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 둘레길 금곡~화명정수장 탐방후기
1. 일 시 : 2015. 1. 3(토) 08:42~13:00
2. 탐방지 : 금정산 둘레길 금곡~화명정수장 구간
3. 산행코스 : 금곡역-송전탑-체육시설-금곡약수터-전망대-메주바위-갈림길-전망 좋은 곳-화명수목원-갈림길-변전소 옆 갈림길-화명정수장-화명역
4. 참석자 : 김병호, 김진형, 박은영, 조현미, 최홍구 등 이상 5명
5. 탐방후기
산행 출발지 금곡역으로 가기 위해 집에서 7시 50분에 출발하여 3호선에서 2호선으로 환승하기 위해 덕천역에서 전철에서 내려 계단을 오르려는 순간 에스컬레이터를 타려고 줄을 서 있는 박은영 회원과 같이 2호선으로 갈아타고 금곡역으로 가고 있는 중에 김진형 회원한테서 문자가 온다. 한 10분 정도 늦겠단다.
금곡역에 도착하니 8시 33분이다.
출발장소인 금곡역 3번 출구로 가려면 1층 대합실로 내려간 뒤 역사건물을 빠져나와 불편하게도 다시 지하도를 건너가야만 했다.
내가 찾은 이날은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역사 2층에서 건너편 주택가로 바로 연결하는 육교가 한창 건설 중에 있었다.
역사를 빠져나와 지하도로 내려가려는데, 건너편에 3번 출구에 먼저 와 기다리던 김병호 사장과 조현미 샘이 손을 흔들며 반갑게 우리를 맞아준다.
김 사장은 약속시간이 되기 전에 제일 먼저 도착했더니, 회원이 아무도 없어 혹시 오늘이 산행 날이 아닌 게 아닌가싶어 걱정을 많이 되더란다.
잠시 후 김진형 회원이 도착하고 둘레길 탐방을 시작했다.(08:42)
금곡대로에서 금곡초등학교 쪽으로 향했다. 금곡초등학교 담장을 따라 좌로 꺾어 걷다가 인재개발원 왼쪽에 두고 산행초입인 진흥사 쪽으로 방향을 틀어 조금가면 산행 초입이 나온다. 산행초입에 들어서면(08:55) 목제테크 계단이 옹벽 위까지 설치되어 수월하게 산을 오를 수 있게 해 놓았다.
옹벽에 올라서서 낙동강을 바라보면 아파트 빌딩 숲 사이로는 보이는 낙동강은 흐름을 감지할 수 없을 만큼 움직임이 없고, 강 건너에 있는 마을은 한적한 시골 어촌마을의 풍경을 자아낸다.
우리가 오늘 찾은 둘레길은 가람낙조길과 건강산책로라는 이름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날씨도 지난 12월 둘레길 탐방 때보다는 훨씬 포근하고 따뜻하다.
날씨와는 달리 둘레길 가에 서있는 나무들은 한결같이 나뭇잎 하나 달지 않고 속살을 드러낸 앙상한 가지만 가지고 있어 산을 찾는 이들에게 안쓰러움과 측은함을 주는 반면, 길바닥에 수북이 쌓인 낙엽들은 겨울나무와 산행객들을 위로하고 있는 것 같다.
체육시설에 도착해서 김 사장이 준비해 온 원두커피를 한잔씩 나눠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09;13~18)
이곳에서 둘레길을 따라 조금 더 걸어가다 보면 우측에 둘레길 높이와 같은 높이의 평평하고 널따란 바위가 길가에 놓여 있다. 평상처럼 생긴 것이 족히 5평이 될 만한 넓이다. 조현미 샘은 이 바위를 보고는 ‘이곳에서 점심을 먹으면 딱 좋겠다.’고 하고, 김 사장과 진형, 은영 씨도 여름이면 바위에서 쉬고 가면 좋겠단다.
평상바위(내가 지은 이름)를 지나면 삼림욕장(10:35)이 나타나고 숲속에는 산림욕을 할 수 있는 한사람이 누울 수 있는 1인용 삼림욕 긴 벤치가 나란히 설치되어 있다. 이곳 주위에는 군데군데 정자와 평상이 설치되어 있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기에 딱 좋을 것 같다.
화명수목원 1.45km 전방에 이르자 앙상했던 나뭇가지들은 자취를 감추고 침엽수와 상록수로 옷을 갈아입는 나무들이 나무그늘을 형성하고 있다. 여름에는 좋으련만 나는 애써 그늘을 피해 햇볕이 내려쬐는 길을 따라 걸었다.
이곳부터는 유난히도 골이 패이고 대천천으로 이어지는 작은 계류가 많다. 지금은 물기가 메말라있지만 여름철에는 흐르는 물이 많았는지 크고 작은 계류에는 어김없이 건너갈 수 있는 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큰 다리에는 난간이 있고, 작은 다리에는 난간이 없다.
10시 48분 주상절리 같이 바위가 서 있는 메주바위를 지나고 두 지점의 갈림길과 전망 좋은 곳을 지나 화명수목원을 지척에 두고 양지바른 곳에 휴식 및 간식을 먹기 위해 바위 위에 자리를 잡았다.(10:42~11:05)
겨울철 탐방에는 도시락을 준비하지 않는 대신 간단한 간식으로 허기를 때우고 탐방을 마치고 난 다음 원하는 사람만 인근 식당에서 식사하기로 하고 이번 달부터 3월까지 도시락을 준비하지 않기로 하였다.
그래서 나는 우리집 냉동실에 있던 콩시루떡을 찌고, 사과, 배를 넉넉히 깎아 도시락에 담아 간식을 준비해 갔고, 모두들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김진형 회원도 과일을 준비해 왔었는데, 내가 준비한 과일만으로도 양이 충분해 도로 집으로 가져갔을 정도다.
간식과 휴식을 마친 우리는 화명수목원으로 향했다.
백운농장 옆을 지나 화명수목원에 도착했다.(11:13)
화명수목원은 정면 입구에서 보면, 주차장이 나오고 주차장을 지나면 전시실이, 대천천을 건너는 다리를 지나면 중앙광장이 나타난다.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바로 옆에는 전시온실이 있고, 남쪽에는 생태연못, 서쪽에는 수서생태원, 전시온실 서북쪽에는 미로원, 북쪽에는 침엽수원과 화목원, 제일 뒤쪽에는 활엽수원이 조성되어 있다. 활엽수원 넘어 저 멀리 산중턱에는 부산학생교육원이 우두커니 서있다.
수목원에는 겨울임에도 수서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수서생태원 연못주변을 자그마한 굴삭기가 오가며 한창 조경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계절이 계절인지라 식물들은 침엽수림과 일부 상록수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식물들이 앙상한 가지만 드러내고 있어, 나뭇가지 말고는 볼 것이 없었다. 앙상한 가지들이 넓은 수목원을 더욱 황량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래도 우리는 수서생태원 연못과 수목원 건물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기로 하고 사진을 찍으려는데 우리 주위에는 사람이 없어 진형 씨와 김 사장이 돌아가며 찍을 수밖에 없었다. 김 사장은 사진을 찍어주는 것만해도 고마운 일인데 진형 씨에게 신세대에겐 셀카봉이 기본이라며 셀카봉이 없다고 농담으로 한마디를 던진다.
이어 자리를 옮겨 장승을 배경으로 모델을 바꿔가며 한 컷하고는 온실에 식재된 식물을 관람하기 위해 전시온실로 들어갔다.
온실 안은 상쾌한 바깥 날씨와는 달리 습도가 높고 후덥지근하였고, 난방 하는 보일러가 기름을 완전히 태우지 못했는지 매캐한 냄새로 가득했다.
매캐한 냄새만 아니라면 오죽 좋으련만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더해 준다.
그러나 열대 야자나무과 소철, 여러 종의 선인장, 각종 난대 식물들이 어우러져 냄새와는 달리 생명이 넘치는 싱싱한 잎과 줄기, 아름다운 꽃으로 우리들을 반갑게 맞아준다.
어느 순간 김 사장과 조 샘, 은영 진형 씨 그리고 나는 겨울철에 접하기 어려운 꽃과 생기 넘치는 싱싱한 식물들에 매료되어 매캐한 냄새도 잊고 온실구경에 열중이다. 식물이름과 원산지를 적은 팻말을 보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정해진 코스에 따라 여유를 가지고 관람하며 즐겼다. 온실에서도 인증 샷은 빼먹지 않았다. 난 진형 씨에게 온실 전경사진도 찍어 두도록 부탁했고, 진형 씨는 온실 이곳저곳을 찍어대느라 분주했다.
11시 40분이 되어서야 전시온실을 빠져 나왔다. 한참동안 온실구경을 구경한 탓에 몸은 훨씬 가벼웠고, 시원하고 맑은 공기로 기분도 상쾌하다.
수목원 정문을 빠져나와 산성마을로 올라가는 도로를 건너 맞은편 둘레길로 다시 접어들었다. 전시온실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서 그런지 산행이 처음 시작된 느낌이다.
도로에서 둘레길 초입으로 들어서니 곧바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1km 남짓 걸어 올라가다보니 이마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다. 오르막을 올라서면 평지같은 골짜기능선이 나온다. 뒤쪽은 야트막한 능선으로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고 앞쪽은 낙동강이 바로 보이는 남서쪽이 탁 트인 전망이 좋은 곳이다.
오른쪽 양지바른 곳에 오래된 허름한 주택에는 문주도 없고 나뭇가지로 엉기성기 세워진 울타리가 있다. 흙으로 된 넓은 마당에는 잡다한 물건들이 널브러져 있고, 허리가 굽은 노파가 난방으로 사용할 장작과 나뭇가지를 한아름 안고 울타리 밖에서 마당 안으로 들어가다가 멀리서 바라보는 나를 발견하고는 내 쪽으로 한참동안 쳐다본다.
노파의 집 앞부터의 둘레길은 임도와 비슷하게 넓다. 노파의 집에서 좌측으로 100m 떨어진 곳에는 축사에서 개조된 창고같은 길다란 건물이 있고, 그 건물 위쪽에 또 다른 건물이 있다. 뒤에 있는 건물입구까지는 콘크리트로 길이 포장되어 있지만 둘레길은 앞 건물 우측 철제휀스 옆쪽으로 가야한다.
이곳에서부터는 전형적인 둘레길이다. 벌거벗은 나무사이 흙길을 밟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 듯 화명동 한전변전소 바로 위에 있는 만덕 석불사와 화명정수장, 화명수목원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에 도착했다(12:31). 우리는 망설이지 않고 정수장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산성터널 접속도로 공사현장과 화명정수장, 화정초등학교를 거쳐 화명역으로 걸어가면서 막걸리로 목을 축일 주막을 찾았다. 대부분의 음식점이 고기집이나 식사 전문점이었고, 때가 때인지라 마땅한 집이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찾다 찾다 겨우 찾은 곳이 화명역 2, 4번 출구 앞 골목길에 있는 간판없는 선술집이다. 선술집에 들어가니(13:00) 주인은 막걸리가 없다며 술을 사러갈 사람이 없어 우리를 받을 수 없다고 한다. 마침, 손님 중 한분이 술을 사주겠다고 해서 우리는 자리를 잡고 목을 축일 수 있었다. 잠시 후 주인은 직접 막걸리를 사가지고 와서 대령이다.
우리는 의자 하나를 덧붙여 5명이 사이좋게 앉았다. 선지국을 시키고 막걸리 한잔씩 붓고는 건배를 했다. 건배! 크~ 막걸리는 막힘이 없이 잘도 목구멍을 넘어갔다. 목마름과 쌓였던 피로도 한잔의 막걸리에 쓸려 넘어가는 기분이다. 이렇게 몇 순배의 잔에 피로를 풀고 술자리를 마치는데, 동작 빠른 김 사장은 얼마되지 않는다면서 선수를 쳐서 먼저 계산을 했다. 참석자가 똑같이 나누어 내기로 했는데 미안하게도 혼자서 냈다.
선술집에서 나와선 여성회원 세 사람은 전철을 이용해 집으로 향했고, 나는 아침에 차를 몰고 온 김 사장이 금곡역까지 차를 가지러 가는데 동참했다가 집까지 태워다 주는 김 사장 덕분에 편안하게 모심을 당했다.
김 사장님 고맙심데이~ 같이 탐방한 회원님 고맙심데이~
나는 함께한 동료들 덕분에 이렇게 멋진 하루를 끝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