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타나스, 가로수로 살며 / 남 위 호
야전군 전투병처럼
얼룩무늬로 몸통을 위장 한체
도시 도로변에 도열 해
초록색 허파를 잎으로 흔드는 동안
쌓인 나이테가
한아름을 넘었다.
차들이 과속하는 길거리에
사람들은 인도로 밀려나와 흐느적거리고
검은 듯 한 매연들이 코를 찿아
안개처럼 흐르는
태양의 시간이 지나면
헤드라이트 부신 빛으로 망막이 찢기고
굉음으로 고막이 찢기고
전기 톱날로 팔이 잘리는 고통을
숨길 곳이 없어
낡은 위장복 위에
검은색 누더기로 걸친체
길거리를 지키는 프라타나스.
별을 잃은 도시 밤하늘이
때때로
소주병 들고
나이테에 기대는 어깨처진 푸념들
뿌리에 소주 한모금 권하고
사람으로 살기 힘든 사연
소주 취한 눈물에 띄우는 것을 볼때 면
누굴 대신 이 자리에 잠시 세워 두고
젖은 눈물 데리고
어두운 밤하늘에 색색의 별들이
부엉이 울음 소리에 출렁이는 산골 마을 묘포장을
휭하니 둘러 보고 싶다.
첫댓글 등단을 하시더니 힘이 시에 가득합니다
샘님또뵙기를청합니다좋은글감상하고갑니다
정말 대단 하십니다~~
가로수를 삶과의 얘기로 풀어나가시다니
풀라타나스도 휭~~하니 마실 나가고 싶었나 봅니다^^*
남선생님이 직접 올리셨군요! 시가 전보다 길어지고 그만큼 그물코가 더 촘촘해졌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