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화 촬영지로 대전이 뜨고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대전이 영상도시로 뜨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입니다. 지난해 연초 400만 관객몰이를 한 조인성, 주진모, 송지효 주연의 '쌍화점'(감독,각본 유하)이 그 신호탄입니다.
쌍화점의 베드신 장면=DAUM
쌍화점의 대부분의 궁중 내 촬용이 바로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의 실내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 베드신도 그 곳에서 촬영된 겁니다. 이는 박성효 시장 취임이후 대전문화진흥재단이 출범하고 영상산업을 새로운 도시의 미래 먹을거리로 육성하기 시작한 덕분이죠. 지금 문화산업진흥원 인근, 그러니까 꿈돌이동산 들어가다보면 북부소방서 옆에 CT센터가 한창 건립 중입니다. CT, 즉 Culture Technology(문화기술) 전문 센터가 들어서는 것이죠. CT센터가 올해 안에 완공되면 대전은 영상콘텐츠산업의 메카가 될 겁니다. 유인촌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이 엑스포과학공원 일부 지역에 조성키로 한 HD(고화질)드라마타운도 그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입니다. 드라마 종합제작단지를 대전에 조성해 제2의 한류 붐을 일으키겠다는 겁니다.
올해 완공예정인 대전CT센터(조감도)
올해 들어서도 1월부터 로케이션 지원요청이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강제규 필름의 '디데이'(장동건 주연), 아이필름의 '파괴된 사나이'(김명민 주연), 외뉴내강의 '해결사'(설경구 주연), (주)서울무비웍스의 '서유기 리턴즈'(김병만 주연), K&엔터테인먼트의 '얼음비'(신은경, 김성수 주연) 등 5개 작품이 들어와 있습니다. 이중 설경구 주연의 '해결사'는 대전에서 전체 촬영분량의 90%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쯤 되면 대전을 영화도시라고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대전에서 촬영되는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들=DAUM
최근 3D 입체영상 '아바타'의 흥행 열풍이 불었는데, 이는 대전의 영상산업이 나아갈 방향입니다. 이미 산업계가 '아바타 신드롬'이라고나 할까요.. 앞다퉈 3D로 눈을 돌리고 있고, 정부도 3D산업을 위해 두 팔을 걷어 붙인 상황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오는 10월 고화질급 지상파 3D 실험방송에 나선다고 발표한 게 기억이 나네요. 문화부도 아바타의 영상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2013년까지 2천억원의 예산을 CG(컴퓨터그래픽) 산업에 투자키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왜 대전이 '아바타식 3D'로 나아가야 할까요? 대전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와 KAIST(한국과학기술원)을 필두로 한국형 CG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영화산업 인프라가 대전만큼 풍부한 곳이 사실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TRI는 지난해 '반지의 제왕' 특수효과를 제작한 뉴질랜드의 NZISI(The Newzeland Institute of Screen Innovation Limited)와 MOU를 체결하고 영화 시각 특수효과 소프트웨어 개발과 컴퓨터 그래픽, 가상현실, 디지털영화기술 등 폭넓은 분야에서 기술협력을 진행 중입니다. 그만큼 ETRI의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입니다.
특히 ETRI의 CG관련 특허기술을 출자해 설립된 연구소기업인 (주)매크로그래프는 할리우드 영화 '포비든 킹덤'(이연걸, 성룡 주연)의 CG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영화 '괴물2'의 CG도 이 회사가 제작중입니다.
ETRI의 특허기술을 출자해 설립한 매크로그래프가 CG를 맡았던 '포비든 킹덤'=DAUM
KAIST CT(문화기술)대학원도 빼놓을 수 없는 자원입니다. CT대학원은 전통적인 이공학과와 인문사회, 문화예술 전공자들이 문화와 과학기술의 융합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석굴암과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등 인류 문화유산을 디지털로 복원했고, 할리우드에서 영화 CG 전문가로 활동한 교수들이 상당수 포진돼 있는 곳입니다.
지난해 국내 영화시장을 석권한 '국가대표'(하정우 주연)의 활강장면 등은 대덕특구 내 KISTI(한국과기술정보연구원)의 그래픽스 전용 슈퍼컴퓨터와 랜더링 소프트웨어 등을 사용한 특수효과로 만들어졌습니다.
국가대표의 활강장면=DAUM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이같은 연구개발성과의 기술사업화 역량을 결집한다면 대전은 영화콘텐츠 산업의 진정한 강자가 될 겁니다.
올 10월 개원을 앞두고 있는 대전CT센터와 엑스포과학공원 일대에 조성되는 드라마 제작단지가 조성되면 대전은 첨단과학과 문화예술이 접목된 첨단영상산업의 메카가 될 겁니다.
최근 유성구 연두방문에서 박성효 시장이 제시한 청사진입니다.
"HD드라마 제작단지 조성사업은 문화부와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대상사업으로 선정돼 현재 KDI(한국개발연구원)의 용역이 진행되고 있다"며 "대전시가 역점 추진해온 CT센터 건립과 함께 드라마 제작단지가 조성되면 3D와 CG기술력이 결합된 아시아 최고의 드라마, 영상제작단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