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1.금. 11:30. 김수읍 목사님의 아들 김영권 씨의 어머니를 위한 기도 요청 편지
샬롬!
첫 기도 부탁 드린 후, 제게 답변 주신 분들 외에는 그 동안 어머니 상황을 업데이트 못 드려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지속적인 기도 부탁을 드리기 위해, 현재 어머니의 상황을 전해 드리고자 합니다.
1월 13일 급하게 한국으로 입국하고, 자가 격리 7일째 되는 오늘까지 이 한 주가 제 생애 가장 큰 아픔과 두려움, 절망과 좌절, 그리고 찾아 오는 안도와 감사를 가져다 주는 한 주였습니다.
부모님 댁에서 자가 격리를 하며 힘든 것 중에 한 가지는 바로 거실과 안방, 그리고 집안 곳곳에 걸려 있는 어머니 사진이 제 눈에 스치는 것입니다. 안 보려 해도 눈이 자꾸 가 지고, 그럼 또 목 놓아 우는 울부짖음이 곧 이어 기도로 이어지고, 그러다 몇 분 잠들다 또 일어나 아버지 식사 세끼 차려 드리는 게 지난 7일에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치료 받으시던 병원에서는 더는 희망이 없기에, 치료가 가능한 승급 중환자실을 찾기란 정말 하늘에 별 따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자가 격리로 못 나가기에, 저 대신 큰 누님은 여러 대학병원에 대리 진료를 받으셨지만, 돌아 오는 대답은 매우 절망적이었습니다. 약 2분 만에 끝나 버리는 의사와의 만남에서 들리는 소리는 "지금 어머니와 같이 병상 못 찾는 분들이 한 두 분이 아닙니다." 라며 전원이 불가능하다는 것 뿐이었습니다. 이런 거절의 반복 속에 들려 오는 또 다른 소식은 어머니께서 곧 사망하실 수 있다는 병원 의사의 소견이었습니다.
언제 돌아 가실지 모르는 어머니를 위해 누나가 밖에서 대리 진료로 뛰는 동안, 저는 자가 격리하며 집에서 지인들이 소개해 주시는 수십 통의 전화를 돌리며, 방방곡곡으로 어머니의 사정을 설명하고 또 설명하였지만, 긴 대화에 끝은 언제나 절망적인 소식 뿐이었습니다.
그 동안 지속해서 요양병원으로 옮기자는 병원 주치의의 소견을 따를 수 없어, 저는 다시 한번 정부 측 중수본에 연락을 하였습니다. 수십 번의 연락 시도 실패는 한국 입국 전 미국에서도 경험했기에 큰 희망은 없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중수본 한 부서의 팀장과 직접 연락이 닿았고, 그 분의 마음을 하나님께서는 만지셨습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홍해를 가르시듯 길을 여시어, 지난 18일 화요일 저녁에 을지로 국립의료원 일반 중환자실로 어머니를 옮기셨습니다. 이 기적과 함께 이젠 살아 나시는구나 하는 안도와 감사는 잠시, 의료원에서 들려 오는 또 다른 소식은 어머니께서 국립의료원에 도착하자 마자 심정지가 있었고, 강한 약의 투여로 소생 시켰으나, 매우 위독한 상황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새벽에 전화가 오면 큰 위기이고, 전화가 안 오면 위기 모면이라고 하시며, "1주일만 더 일찍 전원하셨어도 저희가 살릴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란 말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저에게는 자책감으로 다가 왔습니다.
자정이 넘어 바로 쓰러져 있던 중, 새벽 3시에 의료원에서 한 통의 전화는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두렵고 떨리는 소식이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환자 분의 폐가 완전히 망가져서 기능을 상실했기에, 이산화탄소의 양... 임종 준비를 하셔야 할 듯 싶어서, 지금 빨리 마지막 모습 보시러 내원하셔야 될 거 같습니다."
자가 격리로 나갈 수 없었던 저는 주무시던 아버지와 큰 누님을 깨워 병원으로 보내 드렸고, 저는 임시 해제 요구를 위해 구청 직원에게 새벽 3시에 전화와 메시지를 계속 보내기를 반복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새 도착한 아버지와 누님께서 영상으로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 주었고, 미국에 있는 가족들도 함께 영상으로 어머니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언제 심정지가 올지 모르니 의료원 근처에서 기다리라 하여, 아버지와 누님은 추운 날씨에도 차 안에서 기다리게 되셨고, 저는 발만 구르며 보건소 직원이 깨어나 전화 주기 만을 기다렸습니다.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 네 시간, 다섯 시간... 시간은 지속해서 흐르는데, 어머니의 심장은 멈추지 않고 계속 뛰었습니다. 밤을 꼬박 세고 누님과 아버지는 집으로 향하셨고, 오후 12시 경 저는 보건소의 배려로 3시간 자가 격리 임시 해제 허락 하에 어머니에게로 달려 갔습니다.
5년 만에 뵙는 어머니와의 허락된 만남은 고작 30분이었습니다. 인공호흡기에, 마취 수면 중인 어머니 귓 속에 "엄마, 영권이 왔어요. 내가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 제발 일어 나요. 포기하지 마세요. 하나님도 우리도 절대 포기 안 하니, 엄마 강하고 담대하세요. 예수님이 함께하고 계세요. 일어 나서 맡겨 주신 사역 감당해야 줘. 누가 그 많은 어르신 돌 볼 거예요. 엄마 사랑해요..."
얼마나 펑펑 울었던지, 주치의께서는 저에게 조금 진정하라고 당부하시고, 저와의 면담을 요구 하셨습니다. 주치의와 긴 면담 끝에 어머니께서는 마지막 치료 단계의 약 2주간의 에크모 시술로 산소를 혈액으로 주입하고, 완전히 망가진 폐의 자연 소생을 지켜 보기로 하였습니다.
주 안에 형제 자매님!
그리고 기도의 동역자님들께 간곡히 기도 부탁 드립니다.
이 2주간 안에 (2월 2일) 강권적인 성령 하나님의 놀라운 치료 역사를 부르짖으며,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저희 가족은 밤낮으로 예배와 기도, 그리고 감사의 찬양을 드리며,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 가고 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와 난국에 주시는 은혜와 자비는 새 힘이 되어지고 있습니다.
정말 하루, 한 시간, 일 분이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지...
전에 몰랐던 한숨의 은혜가 갑절이 되고, 감사와 찬양이 되고 있습니다.
어머니께서 병상에서 의식이 있으실 때, 묵상 중이라고 우리 가족에게 알려 주신 말씀은 시편 20편이었습니다.
이 말씀 묵상과 함께, 저희 어머니의 회복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여호와여…. 우리가 부를 때에 우리에게 응답하소서." 시편 20:9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 드립니다.
김영권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