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 9일, 일요일, Uyuni, Hostal Avenida (오늘의 경비 US $133: 숙박료 30, 저녁 70, Salar de Uyuni 관광 $120, 환율 US $1 = 8 boliviano) 아침 11시 버스로 같은 숙소에 머물던 영국인 Matt와 다음 목적지인 Uyuni로 향했다. 짐칸도 없는 소형 버스라 큰 배낭을 버스 지붕에 실었다. 배낭을 여행 떠날 때 가져온 대형 쓰레기 봉지에다 싸서 실었다. 배낭 커버가 있었지만 그래도 먼지가 들어갈 수 있고 혹시 비가 오는 경우에 대비해서였다. 같은 버스에 탄 배낭 여행객 한 명이 쓰레기 봉지를 어디서 얻었느냐고 나에게 묻는다. 아마 이곳에서 사려다 못 샀는데 내가 혹시 이곳에서 샀나 해서 물어보는 것 같았다. 버스가 Potosi를 출발할 때 보니 서서 가는 사람들이 10여명 되었다. 그러나 이들은 30분 정도 가더니 다 내렸다. 내내 비포장도로이어서 버스 요동이 심했다. 옛날 한국에서 시외버스를 타는 것 같았다. Uyuni까지 가는 동안 계속 4,000m 고도를 유지했다. La Paz에서는 (3,660m) 고산증세로 그렇게 고생했는데 Potosi에서는 (4,070m) 고산증세를 느끼지 않았다. 아마 La Paz를 떠난 후 Cochabamba와 (2,550m) Sucre에서 (2,790m) 여러 날 머무는 동안에 고도 적응이 된 것 같다. 오늘 가는 Uyuni는 고도가 조금 낮아져서 3,675m다. 가는 동안 가끔 마을이 보였는데 집들은 모두 흙벽돌로 만들었다. Uyuni 가는 동안의 경치는 나무 하나 안 보이는 황량한 경치였다. 밭은 거의 없고 가끔 야마 (llama) 떼가 풀을 뜯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내 눈에는 풀이 안 보이는데). 가끔 오아시스 같은 마을이 나타났는데 마을에는 한국의 수양 버드나무 같은 나무들이 보였다. 5시간 반 정도 달려서 Uyuni에 도착했다. 멀리 언덕길에서 내려다보이는 Uyuni 역시 황량하기 짝이 없었다. Potosi가 산 속에 있는 황량한 도시라면 Uyuni는 넓은 사막 같은 평원에 있는 황량한 도시다. 도대체 이런 곳에 왜 도시가 생겼을까. 아마 철도 때문일 것 같다. 아르헨티나에서 오는 철도, 칠레에서 오는 철도, 볼리비아의 La Paz와 Potosi에서 오는 철도가 Uyuni에서 만난다. Uyuni는 한국으로 치면 대전 같은 교통의 요지다. 옛날에 볼리비아는 광산에서 은을 캐고 아르헨티나는 볼리비아 광산에 곡식, 야채, 고기 등 생필품을 대고 칠레는 볼리비아에서 은을 받아서 유럽으로 실어 나르는 일종의 분업적 협동 체제였다. 그리고 Uyuni가 그 협동 체제의 교통 중심지였던 것 같다. 버스에서 내리니 숙소 호객꾼들이 달라붙었다. 자기네 호텔로 가자는 것이었다. 그들을 뿌리치고 200m 정도 걸어가니 허술한 중앙광장이 나오고 Hostal Avenida가 보였다. 나와 함께 버스에서 내린 배낭 여행객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모두 이 호텔로 들어갔다. 호텔 로비는 배낭 여행객과 여행사 직원들로 붐비었고 순식간에 여행사 직원들로부터 10개의 명함을 받았다. 그리고 자기네 사무실로 가서 Uyuni 소금사막 관광 계약을 하자고 잡아끌었다. 가격도 $55, $50하며 막 내렸다. 여행객들이 Uyuni에 오는 이유는 Salar de Uyuni라는 (소금평원 혹은 소금사막이란 뜻)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소금사막 구경을 하기 위해서다. 보통 3박 4일의 여행을 하면서 소금사막을 보고 그 주위에 있는 호수 두 군데와 온천 한 군데를 본다. 이 여행객들을 잡기 위해서 Uyuni에는 50여 개의 여행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린다. 지금은 철이 지나서 가격이 많이 내려간 것 같았다. 그래도 $50은 이곳에서는 큰돈이다. 우리와 동행이 된 영국인 Matt과 함께 여행사 방문을 시작했다. 다섯 군데를 방문해서 가격을 알아보니 $50부터 $70 사이였다. 어디를 택할까 망설이다가 Potosi에서 만난 한 배낭 여행객으로부터 소개받은 Olivos Tours에 3박4일 여행을 $60에 계약했다. 저녁 식사는 Matt과 함께 근처 음식점에서 피자를 먹었는데 우리 앞으로 70 boliviano가 나왔다. 여행 시작한 후 제일 비싼 식사를 한 것 같다. 그런데 좀 당한 기분이었다. 식사하는 동안 Matt은 어제 밤에 Potosi에서 호주에서 온 화가 James와 새벽 5시까지 술을 마셨다고 한다. 그래서 James는 오늘은 그림 그리는 것을 포기하고 쉬고 있단다. 어제 아침 9시경 Potosi 호텔 마당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샤워를 하던 Matt이 물이 묻은 채로 샤워장에서 뛰쳐나와서 샤워에서 갑자기 뜨거운 물만 나온다고 소리를 질렀다. 볼리비아에서는 자주 전기가 나가고 수돗물이 끊기는데 (한국도 옛날에는 그랬다) Matt이 오늘 샤워를 하는 동안 갑자기 수돗물이 끊기어서 찬물은 안 나오고 물탱크에 남았던 뜨거운 물만 나왔던 것이다. Matt은 온몸에 비누칠을 한 채로 타월을 두르고 옆 호텔에 가서 샤워를 마치고 돌아왔다. 여행지도 황량한 Uyuni 가는 길, 때때로 오아시스 마을이 나온다 우리가 타고 온 버스 Uyuni 중앙광장, 나무 사이로 시계탑이 보인다 Uyuni 길거리 풍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