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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_12. 현수품(賢首品)
이 때에 문수사리보살이 흐리지 않고 청정한 행의 큰 공덕을 말하고 나서, 보리심의 공덕을 보이려고 게송으로 현수(賢首)보살에게 물었다.
내 이제 보살들을 모두 위하여
부처님의 청정한 행을 말하였으니
바라건대 당신도 이 회중에서
수행하던 좋은 공덕 말씀하소서.
그 때 현수보살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훌륭하오, 당신이여 자세히 들으오.
그 공덕은 헤아릴 수가 없지만
내가 이제 조금만 말하려 하니
큰 바다에 물 한 방울 만이나 할까.
어떤 보살 처음으로 마음을 내어
부처님이 보리를 증(證)하려 하면
그 공덕은 끝없고 한이 없어서
칭량할 수도 없고 짝이 없는데,
하물며 한량없고 끝없는 세월
십지(十地)를 구족하게 닦은 공덕은
시방의 수가 없는 여래들께서
한꺼번에 일컬어도 다하지 못해,
이렇게 끝이 없는 크신 공덕을
그 가운데 조금만 말할 것이니
비유하면 새 발로 밟은 허공과
큰 땅에서 한 티끌 같다고 할까.
보살이 발심하여 보리 구함은
인이 없고 연 없는 것이 아니니
불보∙법보∙승보에 신심을 내고
그러므로 넓고 큰 맘 내었느니라.
오욕이나 왕의 권세 부귀한 것과
나만 좋고 큰 명예를 구함 아니고
중생들의 고통을 아주 없애고
세상에 이익 주려 발심했으며,
어느 때나 중생들을 즐겁게 하고
국토를 장엄하고 부처님 공양
바른 법 받아 갖고 지혜 닦아서
보리를 증(證)하려고 발심했으며,
믿고 아는 깊은 마음 늘 청정하고
부처님께 공경하고 존중하오며
교법이나 스님께도 또한 그렇게
정성껏 공양하려 발심했으며,
부처님과 부처님 법 깊이 믿으며
불자들의 행하는 도리도 믿고
위없는 큰 보리를 믿음으로써
보살이 처음으로 발심하였소.
신심은 도의 근본 공덕의 어미
일체의 선한 법을 길러내오며
의심의 그물 끊고 애정 벗어나
열반의 위없는 도 열어 보이네.
신심은 때가 없어 마음이 깨끗
교만을 멸제하고 공경의 근본
법 광[法藏]의 첫째가 재물도 되며
청정한 손이 되어 모든 행 받네.
신심은 보시 잘해 인색치 않고
신심은 환희하게 불법에 들고
신심은 지혜 공덕 증장케 하며
신심은 여래 지위 이르게 하네.
신심은 모든 근을 밝고 이롭게
믿는 힘 견고하여 부술 이 없고
믿음은 번뇌 근본 아주 멸하며
신심은 부처 공덕 향하게 하네.
믿는 마음 경계에 집착치 않고
장난[難]을 멀리 떠나 어려움 없고
신심은 마(魔)의 길을 능히 뛰어나
위없는 해탈도를 보여 주도다.
믿음은 썩지 않는 공덕의 종자
믿음은 보리수를 생장케 하며
믿음은 승한 지혜 증장케 하고
믿음은 온갖 부처 나타내도다.
그러므로 행하는 차례 말하면
즐겨 믿음 좋지만 얻기 어려워
비유하면 일체의 세간 가운데
뜻 따르는 보배 구슬 있음과 같네.
만일 항상 부처님을 믿어 받들면
계행 갖고 배울 곳을 능히 닦으며
계행 갖고 배울 곳을 능히 닦으면
바로 능히 모든 공덕 구족하리라.
계행은 보리 근본 열어 내는 것
배움이란 부지런히 공덕 닦나니
계행과 배우는 일 항상 행하면
일체의 여래께서 칭찬하리라.
만일 항상 부처님을 믿어 받들면
바로 능히 큰 공양을 지어 모으고
만일 능히 큰 공양을 지어 모으면
부처님을 믿는 마음 부사의하며,
만일 항상 소중한 법 믿어 받들면
부처님 법을 듣고 싫음이 없고
부처님 법을 듣고 싫음 없으면
높은 법을 믿는 마음 부사의하며,
만일 항상 스님들을 믿어 받들면
바로 능히 믿는 마음 퇴전치 않고
만일 능히 믿는 마음 퇴전 않으면
그 사람의 믿는 힘을 동할 수 없네.
만일 능히 믿는 힘을 동치 못하면
모든 근의 밝은 이익 얻게 되겠고
모든 근의 밝은 이익 얻게 된다면
바로 능히 악지식을 멀리 여의리.
만일 능히 악지식을 멀리 여의면
바로 능히 선지식을 친근케 되고
만일 능히 선지식을 친근케 되면
바로 능히 큰 선근을 익혀 닦으리.
만일 능히 큰 선근을 익혀 닦으면
그는 큰 인(因)의 힘을 성취케 되고
만일 큰 인의 힘을 성취한다면
수승하고 결정한 지해(知解) 얻으리.
수승하고 결정한 지해 얻으면
바로 모든 부처님의 호념할 바요
만일 모든 부처님의 호념 얻으면
바로 능히 보리심을 일으키리라.
만일 능히 보리심을 일으키면
바로 능히 부처 공덕 닦아 익히고
만일 능히 부처 공덕 닦아 익히면
바로 능히 여래 집에 태어나리라.
만일 능히 여래 집에 태어난다면
바로 곧 좋은 방편 닦아 행하고
만일 능히 좋은 방편 닦아 행하면
믿고 좋아하는 마음 청정해지리.
만일 좋아하는 마음 청정해지면
바로 가장 승한 마음 증장하겠고
만일 가장 승한 마음 증장한다면
바로 항상 바라밀을 닦아 익히리.
만일 항상 바라밀을 닦아 익히면
바로 능히 마하연을 구족케 되고
만일 능히 마하연을 구족한다면
여법(如法)하게 부처님께 공양하리라.
여법하게 부처님께 공양을 하면
염불하는 그 마음이 동하지 않고
만일 염불하는 마음 동치 않으면
한량없는 부처님 보게 되오리.
한량없는 부처님을 만일 보면
여래의 몸 항상 계심 능히 보오며
여래의 몸 항상 계심 능히 본다면
영멸(永滅)하지 않는 법을 능히 알리라.
영멸하지 않는 법을 능히 알면
걸림없는 변재를 얻게 되오며
걸림없는 변재를 만일 얻으면
그지없는 법문을 연설하리라.
그지없는 법문을 연설하면
인자하게 중생들을 능히 건지고
인자하게 중생들을 만일 건지면
바로 능히 대비심이 견고하리라.
만일 능히 대비심이 견고하다면
바로 능히 깊은 법을 애락(愛樂)케 되고
만일 능히 깊은 법을 애락한다면
하염 있는 허물을 여의게 되리.
하염 있는 허물을 만일 여의면
교만하고 방일함을 능히 여의고
교만하고 방일함을 만일 여의면
일체의 중생까지 이익 주리라.
일체의 중생까지 이익 준다면
생사 중에 있어도 피로치 않고
생사에 있으면서 피로찮으면
용맹하고 건장하여 이길 이 없네.
용맹하고 건장하여 못 이긴다면
바로 능히 큰 신통을 발기할 게고
만일 능히 큰 신통을 발기한다면
일체 중생 모든 행을 능히 알리라.
일체 중생 모든 행을 만일 안다면
바로 능히 모든 중생 성취할 게고
만일 능히 모든 중생 성취한다면
중생을 거둬 주는 지혜 얻으리.
중생을 거둬 주는 지혜 얻으면
능히 사섭법(四攝法)을 모두 이루고
능히 사섭법을 모두 이루면
중생에게 제한 없는 이익 주리라.
중생에게 제한 없는 이익 준다면
가장 승한 지혜 방편 구족할 게고
가장 승한 지혜 방편 구족한다면
용맹하게 무상도에 머물게 되리.
용맹하게 무상도에 머물게 되면
바로 능히 마군의 힘 꺾어 버리고
만일 능히 마군의 힘 꺾어 버리면
네 가지 마의 경계 뛰어나리라.
네 가지 마의 경계 뛰어난다면
물러가지 않는 곳에 이르게 되고
물러가지 않는 곳에 이른다 하면
생멸 없는 깊은 법인(法忍) 얻게 되오리.
생멸 없는 깊은 법인 얻게 된다면
부처님의 수기(授記)를 받게 될 게고
부처님의 수기를 받게 된다면
모든 부처 그 앞에 나타나리라.
모든 부처 그 앞에 나타난다면
신통의 깊고 묘한 작용을 알고
신통의 깊고 묘한 작용을 알면
부처님이 억념(憶念)하는 바가 되리라.
부처님이 억념하는 바가 된다면
부처님의 공덕으로 스스로 장엄
부처님의 공덕으로 장엄한다면
묘한 복의 단정한 몸을 얻으리.
묘한 복의 단정한 몸을 얻으면
이 몸이 찬란하기 금산과 같고
빛나고 찬란하기 금산 같으면
삼십이상 몸매로써 장엄하리라.
삼십이상 몸매로써 장엄한다면
여든 가지 좋은 모양 잘 생겨지고
여든 가지 좋은 모양 잘 생겨지면
이 몸의 빛난 광명 한량없으리.
이 몸의 빛난 광명 한량없으면
부사의한 빛으로써 장엄할 게고
부사의한 빛으로써 장엄한다면
그 빛에서 연꽃을 내게 되리라.
그 빛에서 연꽃을 내게 된다면
무량불이 그 꽃 위에 앉으시어서
시방세계 나타나지 않는 데 없어
모든 중생 능히 다 조복하리라.
만일 능히 모든 중생 조복한다면
한량없는 신통의 힘 나타낼 게고,
한량없는 신통의 힘 나타내면
부사의한 국토에 머물게 되고,
부사의한 법문을 연설하여서
부사의한 중생을 기쁘게 하리.
부사의한 법문을 연설하여서
부사의한 중생을 기쁘게 하면
바로 능히 지혜와 말솜씨로써
중생의 마음 따라 교화하리라.
만일 능히 지혜와 말솜씨로써
중생의 마음 따라 교화한다면
바로 능히 지혜가 앞을 인도해
몸과 말과 뜻의 업(業) 허물 없으리.
만일 능히 지혜가 앞을 인도해
몸과 말과 뜻의 업 허물 없으면
바로 그의 원력이 자재하여져
모든 갈래 따라서 몸을 나투리.
만일 그의 원력이 자재하여져
모든 갈래 따라서 몸을 나투면
바로 능히 대중에게 설법할 때에
종류 따라 내는 음성 부사의하리.
만일 능히 대중에게 설법할 때에
종류 따라 내는 음성 부사의하면
바로 온갖 중생들의 갖가지 마음
한 생각에 모두 알고 남김 없으리.
만일 여러 중생들의 갖가지 마음
한 생각에 모두 알고 남김 없으면
번뇌의 일어난 데 없음을 알고
생사에 길이길이 안 빠지리라.
번뇌의 일어난 데 없음을 알고
생사에 길이길이 안 빠진다면
바로 능히 공덕의 법성신(法性身) 얻어
법력으로 세상에 나타나리라.
만일 능히 공덕의 법성신 얻어
법력으로 세상에 나타난다면
열 가지 자재함과 십지(十地)를 얻어
십바라밀 좋은 해탈 닦아 행하리.
열 가지 자재함과 십지를 얻어
십바라밀 좋은 해탈 닦아 행하면
바로 능히 관정하는 큰 신통 얻어
가장 승한 삼매에 머물게 되리.
만일 능히 관정하는 큰 신통 얻어
가장 승한 삼매에 머문다 하면
시방의 부처님들 계신 곳에서
관정하는 의식 받고 위(位)에 오르리.
시방의 부처님들 계신 곳에서
관정하는 의식 받고 위에 오르면
시방세계 부처님 당신 손으로
감로수로 관정함을 받게 되리라.
시방세계 부처님 당신 손으로
감로수로 관정함을 받게 된다면
곧 몸이 허공처럼 두루 가득해
움직임 없이도 시방에 충만하리라.
만일 몸이 허공처럼 두루 가득해
움직임 없이도 시방에 충만하다면
그 사람의 행하는 일 같을 이 없어
하늘이나 세상 사람 알지 못하리.
보살이 부지런히 대비행 닦아
일체 중생 건지려 함 뜻과 같나니
보고 듣고 배우거나 공양한다면
모두 다 안락함을 얻게 되리라.
저 모든 보살들의 위신력으로
법 눈이 온전하고 결함이 없어
열 가지 선한 행과 여러 가지 길
위없이 좋은 보배 다 나타내네.
비유컨댄 큰 바다의 금강덩어리
그 힘으로 모든 보배 생겨나지만
줄거나 늘지 않고 다함도 없어
보살의 공덕더미 또한 그러네.
어떤 국토 부처님 안 계시거든
거기에 나타나선 정각 이루고
어떤 국토 불법을 알지 못하면
거기서는 묘한 법을 연설하시며,
분별도 없으시고 공용(功用) 없으나
한 생각에 시방세계 두루하나니
달 빛이 안 비친 데 없는 것같이
한량없는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
시방의 여러 세계 국토 중에서
불도를 이루시고 법륜 굴리며
열반에 들어가고 다비한 뒤에
사리까지 분포함을 나타내시네.
혹은 성문 혹은 연각 나타내시고
성불하고 장엄함도 나타내시며
이러하게 삼승 교법 선양하면서
모든 중생 제도하기 한량없는 겁.
혹은 동남 동녀 모양 내기도 하고
하늘이나 용왕이나 아수라들과
내지 마후라가 모양을 보이시어서
그들의 욕망 따라 다 나타내네.
중생의 형상들이 각각 다르고
행동이나 음성도 한량없거든
이와 같이 온갖 것을 나타내나니
해인삼매 위신의 힘이러니라.
부사의한 모든 세계 장엄하시고
그 가운데 일체 여래 공양하시며
끝없는 큰 광명을 널리 놓으니
중생을 제도함도 제한이 없네.
지혜가 자재하여 부사의하고
설법하는 말씀도 걸림이 없어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과
지혜와 방편이며 신통까지도
이러한 온갖 것에 자재하시니
부처님의 화엄삼매 힘이시니라.
한 티끌 가운데서 삼매에 들어
온갖 티끌 많은 선정 성취하시나
그 티끌 더하는 것 전혀 아니나
한 티끌에 많은 세계 나타내시네.
저 한 티끌 속에 있는 많은 세계들
어떤 데는 부처 있고 혹은 없으며
더러운 세계들과 깨끗한 세계
어떤 세계 넓고 크고 혹은 좁으며,
어떤 것은 이룩되고 혹은 무너져
바로 있는 세계와 삐뚤어진 세계
넓은 들에 아지랑이 같기도 하고
제석천의 인다라망 같기도 하네.
한 티끌 가운데서 나타내듯이
일체 티끌 속에도 그와 같나니
큰 소문 널리 퍼진 모든 성인의
삼매와 해탈 신통 힘이러니라.
일체의 부처님께 공양하려면
삼매에 들어가서 신통 내어라.
한 손으로 삼천 세계 두루하여서
모든 세계 부처님께 공양하리라.
시방세계 피어 있는 썩 좋은 꽃과
가루향∙바르는 향과 값진 보배들
이런 것이 손에서 절로 나와서
보리수의 높은 이께 공양하도다.
값진 보배 옷과 여러 묘한 향
보배 당기 번과 일산 대단히 좋고
순금으로 만든 꽃과 보배 휘장이
손바닥서 비내리지 않는 것 없네.
시방세계에 있는 묘한 것들과
가장 높은 부처님께 받들 만한 것
손바닥 가운데서 흘러 나와서
보리 나무 앞에서 여래께 공양.
시방세계에 있는 온갖 풍악과
종과 북과 거문고 하나뿐 아냐
화평하고 아담한 미묘한 음악
모두 다 손에서 흘러 나오네.
시방세계에 있는 온갖 찬송(讚頌)이
여래의 참된 공덕 찬탄하나니
이와 같은 가지가지 묘한 말들이
손바닥 가운데서 연출되도다.
보살의 오른손에 광명 놓으니
광명 속 허공에서 향수가 내려
시방의 불국토에 널리 뿌리니
일체 세간 등불에 공양하리라.
광명을 또 놓아서 묘하게 장엄
한량없는 보배 연꽃 지어서 내니
그 꽃 모양 모두 다 아름다워라.
이것으로 부처님께 공양하리라.
광명을 또 놓아서 꽃 장엄하니
가지가지 꽃 모아서 휘장 만들고
시방의 온 국토에 널리 흩어서
수많은 대덕존(大德尊)께 공양하리라.
광명을 또 놓아서 향 장엄하니
가지가지 향 모아서 휘장 만들고
시방의 온 국토에 널리 흩어서
수많은 대덕존께 공양하리라.
광명을 또 놓아서 가루향 장엄
각색 가루향 모아 휘장 만들고
시방의 온 국토에 널리 흩어서
수많은 대덕존께 공양하리라.
광명을 또 놓아서 옷 장엄하니
가지가지 옷 모아서 휘장 만들고
시방의 온 국토에 널리 흩어서
수많은 대덕존께 공양하리라.
광명을 또 놓아서 보배를 장엄
가지가지 보배 모아 휘장 만들고
시방의 온 국토에 널리 흩어서
수많은 대덕존께 공양하리라.
광명을 또 놓아서 연꽃을 장엄
가지가지 연꽃 모아 휘장 만들고
시방의 온 국토에 널리 흩어서
수많은 대덕존께 공양하리라.
광명을 또 놓아서 영락을 장엄
가지가지 영락 모아 휘장 만들고
시방의 온 국토에 널리 흩어서
수많은 대덕존께 공양하리라.
광명을 또 놓아서 당기를 장엄
그 당기 현란하여 여러 가지 빛
한량없는 온갖 것이 모두 훌륭해
이것으로 모든 불토 장엄하리라.
가지가지 보배로 일산을 장엄
아름다운 비단 깃발 드리워 있고
마니 풍경에서 나는 부처님 음성
그것으로 여래께 공양하리라.
손이 내는 부사의한 공양거리로
이러하게 한 부처님 공양하거든
모든 부처 계신 곳도 다 그러하니
여러 보살 삼매의 신통력이라.
보살이 삼매중에 머물러 있어
자재하게 중생들을 섭수할 적에
모두 다 수행하는 공덕법으로
한량없는 방편문 열어 인도해.
어떤 것은 여래께 공양하는 문
헤아릴 수가 없는 보시의 문과
두타로써 계행을 가지는 문과
동요하지 아니하고 욕을 참는 문.
어떤 것은 고행으로 정진하는 문
고요하게 선정을 닦는 문이며
결정하게 밝히 아는 지혜의 문과
어떤 것은 행하는 바 방편문이라.
범천이 머무르는[梵住] 신통의 문과
네 가지로 섭수[四攝]하여 이익 주는 문
복덕과 지혜로써 장엄하는 문
어떤 것은 인연으로 해탈하는 문.
혹은 오근 오력의 정도문[正道門]이며
혹은 성문 제자들의 해탈문이며
혹은 여러 독각들의 청정문이며
혹은 대승 보살들의 자재문이라.
무상하고 여러 가지 괴로운 문과
나[我]가 없고 오래 삶이 없는 문이며
부정(不淨)히 여겨 탐욕을 여의는 문과
멸하여 없어지는 삼매문[滅盡三昧門]으로,
중생들의 여러 가지 병을 따라서
모두 다 법약(法藥)으로 치료도 하고
중생들이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
여러 가지 방편으로 만족케 하며,
중생들의 행동이 다름을 따라
공교한 방편으로 성취케 하니
이와 같은 삼매의 신통한 모양
하늘이나 사람들이 측량 못하네.
묘한 삼매 있으니 이름이 수락(隧樂)
보살이 여기 있어 두루 살피고
적당하게 보이면서 중생 건지어
환희한 마음으로 따르게 하네.
어느 때에 흉년 들고 재난 있을 때
세상의 즐거운 일 모두 주어서
그들의 욕망 따라 만족케 하며
중생들을 위하여 이익을 짓고
어떤 때는 맛 있는 좋은 음식과
보배 옷과 좋은 단장 묘한 물건과
임금의 지위까지 모두 버리어
주는 것 즐기는 이 교화 따르게,
삼십이상 팔십종호 장엄한 몸에
훌륭한 의복이며 보배 영락과
화만으로 단장하고 향을 풍기며
위의를 갖추어서 중생 건지네.
온 세상이 좋아하고 숭상하는 바
모양새와 얼굴이며 좋은 의복을
마땅하게 나타내어 마음 맞추어
빛깔을 즐기는 이 도를 따르게,
가릉빈가 아름답고 화평한 소리
구기라 온갖 새의 미묘한 음성
가지가지 범음을 다 구족하여
그들의 마음 따라 법을 말하네.
팔만 사천 깊고 묘한 법문으로써
부처님이 중생을 제도하나니
보살도 그와 같은 차별법으로
마땅함을 따라서 교화하도다.
중생의 고와 낙과 좋고 나쁜 일
세간에서 지어내는 여러 가지 법
그들이 하는 일과 같이 하여서
이것으로 여러 중생 널리 건지네.
온 세상의 여러 가지 근심과 걱정
끝없이 깊고 많기 바다 같거든
그 일을 같이하며 모두 참으며
중생에 이익 주고 안락케 하네.
어떤 이가 벗어나는 법을 몰라서
풍진 세상 해탈함을 찾지 않거든
보살이 땅과 재물 모두 버리고
출가하여 고요함을 항상 즐기네.
집이란 건 탐욕 애정 얽히는 처소
중생들 이런 데서 벗어나게끔
출가하여 해탈함을 보일지언정
모든 욕락 조금도 받지 않으며,
보살이 십종행(十種行)을 행해 보이고
큰 어른의 온갖 법도 모두 행하여
성인들의 모든 행을 다하는 것은
중생에게 이익 주기 위함이니라.
어떤 중생 수명이 한없이 길고
번뇌는 미세하여 낙(樂)인 줄 알면
보살이 그 가운데 자재하여서
늙고 병나 죽는 근심 짐짓 받으며,
혹은 탐욕 진심과 어리석어서
번뇌의 맹렬한 불 항상 성하면
보살이 늙고 병나 죽음을 보여
중생들을 모두 다 조복케 하네.
여래의 열 가지 힘 두렵지 않음
열여덟 가지 함께하지 않는 법이며
갖고 있는 한량없이 많은 공덕을
모두 다 나타내어 중생 건지며,
마음 알고 가르치고 신통 변화는
이것이 부처님의 자재한 공용(功用)
저 모든 보살들이 일부러 보여
중생들을 모두 다 조복케 하네.
보살이 가지가지 방편문으로
세상 법을 따라서 중생 건지나
연꽃에 물이 묻지 아니하듯이
이렇게 세간에서 믿게 하시네.
맑은 생각 깊은 재주 글도 뛰어나
춤과 노래 말 잘하여 모두 즐기니
일체 세간 가지가지 많은 기술을
요술장이 못하는 일 하나 없듯이.
혹은 장자 도성 안의 주인도 되고
상점 주인 장사치의 지도도 되고
한 나라의 임금이나 대신도 되고
혹은 의원[良醫] 말 잘하는 논사도 되며
쓸쓸한 벌판에선 큰 나무 되고
값 나가는 좋은 약의 고방[寶藏]도 되고
여의주로 찾는 것을 따라 나오고
바른 도로 중생에게 모두 보이네.
이 세계가 처음으로 이룩하면서
중생의 살림살이 못 갖추거든
보살이 솜씨 좋은 공장이 되어
그들에게 가지가지 업을 보이며,
중생을 괴롭히는 물건 안 짓고
세상에 이익되는 일을 말하며
주술이나 약풀이며 여러 언론들
이러한 모든 것을 능히 말하네.
온 세상 선인들의 수승한 행을
하늘이나 사람들이 우러르나니
이와 같이 어려운 고행하는 법
보살이 때를 따라 능히 짓도다.
외도에 출가하는 사람도 되고
숲 속에서 부지런히 고행도 하고
의복을 입지 않은 맨 몸도 되어
저러한 무리에게 스승이 되며,
가지가지 사명(邪命)으로 살기도 하고
그른 법을 행하면서 옳다고 하고
범지들의 모든 위의 나타내어서
저러한 무리에서 상수(上首)가 되며,
다섯 군데 지지면서 해 따라 돌고
소와 개와 사슴 계행 갖기도 하며
떨어진 옷을 입고 불을 섬기니
그런 이를 교화하려 스승이 되네.
혹은 하늘 사당에 가 뵈기도 하고
어떤 때는 항하수에 들어도 가고
풀 뿌리 과일 먹어 부러 행하며
거기에서 더 좋은 법 생각하더라.
쭈그리고 앉거나 한 발 들거나
가시덤불 매운 재에 눕기도 하고
공이 위에 누워서 벗어나려 해
그러한 무리에서 스승 되려네.
이와 같은 종류의 모든 외도들
그 뜻을 살펴보고 일을 같이 해
고행을 세상에선 참지 못하나
그들이 한 번 보고 조복케 하네.
중생이 미혹하여 삿된 교 믿고
나쁜 소견에 빠져 고통 받거늘
방편으로 묘한 법을 말씀하여서
모두 다 진실한 법 알게 하는데,
변경(邊境)의 주문으로 사제(四諦) 말하고
공교한 비밀 말로 사제 말하고
어떤 때는 곧은 말로 사제 말하고
하늘의 비밀한 말로 사제 말하며,
분별하는 문자로 사제 말하고
결정한 이치대로 사제 말하고
남의 말 깨뜨리어 사제 말하고
남이 변동 못하게 사제 말하며
팔부신중의 말로 사제 말하고
혹은 온갖 말로써 사제 말하며
저들의 알 수 있는 말을 따라서
사제법을 말하여 해탈케 하네.
부처님이 말해 두신 온갖 법문을
이렇게 말하여서 모두 다하니
말을 아는 그 경계가 부사의로다.
이를 일러 설법하는 삼매라 하네.
좋은 삼매 있으니 이름이 안락(安樂)
두루 능히 여러 중생 제도하는데
헤아릴 수가 없는 큰 광명 놓아
보는 이를 모두 다 조복케 하네.
놓는 광명 이름을 선현(善現)이라 해
누구나 이 광명을 만나는 중생
헛되지 아니하고 이익 얻나니
위가 없는 큰 지혜를 이루느니라.
저가 먼저 불보를 나타내 뵈고
법보∙승보 나타내고 정도(正道) 보이며
부처님의 탑과 형상 보이었나니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조요(照耀)
온갖 하늘 광명을 무색케 하고
여러 가지 어두운 것 모두 없애어
중생들을 위하여 이익 지으며,
이 광명이 일체 중생 일러 깨워서
등촉으로 부처님께 공양케 하며
등촉으로 부처님께 공양하므로
세상에 위없는 등 이루느니라.
여러 가지 기름 등불 우유 등 켜고
가지각색 밝은 횃불 모두 사르며
온갖 향과 묘한 약과 보배 촛불로
부처님께 공양하고 이 광명 얻네.
광명을 또 얻으니 이름이 제도(濟度)
이 광명이 일체 중생 일러 깨우고
그들로 큰 서원을 널리 내어서
욕심 바다 중생들을 제도케 하네.
만일 능히 큰 서원을 널리 내어서
욕심 바다 중생들을 제도한다면
네 가지 폭포수를 능히 건너가
근심 없는 해탈성에 인도하나니,
여러 사람 다니는 길 큰 물 있는데
다리와 배와 떼를 만들어 놓고
유위법(有爲法)을 훼방하고 적멸을 찬탄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멸애(滅愛)
이 광명이 일체 중생 일러 깨워서
그들로 오욕락을 멀리 버리고
해탈의 묘한 법을 생각케 하네.
만일 능히 오욕락을 멀리 버리고
해탈의 묘한 법을 생각한다면
바로 능히 부처님의 감로비로써
세간의 타는 애정 두루 멸하리.
못과 샘과 냇물을 보시하여서
위없는 보리도를 전혀 구하고
오욕락을 훼방하고 선정을 찬탄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환희
이 광명이 일체 중생 일러 깨워서
그들로 보리도를 우러르게 하고
스승 없는 도리를 증하게 하니,
여래의 자비하신 형상 만들어
모든 상호 장엄하여 단에 모시고
수승한 모든 공덕 항상 찬탄해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애락(愛樂)
이 광명이 일체 중생 일러 깨워서
그들의 마음 속에 모든 불보와
법보와 승보를 사모케 하네.
만일 항상 마음 속에 모든 불보와
법보와 승보를 사모한다면
바로 능히 여래의 회상에 있어
위없이 깊은 법인(法忍) 세우게 되니,
한량없는 중생을 열어 깨워서
불보∙법보∙승보를 생각케 하고
발심하는 공덕행을 보이었으며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복취(福聚)
이 광명이 일체 중생 일러 깨워서
한량없는 온갖 보시 행하게 하고
이것으로 위없는 도 구하였으니,
제한 없는 보시회를 크게 베풀어
달라는 여러 사람 만족케 하여
그 마음에 부족함이 없게 했으며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구지(具智)
이 광명이 일체 중생 일러 깨워서
그들로 한 생각과 한 법 가운데
한량없는 모든 법문 알게 했나니,
중생들을 위하여 법을 분별코
진실한 이치까지 알게 했으며
법과 뜻 잘 말하고 덜림 없을새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혜등(慧燈)
이 광명이 일체 중생 일러 깨워서
중생들의 성품이 공적하여서
온갖 법이 없는 줄을 알게 하였네.
모든 법이 공하고 주재가 없어
환술이나 아지랑이나 물 속 달 같고
꿈과 같고 영상 같다고 연설했나니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또 놓은 광명 이름 법자재(法自在)이니
이 광명이 일체 중생 일러 깨워서
다함 없는 다라니를 얻게도 하고
갖가지 부처님 법 지니게 하네.
법 아는 이 공경하여 공양하였고
여러 현성(賢聖) 시중하고 수호했으며
가지가지 법으로 중생에 보시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능사(能捨)
이 광명이 간탐 중생 일러 깨워서
재물이 항상하지 못함을 알고
보시를 늘 즐기고 집착이 없게,
조복하기 어려운 간탐을 조복
재물이란 뜬 구름 꿈인 줄 알고
보시하는 깨끗한 맘 늘리었나니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제열(除熱)
이 광명이 파계한 이 일러 깨워서
청정한 모든 계율 받아 지니고
스승 없는 도 얻기를 원케 하였네.
중생들을 권하여 계율을 받고
열 가지 선한 업을 깨끗게 하며
발심하여 보리도에 향하게 하니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인엄(忍嚴)
이 광명이 성내는 이 일러 깨워서
성내는 일 제(除)하고 교만 여의며
욕(辱)을 참고 유화(柔和)한 법 항상 즐기네.
중생의 포악함을 참지 못하나
보리를 위하므로 동(動)하지 않고
참는 공덕 언제나 칭찬했나니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용맹
이 광명이 게으른 이 일러 깨워서
그들로 어느 때나 삼보 가운데
공경하고 공양하여 싫음 없나니,
그가 만일 어느 때나 삼보 가운데
공경하고 공양하여 싫음 없다면
네 가지 마군 경계 능히 뛰어나
위없는 부처 보리 빨리 이루리.
중생들을 권하여 정진케 하고
부지런히 삼보에게 공양하오며
교법이 없어질 때 잘 수호하매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적정(寂靜)
이 광명이 산란한 이 일러 깨워서
탐심∙진심∙어리석음 멀리 여의며
믿음이 동하잖고 선정에 들게,
저 많은 악지식의 이치 없는 말
잡란한 모든 행을 멀리 여의고
선정과 아란야를 찬탄했나니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혜엄(慧嚴)
이 광명이 우미(愚迷)한 이 일러 깨워서
진실한 법 증득하고 연기(緣起)를 알아
모든 근성 지혜를 통달케 하며,
진실한 법 증득하고 연기를 알아
모든 근성 지혜를 통달한다면
바로 능히 일등(日燈) 삼매법을 얻어서
지혜의 광명으로 불과(佛果) 이루리.
국토 재물 내 몸까지 능히 버리고
보리를 위하여서 정법 구하며
듣고는 중생 위해 연설했나니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불혜(佛慧)
이 광명이 모든 중생 일러 깨워서
한량없고 끝없는 여러 부처님
보배 연꽃 위에 앉음 보게 하나니,
부처님의 위력과 해탈 찬란코
부처님의 한량없는 자재 말하며
부처님의 신통과 힘을 보이매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무외(無畏)
이 광명 공포하는 이에게 비춰
비인(非人)들이 갖고 있는 모든 독해(毒害)들
온갖 것을 빠르게 제멸하나니
중생에게 무외법을 보시하였고
해롭게 하는 것은 권해 그치며
액난 있고 고독한 이 구제했으매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안은(安隱)
이 광명이 병난 이들 능히 비추어
갖가지 모든 고통 덜게 하였고
바른 선정 삼매락(三昧樂)을 얻게 하나니,
좋은 약을 주어서 병환 구하고
보배로 명을 늘려 향을 바르며
기름과 젖과 꿀로 음식을 보충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견불(見佛)
이 광명이 죽은 사람 일러 깨워서
생각함을 따라서 여래 뵈오며
죽으면 그 정토에 태어나나니,
임종하는 사람 보고 염불 권하고
불상을 보여주고 첨앙케 하며
그들을 부처님께 귀의케 하며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요법(樂法)
이 광명이 일체 중생 일러 깨워서
바른 법을 언제나 즐거워하며
법을 듣고 연설하고 쓰게 하나니,
교법이 없어질 때 능히 연설해
법 구하는 이들을 만족케 하며
불법을 좋아하고 행케 했으매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묘음(妙音)
이 광명이 모든 보살 열어 깨워서
삼계에 일어나는 소리를
여래의 음성으로 듣게 하나니,
큰소리로 부처님을 칭찬하였고
요령∙목탁 모든 음악 널리 베풀어
세상에 부처 음성 듣게 했으며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또 놓은 광명 이름 시감로(施甘露)라고
이 광명이 일체 중생 열어 깨워서
온갖 가지 방일한 행을 버리고
구족하게 모든 공덕 닦아 익히게,
유위법이 안락하지 않다 말하며
한량없는 고통이 충만하다고
적멸한 즐거움을 항상 칭찬해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최승(最勝)
이 광명이 일체 중생 열어 깨워서
그네들을 부처님 계신 곳에서
계와 정과 지혜를 듣게 하나니.
일체의 부처님과 계와 선정과
수승한 깊은 지혜 늘 칭찬하며
이렇게 위없는 도 구하게 하매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보엄(寶嚴)
이 광명이 일체 중생 능히 깨우쳐
보배 광을 얻고서 다함이 없이
이것으로 여래께 공양케 하네,
가지가지 훌륭하고 위없는 보배
부처님과 탑묘에 공양도 하고
빈궁한 중생에게 보시했나니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향엄(香嚴)
이 광명이 일체 중생 능히 깨우쳐
듣는 이로 받음이 기쁘게 하며
결정코 부처 공덕 이루게 하네.
천상∙인간 묘한 향을 땅에 바르고
일체의 가장 승한 왕에게 공양
부처님과 보탑을 조성했나니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또 놓은 광명 이름 잡장엄(雜莊嚴)이니
보배 당기 번과 일산 한량없으며
향 사르고 꽃을 흩고 풍악 잡혀서
성읍의 안과 밖에 가득히 충만,
본래부터 아름답고 묘한 음악과
여러 향과 묘한 꽃 당기와 일산
온갖 장엄 부처님께 공양했나니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엄결(嚴潔)
온 땅이 평탄하여 손바닥 같네.
부처님 탑과 그 곳 장엄했으매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대운(大雲)
향기 구름 일으켜 향수 내리니
탑과 뜰에 물 뿌려 깨끗했으며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엄구(嚴具)
헐벗은 사람들로 좋은 옷 얻게
몸 꾸미는 묘한 것을 보시했으매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상미(上味)
굶주린 사람들로 좋은 밥 얻게
가지각색 진수 성찬 베풀었으매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광명을 또 놓으니 이름이 대재(大財)
가난한 중생으로 화수분 얻게
다하지 않는 물건 삼보에 보시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또 놓은 광명 이름 안청정(眼淸淨)이라
소경들로 모든 빛깔 보게 하나니
밝은 등을 부처님과 탑에 보시해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또 놓은 광명 이름 이청정(耳淸淨)이라
귀머거리 모든 소리 잘 듣게 하니
부처님과 탑 앞에 풍악 잡히고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또 놓은 광명 이름 비청정(鼻淸淨)이라
맡지 못하던 향기 맡게 하나니
묘한 향을 부처님과 탑에 보시해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또 놓은 광명 이름 설청정(舌淸淨)이라
아름다운 음성으로 부처님 칭찬
추악한 나쁜 말을 아주 제(除)하니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또 놓은 광명 이름 신청정(身淸淨)이라
모든 불구자들을 구족케 하니
몸으로 부처님과 불탑에 예배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또 놓은 광명 이름 의청정(意淸淨)이라
정신을 잃은 이로 생각 바르게
삼매를 닦아 향해 자재했으매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또 한 광명 놓으니 색청정(色淸淨)이라
부처님의 모든 상호 뵈옵게 하니
여러 묘한 빛깔로 불탑에 장엄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또 한 광명 놓으니 성청정(聲淸淨)이라
소리 성품 공적한 줄 알게 하나니
소리의 연기(緣起) 보기 메아리처럼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또 한 광명 놓으니 향청정(香淸淨)이라
모든 구린 냄새를 깨끗게 하니
향수로 보리수와 탑을 씻었고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또 한 광명 놓으니 미청정(味淸淨)이라
온갖 맛에 있는 독 제해 버리니
불보 승보 부모에게 늘 공양하고
그러므로 이런 광명 이루었도다.
또 한 광명 놓으니 촉청정(觸淸淨)이라
나쁜 촉[惡觸]을 능히 다 유연하게 해
창과 칼과 검들이 내리는 것을
변화하여 묘한 화만 되게 하나니,
지난 세상 일찍이 길 가운데에
향 바르고 꽃 흩고 의복을 깔아
여래를 맞고 보내 밝게 했을새
그러므로 광명을 지금 얻었네.
또 한 광명 놓으니 법청정(法淸淨)이라
일체의 여러 중생 털구멍에서
부사의한 묘한 법 말하게 하니
듣는 이가 모두 다 기뻐 깨닫네.
인연으로 생긴 것 남이 아니오
부처님의 법신은 몸이 아니니
법의 성품 항상 있어 허공 같거늘
그 이치 말하므로 광명 이러해,
이와 같은 종류의 모든 광명문
항하의 모래처럼 수가 없거늘
큰 신선의 털구멍서 모두 나와서
낱낱이 짓는 업이 각각 다르네.
한 털구멍에서 놓는 온갖 광명들
한량없어 항하의 모래 같거든
일체의 털구멍 광명 모두 그러니
이것이 큰 선인의 삼매 힘이라.
본래의 인행대로 얻은 그 광명
예전 인연 동행들을 따라 보는 것
지금 놓는 광명도 그런 것이니
이것이 큰 선인의 자재한 지혜.
전세에 한 가지로 복업을 닦고
따라서 기뻐하고 좋아했으며
짓는 것만 본 이도 또한 그러해
그런 이는 이 광명을 모두 보도다.
스스로 여러 복업 닦은 이거나
한량없는 부처님께 공양한 이와
부처님의 공덕을 항상 구한 이
이런 이를 이 광명이 깨닫게 하네.
비유컨대 소경들이 해를 못 보나
이 세상에 해가 없진 아니 하나니
눈이 있는 이들은 모두 보고서
제각기 제 일대로 업을 짓나니,
보살의 광명들도 그와 같아서
지혜 있는 이들은 모두 보지만
범부와 외도들과 소견 좁은 인
이러한 좋은 광명 못 보느니라.
마니로 된 궁전과 훌륭한 연(輦)과
묘한 보배 좋은 향으로 장식하나니
복덕이 있는 이는 갖추지만
복덕 없는 사람이야 있을 곳 아니,
보살의 광명들도 그와 같아서
깊은 지혜 있는 이는 비추지만
외도들과 소견 좁고 어리석은 이
이 광명을 능히 보지 못하느니라.
어떤 이가 이 광명을 듣고 본다면
깨끗하고 깊은 신심 능히 내어서
여러 가지 의심 그물 영원히 끊고
위없는 공덕 당기 빨리 이루리.
가장 좋은 삼매가 출현하거든
권속과 장엄들이 다 자재하니
일체의 시방세계 여러 국토에
불자의 대중들이 짝할 이 없네.
묘한 연꽃 광명으로 장엄했는데
크기가 삼천대천세계와 같고
단정하게 앉은 몸 가득 찼으니
이것은 이 삼매의 신통력이라.
열 세계의 가는 티끌 수효와 같은
아름다운 연꽃이 둘러쌌는데
불자들이 그 가운데 앉아 있나니
이 삼매에 머무른 위신력이라.
전세에 선한 인연 성취하였고
부처 공덕 구족하게 닦아 행하는
이런 중생 보살을 둘러 앉아서
합장하고 우러러 싫음 없으니,
밝은 달이 별 가운데 있는 것 같이
대중 속에 있는 보살 또한 그러해
대사의 행하는 일 그런 것이니
이 삼매에 들어간 위신력이라.
한 방위에 이렇게 나타나거든
불자들이 한 가지로 둘러 있듯이
온갖 방위 가운데도 모두 그러니
이 삼매에 머무른 위신력이라.
좋은 삼매 그 이름 방위의 그물[方網]
보살이 여기 있어 열어 보일 때
온갖 방위 가운데 몸을 나타내
혹은 정(定)에 들어가고 혹은 나오네.
동방에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서방에서 정으로 좇아 나오며
서방에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동방에서 정으로 좇아 나오네.
다른 방처[方]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다른 방처서 정으로 좇아 나오니
이렇게 들고 남이 시방에 가득
이를 일러 보살의 삼매력이라.
동방의 저 끝까지 모든 국토에
계시는 부처님이 한량없거늘
그 앞마다 나타나서 친근하지만
삼매에 머물러서 동하지 않고,
그러면서 서방의 모든 세계에
일체 제불 여래의 계신 곳마다
다 나타나 삼매의 힘을 따라서
한량없는 공양을 널리 닦도다.
서방의 저 끝까지 모든 국토에
계시는 부처님이 한량없거늘
그 앞마다 나타나서 친근하지만
삼매에 머물러서 동하지 않고,
그러면서 동방의 모든 세계에
일체 제불 여래의 계신 곳마다
다 나타나 삼매의 힘을 따라서
한량없는 공양을 널리 닦도다.
이와 같이 시방의 모든 세계에
보살이 다 들어가 남김없나니
삼매에서 동하지 않기도 하고
공경하여 부처님께 공양도 하네.
안근(眼根)에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색진(色塵)에서 정으로 좇아 나와서
부사의한 색(色)의 성품 나타내지만
하늘들과 세상 사람 알지 못하며,
색진에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안근에서 일어나도 산란치 않고
안근은 남도 없고 일지도[起] 않아
공한 성품 적멸하여 함이 없다네.
이근(耳根)에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성진(聲塵)에서 정으로 좇아 나와서
온갖 가지 말과 음성 분별하지만
하늘들과 세상 사람 알지 못하며,
성진에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이근에서 일어나도 산란치 않고
이근은 남도 없고 일지도 않아
공한 성품 적멸하여 함이 없다네.
비근(鼻根)에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향진(香塵)에서 정으로 좇아 나와서
온갖 가지 묘한 향을 두루 얻지만
하늘들과 세상 사람 알지 못하며,
향진에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비근에서 일어나도 산란치 않고
비근은 남도 없고 일지도 않아
공한 성품 적멸하여 함이 없다네.
설근(舌根)에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미진(味塵)에서 정으로 좇아 나와서
온갖 가지 좋은 맛을 두루 얻지만
하늘과 세상 사람 알지 못하며,
미진에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설근에서 일어나도 산란치 않고
설근은 남도 없고 일지도 않아
공한 성품 적멸하여 함이 없다네.
신근(身根)에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촉진(觸塵)에서 정으로 좇아 나와서
온갖 촉을 잘 능히 분별하지만
하늘들과 세상 사람 알지 못하며,
촉진에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신근에서 일어나도 산란치 않고
신근은 남도 없고 일지도 않아
공한 성품 적멸하여 함이 없다네.
의근(意根)에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법진(法塵)에서 정으로 좇아 나와서
온갖 가지 법의 모양 분별하지만
하늘들과 세상 사람 알지 못하며,
법진에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의근에서 일어나도 산란치 않고
의근은 남도 없고 일지도 않아
공한 성품 적멸하여 함이 없다네.
동자 몸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장정 몸에 정으로 좇아 나오고
장정 몸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노인 몸에 정으로 좇아 나오며,
노인 몸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선녀(善女) 몸에 정으로 좇아 나오고
선녀 몸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선남(善男) 몸에 정으로 좇아 나오며,
선남 몸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비구니 몸 정으로 좇아 나오고
비구니 몸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비구 몸에 정으로 좇아 나오며,
비구 몸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학무학(學無學) 몸 정으로 좇아 나오고
학무학 몸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벽지불 몸에 정으로 좇아 나오며,
벽지불 몸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여래 몸에 정으로 좇아 나오고
여래 몸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하늘 몸에 정으로 좇아 나오며,
하늘 몸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용의 몸에 정으로 좇아 나오고
용의 몸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야차 몸에 정으로 좇아 나오며,
야차 몸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귀신 몸에 정으로 좇아 나오고
귀신 몸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한 털구멍 정으로 좇아 나오며,
한 털구멍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온갖 털에 정으로 좇아 나오고
온갖 털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한 털 끝에 정으로 좇아 나오며,
한 털 끝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한 티끌에 정으로 좇아 나오고
한 티끌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온갖 티끌 정으로 좇아 나오며,
온갖 티끌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금강 땅에 정으로 좇아 나오고
금강 땅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마니수(摩尼樹)에 정으로 좇아 나오며,
마니수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부처 광명 정으로 좇아 나오고
부처 광명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바닷속에 정으로 좇아 나오며,
바닷속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화대(火大) 속에 정으로 좇아 나오고
화대에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풍대에서 일어나도 산란치 않네.
풍대에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지대에서 정으로 좇아 나오고
지대에서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하늘 궁전 정으로 좇아 나오며,
하늘 궁전 바른 정에 들어갔다가
허공에서 일어나도 산란치 않아
이를 일러 한량없는 공덕 있는 이
삼매에 자재하여 부사의라네.
시방세계 수많은 부처님들이
끝없는 겁 말하여도 못 다하리라.
온갖 여래 한가지로 말을 하여도
중생들의 업보는 부사의하며,
용왕들의 변화와 부처님 자재
보살들의 신력도 부사의하니
비유로 나타내어 보이려 해도
이런 것을 비유할 비유가 없네.
그러나 지혜 있고 총명한 이는
비유로 말미암아 뜻을 알리라.
성문들이 팔해탈에 머물 적에도
그들의 신통 변화 자재하나니,
한 몸으로 여러 몸을 나투어내고
여러 몸을 합하여서 한 몸이 되며
허공에서 화정(火定)에 들기도 하여
허공으로 가고 서고 앉고 누으며,
몸 위로는 물을 내고 밑은 불 내며
몸 위로는 불을 내고 밑은 물 내니
이런 것이 모두 다 잠깐 동안에
가지가지 자재함이 한량이 없네.
저들은 대자비를 구족 못하고
중생 위해 불도를 구하잖으나
이러한 부사의를 능히 내거든
하물며 크게 이익 자재함이랴.
비유컨대 해와 달이 허공에 뜨면
그 그림자 시방세계 가득하여서
못과 샘과 늪이나 물 그릇에나
강과 바다 보배들이 다 비추나니,
보살의 빛과 형상 또한 그러해
시방에 나타나서 부사의함은
이는 모두 삼매의 자재하온 법
오직 여래만이 능히 증(證)하네.
깨끗한 물에 비친 네 병정 형상
제각기 다르지만 섞이지 않아
검과 창과 활과 살 종류도 많고
갑옷 투구 수레들 여러 가지니,
그들의 모든 모양 차별을 따라
모두 다 물 가운데 나타나지만
물에는 본래부터 분별 없나니
보살들의 삼매도 그러하니라.
바다에 신이 있어 이름이 선음(善音)
그 음성 바다 중생 모두 따라서
여러 가지 말들을 모두 잘하여
갖가지 중생들을 기쁘게 하니,
저 신은 탐∙진∙치를 갖추었으나
오히려 온갖 말을 능히 알거든
하물며 모두 지닌 자재한 힘이
중생들을 기쁘게 못할까보냐.
변재(辯才)라는 여인은 그의 부모가
하늘에 기도하고 낳은 것인데
어떤 이 악을 떠나 진실하다면
그 몸에 들어가서 말을 잘하게,
그 여자 탐∙진∙치를 갖추었으나
오히려 행을 따라 변재 주거든
하물며 보살들의 갖춘 지혜로
중생에게 이익을 주지 못하랴.
요술장이 요술법을 잘 알고 있어
여러 가지 이상한 일 나타내는데
잠깐으로 오랜 세월 짓기도 하며
세월이 풍년들고 안락케 하니
그 사람이 탐∙진∙치를 구족했으나
요술로 세간 사람 기쁘게커든
하물며 선정과 해탈력으로
중생을 환희하게 하지 못하랴.
하늘이 아수라와 전쟁하다가
아수라가 패하여 달아날 적에
병장기나 수레나 군대들까지
일시에 숨어버려 볼 수 없나니
저들은 탐∙진∙치를 구족했으나
오히려 변화함이 부사의커늘
두려움 없는 신통 머무른 이가
어찌하여 자재함을 내지 못하랴.
제석천이 부리는 코끼리 왕은
천왕의 가실 것을 미리 알아서
머리를 서른 둘로 변해 만들고
머리마다 여섯 상아 갖추었으며,
낱낱 이에 일곱 못의 물이 있어서
깨끗하고 향기롭게 가득 찼으며
청정하온 못 물의 가운데마다
일곱 송이 연화가 묘하게 장식,
저러하게 장엄한 연꽃 위에는
일곱 명의 처녀들이 각각 있으며
아름다운 기예로 풍악을 타서
제석으로 더불어 즐기느니라.
어떤 때는 코끼리 왕 형상 변하여
하늘들의 몸으로 화해 가지고
앉고 가는 위의가 모두 같나니
이러한 신통 변화 가졌느니라.
코끼리 왕 탐∙진∙치가 있는 것으로
이러한 모든 신통 나타내거든
하물며 방편 지혜 구족한 이가
온갖 정에 자재하지 못할까보냐.
아수라가 그 몸을 변화하여서
금강제를 밟고서 바다에 서면
바닷물이 깊다 해도 반쯤 잠기고
그 머리는 수미산과 같이 높나니,
그들은 탐∙진∙치를 갖추었건만
이러한 큰 신통을 나타내거늘
마군을 항복 받은 세상 등불이
자재한 위신력이 없을까보냐.
하늘과 아수라가 함께 싸울 때
제석천왕 신통력이 부사의하여
아수라 군대들의 수효를 따라
그만큼 몸을 나퉈 대적하거든,
아수라 군중들은 생각하기를,
제석천이 우리를 향하여 오면
내 몸을 다섯으로 결박하리라.
그리하여 저들이 근심한다네.
제석천은 일천 눈의 몸을 나타내
손에 잡은 금강저엔 불꽃이 나고
갑주 입고 창을 든 위풍이 늠름
아수라들 바라보고 달아나나니,
저 제석은 하찮은 복덕으로도
크나큰 원수들을 깨뜨리거늘
하물며 일체 중생 제도하는 이
공덕을 구족하고 자재 않으랴.
도리천상 가운데 있는 하늘 북
하늘의 업보로써 생긴 것이니
천인들이 방일함을 알게 된다면
공중에서 저절로 소리가 나서,
일체의 오욕락이 모두 무상(無常)해
물거품 같은 성품 헛된 것이니
모든 것이 꿈과 같고 아지랑이며
구름 같고 물 속에 달과도 같네.
방일함은 원수요 고통이어서
감로 길이 아니고 생사 길이니
어떤 이가 방일한 행동을 하면
죽음이란 고기 입에 들어가리라.
세간에 두루 있는 고통의 근본
일체의 성인들이 싫어하시며
오욕락의 공덕은 없어지는 것
마땅히 진실한 법 좋아하여라.
삼십삼천 사람들 이 소리 듣고
모두들 선법당(善法堂)에 올라오거든
제석천이 미묘한 법을 말하여
적멸을 순종하고 탐심 덜게 해,
저 북소리 형상 없어 보지 못하나
하늘의 대중들을 이익하나니
하물며 마음 따라 색신(色身) 나투며
중생들을 제도하지 못할까 보냐.
하늘과 아수라가 함께 싸울 때
하늘들의 수승한 복덕력으로
하늘 북이 소리 내어 포고하는 말
너희들은 걱정을 품지 말아라.
하늘들이 이 소리 듣고 나서는
근심은 없어지고 사기가 왕성
아수라는 마음에 겁을 삼키고
데리고 온 무리들 패주하나니,
감로의 묘한 선정 하늘 북 같아
고요한 항마(降魔) 음성 항상 내어서
대자비로 모든 이들 불쌍히 여겨
중생들의 번뇌를 멸하게 하네.
제석천왕 천녀를 상대할 적에
그 수효가 구십이 나유타지만
그네들은 제각기 생각하기를
천왕께서 나와만 즐기신다고.
제석 몸이 천녀들과 두루 응하듯
선법당(善法堂) 안에서도 또한 그러해
여러 천인 앞마다 신통 나타내
한꺼번에 각각 위해 법을 말하네.
제석은 탐∙진∙치를 구족하고도
권속들을 모두 다 환희케 하니
하물며 큰 방편과 신통력으로
여러 중생 기쁘게 하지 못하랴.
제육천의 마왕인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욕계에서 자재함을 능히 얻고서
혹(惑)과 업과 고보(苦報)로 그물을 삼아
일체의 범부들을 속박하나니,
저 마왕 탐∙진∙치를 갖추었고도
오히려 중생에게 자재하거든
열 가지 자재한 힘 구족한 이가
대중들과 같은 행 능치 못하랴.
삼천대천세계의 대범천왕은
일체의 범천들이 있는 곳마다
다 능히 적들 앞에 나타나 앉아
미묘한 범음성(梵音聲)을 연설하나니,
세간의 범도(梵道) 중에 있는 범왕도
선정과 신통으로 저러하거든
하물며 출세간에 위가 없는 이
선정과 해탈에서 자재 못하랴.
마혜수라천왕의 자재한 지혜
큰 바다의 용왕이 비를 내릴 때
그 많은 빗방울을 모두 세어서
한 생각에 그 수효를 분별하나니.
한량없는 억겁(億劫)에 닦아 배워서
위없는 보리 지혜 얻은 보살이
어찌하여 한 생각 잠깐 동안에
일체의 중생 마음 알지 못하랴.
중생들의 업보는 부사의하여
큰 바람의 힘으로 모든 세간과
대해와 모든 산과 하늘 궁전과
보배 광명 온갖 만물 만들어내고,
구름을 일으키어 큰 비 내리며
또한 능히 많은 구름 흩어버리며
세간의 모든 곡식 익게도 하고
일체의 중생들을 안락케 한다.
바람은 바라밀을 배우지 않고
부처님의 공덕도 안 배웠으나
오히려 부사의한 일을 하거든
하물며 모든 원을 구족한 이랴.
남자와 여인들의 여러 음성과
일체의 새와 짐승 모든 소리와
파도 소리 강물 소리 우레 소리들
다 능히 중생 마음 기쁘게 하니,
소리 성품 메아리 같은 줄 알고
걸림없는 묘한 변재 얻은 이로서
중생 근기 맞추어 법을 말하매
세상 사람 기쁘게 하지 못하랴.
바다에는 특수한 법이 있으니
온갖 것에 평등한 인(印)이 되어서
중생들과 보물과 모든 냇물을
모두 다 포함하고 막지 않나니
다함 없는 선정과 해탈한 이가
평등한 인이 됨도 역시 그러해
복과 덕과 지혜와 모든 묘한 행
온갖 것을 널리 닦아 만족 모르네.
대해의 용왕들이 유희할 적에
어디나 간 데마다 자재하여서
구름을 일으키어 천하에 가득
장엄한 구름 빛이 가지가지라
여섯째의 하늘인 타화자재천
거기의 구름 빛은 진금과 같고
화락천의 구름은 붉은 진주 빛
도솔타 하늘에는 흰눈 빛이라
야마 하늘에선 유리 빛이요
삼십삼 천상에는 마노 빛이며
사천왕천에서는 파리 빛이고
대해의 물 가운덴 금강 빛이라.
긴나라 가운데는 묘한 향기 빛
모든 용 있는 데는 연화색이요
야차들 사는 데는 흰 거위의 빛
아수라들 속에는 산중의 돌 빛.
울단월에서는 황금 불꽃 빛
염부제 가운데는 푸른 보배 빛
불바제와 구야니엔 잡색의 장엄
중생의 마음 따라 응하느니라.
또다시 타화자재 하늘에서는
구름 속에 치는 번개 햇빛과 같고
화락천 위에서는 달빛 같으며
도솔타 하늘에는 염부단금 빛.
야마 하늘 위엔 흰눈 빛이요
삼십삼천 위에는 황금 불꽃 빛
사천왕 하늘에는 모든 보배 빛
큰 바다 가운데는 붉은 진주 빛,
긴나라 세계에는 유리 빛이며
용왕들 있는 데는 보장(寶藏) 빛이요
야차가 사는 곳엔 파리 빛이고
아수라 가운데는 마노 빛이라.
울단월 경계엔 불 구슬[火珠]의 빛
염부제 중에서는 제청보배[帝靑寶] 빛
다른 두 천하에는 여러 장엄 빛
구름 빛이 다르듯 번개도 그래,
타화천의 우레 소리 범음(梵音)과 같고
화락천 가운데는 하늘 북 소리
도솔타 하늘에는 노래 소리요
야마천상에서는 천녀의 음성,
삼십삼천 위에서 천둥 소리는
긴나라의 가지가지 음성과 같고
세상을 보호하는 사천왕천은
건달바 무리들의 내는 소리며
바다에선 두 산이 마주치는 듯
긴나라 가운데는 퉁소 소리며
용궁에는 가릉빈가 음성과 같고
야차들 가운데선 용녀의 음성
아수라들 사는 덴 하늘 북 소리
사람 사는 인간엔 파도 소리라,
타화자재천에는 향 비가 내려
가지가지 꽃으로 장엄하였고
화락천은 다라꽃 만다라꽃과
바르는 모든 향을 비로 내리고
도솔타천 위에는 마니 비 내려
가지가지 보배 장엄 구족하는데
상투 속 보배 구슬 달빛과 같고
훌륭한 의복들은 진금 빛이라,
야마 하늘에는 당번과 일산[盖]
화만과 바르는 향 장엄거리와
붉은 진주 빛으로 된 묘한 의복과
가지가지 풍류를 비내리도다.
삼십삼천 위에는 여의주들과
굳고 검은 침수향과 전단향이며
계라다마(?羅多摩) 울금향의 비가 오는데
묘한 꽃과 향수가 섞여 내리네.
호세천(護世天)엔 좋은 음식 비가 내리니
빛과 맛과 냄새 기운 구족하오며
부사의한 보배들도 함께 비오니
이는 모두 용왕이 짓는 것이라.
또다시 크고 넓은 바다 가운덴
바퀴 같은 소나기가 끊이지 않고
다하잖는 보배 광 비도 내리며
가지가지 장엄 보배 함께 내리네.
긴나라 세계에는 영락 비 오고
여러 빛깔 연꽃과 옷과 보배며
파리사가 말리향 함께 내려서
가지가지 음악 소리 구족하도다.
용왕들의 성에는 붉은 진주 비
야차의 성중에는 빛난 마니 비
아수라들 가운덴 병장기 내려
갖가지 원수들을 때려 부수고
울단월 가운데는 묘한 영락과
한량없이 묘한 꽃 비가 내리며
불바제와 구야니 두 천하에는
가지가지 장엄거리 비가 내리네.
염부제엔 깨끗한 물 비로 내리되
미세한 물방울이 때에 맞추어
꽃과 열매 약풀을 잘 길러내고
온갖 가지 곡식을 성숙케 하네.
이와 같이 한량없는 묘한 장엄과
가지각색 구름 번개 우레와 비를
용왕이 자재하게 능히 지으나
그 몸은 동하잖고 분별도 없네.
이 세계 바닷속에 사는 용왕도
이렇게 부사의한 힘을 내는데
법 바다에 들어가 공덕 갖춘 이
신통 변화 자재하게 짓지 못하랴.
저 모든 보살들의 해탈 법문은
무엇으로 비유할 수가 없건만
내가 지금 이러한 모든 비유로
자재한 그의 힘을 대강 말하네.
제일 가는 지혜며 넓고 큰 지혜
진실한 지혜며 끝없는 지혜
가장 승한 지혜와 수승한 지혜
이와 같은 법문을 지금 말했네.
이 법문 희유하고 매우 기특해
어떤 사람 듣고서 이해하거나
믿고 받고 찬탄하고 해설한다면
이렇게 하는 일은 매우 어려워,
세간의 여러 종류 모든 범부들
이 법문 믿을 이가 어렵거니와
어떤 이가 청정한 복을 닦으면
전세의 인연으로 믿게 되리라.
온 세계의 여러 세간 모든 중생들
성문승을 구하는 이 매우 드물고
독각(獨覺)법 구하는 인 더욱 적으며
대승으로 가는 이 극히 어려워,
대승으로 향하는 이 외려 쉽지만
이 법을 믿는 이는 더 어렵거든
배워 읽고 남에게 말하여 주고
수행하고 진실하게 아는 이리요.
삼천대천세계를 머리에 이고
한 겁을 지내면서 꼼짝 않으면
그것은 되려 어려운 일 아니야
이 법문 믿는 것이 어려우니라.
어떤 사람 열 세계를 손에 받들고
한 겁 동안 허공에 서서 있어도
그것은 어려운 일 아니지만
이 법문 믿는 것이 어려우니라.
열 세계 티끌 수의 중생들에게
즐거운 것 보시하기 한 겁 한대도
그 복덕은 놀라운 일 아니지만
이 법문 믿는 일이 놀라우니라.
열 세계 티끌 수의 여래 계신 데
한 겁이 다하도록 모두 섬겨도
어떤 이가 이 품을 외워 지니면
이 복이 저 복보다 더 승하니라.
이 때에 보현보살이 이 게송을 말씀하여 마치니,
시방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마군의 궁전은 숨어버리고 나쁜 갈래는 모두 쉬었으며,
시방의 부처님들이 그 앞에 두루 나타나서 각각 오른손으로 그 정수리를 만지면서
같은 소리로 칭찬하였다.
“잘하는 일이다.
이 법문을 통쾌하게 말하니 우리들도 모두 따라서 기뻐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