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재무제표 분석해보니...] 삼성전자 순익 늘고 현대車
감소
매일경제신문 2003년 05월 06일 16:51
상장ㆍ등록기업 부채비율이 지난해 크게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종속회사를 포함,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 보니 부채비율은 2001년에
비해 오히려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증권거래소가 상장기업
275개사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연결재무제표 작성 전 부채비율은 2001년 121.4%에서 110.63%로 낮아졌다. 그러나
종속회사를 포함한 연결재무제표 작성 후 부채비율은 2001년
191.72%에서 지난해 200.69%로 오히려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SK사태 이후 기업들의 회계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해 감춰져 있던 자회사 부채들을 연결재무제표상에 현실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연결재무제표 작성 후 개별 회사별로도 명암이 엇갈렸다. 동아정기는
연결 후 흑자로 전환한 반면 SKC, 금호석유화학 등은 연결 후 적자로
반전했다.
연결 후 대부분의 회사 부채비율이 늘어난 반면 광전자, 신원, 청호전자통신 등 8개회사는 부채비율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회계기준 강화로 부채비율 급증
상장기업 전체적으로 봤을 때 연결재무제표 작성 전 부채비율은 2001
년 121.4%에서 2002년 110.63%로 10%포인트 가량 줄었다. 하지만
연결재무제표 작성 후 부채비율은 2001년 191.72%에서 2002년
200.69%로 9%포인트 가량 늘어났다. 삼성, LG, SK, 현대차, 한진,
한화, 현대중공업, 현대, 금호, 두산, 동부 등 11 개 그룹 계열사들만
집계했을 때는 연결 전후 부채비율 차이가 훨씬 커진다. 11개 그룹의
연결 전 부채비율은 2001년 143.06%에서 2002년 121.64%로 20%포인트 이상 감소했지만 연결 후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242.33%에서
271.59%로 30%포인트 가량 급증했다.
전우종 SK증권 팀장은 "지난해 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난 반면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신규 투자는 줄어들었기 때문에 경제여건상 부채비율
은 감소해야 한다"며 "이 같은 상식과 달리 연결 후 부채비율이 급증
한 것은 SK사태 이후 회계기준을 보다 엄격히 적용해 감춰져 있던 부채가 현실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 팀장은 특히 해외 현지법인 부채와 본사가 보증을 선 부채 등이 이번에 새로 반영되면서 연결재무제표 작성 전후 부채비율 차이가 커 진 것으로 해석했다.
집단소송제 도입 등으로 기업의 분식회계에 대 한 처벌이 크게 강화되는 쪽으로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 점도 기업들이 스스로 엄격한
회계기준을 적용하게 만든 요인으로 지적된다.
회사별 희비 엇갈려
삼성전자, LG전자, 기아자동차 등은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한 결과 지난 해 순이익이 연결재무제표 작성 전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SK텔레콤, 현대자동차, 포스코 KT, 한국전력 등은 연결재무제표 작성 결과 지난해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화천기공은 유럽현지법인(HME)의 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연결
후 당기순이익이 연결 전보다 244.31%나 급증해 이 부문 수위를 차지했다. 동아정기는 중국 현지법인 이익 증가가 반영되면서 연결 후
흑자로 전환됐다. 반면 다우기술은 자회사 손실 발생으로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어 대조를 이뤘다.
SNG21은 한신상호저축은행이 종속회사로 편입되면서 자산총액이
1914 .14%나 급증했으며, 한화도 대한생명과 신동아화재 인수에 따라 자산 총액 증가율이 1486.93%를 기록했다. 이 두 회사는 금융기관
인수로 부채총액도 각각 3190%, 1844% 늘어났다. 이 밖에 한화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동양메이저 등도 부채비율이 100 0% 이상 급증했다.
자회사 매출 증가가 반영되면서 다우기술은 매출액이 연결 후 688.95
%나 늘어나 매출액 증가 수위를 차지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
항공 매출 증대로 연결 후 매출액이 622.79% 늘었으며 동양메이저는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주요사업 부문인 시멘트사업 부문을 분리함
에 따라 연결 후 매출액이 415.27% 늘었다. 반면 한세실업과 경남모직은 해외현지법인과의 거래분을 매출액에서 상계처리함에 따라 연결 후 매출액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번에 분석대상이 된 275개 상장기업은 전체적으로 연결 후 매출액
이 32.83% 늘었으며, 영업이익도 39.37% 증가했다. 이들 기업 경상이 익은 12.14% 늘어난 반면 연결 후 당기순이익은 2.78%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최경선 기자 / 노영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