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말자하면서도 아이들에 관한 일은 어찌 이리도 내려 놓지를 못하는지 모르겠다.
오늘부터는 그 녀석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한다.
11월 8일에 시설에 입소하게 된 그 녀석.
그 녀석의 대단함을 이미 듣고 있었기에 그냥 지나쳤던.
입소하고 며칠이 지나서야 난 그 녀석을 만날 수 있었고,
아주 잠깐 "밥 먹었니?" 이 한마디만을 던졌던 만남.
그 사이에 퇴소를 하겠다며 친모를 찾아가
난리를 치고 데리러 간 선생님들까지도 위협하며
겨우겨우 데리고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신이 번쩍!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거지?
전화를 걸었다. 그 녀석과 가족을 사례관리하였던 선생님께.
무작정 전화해서 이야기를 했다.
선생님께서는 그 녀셕의 상담을 담당하셨던 분과의 연락을 주선해 주셨고, 상담선생님께서 바로 전화를 해 주셨다.
그 녀석의 상황과 상태에 관하여 이야기를 했다.
답을 얻겠다는 생각보다는 그 녀석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해서...
"참 따듯한 아이예요. 사람을 배려 할 줄도 아는 ...선생님께서 잘 도와주시면 적응도 잘하고 좋아질거라 믿어요. 드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그냥 의자에서 일어나 바나나와 귤을 들고는 그 녀석이 있는 방으로 갔다. 방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이 참 쓸쓸했다.
"들어가도될까?"하며 방문을 두드렸는데 누워있다가 일어나며 나를 맞아주었다.
머리를 손질한 지 꽤 되었는지 얼굴의 절반을 가리고 있었고, 안경을 쓰던 얼굴임을 알 수 있었다.
그냥 얼굴을 바라보고 "괜찮아?"하고 물었다.
"....그냥 좀 답답하네요"하며 대답을 했다.
복지관선생님과 상담선생님과 통화한 내용을 이야기했고,
잘 지낼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무엇을 하고 싶니? 어떻게하고 싶어. 내가 어떻게 도와 줄 수 있을까?"하고 물었더니
"학교에 가고 싶지는 않고 검정고시 공부하려고해요. 그리고 자격증 공부도 하고 싶구요. 주말에는 집에가서 머리도 손질 하고 안경도 새로하고..."
우선 안경을 먼저 맞추고 머리를 르는 것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 해 주어서 고맙고, 얼굴보여 주어서 고맙고, 무엇보다도 널 만날 수 있어서 참 고마웠다고 이야기를 했다.
방을 나와 문을 닫고 잠시 문 앞을 바라본다.
새어나오는 불빛이 참 따듯하다.
자정을 넘긴 이 시간에 잠을 이루 수가 없다.
이 녀석이 어떻게 변할지 기대감으로 새롭게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첫댓글 잘 듣고 꾸준히 이야기 나누다보면 아이의 마음이 열릴겁니다.
쉴라와 토리 선생님도 그랬으니까요.
선생님의 열정과 성품이라면 충분히 그럴거라 믿습니다.
임우석선생님. 감사합니다. 천천히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아이의 메세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새어나오는 불빛이 참 쓸쓸했다.', '새어나오는 불빛이 참 따듯하다'
'사례관리 실천이야기'를 다 읽어보면 가장 큰 변화는 당사자도 환경도 아닌 사회복지사더군요. 다른 눈으로 보기 시작한거예요. 희망, 긍정, 가능성, 강점, 잘 하고 싶은 것, 잘 해 온 것을 찾는 눈으로 바꾸려고 노력한 수기 같지요.
김미순 선생님 글 보면서 또 확인해요. 잘 배웁니다. 고맙습니다.
김세진 선생님
죄송한 말씀 제가 선생님의 책을 받고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고 있었던 책 나누기를 요번주 토욜부터 아주 작게 시작하려고 합니다. 일도 일이지만 미음이 더 바빴던 것 같습니다.
작은 나눔으로 시작해서 마음에 불씨가 커지면 누구라도 붙잡고 불태워 보려구요^^
김미순 선생님의 책 소감 듣고 싶어요. 다 읽고 연락주시면 제가 대전 내려갈게요. 몇몇 선생님도 함께 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