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체들의 가두상권 공략이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올해 들어 여성캐주얼, 남성캐릭터캐주얼 등 가두점을 강화하는 복종들이 늘어나면서 전국 상권에서 매장 유지와 개설을 위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뺏고 빼앗기는 혈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본 조건이 바로 정보. 상권에 대한 이해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다. 전국 주요 상권별 추이를 살펴보고 새롭게 부상하는 상권에 대해 조명해본다.
전국에는 서울의 명동, 강남을 시작으로 부산 광복동, 대구 동성로 등 특A급 상권에서부터 일반상권까지 약 150여개 패션 상권이 포진해있다. 서울의 명동, 강남과 부산 광복동, 대구 동성로, 대전 은행동, 광주 충장로 등 광역 핵심 상권과 부평, 청주, 원주, 진주 등은 패션업체들에게 특A급 상권으로 꼽힌다. 이곳 상권은 내로라하는 대표 패션상권이지만 임대료가 계속 상승하고 있어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 대구 동성로의 경우 업계에서는 매출 보장 없이 진출이 어려운 곳으로 통하고 있으며 광주 충장로, 대전 은행동 등은 최근 들어 매출이 주춤한 상태. 또 주로 10대 위주로 유동인구가 변화하면서 캐주얼, 스포츠, 영캐주얼 등 복종이 편중되고 있다. 이러한 상권보다는 청주, 부평, 진주 등의 효율이 더 높게 조사됐다.
핵심 백화점이 없는 중소도시 상권이 A급으로 대우를 받고 있다. 복종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강릉, 춘천, 속초, 구미, 경주, 마산, 목포, 전주, 천안, 포항, 수원남문, 이천, 구리 등이 이에 속한다.
2~3년 사이 아울렛 타운 등이 형성되면서 특A급 매출을 기록하는 곳도 여러 개 생겨났다. 문정동, 용인 죽전, 일산 덕이동은 대표 아울렛 상권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며 모다아울렛, 마리오아울렛도 전국 1위 매출 매장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최근 들어 부산 사상의 애플아울렛, 부평 아이즈빌, 광주 세정아울렛도 가두상권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각 지역별 상권분석
⊂서울⊃
서울은 백화점이 여러 곳에 포진해 있기 때문에 가두상권이 더 이상 확대되기 어렵다. 최고 상권인 명동은 의류업체의 플래그십 매장들이 들어서면서 매출보다 브랜드 인지도, 이미지를 위한 상권으로 활용도가 더 크다. 강남역 역시 캐주얼업체의 대형 매장이 들어서며 이미지 매장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고 최근 논현동 상권까지 범주가 확장되고 있다.
과거 명동 다음의 큰 의류상권으로 명성을 얻었던 이대상권은 최근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며 강남 코엑스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강남 코엑스는 가두상권은 아니지만 영층을 타깃으로 한 원스톱 쇼핑은 물론 엔터테인먼트 등이 종합되면서 매출 신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문정동, 목동, 건대, 구로 등 아울렛 상권은 고가 의류의 상설 매장과 중저가 브랜드들이 복합으로 구성돼 시너지효과를 얻고 있으며 신림, 이수, 명일, 면목, 노원, 수유, 미아, 청량리, 돈암, 홍제, 연신내 등 지역 밀착상권들은 중저가 브랜드, 대리점 전용 브랜드, 스포츠 브랜드들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최근에는 강남의 부유층을 겨냥한 상권들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데 대치동과 남부순환로 주변으로 대형 상설점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것.
⊂경기⊃
과거에는 인천 신포동, 부평역, 수원남문, 안양일번지 등이 특A급 상권과 맞먹을 정도로 큰 의류 상권이었다. 하지만 2~3년 사이 백화점의 수도권 진출과 할인점의 과다 경쟁으로 명성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대신 일산 덕이동, 용인 죽전이 A급 상권으로 부상했다. 부평역이 유일하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인천 신포동, 부천은 다소 주춤한 상태다. 수원남문 역시 애경백화점 수원점과 대형 아울렛타운이 들어서며 다핵상권으로 변화,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다.
경기 동부권에서는 이천, 서부권에서는 부평, 김포, 일산, 남부권에서는 평택, 안산, 용인, 북부권에서는 구리 등이 중형 상권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강원⊃
강원도는 A급 백화점이 전혀 없는 유일한 곳이며 도시별 단일 상권으로 발전해있다. 원주는 전국에서도 탑 상권에 꼽힐 정도로 매출이 좋은 편이며 춘천, 태백은 교통이 발달하면서 의류상권이 함께 부상하고 있다. 반면 강릉, 삼척 상권은 과거 명성에 비해 최근 들어 매출이 저조한 편이다.
⊂대전·충북⊃
충청도 대표 상권은 단연 대전 은행동. 하지만 대전 은행동은 근래에 매출이 감소세로 전환되는 분위기다. 둔산 아울렛 타운으로 이원화와 백화점, 할인점 등 인구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유통이 생겨나면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깨지기 시작한 것. 대신 청주 상권이 충청 상권을 대표하고 있다.
청주 성안길 상권은 A급 백화점이 없어 모든 복종이 1등 상권으로 꼽는 곳이다. 2007년 현대백화점이 오픈 예정이지만 현재까지는 가두점 1등 매장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충북 상권에서는 충주, 제천 의류 상권이 안정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충남⊃
충남은 천안, 아산, 논산, 서산, 당진 등의 주요 상권이 있는데 과거에는 서산, 당진의 규모가 컸으나 최근에는 아산, 논산 상권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천안의 가두 상권은 야우리백화점이 10~20대 타깃을 흡수하며 주춤한 상태며 서산, 당진은 상권 규모에 비해 의류 매장이 과포화 상태. 반면 아산, 논산은 할인점 진출이 없어 유일 상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구·경북⊃
경북 대표 상권은 대구 동성로. 대구 동성로는 기존 의류 상권에 로데오, 보세 거리가 형성되며 여전히 전국 최고의 상권으로 위상을 굳히고 있다. 대구 지역의 경우 예전에는 대구동성로, 서부정류장, 성서, 칠곡 4개 상권이 대표적이었으나 지금은 대구 동성로와 성서, 범어 상권이 뜨고 있다. 서부정류장은 제2의 동성로라 할 정도로 규모가 컸으나 롯데 상인점 오픈으로 의류 상권이 축소된 상태. 대신 성서의 모다아울렛과 수성구 범어동이 유망 상권으로 주목받고 있다. 모다아울렛은 구로아울렛과 견줄 정도로 브랜드 매출이 크게 상승했고 수성구 범어동은 현재는 아울렛 위주로 구성되어 있지만 대단위 아파트 단지 조성으로 고소득 소비층이 몰리면서 향후 발전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이외 지역에서 주목받는 상권인 구미는 백화점 영향이 없어 여성복, 남성복, 스포츠 등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홈플러스, 롯데마트가 구미점을 오픈하면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포항, 경주 상권이 안정적인 입지를 굳히고 있으며 안동, 영주도 소규모 상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산·경남⊃
A급 백화점, 지방 백화점, 할인점 등 대형 유통의 접전지인 부산은 부산 광복동, 서면, 부산대, 해운대 4개의 큰 가두상권을 유지하며 서울 다음으로 큰 소비 시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 광복동은 여전히 부산 최고의 상권으로 전 복종이 총망라되어 있다.
서면상권은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의 오픈으로 많이 위축된 상태지만 지하상가 리뉴얼 공사를 통해 재기를 꿈꾸고 있다. 부산대 상권은 주로 영층을 위한 상권으로 상설 매장과 정상 매장이 적절히 안배되어 있다.
최근 해운대아울렛과 사상 애플아울렛의 의류 매출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또 부산 하단상권도 신흥상권으로 가능성이 큰 곳이다.
부산 다음으로 베스트 상권인 진주는 전국 10위 상권에 꼽힐 만큼 거대하다. 백화점이 없다는 점과 보수적인 성향이 강해 남성복, 여성복, 골프 등 성인복이 활기를 띠고 있다. 김해 상권이 부상하고 있는 반면 마산, 창원은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의 영향으로 다소 위축된 상태.
⊂광주·전라⊃
전라 상권의 유일한 A급 상권은 광주 충장로. 이곳은 대형 쇼핑몰과 의류 가두점이 믹스되어 10대 상권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성인층의 경우 백화점이나 최근 성장하고 있는 상무, 첨단지구로 이동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상권 분위기가 다소 침체된 듯하다.
반면 상무지구의 세정아울렛은 대부분의 의류 브랜드 매출이 크게 상승하고 있어 올해 성장이 기대되는 곳이다. 광주 다음으로 큰 상권은 전주, 목포, 여수 등이다.
전라 상권은 주로 구상권과 신상권의 세대교체가 특징적이다. 목포역과 목포 하당동, 순천 남내동과 연향동, 여수와 여천, 군산의 영동과 나운동, 익산 중앙동과 영등동 등 정통 의류 상권에서 새롭게 형성되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제주⊃
제주도는 칠성로, 중앙지하상가, 신제주 연동, 서귀포 중정로 4개 상권으로 구분되며 그 중에서 칠성로가 대표 상권이다. 칠성로에는 전 복종이 고루 포진돼있으며 제주도 전체 수요의 50% 이상을 선점하고 있다. 중앙 지하상가에는 실속파 구매자를 위한 중저가 캐주얼과 이지캐주얼이 주를 이루며 신흥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는 신제주 연동은 여성복, 골프, 스포츠 웨어가 발달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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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주요 상권의 2~3년 동안 추이를 살펴보면 전통 가두 상권이 명맥은 유지하고 있지만 외부 영향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다. 특히 백화점, 할인점, 아울렛 등 대형 유통의 등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백화점 오픈으로 인해 가두 상권이 주춤해진 안양, 수원남문, 인천, 부평 등 경기 수도권 지역은 물론이며 부산 서면, 창원, 마산, 전주, 천안 등의 지역도 A급 백화점 오픈으로 직격탄을 맞은 상권이다. 또 할인점이 인구 10만단위의 소도시까지 진출, 전국 300개 점포를 넘어서 재래시장상권을 포함한 전국 패션상권의 수와 맞먹을 정도.
따라서 고가 의류 브랜드는 백화점, 중저가 브랜드는 할인점과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와 함께 아울렛 타운의 등장으로 과거 단핵 상권으로 발전했던 시장이 다핵상권으로 변화하면서 파이의 규모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
이러한 외부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가두상권 자체의 원인도 간과할 수 없다. IMF 이후 중저가 이지캐주얼을 중심으로 전국 가두상권이 활기를 띠면서 임대료가 상승했다. 임대료는 물론 보증금, 권리금이 천정부지로 솟으면서 가두점 오픈을 위한 비용이 증가하는 것도 해결해야할 문제다.
가두상권이 대형 유통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현대화 작업이 시급하다. 원스톱 쇼핑에 다양한 엔터테인먼트까지 접목시켜 복합 쇼핑공간으로 성장하고 있는 대형 유통에 비해 시설이 낙후된 것이 현실. 지중화 공사나 차없는 거리 조성, 충분한 주차공간 확보 등 각 상권별로 활성화를 위한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업체입장에서는 가두 상권 운영의 차별화 전략이 요구된다. 기존 의류 상권에 고정되지 말고 새로운 상권 개척에 나서야 할 것이다. 시내 근거리 지역의 차량 이동이 편리한 곳이나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패션 상권을 의도적으로 만듦으로써 전체 수요를 확장하는 것. 수원 봉담, 남양주 평내, 고양, 파주, 인천 연수동, 수성구 범어동 등이 새롭게 부상하는 신흥 상권들이다. 또한 전주 신시가지, 김해 장유동, 천안 쌍용동, 청주 가경동 등도 신시가지가 개발되며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상권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뱅뱅어패럴, 파크랜드, 세정, 형지어패럴 등의 영업팀들은 서로 협의를 통해 새로운 지역에 의류 매장을 동시 오픈하면서 상권 개발에 직접 나서고 있다.
이밖에 단일 매장, 단일 브랜드로 고정된 형태가 아닌 복합 매장, 대형 멀티숍을 오픈해 매장 제한이 적은 가두상권을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