아서 역시 100% 인디언 모습이었다. 아버지는 백인 모습인데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그렇게 원래 2박 3일 예정에서 4박 5일이 되어 버린 Colca 계곡 트레킹이 매우 만족스럽게 끝났다. 미국의 Grand Canyon이나 멕시코의 Copper Canyon 트레킹보다 더 좋았던 것 같았다. Cabanaconde를 떠나서 45분 만에 Cruz del Condor 전망대에 도착했다. 이곳은 매일 아침 8시, 9시쯤에 난다는 condor 독수리를 보는 곳이다. 벌서 100여명 관광객들이 절벽 위 전망대에서 카메라를 들고 독수리가 날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45분 후에 이곳을 지나가는 버스가 오기 전에 봐야 하는데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절벽을 상승하는 기류관계로 아침때만 볼 수 있다 한다. 누가 손짓을 해서 보니 멀리 독수리가 서너 마리 나는 게 보인다. 그러나 너무 멀어서 똑똑히 볼 수가 없고 사진에 담을 수도 없다. 그러는 중에 버스가 당도해서 떠날 수밖에 없었다. 두 시간 달려 Chivay라는 곳에 도착해서 버스가 두 시간 쉬는 동안에 근처에 있는 제법 규모가 큰 온천에서 한 시간 정도 몸을 풀었다. 등산 후에 하는 온천 목욕은 항상 좋다. 다시 버스에 올라서 네 시간 만에 Arequipa로 돌아와 전 번에 묵던 숙소에 다시 가서 맡겼던 두었던 짐을 찾고 전 번에 묵던 방에 드니 피곤이 확 풀린다. 저녁 식사는 근처에 있는 중국음식점에 가서 했는데 맛도 좋고 양이 많아서 1인분을 둘이 먹어도 될 만하다. 식사 후에는 버스 정류장에 가서 Cuzco 가는 버스표를 샀다. 저녁 7시에 떠나서 다음 날 아침 5시에 도착하는 10시간을 가는데 요금이 고작 25 sole이다 (약 9,000원). 아마 형편없는 버스인가 보다. 그러나 고생 좀 하면 어떠냐. Colca 계곡 트레킹은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이 하면 된다. Arequipa에서 Cabanaconde 까지 버스로 가서 (16 sole) 그곳 숙소에서 하루 밤 잔 다음에 다음날 계곡으로 내려가서 1박 내지 2박을 한 다음에 (Oasis Lodge나 San Juan Chuccho에서, 하루 숙식이 22 sole) 아침 6시까지 Cabanaconde로 올라와서 아침식사 하고 아침 7시에 떠나는 Arequipa 행 버스를 타고 Arequipa로 돌아오면 된다. 돌아오는 중에 Cruz del Condor 관망대에 들려서 condor 독수리 나는 것을 보고 (재수 좋으면) Chivay에 들려 온천 목욕을 하면 좋다. Colca 계곡 길에 대한 정보는 Cabanaconde 숙소에서 얻을 수 있다. 가이드를 써도 좋고 (하루에 20 sole) 없이 가도 문제없다. 다른 여행객들을 따라 가기만 하면 된다. 기후에 맞는 복장을 해야 되고 철에 따라 침낭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계곡 트레킹 시간은 Cabanaconde에서 San Juan de Chuccho까지 내려가는데 4시간 (이곳에서 1박 혹은 무박), Cosninhua와 Malata 마을을 거쳐서 Oasis Lodge까지 가는데 7시간 (이곳에서 1박), 다음날 새벽 3시에 떠나서 Cabanaconde로 올라오는데 4시간이다. 그렇게 하면 여행사를 통해서 하는 것의 약 반값에 할 수 있지만 지역 경제를 돕는다는 의미에서 여행사를 통해서 하는 것도 할만하다. 여행지도 Cruz del Condor 전망대에서 독수리 나는 것을 기다리는 사람들 멀리 독수리 한 마리가 보인다, 너무 멀어서 재미가 없다 땅이 아주 척박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