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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에서 즐기는 문학, 예술, 분야를 통틀어서 남녀 간의 사랑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재라는 데는 모두가 공감할 줄 믿습니다. 왜냐하면 사랑을 빼고 나면 너무 무미건조하여 재미가 없기 때문이지요.
사랑과 연관된 수많은 작품을 접하다 보면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마음이 흐뭇한 작품이 있는가 하면 비극으로 끝나는 작품이 훨씬 더 많다는데 놀라게 되며 비극적 작품에 내재되어있는 애절한 정서와 슬픔이 인간을 본능적으로 더 강하고 성숙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녀 간의 사랑을 소재로 한 음악들이 많은데 우리가 이미 많이 들어보아 귀에 익은 음악 중에는 <영화 러브스토리의 주제곡 (OST)>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OST(A Time For Us)> 같은 곡들도 있지만, 그리그의 <솔베지의 노래> 그리고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 중 아리아 <어떤 개인 날>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의 애절한 순애가 너무나 감동적으로 다가와 심금을 울리는 곡들이지요.
이 두 곡의 노래 중에서 솔베이지의 노래는 이미 이야기한 적이 있으니 이번에는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에
클래식의 고향을 찾아서
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탈리아가 낳은 유명한 음악가 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의 오페라 중에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라보엠> <토스카> <나비부인> <투란도트>는 그의 오페라 가운데서 매우 인기가 높은 작품이며 <나비부인>은 10곡의 오페라 중에 6번째 작품인데 그의 마지막 작품인 <투란도트>도 나비부인(일본)처럼 동양(중국)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에 곡을 붙였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게 여겨집니다.
오페라 나비부인 대본의 원작은 미국의 작가 <존 루터 롱>이 쓴 소설 <나비부인>으로 극작가 데이비드 벨라스코에 의해 연극으로 무대에 올려졌으며 크게 성공하자 유럽 런던에까지 진출하게 되었는데, 런던에서 이 연극을 본 푸치니는 나비부인(쵸쵸/<蝶> 을 뜻하는 예명)의 캐릭터에 반해서 이 소재로 오페라를 만들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오페라의 대가이기도 했지만, 흥행 감각이 뛰어났던 푸치니는 이미 연극으로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니 그 인기에 힘입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대본을 루이지 알리카와 주세페 지사코에게 맡겨 완성되자 6번째 오페라를 쓰게 됩니다.
원작자 <존 루터 롱>은 선교사의 아내로 일본의 나가사키에 살았던 누이를
통해 이 슬픈 사랑의 실화- 게이샤 이야기-를 알게 되었으며 1898년에 미국 잡지 <센추리 일러 스트레이트>에 소설로 연재하여 큰 인기를 얻으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인데 그 시대에는 이미 일본이 문호를 개방해서 세계열강들과의 문물 교역이 매우 활발했기 때문에 나가사키 항에는 많은 배와 사람들이 드나들었고 이 무렵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에는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의 군함들도 기항했고 나가시끼에 주둔한 미 해군 장교 핑커튼과 게이샤 쵸쵸의 만남은 결국 비극의 씨앗이 되고 말았지요.
왜냐하면 게이샤 쵸쵸의 결혼은 이미 핑커튼의 현지처가 되는 조건에서 출발한 정해진 운명의 서곡이었기 때문입니다.
푸치니는 이 오페라를 쓰면서 시대에 앞선 새로운 음악적 기법으로 화성과 오케스트레이션을 전작들에 비해 한 단계 더 근대적으로 끌어올렸는데 2만1장의 아리아와 오케스트라의 반주의 치밀함은 오페라와 잘 융합되어 줄거리를 이해하기 쉽게 펼쳐 나아갑니다.
푸치니는 쵸쵸라는 여주인공의 캐릭터에 흠뻑 매료되어 그의 작품 중 최고의 여주인공으로 여겼으며 그의 요트 이름도 "쵸쵸"라고 지은 것은 그가 얼마나 이 작품에 만족하며 열정적으로 마음을 다해 작곡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1903년에 곡이 완성되었고 1904년 2월 17일 밀라노의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이 있었는데 너무 자신만만했던 푸치니는 관객들의 차가운 반응에 아연실색했고 하루 만에 다음 공연이 취소되는 소동을 겪고 난 후 토스카니니의 조언을 받아들여 진부한 감을 주는 아리아를 삭제하고 2막을 두 장으로 나눈 다음 핑커튼의 아리아를 넣어서 다시 상연하자 드디어 관객들의 반응이 크게 호전되며 대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오페라 나비부인》
[주요 등장인물]
* 나비부인(쵸쵸 - 상)................S
*스즈끼(나비부인의 하녀).........Ms
*핑커튼(미국 해군 사관)...........T
*샤플레스(총영사)....................Br
*고로(결혼 중매인)...................T
*본즈(나비부인의 부)................Bs
*야마도리(공작)........................Br
*케이트(핑커튼의 미국인 아내)..Ms
*기타 배역들
<제1막>
나가사끼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집
결혼 중매인 로고가 핑커튼에게 신혼집과 하녀 스즈끼를 비롯한 하인들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1막이 시작된다. 지난날에는 괜찮은 가문이었으나 아버지가 죽은 후 몰락한 가정에서 어쩔 수 없이 게이샤가된 15세의 소녀 "쵸쵸"상은 핑커튼과의 결혼을 위해 집안 대대로 믿어온 종교를 버리고 기독교로 개종했으며 로고의 주선으로 일본 전통 혼례식을 치른다. 이 결혼에 모든 것을 다 건 그녀의 진심을 알게 된 영사 샤플레스는 핑커튼에게 충고하지만, 한때 지나가는 바람과 같은 것이라며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 한잔 걸친 핑커튼은 "양키는 어디를 가도"를 호기 있게 노래하는데, 드디어 결혼식이 거행되고 신관(神官)이 결혼선언문을 읽자 예식은 끝난다.
축하연이 벌어질 때 쵸쵸의 숙부이자 스님인 본즈가 나타나 그녀의 개종을 꾸짖으며 호통을 치고 나서 친척들을 다 데리고 나간 후 핑커튼은 울고 있는 쵸쵸를 달래며 첫날밤을 맞이하는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는데, 이 장면은 이 오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지만 하나 되지 못하고 엇갈리는 두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볼 때 쵸쵸의 순정에 반하는 핑커튼의 위선 - 너와 즐기다가 미국에 돌아가면 애인과 결혼하겠다는 속셈 - 은 다가올 비극을 짙게 암시하고 있습니다.
<제2막>
<제1장> 나비부인의 집 안
미국으로 돌아간 지 3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조차 없는 핑커튼을 나비부인은 하염없이 기다린다. 하녀 스즈끼가 생활비도 거의 바닥이 났다고 말하며 미국인 주인은 이제 돌아오지 않을 모양이라고 탄식조로 뇌까리자 이 소리를 들은 나비부인은 불같이 화를 내며 그녀를 나무란 후 남편이 꼭 돌아온다는 믿음으로 지난날을 회상하며 유명한 아리아 <어떤 개인 날 (Un bel di Vedremo)>을 부를 때 샤플레스 영사가 찾아온다. 핑커튼이 미국에서 케이트라는 여성과 결혼해서 잘살고 있다는 소식과 그의 편지를 보여주려고 왔지만 차마 말하지 못한다. 한편 뚜쟁이 고로는 부자인 야마도리를 데려와 추근대는데 나비부인은 기혼 여성에게 청혼하는 그의 무례를 꾸짖으며 거절한다. 야마도리와 고로가 돌아가자 샤플레스는 다시 편지를 보이며 핑커튼이 일본에 돌아온다는 소식을 알리니 나비부인은 기쁨이 충만하여 그가 왜 이제 오는지 헤아릴 겨를도 없는지라 그가 부인과 함께 온다는 사실은 말하지 못한다.
영사가 돌아간 뒤 예포 소리가 들리고 핑커튼이 탄 군함이 항구로 들어온다. 나비부인과 스즈끼는 집안을 꽃으로 장식하고 예복으로 갈아입은 나비부인은 밤새 남편을 기다리나 임은 오지 않고, 스즈끼와 어린아이는 지쳐서 잠이 들었는데 이 적막하고 긴 기다림 가운데 그 유명한 <허밍 코러스/어부들의 합창(Coro a bocca chiusa)>이 들려온다.
<제2장> 나비부인의 집 안
어느새 동이 트고 날이 밝아오자 나비부인은 방에 들어가 잠시 눈을 붙이고 그 사이에 핑커튼과 케이트 영사가 찾아와서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하자 스즈끼가 나비부인이 그동안 그가 돌아오기를 얼마나 오매불망 기다렸는지 말해 주자 핑커튼은 자신이 저지른 일을 후회하며 아리아<꽃의 보금자리여 안녕>를 부르고 선 도망치듯 그곳에서 나간다. 잠시 후 이 기막힌 상황을 알게 된 나비부인은 자결을 결심한다. 아이를 꼭 껴안고 마지막 아리아 <너냐, 너야? 내 작은 수호신이여!>를 부른 후 아이에게 성조기를 들려주고 스즈끼와 같이 밖으
로 내보낸 그녀는 자기 부친의 유품인 단검에 새겨진 "부끄럽게 사느니 명예롭게 죽으라"라는 좌우명을 가슴에 새기어 읽고 병풍 뒤로 가서 그 칼로 한 맺힌 젊은 생을 끝낸다. 그때 핑커튼이 나비부인을 부르며 달려 들어오지만, 한발 늦어 이미 나비부인이 숨을 거둔 뒤였다.
이 비극의 종말이 안겨주는 가슴 찡한 가련함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가슴에 큰 울림으로 다가와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깊게 성찰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줍니다.
이 오페라의 아리아 중 백미는 2막 1장에 나오는 나비부인의 아리아 <어떤 개인 날>인데 이미 소개한 스토리를 기억하고 이 노래를 듣는다면 돌아오지 않는 - 소식마저 끊어진 - 남편을 기다리는 나비부인의 간절함에 구구절절 배어나는 토로를 어찌 눈물 없이 들을 수가 있을까요! 필자는 이 글을 쓰면서 <마리아 칼라스>와 <레나타테발디>의 노래를 번갈아 들어보았는데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절창으로 명불허전이란 말이 허구가 아님을 느낄 수 있었지요.
그 외에 2막 1장의 <허밍 코러스>는 기다림에 지치기도 하련만 망부석이 된 듯 흐트러짐이 없는 나비부인의 뒤로 흘러나오는 잔잔한 허밍 코러스는 나비부인의 심정처럼 애달픈 선율로 다가오며 2막 2장의 <너냐, 너야? 내 작은 수호신이여!> 또한 비극의 피날레답게 자식을 두고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는 어미의 절규가 잘 담겨있어 듣는 이의 마음을 숙연하게 합니다.
필자가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오페라 전곡을 감상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후미에 소개한 3곡의 아리아만은 꼭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사랑과 연관된 수많은 작품을 접하다 보면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마음이 흐뭇한 작품이 있는가 하면 비극으로 끝나는 작품이 훨씬 더 많다는데 놀라게 되며 비극적 작품에 내재되어있는 애절한 정서와 슬픔이 인간을 본능적으로 더 강하고 성숙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녀 간의 사랑을 소재로 한 음악들이 많은데 우리가 이미 많이 들어보아 귀에 익은 음악 중에는 <영화 러브스토리의 주제곡 (OST)>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OST(A Time For Us)> 같은 곡들도 있지만, 그리그의 <솔베지의 노래> 그리고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 중 아리아 <어떤 개인 날>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의 애절한 순애가 너무나 감동적으로 다가와 심금을 울리는 곡들이지요.
이 두 곡의 노래 중에서 솔베이지의 노래는 이미 이야기한 적이 있으니 이번에는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에
클래식의 고향을 찾아서
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탈리아가 낳은 유명한 음악가 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의 오페라 중에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라보엠> <토스카> <나비부인> <투란도트>는 그의 오페라 가운데서 매우 인기가 높은 작품이며 <나비부인>은 10곡의 오페라 중에 6번째 작품인데 그의 마지막 작품인 <투란도트>도 나비부인(일본)처럼 동양(중국)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에 곡을 붙였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게 여겨집니다.
오페라 나비부인 대본의 원작은 미국의 작가 <존 루터 롱>이 쓴 소설 <나비부인>으로 극작가 데이비드 벨라스코에 의해 연극으로 무대에 올려졌으며 크게 성공하자 유럽 런던에까지 진출하게 되었는데, 런던에서 이 연극을 본 푸치니는 나비부인(쵸쵸/<蝶> 을 뜻하는 예명)의 캐릭터에 반해서 이 소재로 오페라를 만들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오페라의 대가이기도 했지만, 흥행 감각이 뛰어났던 푸치니는 이미 연극으로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니 그 인기에 힘입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대본을 루이지 알리카와 주세페 지사코에게 맡겨 완성되자 6번째 오페라를 쓰게 됩니다.
원작자 <존 루터 롱>은 선교사의 아내로 일본의 나가사키에 살았던 누이를
통해 이 슬픈 사랑의 실화- 게이샤 이야기-를 알게 되었으며 1898년에 미국 잡지 <센추리 일러 스트레이트>에 소설로 연재하여 큰 인기를 얻으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인데 그 시대에는 이미 일본이 문호를 개방해서 세계열강들과의 문물 교역이 매우 활발했기 때문에 나가사키 항에는 많은 배와 사람들이 드나들었고 이 무렵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에는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의 군함들도 기항했고 나가시끼에 주둔한 미 해군 장교 핑커튼과 게이샤 쵸쵸의 만남은 결국 비극의 씨앗이 되고 말았지요.
왜냐하면 게이샤 쵸쵸의 결혼은 이미 핑커튼의 현지처가 되는 조건에서 출발한 정해진 운명의 서곡이었기 때문입니다.
푸치니는 이 오페라를 쓰면서 시대에 앞선 새로운 음악적 기법으로 화성과 오케스트레이션을 전작들에 비해 한 단계 더 근대적으로 끌어올렸는데 2만1장의 아리아와 오케스트라의 반주의 치밀함은 오페라와 잘 융합되어 줄거리를 이해하기 쉽게 펼쳐 나아갑니다.
푸치니는 쵸쵸라는 여주인공의 캐릭터에 흠뻑 매료되어 그의 작품 중 최고의 여주인공으로 여겼으며 그의 요트 이름도 "쵸쵸"라고 지은 것은 그가 얼마나 이 작품에 만족하며 열정적으로 마음을 다해 작곡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1903년에 곡이 완성되었고 1904년 2월 17일 밀라노의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이 있었는데 너무 자신만만했던 푸치니는 관객들의 차가운 반응에 아연실색했고 하루 만에 다음 공연이 취소되는 소동을 겪고 난 후 토스카니니의 조언을 받아들여 진부한 감을 주는 아리아를 삭제하고 2막을 두 장으로 나눈 다음 핑커튼의 아리아를 넣어서 다시 상연하자 드디어 관객들의 반응이 크게 호전되며 대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오페라 나비부인》
[주요 등장인물]
* 나비부인(쵸쵸 - 상)................S
*스즈끼(나비부인의 하녀).........Ms
*핑커튼(미국 해군 사관)...........T
*샤플레스(총영사)....................Br
*고로(결혼 중매인)...................T
*본즈(나비부인의 부)................Bs
*야마도리(공작)........................Br
*케이트(핑커튼의 미국인 아내)..Ms
*기타 배역들
<제1막>
나가사끼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집
결혼 중매인 로고가 핑커튼에게 신혼집과 하녀 스즈끼를 비롯한 하인들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1막이 시작된다. 지난날에는 괜찮은 가문이었으나 아버지가 죽은 후 몰락한 가정에서 어쩔 수 없이 게이샤가된 15세의 소녀 "쵸쵸"상은 핑커튼과의 결혼을 위해 집안 대대로 믿어온 종교를 버리고 기독교로 개종했으며 로고의 주선으로 일본 전통 혼례식을 치른다. 이 결혼에 모든 것을 다 건 그녀의 진심을 알게 된 영사 샤플레스는 핑커튼에게 충고하지만, 한때 지나가는 바람과 같은 것이라며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 한잔 걸친 핑커튼은 "양키는 어디를 가도"를 호기 있게 노래하는데, 드디어 결혼식이 거행되고 신관(神官)이 결혼선언문을 읽자 예식은 끝난다.
축하연이 벌어질 때 쵸쵸의 숙부이자 스님인 본즈가 나타나 그녀의 개종을 꾸짖으며 호통을 치고 나서 친척들을 다 데리고 나간 후 핑커튼은 울고 있는 쵸쵸를 달래며 첫날밤을 맞이하는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는데, 이 장면은 이 오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지만 하나 되지 못하고 엇갈리는 두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볼 때 쵸쵸의 순정에 반하는 핑커튼의 위선 - 너와 즐기다가 미국에 돌아가면 애인과 결혼하겠다는 속셈 - 은 다가올 비극을 짙게 암시하고 있습니다.
<제2막>
<제1장> 나비부인의 집 안
미국으로 돌아간 지 3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조차 없는 핑커튼을 나비부인은 하염없이 기다린다. 하녀 스즈끼가 생활비도 거의 바닥이 났다고 말하며 미국인 주인은 이제 돌아오지 않을 모양이라고 탄식조로 뇌까리자 이 소리를 들은 나비부인은 불같이 화를 내며 그녀를 나무란 후 남편이 꼭 돌아온다는 믿음으로 지난날을 회상하며 유명한 아리아 <어떤 개인 날 (Un bel di Vedremo)>을 부를 때 샤플레스 영사가 찾아온다. 핑커튼이 미국에서 케이트라는 여성과 결혼해서 잘살고 있다는 소식과 그의 편지를 보여주려고 왔지만 차마 말하지 못한다. 한편 뚜쟁이 고로는 부자인 야마도리를 데려와 추근대는데 나비부인은 기혼 여성에게 청혼하는 그의 무례를 꾸짖으며 거절한다. 야마도리와 고로가 돌아가자 샤플레스는 다시 편지를 보이며 핑커튼이 일본에 돌아온다는 소식을 알리니 나비부인은 기쁨이 충만하여 그가 왜 이제 오는지 헤아릴 겨를도 없는지라 그가 부인과 함께 온다는 사실은 말하지 못한다.
영사가 돌아간 뒤 예포 소리가 들리고 핑커튼이 탄 군함이 항구로 들어온다. 나비부인과 스즈끼는 집안을 꽃으로 장식하고 예복으로 갈아입은 나비부인은 밤새 남편을 기다리나 임은 오지 않고, 스즈끼와 어린아이는 지쳐서 잠이 들었는데 이 적막하고 긴 기다림 가운데 그 유명한 <허밍 코러스/어부들의 합창(Coro a bocca chiusa)>이 들려온다.
<제2장> 나비부인의 집 안
어느새 동이 트고 날이 밝아오자 나비부인은 방에 들어가 잠시 눈을 붙이고 그 사이에 핑커튼과 케이트 영사가 찾아와서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하자 스즈끼가 나비부인이 그동안 그가 돌아오기를 얼마나 오매불망 기다렸는지 말해 주자 핑커튼은 자신이 저지른 일을 후회하며 아리아<꽃의 보금자리여 안녕>를 부르고 선 도망치듯 그곳에서 나간다. 잠시 후 이 기막힌 상황을 알게 된 나비부인은 자결을 결심한다. 아이를 꼭 껴안고 마지막 아리아 <너냐, 너야? 내 작은 수호신이여!>를 부른 후 아이에게 성조기를 들려주고 스즈끼와 같이 밖으
로 내보낸 그녀는 자기 부친의 유품인 단검에 새겨진 "부끄럽게 사느니 명예롭게 죽으라"라는 좌우명을 가슴에 새기어 읽고 병풍 뒤로 가서 그 칼로 한 맺힌 젊은 생을 끝낸다. 그때 핑커튼이 나비부인을 부르며 달려 들어오지만, 한발 늦어 이미 나비부인이 숨을 거둔 뒤였다.
이 비극의 종말이 안겨주는 가슴 찡한 가련함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가슴에 큰 울림으로 다가와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깊게 성찰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줍니다.
이 오페라의 아리아 중 백미는 2막 1장에 나오는 나비부인의 아리아 <어떤 개인 날>인데 이미 소개한 스토리를 기억하고 이 노래를 듣는다면 돌아오지 않는 - 소식마저 끊어진 - 남편을 기다리는 나비부인의 간절함에 구구절절 배어나는 토로를 어찌 눈물 없이 들을 수가 있을까요! 필자는 이 글을 쓰면서 <마리아 칼라스>와 <레나타테발디>의 노래를 번갈아 들어보았는데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절창으로 명불허전이란 말이 허구가 아님을 느낄 수 있었지요.
그 외에 2막 1장의 <허밍 코러스>는 기다림에 지치기도 하련만 망부석이 된 듯 흐트러짐이 없는 나비부인의 뒤로 흘러나오는 잔잔한 허밍 코러스는 나비부인의 심정처럼 애달픈 선율로 다가오며 2막 2장의 <너냐, 너야? 내 작은 수호신이여!> 또한 비극의 피날레답게 자식을 두고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는 어미의 절규가 잘 담겨있어 듣는 이의 마음을 숙연하게 합니다.
필자가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오페라 전곡을 감상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후미에 소개한 3곡의 아리아만은 꼭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녀 간의 사랑을 소재로 한 음악들이 많은데 우리가 이미 많이 들어보아 귀에 익은 음악 중에는 <영화 러브스토리의 주제곡 (OST)>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OST(A Time For Us)> 같은 곡들도 있지만, 그리그의 <솔베지의 노래> 그리고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 중 아리아 <어떤 개인 날>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의 애절한 순애가 너무나 감동적으로 다가와 심금을 울리는 곡들이지요.
이 두 곡의 노래 중에서 솔베이지의 노래는 이미 이야기한 적이 있으니 이번에는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에
클래식의 고향을 찾아서
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탈리아가 낳은 유명한 음악가 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의 오페라 중에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라보엠> <토스카> <나비부인> <투란도트>는 그의 오페라 가운데서 매우 인기가 높은 작품이며 <나비부인>은 10곡의 오페라 중에 6번째 작품인데 그의 마지막 작품인 <투란도트>도 나비부인(일본)처럼 동양(중국)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에 곡을 붙였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게 여겨집니다.
오페라 나비부인 대본의 원작은 미국의 작가 <존 루터 롱>이 쓴 소설 <나비부인>으로 극작가 데이비드 벨라스코에 의해 연극으로 무대에 올려졌으며 크게 성공하자 유럽 런던에까지 진출하게 되었는데, 런던에서 이 연극을 본 푸치니는 나비부인(쵸쵸/<蝶> 을 뜻하는 예명)의 캐릭터에 반해서 이 소재로 오페라를 만들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오페라의 대가이기도 했지만, 흥행 감각이 뛰어났던 푸치니는 이미 연극으로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니 그 인기에 힘입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대본을 루이지 알리카와 주세페 지사코에게 맡겨 완성되자 6번째 오페라를 쓰게 됩니다.
원작자 <존 루터 롱>은 선교사의 아내로 일본의 나가사키에 살았던 누이를
통해 이 슬픈 사랑의 실화- 게이샤 이야기-를 알게 되었으며 1898년에 미국 잡지 <센추리 일러 스트레이트>에 소설로 연재하여 큰 인기를 얻으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인데 그 시대에는 이미 일본이 문호를 개방해서 세계열강들과의 문물 교역이 매우 활발했기 때문에 나가사키 항에는 많은 배와 사람들이 드나들었고 이 무렵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에는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의 군함들도 기항했고 나가시끼에 주둔한 미 해군 장교 핑커튼과 게이샤 쵸쵸의 만남은 결국 비극의 씨앗이 되고 말았지요.
왜냐하면 게이샤 쵸쵸의 결혼은 이미 핑커튼의 현지처가 되는 조건에서 출발한 정해진 운명의 서곡이었기 때문입니다.
푸치니는 이 오페라를 쓰면서 시대에 앞선 새로운 음악적 기법으로 화성과 오케스트레이션을 전작들에 비해 한 단계 더 근대적으로 끌어올렸는데 2만1장의 아리아와 오케스트라의 반주의 치밀함은 오페라와 잘 융합되어 줄거리를 이해하기 쉽게 펼쳐 나아갑니다.
푸치니는 쵸쵸라는 여주인공의 캐릭터에 흠뻑 매료되어 그의 작품 중 최고의 여주인공으로 여겼으며 그의 요트 이름도 "쵸쵸"라고 지은 것은 그가 얼마나 이 작품에 만족하며 열정적으로 마음을 다해 작곡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1903년에 곡이 완성되었고 1904년 2월 17일 밀라노의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이 있었는데 너무 자신만만했던 푸치니는 관객들의 차가운 반응에 아연실색했고 하루 만에 다음 공연이 취소되는 소동을 겪고 난 후 토스카니니의 조언을 받아들여 진부한 감을 주는 아리아를 삭제하고 2막을 두 장으로 나눈 다음 핑커튼의 아리아를 넣어서 다시 상연하자 드디어 관객들의 반응이 크게 호전되며 대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오페라 나비부인》
[주요 등장인물]
* 나비부인(쵸쵸 - 상)................S
*스즈끼(나비부인의 하녀).........Ms
*핑커튼(미국 해군 사관)...........T
*샤플레스(총영사)....................Br
*고로(결혼 중매인)...................T
*본즈(나비부인의 부)................Bs
*야마도리(공작)........................Br
*케이트(핑커튼의 미국인 아내)..Ms
*기타 배역들
<제1막>
나가사끼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집
결혼 중매인 로고가 핑커튼에게 신혼집과 하녀 스즈끼를 비롯한 하인들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1막이 시작된다. 지난날에는 괜찮은 가문이었으나 아버지가 죽은 후 몰락한 가정에서 어쩔 수 없이 게이샤가된 15세의 소녀 "쵸쵸"상은 핑커튼과의 결혼을 위해 집안 대대로 믿어온 종교를 버리고 기독교로 개종했으며 로고의 주선으로 일본 전통 혼례식을 치른다. 이 결혼에 모든 것을 다 건 그녀의 진심을 알게 된 영사 샤플레스는 핑커튼에게 충고하지만, 한때 지나가는 바람과 같은 것이라며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 한잔 걸친 핑커튼은 "양키는 어디를 가도"를 호기 있게 노래하는데, 드디어 결혼식이 거행되고 신관(神官)이 결혼선언문을 읽자 예식은 끝난다.
축하연이 벌어질 때 쵸쵸의 숙부이자 스님인 본즈가 나타나 그녀의 개종을 꾸짖으며 호통을 치고 나서 친척들을 다 데리고 나간 후 핑커튼은 울고 있는 쵸쵸를 달래며 첫날밤을 맞이하는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는데, 이 장면은 이 오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지만 하나 되지 못하고 엇갈리는 두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볼 때 쵸쵸의 순정에 반하는 핑커튼의 위선 - 너와 즐기다가 미국에 돌아가면 애인과 결혼하겠다는 속셈 - 은 다가올 비극을 짙게 암시하고 있습니다.
<제2막>
<제1장> 나비부인의 집 안
미국으로 돌아간 지 3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조차 없는 핑커튼을 나비부인은 하염없이 기다린다. 하녀 스즈끼가 생활비도 거의 바닥이 났다고 말하며 미국인 주인은 이제 돌아오지 않을 모양이라고 탄식조로 뇌까리자 이 소리를 들은 나비부인은 불같이 화를 내며 그녀를 나무란 후 남편이 꼭 돌아온다는 믿음으로 지난날을 회상하며 유명한 아리아 <어떤 개인 날 (Un bel di Vedremo)>을 부를 때 샤플레스 영사가 찾아온다. 핑커튼이 미국에서 케이트라는 여성과 결혼해서 잘살고 있다는 소식과 그의 편지를 보여주려고 왔지만 차마 말하지 못한다. 한편 뚜쟁이 고로는 부자인 야마도리를 데려와 추근대는데 나비부인은 기혼 여성에게 청혼하는 그의 무례를 꾸짖으며 거절한다. 야마도리와 고로가 돌아가자 샤플레스는 다시 편지를 보이며 핑커튼이 일본에 돌아온다는 소식을 알리니 나비부인은 기쁨이 충만하여 그가 왜 이제 오는지 헤아릴 겨를도 없는지라 그가 부인과 함께 온다는 사실은 말하지 못한다.
영사가 돌아간 뒤 예포 소리가 들리고 핑커튼이 탄 군함이 항구로 들어온다. 나비부인과 스즈끼는 집안을 꽃으로 장식하고 예복으로 갈아입은 나비부인은 밤새 남편을 기다리나 임은 오지 않고, 스즈끼와 어린아이는 지쳐서 잠이 들었는데 이 적막하고 긴 기다림 가운데 그 유명한 <허밍 코러스/어부들의 합창(Coro a bocca chiusa)>이 들려온다.
<제2장> 나비부인의 집 안
어느새 동이 트고 날이 밝아오자 나비부인은 방에 들어가 잠시 눈을 붙이고 그 사이에 핑커튼과 케이트 영사가 찾아와서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하자 스즈끼가 나비부인이 그동안 그가 돌아오기를 얼마나 오매불망 기다렸는지 말해 주자 핑커튼은 자신이 저지른 일을 후회하며 아리아<꽃의 보금자리여 안녕>를 부르고 선 도망치듯 그곳에서 나간다. 잠시 후 이 기막힌 상황을 알게 된 나비부인은 자결을 결심한다. 아이를 꼭 껴안고 마지막 아리아 <너냐, 너야? 내 작은 수호신이여!>를 부른 후 아이에게 성조기를 들려주고 스즈끼와 같이 밖으
로 내보낸 그녀는 자기 부친의 유품인 단검에 새겨진 "부끄럽게 사느니 명예롭게 죽으라"라는 좌우명을 가슴에 새기어 읽고 병풍 뒤로 가서 그 칼로 한 맺힌 젊은 생을 끝낸다. 그때 핑커튼이 나비부인을 부르며 달려 들어오지만, 한발 늦어 이미 나비부인이 숨을 거둔 뒤였다.
이 비극의 종말이 안겨주는 가슴 찡한 가련함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가슴에 큰 울림으로 다가와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깊게 성찰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줍니다.
이 오페라의 아리아 중 백미는 2막 1장에 나오는 나비부인의 아리아 <어떤 개인 날>인데 이미 소개한 스토리를 기억하고 이 노래를 듣는다면 돌아오지 않는 - 소식마저 끊어진 - 남편을 기다리는 나비부인의 간절함에 구구절절 배어나는 토로를 어찌 눈물 없이 들을 수가 있을까요! 필자는 이 글을 쓰면서 <마리아 칼라스>와 <레나타테발디>의 노래를 번갈아 들어보았는데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절창으로 명불허전이란 말이 허구가 아님을 느낄 수 있었지요.
그 외에 2막 1장의 <허밍 코러스>는 기다림에 지치기도 하련만 망부석이 된 듯 흐트러짐이 없는 나비부인의 뒤로 흘러나오는 잔잔한 허밍 코러스는 나비부인의 심정처럼 애달픈 선율로 다가오며 2막 2장의 <너냐, 너야? 내 작은 수호신이여!> 또한 비극의 피날레답게 자식을 두고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는 어미의 절규가 잘 담겨있어 듣는 이의 마음을 숙연하게 합니다.
필자가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오페라 전곡을 감상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후미에 소개한 3곡의 아리아만은 꼭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이 두 곡의 노래 중에서 솔베이지의 노래는 이미 이야기한 적이 있으니 이번에는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에
클래식의 고향을 찾아서
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탈리아가 낳은 유명한 음악가 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의 오페라 중에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라보엠> <토스카> <나비부인> <투란도트>는 그의 오페라 가운데서 매우 인기가 높은 작품이며 <나비부인>은 10곡의 오페라 중에 6번째 작품인데 그의 마지막 작품인 <투란도트>도 나비부인(일본)처럼 동양(중국)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에 곡을 붙였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게 여겨집니다.
오페라 나비부인 대본의 원작은 미국의 작가 <존 루터 롱>이 쓴 소설 <나비부인>으로 극작가 데이비드 벨라스코에 의해 연극으로 무대에 올려졌으며 크게 성공하자 유럽 런던에까지 진출하게 되었는데, 런던에서 이 연극을 본 푸치니는 나비부인(쵸쵸/<蝶> 을 뜻하는 예명)의 캐릭터에 반해서 이 소재로 오페라를 만들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오페라의 대가이기도 했지만, 흥행 감각이 뛰어났던 푸치니는 이미 연극으로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니 그 인기에 힘입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대본을 루이지 알리카와 주세페 지사코에게 맡겨 완성되자 6번째 오페라를 쓰게 됩니다.
원작자 <존 루터 롱>은 선교사의 아내로 일본의 나가사키에 살았던 누이를
통해 이 슬픈 사랑의 실화- 게이샤 이야기-를 알게 되었으며 1898년에 미국 잡지 <센추리 일러 스트레이트>에 소설로 연재하여 큰 인기를 얻으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인데 그 시대에는 이미 일본이 문호를 개방해서 세계열강들과의 문물 교역이 매우 활발했기 때문에 나가사키 항에는 많은 배와 사람들이 드나들었고 이 무렵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에는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의 군함들도 기항했고 나가시끼에 주둔한 미 해군 장교 핑커튼과 게이샤 쵸쵸의 만남은 결국 비극의 씨앗이 되고 말았지요.
왜냐하면 게이샤 쵸쵸의 결혼은 이미 핑커튼의 현지처가 되는 조건에서 출발한 정해진 운명의 서곡이었기 때문입니다.
푸치니는 이 오페라를 쓰면서 시대에 앞선 새로운 음악적 기법으로 화성과 오케스트레이션을 전작들에 비해 한 단계 더 근대적으로 끌어올렸는데 2만1장의 아리아와 오케스트라의 반주의 치밀함은 오페라와 잘 융합되어 줄거리를 이해하기 쉽게 펼쳐 나아갑니다.
푸치니는 쵸쵸라는 여주인공의 캐릭터에 흠뻑 매료되어 그의 작품 중 최고의 여주인공으로 여겼으며 그의 요트 이름도 "쵸쵸"라고 지은 것은 그가 얼마나 이 작품에 만족하며 열정적으로 마음을 다해 작곡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1903년에 곡이 완성되었고 1904년 2월 17일 밀라노의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이 있었는데 너무 자신만만했던 푸치니는 관객들의 차가운 반응에 아연실색했고 하루 만에 다음 공연이 취소되는 소동을 겪고 난 후 토스카니니의 조언을 받아들여 진부한 감을 주는 아리아를 삭제하고 2막을 두 장으로 나눈 다음 핑커튼의 아리아를 넣어서 다시 상연하자 드디어 관객들의 반응이 크게 호전되며 대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오페라 나비부인》
[주요 등장인물]
* 나비부인(쵸쵸 - 상)................S
*스즈끼(나비부인의 하녀).........Ms
*핑커튼(미국 해군 사관)...........T
*샤플레스(총영사)....................Br
*고로(결혼 중매인)...................T
*본즈(나비부인의 부)................Bs
*야마도리(공작)........................Br
*케이트(핑커튼의 미국인 아내)..Ms
*기타 배역들
<제1막>
나가사끼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집
결혼 중매인 로고가 핑커튼에게 신혼집과 하녀 스즈끼를 비롯한 하인들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1막이 시작된다. 지난날에는 괜찮은 가문이었으나 아버지가 죽은 후 몰락한 가정에서 어쩔 수 없이 게이샤가된 15세의 소녀 "쵸쵸"상은 핑커튼과의 결혼을 위해 집안 대대로 믿어온 종교를 버리고 기독교로 개종했으며 로고의 주선으로 일본 전통 혼례식을 치른다. 이 결혼에 모든 것을 다 건 그녀의 진심을 알게 된 영사 샤플레스는 핑커튼에게 충고하지만, 한때 지나가는 바람과 같은 것이라며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 한잔 걸친 핑커튼은 "양키는 어디를 가도"를 호기 있게 노래하는데, 드디어 결혼식이 거행되고 신관(神官)이 결혼선언문을 읽자 예식은 끝난다.
축하연이 벌어질 때 쵸쵸의 숙부이자 스님인 본즈가 나타나 그녀의 개종을 꾸짖으며 호통을 치고 나서 친척들을 다 데리고 나간 후 핑커튼은 울고 있는 쵸쵸를 달래며 첫날밤을 맞이하는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는데, 이 장면은 이 오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지만 하나 되지 못하고 엇갈리는 두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볼 때 쵸쵸의 순정에 반하는 핑커튼의 위선 - 너와 즐기다가 미국에 돌아가면 애인과 결혼하겠다는 속셈 - 은 다가올 비극을 짙게 암시하고 있습니다.
<제2막>
<제1장> 나비부인의 집 안
미국으로 돌아간 지 3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조차 없는 핑커튼을 나비부인은 하염없이 기다린다. 하녀 스즈끼가 생활비도 거의 바닥이 났다고 말하며 미국인 주인은 이제 돌아오지 않을 모양이라고 탄식조로 뇌까리자 이 소리를 들은 나비부인은 불같이 화를 내며 그녀를 나무란 후 남편이 꼭 돌아온다는 믿음으로 지난날을 회상하며 유명한 아리아 <어떤 개인 날 (Un bel di Vedremo)>을 부를 때 샤플레스 영사가 찾아온다. 핑커튼이 미국에서 케이트라는 여성과 결혼해서 잘살고 있다는 소식과 그의 편지를 보여주려고 왔지만 차마 말하지 못한다. 한편 뚜쟁이 고로는 부자인 야마도리를 데려와 추근대는데 나비부인은 기혼 여성에게 청혼하는 그의 무례를 꾸짖으며 거절한다. 야마도리와 고로가 돌아가자 샤플레스는 다시 편지를 보이며 핑커튼이 일본에 돌아온다는 소식을 알리니 나비부인은 기쁨이 충만하여 그가 왜 이제 오는지 헤아릴 겨를도 없는지라 그가 부인과 함께 온다는 사실은 말하지 못한다.
영사가 돌아간 뒤 예포 소리가 들리고 핑커튼이 탄 군함이 항구로 들어온다. 나비부인과 스즈끼는 집안을 꽃으로 장식하고 예복으로 갈아입은 나비부인은 밤새 남편을 기다리나 임은 오지 않고, 스즈끼와 어린아이는 지쳐서 잠이 들었는데 이 적막하고 긴 기다림 가운데 그 유명한 <허밍 코러스/어부들의 합창(Coro a bocca chiusa)>이 들려온다.
<제2장> 나비부인의 집 안
어느새 동이 트고 날이 밝아오자 나비부인은 방에 들어가 잠시 눈을 붙이고 그 사이에 핑커튼과 케이트 영사가 찾아와서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하자 스즈끼가 나비부인이 그동안 그가 돌아오기를 얼마나 오매불망 기다렸는지 말해 주자 핑커튼은 자신이 저지른 일을 후회하며 아리아<꽃의 보금자리여 안녕>를 부르고 선 도망치듯 그곳에서 나간다. 잠시 후 이 기막힌 상황을 알게 된 나비부인은 자결을 결심한다. 아이를 꼭 껴안고 마지막 아리아 <너냐, 너야? 내 작은 수호신이여!>를 부른 후 아이에게 성조기를 들려주고 스즈끼와 같이 밖으
로 내보낸 그녀는 자기 부친의 유품인 단검에 새겨진 "부끄럽게 사느니 명예롭게 죽으라"라는 좌우명을 가슴에 새기어 읽고 병풍 뒤로 가서 그 칼로 한 맺힌 젊은 생을 끝낸다. 그때 핑커튼이 나비부인을 부르며 달려 들어오지만, 한발 늦어 이미 나비부인이 숨을 거둔 뒤였다.
이 비극의 종말이 안겨주는 가슴 찡한 가련함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가슴에 큰 울림으로 다가와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깊게 성찰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줍니다.
이 오페라의 아리아 중 백미는 2막 1장에 나오는 나비부인의 아리아 <어떤 개인 날>인데 이미 소개한 스토리를 기억하고 이 노래를 듣는다면 돌아오지 않는 - 소식마저 끊어진 - 남편을 기다리는 나비부인의 간절함에 구구절절 배어나는 토로를 어찌 눈물 없이 들을 수가 있을까요! 필자는 이 글을 쓰면서 <마리아 칼라스>와 <레나타테발디>의 노래를 번갈아 들어보았는데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절창으로 명불허전이란 말이 허구가 아님을 느낄 수 있었지요.
그 외에 2막 1장의 <허밍 코러스>는 기다림에 지치기도 하련만 망부석이 된 듯 흐트러짐이 없는 나비부인의 뒤로 흘러나오는 잔잔한 허밍 코러스는 나비부인의 심정처럼 애달픈 선율로 다가오며 2막 2장의 <너냐, 너야? 내 작은 수호신이여!> 또한 비극의 피날레답게 자식을 두고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는 어미의 절규가 잘 담겨있어 듣는 이의 마음을 숙연하게 합니다.
필자가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오페라 전곡을 감상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후미에 소개한 3곡의 아리아만은 꼭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클래식의 고향을 찾아서
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탈리아가 낳은 유명한 음악가 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의 오페라 중에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라보엠> <토스카> <나비부인> <투란도트>는 그의 오페라 가운데서 매우 인기가 높은 작품이며 <나비부인>은 10곡의 오페라 중에 6번째 작품인데 그의 마지막 작품인 <투란도트>도 나비부인(일본)처럼 동양(중국)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에 곡을 붙였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게 여겨집니다.
오페라 나비부인 대본의 원작은 미국의 작가 <존 루터 롱>이 쓴 소설 <나비부인>으로 극작가 데이비드 벨라스코에 의해 연극으로 무대에 올려졌으며 크게 성공하자 유럽 런던에까지 진출하게 되었는데, 런던에서 이 연극을 본 푸치니는 나비부인(쵸쵸/<蝶> 을 뜻하는 예명)의 캐릭터에 반해서 이 소재로 오페라를 만들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오페라의 대가이기도 했지만, 흥행 감각이 뛰어났던 푸치니는 이미 연극으로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니 그 인기에 힘입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대본을 루이지 알리카와 주세페 지사코에게 맡겨 완성되자 6번째 오페라를 쓰게 됩니다.
원작자 <존 루터 롱>은 선교사의 아내로 일본의 나가사키에 살았던 누이를
통해 이 슬픈 사랑의 실화- 게이샤 이야기-를 알게 되었으며 1898년에 미국 잡지 <센추리 일러 스트레이트>에 소설로 연재하여 큰 인기를 얻으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인데 그 시대에는 이미 일본이 문호를 개방해서 세계열강들과의 문물 교역이 매우 활발했기 때문에 나가사키 항에는 많은 배와 사람들이 드나들었고 이 무렵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에는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의 군함들도 기항했고 나가시끼에 주둔한 미 해군 장교 핑커튼과 게이샤 쵸쵸의 만남은 결국 비극의 씨앗이 되고 말았지요.
왜냐하면 게이샤 쵸쵸의 결혼은 이미 핑커튼의 현지처가 되는 조건에서 출발한 정해진 운명의 서곡이었기 때문입니다.
푸치니는 이 오페라를 쓰면서 시대에 앞선 새로운 음악적 기법으로 화성과 오케스트레이션을 전작들에 비해 한 단계 더 근대적으로 끌어올렸는데 2만1장의 아리아와 오케스트라의 반주의 치밀함은 오페라와 잘 융합되어 줄거리를 이해하기 쉽게 펼쳐 나아갑니다.
푸치니는 쵸쵸라는 여주인공의 캐릭터에 흠뻑 매료되어 그의 작품 중 최고의 여주인공으로 여겼으며 그의 요트 이름도 "쵸쵸"라고 지은 것은 그가 얼마나 이 작품에 만족하며 열정적으로 마음을 다해 작곡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1903년에 곡이 완성되었고 1904년 2월 17일 밀라노의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이 있었는데 너무 자신만만했던 푸치니는 관객들의 차가운 반응에 아연실색했고 하루 만에 다음 공연이 취소되는 소동을 겪고 난 후 토스카니니의 조언을 받아들여 진부한 감을 주는 아리아를 삭제하고 2막을 두 장으로 나눈 다음 핑커튼의 아리아를 넣어서 다시 상연하자 드디어 관객들의 반응이 크게 호전되며 대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오페라 나비부인》
[주요 등장인물]
* 나비부인(쵸쵸 - 상)................S
*스즈끼(나비부인의 하녀).........Ms
*핑커튼(미국 해군 사관)...........T
*샤플레스(총영사)....................Br
*고로(결혼 중매인)...................T
*본즈(나비부인의 부)................Bs
*야마도리(공작)........................Br
*케이트(핑커튼의 미국인 아내)..Ms
*기타 배역들
<제1막>
나가사끼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집
결혼 중매인 로고가 핑커튼에게 신혼집과 하녀 스즈끼를 비롯한 하인들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1막이 시작된다. 지난날에는 괜찮은 가문이었으나 아버지가 죽은 후 몰락한 가정에서 어쩔 수 없이 게이샤가된 15세의 소녀 "쵸쵸"상은 핑커튼과의 결혼을 위해 집안 대대로 믿어온 종교를 버리고 기독교로 개종했으며 로고의 주선으로 일본 전통 혼례식을 치른다. 이 결혼에 모든 것을 다 건 그녀의 진심을 알게 된 영사 샤플레스는 핑커튼에게 충고하지만, 한때 지나가는 바람과 같은 것이라며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 한잔 걸친 핑커튼은 "양키는 어디를 가도"를 호기 있게 노래하는데, 드디어 결혼식이 거행되고 신관(神官)이 결혼선언문을 읽자 예식은 끝난다.
축하연이 벌어질 때 쵸쵸의 숙부이자 스님인 본즈가 나타나 그녀의 개종을 꾸짖으며 호통을 치고 나서 친척들을 다 데리고 나간 후 핑커튼은 울고 있는 쵸쵸를 달래며 첫날밤을 맞이하는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는데, 이 장면은 이 오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지만 하나 되지 못하고 엇갈리는 두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볼 때 쵸쵸의 순정에 반하는 핑커튼의 위선 - 너와 즐기다가 미국에 돌아가면 애인과 결혼하겠다는 속셈 - 은 다가올 비극을 짙게 암시하고 있습니다.
<제2막>
<제1장> 나비부인의 집 안
미국으로 돌아간 지 3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조차 없는 핑커튼을 나비부인은 하염없이 기다린다. 하녀 스즈끼가 생활비도 거의 바닥이 났다고 말하며 미국인 주인은 이제 돌아오지 않을 모양이라고 탄식조로 뇌까리자 이 소리를 들은 나비부인은 불같이 화를 내며 그녀를 나무란 후 남편이 꼭 돌아온다는 믿음으로 지난날을 회상하며 유명한 아리아 <어떤 개인 날 (Un bel di Vedremo)>을 부를 때 샤플레스 영사가 찾아온다. 핑커튼이 미국에서 케이트라는 여성과 결혼해서 잘살고 있다는 소식과 그의 편지를 보여주려고 왔지만 차마 말하지 못한다. 한편 뚜쟁이 고로는 부자인 야마도리를 데려와 추근대는데 나비부인은 기혼 여성에게 청혼하는 그의 무례를 꾸짖으며 거절한다. 야마도리와 고로가 돌아가자 샤플레스는 다시 편지를 보이며 핑커튼이 일본에 돌아온다는 소식을 알리니 나비부인은 기쁨이 충만하여 그가 왜 이제 오는지 헤아릴 겨를도 없는지라 그가 부인과 함께 온다는 사실은 말하지 못한다.
영사가 돌아간 뒤 예포 소리가 들리고 핑커튼이 탄 군함이 항구로 들어온다. 나비부인과 스즈끼는 집안을 꽃으로 장식하고 예복으로 갈아입은 나비부인은 밤새 남편을 기다리나 임은 오지 않고, 스즈끼와 어린아이는 지쳐서 잠이 들었는데 이 적막하고 긴 기다림 가운데 그 유명한 <허밍 코러스/어부들의 합창(Coro a bocca chiusa)>이 들려온다.
<제2장> 나비부인의 집 안
어느새 동이 트고 날이 밝아오자 나비부인은 방에 들어가 잠시 눈을 붙이고 그 사이에 핑커튼과 케이트 영사가 찾아와서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하자 스즈끼가 나비부인이 그동안 그가 돌아오기를 얼마나 오매불망 기다렸는지 말해 주자 핑커튼은 자신이 저지른 일을 후회하며 아리아<꽃의 보금자리여 안녕>를 부르고 선 도망치듯 그곳에서 나간다. 잠시 후 이 기막힌 상황을 알게 된 나비부인은 자결을 결심한다. 아이를 꼭 껴안고 마지막 아리아 <너냐, 너야? 내 작은 수호신이여!>를 부른 후 아이에게 성조기를 들려주고 스즈끼와 같이 밖으
로 내보낸 그녀는 자기 부친의 유품인 단검에 새겨진 "부끄럽게 사느니 명예롭게 죽으라"라는 좌우명을 가슴에 새기어 읽고 병풍 뒤로 가서 그 칼로 한 맺힌 젊은 생을 끝낸다. 그때 핑커튼이 나비부인을 부르며 달려 들어오지만, 한발 늦어 이미 나비부인이 숨을 거둔 뒤였다.
이 비극의 종말이 안겨주는 가슴 찡한 가련함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가슴에 큰 울림으로 다가와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깊게 성찰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줍니다.
이 오페라의 아리아 중 백미는 2막 1장에 나오는 나비부인의 아리아 <어떤 개인 날>인데 이미 소개한 스토리를 기억하고 이 노래를 듣는다면 돌아오지 않는 - 소식마저 끊어진 - 남편을 기다리는 나비부인의 간절함에 구구절절 배어나는 토로를 어찌 눈물 없이 들을 수가 있을까요! 필자는 이 글을 쓰면서 <마리아 칼라스>와 <레나타테발디>의 노래를 번갈아 들어보았는데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절창으로 명불허전이란 말이 허구가 아님을 느낄 수 있었지요.
그 외에 2막 1장의 <허밍 코러스>는 기다림에 지치기도 하련만 망부석이 된 듯 흐트러짐이 없는 나비부인의 뒤로 흘러나오는 잔잔한 허밍 코러스는 나비부인의 심정처럼 애달픈 선율로 다가오며 2막 2장의 <너냐, 너야? 내 작은 수호신이여!> 또한 비극의 피날레답게 자식을 두고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는 어미의 절규가 잘 담겨있어 듣는 이의 마음을 숙연하게 합니다.
필자가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오페라 전곡을 감상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후미에 소개한 3곡의 아리아만은 꼭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탈리아가 낳은 유명한 음악가 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의 오페라 중에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라보엠> <토스카> <나비부인> <투란도트>는 그의 오페라 가운데서 매우 인기가 높은 작품이며 <나비부인>은 10곡의 오페라 중에 6번째 작품인데 그의 마지막 작품인 <투란도트>도 나비부인(일본)처럼 동양(중국)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에 곡을 붙였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게 여겨집니다.
오페라 나비부인 대본의 원작은 미국의 작가 <존 루터 롱>이 쓴 소설 <나비부인>으로 극작가 데이비드 벨라스코에 의해 연극으로 무대에 올려졌으며 크게 성공하자 유럽 런던에까지 진출하게 되었는데, 런던에서 이 연극을 본 푸치니는 나비부인(쵸쵸/<蝶> 을 뜻하는 예명)의 캐릭터에 반해서 이 소재로 오페라를 만들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오페라의 대가이기도 했지만, 흥행 감각이 뛰어났던 푸치니는 이미 연극으로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니 그 인기에 힘입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대본을 루이지 알리카와 주세페 지사코에게 맡겨 완성되자 6번째 오페라를 쓰게 됩니다.
원작자 <존 루터 롱>은 선교사의 아내로 일본의 나가사키에 살았던 누이를
통해 이 슬픈 사랑의 실화- 게이샤 이야기-를 알게 되었으며 1898년에 미국 잡지 <센추리 일러 스트레이트>에 소설로 연재하여 큰 인기를 얻으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인데 그 시대에는 이미 일본이 문호를 개방해서 세계열강들과의 문물 교역이 매우 활발했기 때문에 나가사키 항에는 많은 배와 사람들이 드나들었고 이 무렵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에는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의 군함들도 기항했고 나가시끼에 주둔한 미 해군 장교 핑커튼과 게이샤 쵸쵸의 만남은 결국 비극의 씨앗이 되고 말았지요.
왜냐하면 게이샤 쵸쵸의 결혼은 이미 핑커튼의 현지처가 되는 조건에서 출발한 정해진 운명의 서곡이었기 때문입니다.
푸치니는 이 오페라를 쓰면서 시대에 앞선 새로운 음악적 기법으로 화성과 오케스트레이션을 전작들에 비해 한 단계 더 근대적으로 끌어올렸는데 2만1장의 아리아와 오케스트라의 반주의 치밀함은 오페라와 잘 융합되어 줄거리를 이해하기 쉽게 펼쳐 나아갑니다.
푸치니는 쵸쵸라는 여주인공의 캐릭터에 흠뻑 매료되어 그의 작품 중 최고의 여주인공으로 여겼으며 그의 요트 이름도 "쵸쵸"라고 지은 것은 그가 얼마나 이 작품에 만족하며 열정적으로 마음을 다해 작곡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1903년에 곡이 완성되었고 1904년 2월 17일 밀라노의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이 있었는데 너무 자신만만했던 푸치니는 관객들의 차가운 반응에 아연실색했고 하루 만에 다음 공연이 취소되는 소동을 겪고 난 후 토스카니니의 조언을 받아들여 진부한 감을 주는 아리아를 삭제하고 2막을 두 장으로 나눈 다음 핑커튼의 아리아를 넣어서 다시 상연하자 드디어 관객들의 반응이 크게 호전되며 대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오페라 나비부인》
[주요 등장인물]
* 나비부인(쵸쵸 - 상)................S
*스즈끼(나비부인의 하녀).........Ms
*핑커튼(미국 해군 사관)...........T
*샤플레스(총영사)....................Br
*고로(결혼 중매인)...................T
*본즈(나비부인의 부)................Bs
*야마도리(공작)........................Br
*케이트(핑커튼의 미국인 아내)..Ms
*기타 배역들
<제1막>
나가사끼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집
결혼 중매인 로고가 핑커튼에게 신혼집과 하녀 스즈끼를 비롯한 하인들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1막이 시작된다. 지난날에는 괜찮은 가문이었으나 아버지가 죽은 후 몰락한 가정에서 어쩔 수 없이 게이샤가된 15세의 소녀 "쵸쵸"상은 핑커튼과의 결혼을 위해 집안 대대로 믿어온 종교를 버리고 기독교로 개종했으며 로고의 주선으로 일본 전통 혼례식을 치른다. 이 결혼에 모든 것을 다 건 그녀의 진심을 알게 된 영사 샤플레스는 핑커튼에게 충고하지만, 한때 지나가는 바람과 같은 것이라며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 한잔 걸친 핑커튼은 "양키는 어디를 가도"를 호기 있게 노래하는데, 드디어 결혼식이 거행되고 신관(神官)이 결혼선언문을 읽자 예식은 끝난다.
축하연이 벌어질 때 쵸쵸의 숙부이자 스님인 본즈가 나타나 그녀의 개종을 꾸짖으며 호통을 치고 나서 친척들을 다 데리고 나간 후 핑커튼은 울고 있는 쵸쵸를 달래며 첫날밤을 맞이하는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는데, 이 장면은 이 오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지만 하나 되지 못하고 엇갈리는 두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볼 때 쵸쵸의 순정에 반하는 핑커튼의 위선 - 너와 즐기다가 미국에 돌아가면 애인과 결혼하겠다는 속셈 - 은 다가올 비극을 짙게 암시하고 있습니다.
<제2막>
<제1장> 나비부인의 집 안
미국으로 돌아간 지 3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조차 없는 핑커튼을 나비부인은 하염없이 기다린다. 하녀 스즈끼가 생활비도 거의 바닥이 났다고 말하며 미국인 주인은 이제 돌아오지 않을 모양이라고 탄식조로 뇌까리자 이 소리를 들은 나비부인은 불같이 화를 내며 그녀를 나무란 후 남편이 꼭 돌아온다는 믿음으로 지난날을 회상하며 유명한 아리아 <어떤 개인 날 (Un bel di Vedremo)>을 부를 때 샤플레스 영사가 찾아온다. 핑커튼이 미국에서 케이트라는 여성과 결혼해서 잘살고 있다는 소식과 그의 편지를 보여주려고 왔지만 차마 말하지 못한다. 한편 뚜쟁이 고로는 부자인 야마도리를 데려와 추근대는데 나비부인은 기혼 여성에게 청혼하는 그의 무례를 꾸짖으며 거절한다. 야마도리와 고로가 돌아가자 샤플레스는 다시 편지를 보이며 핑커튼이 일본에 돌아온다는 소식을 알리니 나비부인은 기쁨이 충만하여 그가 왜 이제 오는지 헤아릴 겨를도 없는지라 그가 부인과 함께 온다는 사실은 말하지 못한다.
영사가 돌아간 뒤 예포 소리가 들리고 핑커튼이 탄 군함이 항구로 들어온다. 나비부인과 스즈끼는 집안을 꽃으로 장식하고 예복으로 갈아입은 나비부인은 밤새 남편을 기다리나 임은 오지 않고, 스즈끼와 어린아이는 지쳐서 잠이 들었는데 이 적막하고 긴 기다림 가운데 그 유명한 <허밍 코러스/어부들의 합창(Coro a bocca chiusa)>이 들려온다.
<제2장> 나비부인의 집 안
어느새 동이 트고 날이 밝아오자 나비부인은 방에 들어가 잠시 눈을 붙이고 그 사이에 핑커튼과 케이트 영사가 찾아와서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하자 스즈끼가 나비부인이 그동안 그가 돌아오기를 얼마나 오매불망 기다렸는지 말해 주자 핑커튼은 자신이 저지른 일을 후회하며 아리아<꽃의 보금자리여 안녕>를 부르고 선 도망치듯 그곳에서 나간다. 잠시 후 이 기막힌 상황을 알게 된 나비부인은 자결을 결심한다. 아이를 꼭 껴안고 마지막 아리아 <너냐, 너야? 내 작은 수호신이여!>를 부른 후 아이에게 성조기를 들려주고 스즈끼와 같이 밖으
로 내보낸 그녀는 자기 부친의 유품인 단검에 새겨진 "부끄럽게 사느니 명예롭게 죽으라"라는 좌우명을 가슴에 새기어 읽고 병풍 뒤로 가서 그 칼로 한 맺힌 젊은 생을 끝낸다. 그때 핑커튼이 나비부인을 부르며 달려 들어오지만, 한발 늦어 이미 나비부인이 숨을 거둔 뒤였다.
이 비극의 종말이 안겨주는 가슴 찡한 가련함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가슴에 큰 울림으로 다가와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깊게 성찰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줍니다.
이 오페라의 아리아 중 백미는 2막 1장에 나오는 나비부인의 아리아 <어떤 개인 날>인데 이미 소개한 스토리를 기억하고 이 노래를 듣는다면 돌아오지 않는 - 소식마저 끊어진 - 남편을 기다리는 나비부인의 간절함에 구구절절 배어나는 토로를 어찌 눈물 없이 들을 수가 있을까요! 필자는 이 글을 쓰면서 <마리아 칼라스>와 <레나타테발디>의 노래를 번갈아 들어보았는데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절창으로 명불허전이란 말이 허구가 아님을 느낄 수 있었지요.
그 외에 2막 1장의 <허밍 코러스>는 기다림에 지치기도 하련만 망부석이 된 듯 흐트러짐이 없는 나비부인의 뒤로 흘러나오는 잔잔한 허밍 코러스는 나비부인의 심정처럼 애달픈 선율로 다가오며 2막 2장의 <너냐, 너야? 내 작은 수호신이여!> 또한 비극의 피날레답게 자식을 두고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는 어미의 절규가 잘 담겨있어 듣는 이의 마음을 숙연하게 합니다.
필자가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오페라 전곡을 감상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후미에 소개한 3곡의 아리아만은 꼭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탈리아가 낳은 유명한 음악가 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의 오페라 중에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라보엠> <토스카> <나비부인> <투란도트>는 그의 오페라 가운데서 매우 인기가 높은 작품이며 <나비부인>은 10곡의 오페라 중에 6번째 작품인데 그의 마지막 작품인 <투란도트>도 나비부인(일본)처럼 동양(중국)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에 곡을 붙였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게 여겨집니다.
오페라 나비부인 대본의 원작은 미국의 작가 <존 루터 롱>이 쓴 소설 <나비부인>으로 극작가 데이비드 벨라스코에 의해 연극으로 무대에 올려졌으며 크게 성공하자 유럽 런던에까지 진출하게 되었는데, 런던에서 이 연극을 본 푸치니는 나비부인(쵸쵸/<蝶> 을 뜻하는 예명)의 캐릭터에 반해서 이 소재로 오페라를 만들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오페라의 대가이기도 했지만, 흥행 감각이 뛰어났던 푸치니는 이미 연극으로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니 그 인기에 힘입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대본을 루이지 알리카와 주세페 지사코에게 맡겨 완성되자 6번째 오페라를 쓰게 됩니다.
원작자 <존 루터 롱>은 선교사의 아내로 일본의 나가사키에 살았던 누이를
통해 이 슬픈 사랑의 실화- 게이샤 이야기-를 알게 되었으며 1898년에 미국 잡지 <센추리 일러 스트레이트>에 소설로 연재하여 큰 인기를 얻으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인데 그 시대에는 이미 일본이 문호를 개방해서 세계열강들과의 문물 교역이 매우 활발했기 때문에 나가사키 항에는 많은 배와 사람들이 드나들었고 이 무렵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에는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의 군함들도 기항했고 나가시끼에 주둔한 미 해군 장교 핑커튼과 게이샤 쵸쵸의 만남은 결국 비극의 씨앗이 되고 말았지요.
왜냐하면 게이샤 쵸쵸의 결혼은 이미 핑커튼의 현지처가 되는 조건에서 출발한 정해진 운명의 서곡이었기 때문입니다.
푸치니는 이 오페라를 쓰면서 시대에 앞선 새로운 음악적 기법으로 화성과 오케스트레이션을 전작들에 비해 한 단계 더 근대적으로 끌어올렸는데 2만1장의 아리아와 오케스트라의 반주의 치밀함은 오페라와 잘 융합되어 줄거리를 이해하기 쉽게 펼쳐 나아갑니다.
푸치니는 쵸쵸라는 여주인공의 캐릭터에 흠뻑 매료되어 그의 작품 중 최고의 여주인공으로 여겼으며 그의 요트 이름도 "쵸쵸"라고 지은 것은 그가 얼마나 이 작품에 만족하며 열정적으로 마음을 다해 작곡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1903년에 곡이 완성되었고 1904년 2월 17일 밀라노의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이 있었는데 너무 자신만만했던 푸치니는 관객들의 차가운 반응에 아연실색했고 하루 만에 다음 공연이 취소되는 소동을 겪고 난 후 토스카니니의 조언을 받아들여 진부한 감을 주는 아리아를 삭제하고 2막을 두 장으로 나눈 다음 핑커튼의 아리아를 넣어서 다시 상연하자 드디어 관객들의 반응이 크게 호전되며 대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오페라 나비부인》
[주요 등장인물]
* 나비부인(쵸쵸 - 상)................S
*스즈끼(나비부인의 하녀).........Ms
*핑커튼(미국 해군 사관)...........T
*샤플레스(총영사)....................Br
*고로(결혼 중매인)...................T
*본즈(나비부인의 부)................Bs
*야마도리(공작)........................Br
*케이트(핑커튼의 미국인 아내)..Ms
*기타 배역들
<제1막>
나가사끼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집
결혼 중매인 로고가 핑커튼에게 신혼집과 하녀 스즈끼를 비롯한 하인들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1막이 시작된다. 지난날에는 괜찮은 가문이었으나 아버지가 죽은 후 몰락한 가정에서 어쩔 수 없이 게이샤가된 15세의 소녀 "쵸쵸"상은 핑커튼과의 결혼을 위해 집안 대대로 믿어온 종교를 버리고 기독교로 개종했으며 로고의 주선으로 일본 전통 혼례식을 치른다. 이 결혼에 모든 것을 다 건 그녀의 진심을 알게 된 영사 샤플레스는 핑커튼에게 충고하지만, 한때 지나가는 바람과 같은 것이라며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 한잔 걸친 핑커튼은 "양키는 어디를 가도"를 호기 있게 노래하는데, 드디어 결혼식이 거행되고 신관(神官)이 결혼선언문을 읽자 예식은 끝난다.
축하연이 벌어질 때 쵸쵸의 숙부이자 스님인 본즈가 나타나 그녀의 개종을 꾸짖으며 호통을 치고 나서 친척들을 다 데리고 나간 후 핑커튼은 울고 있는 쵸쵸를 달래며 첫날밤을 맞이하는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는데, 이 장면은 이 오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지만 하나 되지 못하고 엇갈리는 두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볼 때 쵸쵸의 순정에 반하는 핑커튼의 위선 - 너와 즐기다가 미국에 돌아가면 애인과 결혼하겠다는 속셈 - 은 다가올 비극을 짙게 암시하고 있습니다.
<제2막>
<제1장> 나비부인의 집 안
미국으로 돌아간 지 3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조차 없는 핑커튼을 나비부인은 하염없이 기다린다. 하녀 스즈끼가 생활비도 거의 바닥이 났다고 말하며 미국인 주인은 이제 돌아오지 않을 모양이라고 탄식조로 뇌까리자 이 소리를 들은 나비부인은 불같이 화를 내며 그녀를 나무란 후 남편이 꼭 돌아온다는 믿음으로 지난날을 회상하며 유명한 아리아 <어떤 개인 날 (Un bel di Vedremo)>을 부를 때 샤플레스 영사가 찾아온다. 핑커튼이 미국에서 케이트라는 여성과 결혼해서 잘살고 있다는 소식과 그의 편지를 보여주려고 왔지만 차마 말하지 못한다. 한편 뚜쟁이 고로는 부자인 야마도리를 데려와 추근대는데 나비부인은 기혼 여성에게 청혼하는 그의 무례를 꾸짖으며 거절한다. 야마도리와 고로가 돌아가자 샤플레스는 다시 편지를 보이며 핑커튼이 일본에 돌아온다는 소식을 알리니 나비부인은 기쁨이 충만하여 그가 왜 이제 오는지 헤아릴 겨를도 없는지라 그가 부인과 함께 온다는 사실은 말하지 못한다.
영사가 돌아간 뒤 예포 소리가 들리고 핑커튼이 탄 군함이 항구로 들어온다. 나비부인과 스즈끼는 집안을 꽃으로 장식하고 예복으로 갈아입은 나비부인은 밤새 남편을 기다리나 임은 오지 않고, 스즈끼와 어린아이는 지쳐서 잠이 들었는데 이 적막하고 긴 기다림 가운데 그 유명한 <허밍 코러스/어부들의 합창(Coro a bocca chiusa)>이 들려온다.
<제2장> 나비부인의 집 안
어느새 동이 트고 날이 밝아오자 나비부인은 방에 들어가 잠시 눈을 붙이고 그 사이에 핑커튼과 케이트 영사가 찾아와서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하자 스즈끼가 나비부인이 그동안 그가 돌아오기를 얼마나 오매불망 기다렸는지 말해 주자 핑커튼은 자신이 저지른 일을 후회하며 아리아<꽃의 보금자리여 안녕>를 부르고 선 도망치듯 그곳에서 나간다. 잠시 후 이 기막힌 상황을 알게 된 나비부인은 자결을 결심한다. 아이를 꼭 껴안고 마지막 아리아 <너냐, 너야? 내 작은 수호신이여!>를 부른 후 아이에게 성조기를 들려주고 스즈끼와 같이 밖으
로 내보낸 그녀는 자기 부친의 유품인 단검에 새겨진 "부끄럽게 사느니 명예롭게 죽으라"라는 좌우명을 가슴에 새기어 읽고 병풍 뒤로 가서 그 칼로 한 맺힌 젊은 생을 끝낸다. 그때 핑커튼이 나비부인을 부르며 달려 들어오지만, 한발 늦어 이미 나비부인이 숨을 거둔 뒤였다.
이 비극의 종말이 안겨주는 가슴 찡한 가련함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가슴에 큰 울림으로 다가와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깊게 성찰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줍니다.
이 오페라의 아리아 중 백미는 2막 1장에 나오는 나비부인의 아리아 <어떤 개인 날>인데 이미 소개한 스토리를 기억하고 이 노래를 듣는다면 돌아오지 않는 - 소식마저 끊어진 - 남편을 기다리는 나비부인의 간절함에 구구절절 배어나는 토로를 어찌 눈물 없이 들을 수가 있을까요! 필자는 이 글을 쓰면서 <마리아 칼라스>와 <레나타테발디>의 노래를 번갈아 들어보았는데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절창으로 명불허전이란 말이 허구가 아님을 느낄 수 있었지요.
그 외에 2막 1장의 <허밍 코러스>는 기다림에 지치기도 하련만 망부석이 된 듯 흐트러짐이 없는 나비부인의 뒤로 흘러나오는 잔잔한 허밍 코러스는 나비부인의 심정처럼 애달픈 선율로 다가오며 2막 2장의 <너냐, 너야? 내 작은 수호신이여!> 또한 비극의 피날레답게 자식을 두고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는 어미의 절규가 잘 담겨있어 듣는 이의 마음을 숙연하게 합니다.
필자가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오페라 전곡을 감상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후미에 소개한 3곡의 아리아만은 꼭 들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