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백범일지
백범 지음
우리집과 내 어릴적
해마다 세말이 되면 아버지는 닭의 알, 담배 같은 것을 많이 장만하여서 김영의 영리청, 사령청에 선사를 하였다. 그러면 그 회사: 사례하는 뜻을 표함. 로 채력으며 해주먹 같은 것이왔다 이것은 강씨이씨 같은 양반들이 감사나 판관에게 가 붙는 것에 대응하는 수였다. 영리청이나 사령청에 친하게 하는 것을 계방 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계방이 되어 두면 감사의 영문이나 본아에 잡혀가서 영리청이나 옥에 갇히는 것은 명색뿐이요,
기실은 영리 . 사령들과 같은 방에서 같은 밥을 먹고 편히 지내며 또 설사 태장.곤장을 맞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사령들은 매우 치는 시늉만 하고, 맞는 편에서는 죽어 가는 엄살만 하면 그만인 것이다. 그뿐더러 만일 아버지께서 되잡아 양반들을 걸어서 소송을 하여서 그들이 잡혀 오게 되면 제아무리 감사나 판관에게 뇌물을 써서 모면하다 하더라도 아버지의 편인 범 같는 영속들에게 호되게 경을 치고, 많은 재물을 허비하게 된다. 이렇게 망한 부자가 일 년 동안에 십여 명이나 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아버지를 무서워하는 인근 양반들은 그를 달래려 함인지 아버지를 도존위 에 천 하였다. 그러나 아버지는 도존위행공 :공무를 집행함. 을 할때에는 다른 도존위와는 반대로 양반에게 용서 없이 엄하고 번천한 사람들에게는 후하였다. 세금을 받는 데도 빈천한 사람의 것은 자담 : 스스로 부담하거가 담당함. 하여 내주기는 하였을 망정 그들에게 가혹히 하는 일은 없었다. 이 때문에 3년이 못 되어서 아버지는 공전흠 양반들의 꺼림과 미움을 받아서 그들의 아낙네와 아이들까지도 김순영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떨었다. -1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