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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morning 36!
거 참, 간밤에 요란스럽던 하늘이 날새니 조용하고 평온한 날씨로 돌아 서네요. 비가 좀 오셔야 하는데 그래야 노동자들도 좀 쉴 텐데 말입니다. 갈수록 노동자들이 늘어나서 요즘은 1,200명을 넘어 섰습니다. 아침 출근해서 식사를 6시50분 까지는 마쳐야 합니다. 그래야 7시에 아침조회(전 노동자, 관리자 할것 없이 모두 다 한곳에 모여서)에 늦지 않습니다. 요즘 건설현장 아침조회 모습 한번 보실래요^^~
* 1,200명 중 나이로 따진다면 아마 서열 5위안에 들겁니다^^~ * 노동자들은 원칙적으로 60세 이상 고용을 금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특수한 경우에 몇명 정도는 들어 올겁니다.
- 아침조회 장면~ (1,200명이 한 자리에 모입니다)
"2015년6월14일 일요일 장문복합화력 발전소현장 아침조회를 시작하겠습니다"
"모두 뒤로 돌아"
"전방을 향해 함성 3초간 발사"
"야~~~~"
"뒤로 돌아"
"아침체조를 시작 하겠습니다" >음악에 맞춰서 아침체조> - 체조가 끝난 후,
"좌 우향 우, 서로 마주 봐 주십시오"
"상호간에 인사가 있겠습니다. 구호는 안전입니다"
"상호간에 경례! 안~전!(그러구 장갑벗고 서로 악수, 좋은 하루 되세요!)"
"상호간에 안전장구 지적 확인이 있겠습니다"
"안전모 턱끈 상태는 좋은가?"
"안전그네 착용상태는 좋은가?"
"안전화 착용상태는 좋은가?"
"좁은 간격으로 모여 주세요!" - 좁은 간격으로 모인다 -
"각BP별로 금일 작업내용 및 안전포인트 지적 확인이 있겠습니다"
- 각 하청업체 소장들이 단상으로 나와서 금일 작업내용을 설명한다 -
(옛날엔 하청업체라고 했지만 요새는 BP(비피/비즈니스 파트너 라고 호칭함)
- 안전팀에서 금일 작업주의사항 및 전달사항 주지시킴 -
- 그리고 금일 안전구호 제창이 있음 -
"안전구호 준비!"
"금일 안전구호는 요새 메르스가 문제됨으로 개인위생관리 철저 로 하겠습니다"
"개인위생관리 철저 좋아!" - 이렇게 관리자가 선창하면, ~!
모든 참석자들이 "좋아!" 좋아!" "좋아!"한다.
"각 BP별로 TBM을 실시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아침조회를마치고 하루 일과시작됨----------------
아침식사: 06:00 ~ 07:00
점심식사: 12:00 ~ 13:00
(점심식사 후 사무실 소등하고 낮잠)
저녁식사: 18:00 ~ 19:00
(퇴근은 대중없음)
*저는 아침에 1시간 걸어서 출근(숙소에서 05시30분에 출발)
저녁에 1시간20분 걸어서 퇴근합니다. 하루 약10km정도 걷습니다
* 이 일 마치고 언젠가는 산티아고 북쪽 해안순례길(850km)떠나야 하니까요.
'흐르는 강물처럼' - LA배낭여행 이야기(2) -
-캘리포니아 운전면허증 따기-
한국에서도 운전면허증은 주민등록증을 대신한 신분증 역할을 확실히 하고 있지만 미국에서의 운전면허증은 자기신분을 확인시켜주는 거의 절대적 역할을 한다. 나는 한국에서 나올 때 1년 기한의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아 갖고 왔으므로 내가 미국에서 직접 운전을 할 경우 별문제 될 것은 없다. 그러나 이 국제면허증이 미국사회가 요구하는 신분증 구실은 할 수가 없는 것이다. 특히 나 같이 파트타임 일을 해서 돈을 좀 벌어가며 미국구경을 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사람에게 미국운전면허증은 필요한 신분증이라고 생각했다 . 운전면허증 따는 방법은 한국과 비슷하다. 즉 학과시험을 합격 한 후 주행시험을 보는 것이다. 면허증을 따고자 하는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전문가(주로 한국인 운전교습선생) 에게 돈을 주고 시험신청 등 필요한 절차를 밟지만 나는 물어물어 혼자 돌아다니며 시험접수를 하고 시험도 보기로 했다.
제일먼저 SSA(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 /한국의 동사무소 또는 연금공단쯤으로 생각됐음)라는 곳에 가서 한국의 주민등록증 번호 같은 아이디(I.D No.)를 받아서 차량관리청( DMV/Department Of Motor Vehicles/운전면허주관사무소) 에 제출하며 시험절차를 밟아야 되나, 일시 체류자(방문비자)에게는 SSA에서 ID는 주지 않고 여하튼 운전면허 시험은 볼 수 있는 서류를 한 장 발급해줌을 알았다. 나는 이 서류를 갖고서 DMV를 찾아갔다. SSA 나 DMV 같은 곳을 찾아 갈 때는 하숙집에서 한국콜택시를 불러서 타고 다녔기 때문에 조금도 불편하지 않았다. LA에는 한국인들이 운전하는 택시들이 많다. 하숙집의 공중전화기가 있는 책상위에는 아리랑택시, 도래미 택시, LA택시 등등 한국인이 운영하는 택시회사명함들이 여러 장 비치되어있었다. 이런 택시회사의 택시들은 미 정부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은 택시가 아니다. 일반 승용차 임자가 자기 차를 갖고 택시회사에 들어와 영업소득의 20%를 택시회사에 수수료로 지불하는 지입 택시인 것이다. 택시라는 글자도 없는 전혀 택시 같지 않은 택시지만 요금도 싼 편이고 무엇보다도 의사소통이 원활하므로 한국인들의 대다수는 이 택시를 이용한다. 앞서 얘기한 DMV는 LA시내에 두 곳이 있었다. DMV는 한국의 운전면허시험관리사무소 이기도 하지만 그 위에 자동차 등록 업무를 포함한 자동차 관련 모든 업무를 취급하는 지방행정기관이다. DMV는 항상 붐빈다. 사무실에 들어서면 일단 그곳에 비치되어있는 운전면허시험신청서를 작성 한 후 대기 줄 에 선다. 대기자들의 민원에 따라서 각각의 업무창구로 분배하는 대기자 창구에 차례 가 되면 용건을 묻고 대기번호를 서류에다 적어준다. 업무창구는 줄잡아 수무 곳은 되어 보였다.
의자에 앉아서 전광판을 보고 있자니 G-20번은 11번 창구로, 하는 싸인이 뜬다. 11번 창구에 가서 서류를 내면 서류를 검토하고 시력검사를 한다. 그런 후 별 문제가 없으면 필기시험을 한글로 볼 것인가 아니면 영어로 볼 것인가 하고 물어온다. LA에 코리아타운 이 있고 한국인이 많다는 것을 DMV에 와서 실감한다. 미국에서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한글로 보다니. 한글 필기시험문제지 샘플은 세 개다. 즉, A, B. C. 하는 식으로. 각각의 샘플은 36문제로 구성돼있다. 한국인이 어떤 민족인가, 나는 전날 밤에 한인들 사이에 돌고 돌아다니고 있는 문제지 샘플 세 개의 108문제 모두를 미리 풀어보지 않았던가. 필기시험장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사진과 지문을 찍는다. 필기시험장에 들어서니 감독관이 내 서류를 들여다보더니 문제 샘플을 하나 쑥 뽑아주며 시험 볼 자리를 가리킨다. 사지선다형의 시험문제를 5분도 안돼 풀고서 답안지를 시험관에게 제출하니 그 자리에서 바로 채점을 한다. 하나도 안 틀렸으니 100점 만점이다. 어쩌면 내 평생에 처음인지 모를 백 점 만점을 미국에서 맡다니, 처음으로 미국사회와 공모한 부정이었다. 왜냐하면 문제지를 내가 갖고 나가도 아무문제가 없는듯했기 때문이고 그 문제지 는 한인들 사이를 또 돌고 돌 것이기 때문이다. 필기시험 합격증에는 도로주행 시험 일자를 통보해준다는 말과 관련 부서 전화번호가 적혀있다. 합격증을 들고 나오는데 몸이 좀 불편해 보이는 한국인이 내게 다가오며 자기가 도와주겠다고 한다. 도로주행시험을 위한 사전주행연습 1시간에30불이란다. 그렇지 않아도 그 문제를 생각 중 이었으므로 월요일 오후에 2시간 주행연습을 하기로 했다.
오후 4시경 하숙집에 돌아오니 오늘이 토요일이라 일찍들 퇴근한 하숙생들이 바비큐 준비를 위해 마당에서 삼각대 위에 설치된 화로에 숲 불을 피우고들 있었다. 매주 토요일 저녁은 바비큐 파티를 한다했다. 내가 오늘 있었던 일과 필기시험 합격한 얘길 하자, 모두들 아니 어제 미국에 온 것이 맡느냐고 놀라 워들 한다. 자기들은 미국 온지 한 달은 지나서야 면허시험 보러 다녔다면서. 버번위스키 한 병과 LA갈비로 준비된 바비큐 파티는 하숙생 모두를 즐겁게 해준다. LA갈비, LA에 사는 한인들이 개발해서 지금은 오히려 한국에서 더 유명 하다. 갈비두께가 얇아서 일명 채 갈비라고도 하며 1kg 의 LA갈비는 살이 500g, 기름과 뼈를 합해 500g 정도의 비율이 가장 좋다한다. 아무튼 진짜LA갈비를 LA에서 먹는 기분은 고기 맛을 떠나 묘했다. 처음 열 명 안 밖으로 시작한 파티는 점차 늘어나 수 무 명이 가까워지며 술이 한 순 배 돌 때는 제법 흥들이 올랐다. 지난 한 주간 있었던 얘길 시작으로 별의별 얘기들이 다 나왔는데 그 중에서도 내가 놀란 것은 많은 한인들이 LA에서 한 시간 반 거리에 위치한 도박장을 거의 매주 토요일 저녁 식사 후 차를 몰고 가서 밤새 도박을 하고 그 이튿날인 일요일 날 대중없이 돌아온다는 것이었다. 주로 스롯머신(빠친코)들을 하는데 한번 갈 때마다 한사람이 평균 100$정도는 잃는 것으로 얘기는 전개되고 있었다. 나중에 좀더 구체적으로 알게 된 것이지만, 그 유명한 라스베가스를 본떠서LA 근교에 조성된 도박장은 고객의 20%가 한인이라 했다. 아무튼 많은 사람들이 도박의 해악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특히 한인사회에 열병처럼 번지는 도박에 대해 서로들 우려했지만 결국 바비큐 파티가 끝난 그날 밤 일단의 하숙생들은 '오늘이 마지막 행차라는 말을 서로 주고받으며 행운을 찾아 떠나고야 말았다.
LA에는 운전교습선생(Driving Instructor)을 직업으로 하는 한인들이 상당히 많다. 그 만큼 운전면허를 따려는 한인들이 많다는 얘기일 것이다. 래리 김(Larry Kim)은 37세로 이민 온지 15년 된 두 아이를 둔 가장으로 운전교습선생을 하는지 5년 됐다했다.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서 지팡이를 이용하는 불편한 몸이지만 의욕적으로 자기직업에 충실했다. 월요일 오후2시에 그는 우리하숙집으로 나를 데리러왔다. 그는 차량통행이 한적한 동네로 나를 데리고 가서 미국의 교통규칙에 대해 설명하며 조수석에 앉아서 나를 가르쳤다. 주행연습에서 가장기억에 남는 규칙은 투 스톱(Two Stop)과 퍼 스톱(Four Stop)이다. 물론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의 주행규칙이다. 즉, 투 스톱은 교차로에서 한쪽방향 도로에만 양쪽모두 정지 표지판이 있어서 가는 차 오는 차 모두 일단정지를 해서 옆 방향 주행 차들 을 모두 보낸 후 안전할 때 자기 차를 움직이는 규칙이고, 퍼 스톱은 모든 진행방향에서 교차로 가까이에 다 스톱 표지판이 있는데, 이런 교차로에서는 어느 쪽 도로나 방향에 상관없이 가장먼저 교차로 가까이 접근한 자동차 순서대로 교차로를 통과하는 규칙이다. 도심을 벗어난 도로의 교차로에는 신호등 없는 곳이 많았고 위의 투 스톱 과 퍼 스톱 룰은 꼭 필요해 보였고 또 잘 지켜지고 있었다.
두 시간의 주행연습을 끝 낸 후 래리 김은 이 정도면 합격 할 수 있다고 내일 시골에 있는 DMV에 가서 주행시험을 보자고 한다. 내가, 필기시험합격증에는 주행시험 일자를 알려준다고 되어 있다고 하자 그걸 기다릴 필요 없이 아무 DMV 에나 가서 그냥 주행시험을 신청하고 보면 된다고 한다. LA 에서2시간 걸리는 아주 한적한 시골이라 하며 100% 합격보장에 200불($)든다했다. 미국의 주행시험은 한국처럼 T자 또는 S자 하는 코스는 없고 자기 차를 갖고서 DMV엘 가면 시험관이 조수석에 동승하고 일반시내도로 나가서 교통법규대로 주행을 하면 되는 것이다. 이때 시험관은 우측에 정차!, 또는 좌로 차선 바꿔!, 우로 차선 바꿔!(Change Lane Left! or Right !) 등등 의 주문을 하기도 한다. 자기 차가없는 사람은 DMV주변에서 차를 전문으로 빌려주는 사람한테 한번에 보통 50불($)씩 주고 차를 빌려 시험을 본다. 한번 떨어지면 다음에50불을 주고 또 다시 빌려 시험을 봐야 되 는 번거로움 위에 두 번 만에 합격한다는 보장이 없으므로 래리 김의 제안을 따르기로 하고 내일 새벽 네 시 반에 우리 하숙집 앞에서 만나 시골 DMV로 주행시험을 보러 떠나기로 했다.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그것도 시차적응도 안하고 바로 면허시험 딴다고 매달린 데다 가 내일 볼 주행시험도 시험이라고 이래저래 밤잠을 설 친 채로 다음날 새벽을 맞았다.
래리 김이 몰고 온 차에는 묘령의 한국여성이 두 명 타고 있었다. 이십대 초 중반쯤으로 보이는 두 여성도 나와 함께 시골에 가서 오늘 주행시험을 본단다. 우리가 탄 차는 한산한 LA 의 새벽거리를 쏜 살처럼 벗어나 프리웨이를 총알처럼 내달린다. 미국의 속도단위는 킬로미터가 아니라 마일이다. 대략 1마일은 1.6킬로미터 정도 된다. 프리웨이의 최대허용속도는 도로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보통 시속 70마일 즉, 110킬로미터 정도 된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하면 차가 먼저 달리고 싶은 모양이다. 더욱이 한산한 새벽 고속도로임에야, 우리가 탄 차는 평균시속 90에서 100마일로 달려 2시간 후에 정말 한적한 시골 교회당 같아 보이는 건물 앞에 도착했다. 말이 2시간이지 한국에서 얘기하자면 서울에서 대구쯤으로 운전면허시험 보러 온 모양이 됐다. 한국 같으면 절대 이런 짖은 안 할 거다. 열 번 떨어지더라도 서울에서 계속시험을 보다가 그래도 자꾸 떨어지면 아예 포기하던가하지 대구까지 원정 가서 운전면허시험 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도착한 시간이 아침7시를 약간 넘어 있다. 우리는 근처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로 간단히 요기를 한 후 현지도로적응을 겸한 주행연습을 시작했다. MOV는 9시 가 넘어야 업무를 시작한다니 약 2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 이른 시간의 한적한 시골마을의 도로는 차는커녕 정말 개미 한 마리보기 힘 들 정도로 한산했다. 그러나 우리가 도로주행연습을 잠깐 하는 사이에 갑자기 자동차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한산했던 도로가 제법 붐비기 시작한다. 래리 김이. 아! 오늘도 사람이 많아 오전에 끝내기 어렵겠네, 하며 혼자 말 을 하드니 좀 서둘러서 MOV로 갑시다 한다. 갑자기 늘어난 차들도 우리와 같은 주행 연습차량들이란다. 9시가 되려면 아직도 한 이십 분 은 더 있어야 될 시간에 DMV 주변 주차장과 공터에는 어림잡아 삼십 명 은 돼 보이는 한국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이른 새벽에 시속 100마일(160km)로 2시간을 달려서 (서울에서 대구 거리만큼) 주행시험 보러온 한국인들이다. 김형!, 미스터 리!, 목사님! 요새 매일오십니다. 등등 의 운전교습선생들 간의 인사가 한참 이어진다. 전부 LA에서 온 한국인뿐이다. 한국인만이 할 수 있는, 이 나라 사람이나 그 어느 다른 나라 국민들은 감히 상상도 못 할 일 일 것이다. 너무 외진 시골이라 우리가 종종 하늘아래 첫 동네라고 부르는 강원도 정선보다도 더 한적한 마을에 DMV가 있고 도로가 한산해서 주행시험에 유리하다는 것을 한국인들은 어떻게 알았을까. 그날 오후2시까지 계속된 주행시험에 외국인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시험관은 여자가 두 명 남자가 한 명해서 세 명이었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선 그라스를 낀 약간 뚱뚱한 금발의 아주머니 시험관이다. 내가 타고 있는 차 의 조수석 문밖에 서서 관련서류를 들척이며 서류와 사람이 동일한지 확인 한 후, 전조등을 켜라, 오른쪽 방향 등 켜라, 와이퍼 작동, 브레이크 작동, 왼손 수신호 하기를 시킨 후 내 차조수석에 올라타 안전벨트를 매며 출발을 명한다. 첵크 리스트에는 36항목이 있고 그 중 16항목을 어기면 탈락이니 100점 만점으로 보면 약 55점만 맞으면 되니 그렇게 어려운 시험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으나, 그 36항목 중의 어떤 항목은 단 하나만 어겨도 무조건 탈락하는 항목이 5개나 있으니 이 경울 보면 그리 쉬운 시험은 아닐 수도 있다. 예를 들자면, 36항목 중 35항목은 잘했는데 딱 하나 일단정지 항목을 어겼다면 주행시험에서 탈락이다. 일단정지항목은 어기면 무조건 탈락하는 5개 항목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약 20분 동안의 주행시험에서 나는 6개 항목을 틀리고, 무조건 탈락하는 5개 항목을 잘 통과해서 합격을 했다. 그날 18명이 주행시험을 봤고 우리 일행 아가씨 한 명을 포함해서 다섯 명이 떨어졌다.
하나 특이한 것은, 도로주행을 나간 수험생이 시험을 마치고DMV주차장으로 돌아와서 주차할 때 우리는 그 수험생이 합격을 했는지, 떨어졌는지 금방 알아내곤 했다. 시험관이 차에서 빨리 내리지 않고 차안에서 뭐 라고 뭐라고 수험생에게 길게 말하고 있으면 우린 눈치 챈다, 아, 떨어졌구나 하고. 시험관은 떨어진 수험생에게, 당신은 운전을 참 잘하는데 차선 바꿀 적에 바꿀 차선 쪽으로 고개를 돌려 확인함이 부족했다든가 또는 앞으로 훌륭한 운전사 될 소질이 있다든가 하는 식으로 가볍게 잘못을 지적하든가 쓸데없는 칭찬을 해서 상대를 위로하려든다고 했다. 상대를 불쾌하게 하지 않고 자존심을 건들지 않으려는 미국문화의 소산이다. 미국인들은 해고 할 때도 집에서 잠 간 쉬고 있으면 연락하겠노라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안다, 해고되었음을, 그러나 미국문화에 들 익숙해진 한국인들은 그 말을 믿고 연락오기를 열심히 기다리기도 한단다.
간단한 점심을 먹고 LA로 돌아오는 길의 우리일행은 한 사람이 주행시험에 탈락되어 그다지 유쾌한 분위기가 아니었다. 더욱이 LA에 들어와서 두 여자를 어떤 외진 골목의 맛사지 숍 앞에다 먼저 내려놓은 래리 김이 혼자 중얼거리듯 늘어놓는 말은 미국 온지 며칠 안 된 나그네마음을 먹구름으로 덮었다. 백인전용 마사지 숍에서 이를 악물고 돈을 번단다, 그것도 불법체류 하면서 말이다. 나는 미국에 온지 나흘 만에 캘리포니아 운전면허증을 땄다. 우리하숙집 동료들은 기록을 세웠다는 등, 대단하다는 등 한마디씩 싫지 않은 말들을 건네 왔다. A4지 한 장에 타이핑된 임시면허증을 받은 날로부터 삼 주 후에 인상 좋고 늙수구레 한 흑인 우편배달부가 DMV에서 보낸 내 플라스틱운전면허증을 하숙집으로 전해주고 갔다. - 다음에 -
첫댓글 작업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해줘서 감사.
1200명이면 어마어마한 인원이군요
그 나이에 참여하는 지병석 100세청년에게 부러움 짱입니다.
(1200명이 한데모인 광경이 있으면 보내 주셔도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