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너무 바빠요. 얼마 전에 중간고사가 끝났고 이번 주에는 리포트 제출할 것도 쌓였어요. 사업도 신경 써야 하고 틈틈이 방송출연에 남편까지 챙겨야 하니까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죠.”
개그우먼 이경애(39)가 다시 씩씩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한동안 그는 재혼한 남편 김용선씨(53)가 간경화로 투병생활을 하자 간병에 매달리느라 대학도 휴학하고 방송활동도 일체 하지 않았다. 다행히 남편 김씨는 간이식 수술을 받고 건강이 많이 회복된 상태. 올봄 그는 교통방송 ‘2시의 운전석’에서 ‘이경애의 속풀이 찜질방’ 코너를 진행하며 방송활동을 재개했다. 그리고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3학년에 복학, 늦깎이 대학생 생활도 다시 시작했다.
“대학에 입학하고 두번이나 휴학을 했어요. 1학년 다니고 부모님 아프셔서 1년 휴학하고, 2학년 마치고 남편 수술 때문에 또 1년을 휴학했거든요. 공부를 좋아해서 다시 학교 다니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어린 친구들과 어울려 공부하는 재미를 모르실 거예요. 친구들은 저랑 20년 차이가 나는데도 세대차이를 전혀 못 느낀다네요.”
지난 99년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뒤늦게 입학한 그는 학업에 남다른 애착을 보여왔다. 본인 표현대로라면 “나이 먹은 값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강의시간에 가장 먼저 도착하고 맨 앞자리에 앉아 강의를 듣는 성실한 학생이었다. 게다가 2학년 휴학 전에는 과에서 4등을 했을 만큼 성적도 상위권이었다. 1, 2학년 때 부지런히 학점을 이수해놓은 터라 이번 학기에 16학점을 신청했다는 그는 현재 1등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그는 학교에 다시 복학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2001년 간이식 수술을 받은 남편 김씨의 건강이 조금씩 회복되면서 그도 대학에 복학할 수 있었던 것. 복학 후 사업이다, 방송이다 바빠진 그가 안됐는지 남편 김씨는 “종종거리며 다니는 모습이 안쓰럽다”고 한다.
“집사람은 집안일, 학생, 사업까지 1인 다역을 하는 사람이에요. 아침 7시에 학교에 갔다가 점심시간이 되면 저와 점심을 먹기 위해 집까지 차를 몰고 오거든요. 그리고 오후 수업 들으러 나갈 때 저와 함께 나갔다가 밖에서 저녁을 먹고 함께 들어와요. 그렇게 사업하랴 방송하랴 쉴 틈 없이 움직이니까 안쓰러울 때가 많아요.”
현재 이들 부부가 살고 있는 곳은 경기도 덕소. 서울에 있는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이른 새벽부터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점차 건강을 회복하면서 김씨는 아내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중이다. 아침은 간단히 빵으로 해결하고 저녁식사도 스스로 해결하는 것.
재혼한 14세 차이 남편 간경화 투병으로 지난해 뒤늦게 결혼식 올려
그와 남편 김씨는 어느덧 결혼생활이 5년째에 접어든다. 2000년에 혼인신고를 마쳤지만 결혼식은 지난해 10월에야 올렸다. 연애기간까지 포함하면 6년 만에 결혼식을 치른 셈. 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서두른 것은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결혼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인데, 갑작스레 남편의 간경화가 악화되면서 결혼식이 뒤로 밀리고 말았다. 지난해 10월에야 치른 결혼식에는 박미선, 이성미, 이휘재 등 그가 속해 있는 ‘늘푸른모임’ 회원들을 비롯, 많은 하객들이 참석해 축하해주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97년 초. 당시 선배 언니가 운영하는 카페를 찾았던 이경애는 우연히 남편 김씨와 합석하면서 친해졌다고 한다. 당시 그가 받은 남편의 첫인상은 “솔직하고 순수해 아기 같다”는 느낌이었을 뿐 나이 차이가 많은 남편과 결혼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남편 김씨는 그와 세번째 만난 날 정식으로 프러포즈를 했다고 한다.
“조그만 여자가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왔다갔다 하길래 누군가 했더니 유명한 개그우먼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일본에서 오래 생활하다 들어와서 연예인에 대해서는 잘 몰랐거든요. 그때 집사람도 방송에 대한 회의를 느낄 때였고 저 역시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였기 때문에 서로 의지가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집사람을 붙잡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두 사람은 이미 한차례 이혼의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혼에 대해 신중하지 않을 수 없었을 터. 김씨로부터 “나하고 살아줄 수 있어?” 하고 프러포즈를 받던 날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