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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day 남룽~시알라 (2011.11.7)
남룽의 아침이 밝았다. 어제 저녁 설산을 보여주더니만 오늘은 쾌청하다. 마음마저 쾌청하다. 이제 본격 고소가 오는 고산트레킹이다. 어제 저녁부터 아침 저녁으로 다아아막스 반알씩 복용하도록 했다.
출발하면서 맑은 히말라야의 하늘에 감사하며 연신 셔터를 누른다.
들판엔 곡식이 익어가고 파란 하늘과 하얀 설산이 돌집과 어울려 환상적인 그림을 연출한다. 물론 여행자들이 보는 그림과 그들의 신산한 삶과는 괴리가 존재하지만.....
발걸음이 가볍다. 그러나 해발 3,000m를 넘어가는 오늘부터 조심해야 한다. 이미 피로가 누적되어 있을 것이고 체력도 많이 떨어져 있을 것이다.
네팔의 아이들은 강인하다. 부모를 도와 아이들도 돌보고 집안 일도 척척 한다.
등짐을 잔뜩 지고서도 여유있게 송아지를 몰고 오고 있다 짐승 먹일 건초인가?
일주일만에 만난 햇빛이라 더욱 찬란하다. 가을이 한창인 곳도 이미 추수가 끝난 곳도 있다.
돌집과 아직 추수하지 않은 논의 곡식과 저 멀리 빛나는 히말.....
마을 입구의 초르텐. 갑자기 트레커들이 많이 불어난 것처럼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시간대에 마을을 통과하고 있다.
초르텐과 타르초...... 히말라야 고산으로 오면 불국토다. 롱다와 타르초,초르텐이 불국토임을 알린다.
돌담 위 잔디밭은 캠프사이트로 사용될 것이다. 시간을 여유롭게 잡으면 하루쯤은 고소 걱정 없는 곳에서 푹 쉬었다 가는 것도 좋다.
아침 일찍 어디 갔다 오는 것일까?
포터들이 짐을 잔뜩 지고 가고 있다.
학교가는 아이들을 만났다. 우루루 몰려 내려오며 깔깔거리며 웃고 떠든다. 사진을 찍자 동그랗게 모인다.
물을 이용해서 마니차를 돌리고 있다. 가을의 빛깔과 잘 어울린다.
사진은 평면이지만 이 아낙들은 거의 90도 가까이경사진 절벽같은 산에서 나무를 하는지 풀을 베고 있다. 정말 놀랍다.
'쇼'마을을 가기 위해 한참 산을 올라야 한다. 뜨거운 햇살을 벗삼아 으르자 이런 멋진 풍광이 반긴다.
언덕 위에는 이렇게 멋진 초르텐이 있고 너나할 것 없이 밭은 숨을 내쉬면서 쉬고 있다. 티하나 없는 파란 하늘을 보며.....
마을 입구에 오면 이렇게 마을이 있음을 알리는 초르텐이 있다.
추수하고 있는 아낙들.....
아이들의 심성이 곱다. '나마스테' 하고 인사하자 두 손을 합장하면서 '나마스테' 한다.
'쇼'마을로 들어가고 있다. '쇼'에서부터 마나슬루는 점점 화려한 실체를 드러내며 가슴을 울렁이게 한다.
엄마는 밭에 추수하러 가고 집에 남은 아이들이 놀고 있다. 남루한 옷과 때에 절은 얼굴과 손, 발이지만 표정과 눈빛만은 맑고 깊다.
추수가 한창인 들녁. 3,000m정도 되는 고산인데도 농사가 가능하다. 히말라야트레킹이 가능한 것은 아열대 지역이라 이렇게 높은 곳까지 농사를 지으며 사람이 살고 있어서일 것이다.
왼쪽 두 개의 뿔처럼 보이는 산이 마나슬루다. 높이 8,163m. 세계 8위 고봉. 마나슬루란 산스크리트로 ‘영혼의 땅’을 뜻한다. 첫 등정에 성공한 것은 1956년 봄 일본 등반대였다. 1971년과 1972년에 한국 등반대가 조난, 6명이 희생되었으나, 1980년 4월 동국대학 산악반이 등정에 성공했다.
벼가 누렇게 익은 들판과 파란 하늘, 만년설로 뒤덮인 마나슬루 연봉들이 아름답다.
이번 트레킹 기간이 11월, 추수철이어서인지 추수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하나같이 여인들이었다.
'쇼'마을에서 우리의 포터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쇼'에서 점심을 먹고 빤히 바라다 보이는 마을이 '로'다. '로'는 상당히 큰 마을이었고 오래된 큰 절도 있었다. 오늘의 목적지 시알라까지 2시간 가야한다고 적혀 있다.
오른쪽 산에는 큰 절이 있다. 빨간 깃발은 이 절에 큰 스님이 오셔서 법회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축하하고 알리기 위해서 거리마다 집집마다 빨간 깃발을 꽂는 것 같았다.
마나스루와 마나슬루 노스가 바라보이는 '로'. 넓은 들판에 곡식이 익어 있고 평화롭기 그지없다. 여기가 3,200m정도다.
설산아래 '로'의 집들..... 불심이 대단한 것 같다.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에 아이들이 놀고 있다 우리가 지나가자 빤히 쳐다본다.
추수하는 여인들..... 깎아지른 산이 히말라야임을 말하고 있다.
'로'마을의 초르텐과 마니월. 마나슬루에서 아마 제일 큰 마니월과 초르텐이 아닌가한다.
마나슬루 트레킹을 생각한지는 오래되었다. 2007년 야크존 방장이신 대원스님이 다녀온 기록을 읽으며 꿈을 키웠다. 그 때만 해도 트레킹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어퍼무스탕을 캠핑으로 다녀온게 전부였다. 그래서 랑탕-헬람부-코사인쿤드,안나푸르나 서킷, 에베레스트베이스캠프-칼라파타르-촐라패스-고쿄-렌조라를 넘는 트레킹을 해마다 시간을 내 다녀오고 나서 마나슬루를 준비했다.
마나슬루는 또 특별한 기억이 있다. 작년 쿰부트레킹 때 만난 윤치원씨에 대한 추억이다. 추쿵으로 힘들게 올라가니 임자체베이스캠프 갔다오는 윤치원씨를 만났다. 쿰부에서 홀로 트레킹 하던 나는 처음 만나는 한국인이라 기쁘게 인사를 하고 보니 고향 후배였다. 올해 안나푸르나-마나슬루를 가는 산악인이었다. 무사히 성공을 기원하고 헤어졌다. 그 이후 고락셉 가면서 이미 칼라파타를 다녀오는 윤치원씨를 만났고 칼라파타르 일몰 사진을 보여주며 저녁에 꼭 올라가보라는 말을 했다. 그래서 작년에 에베레스트 황금 촛불을 보게되었다.
그런데 트레킹을 마치고 집으로 왔을 때 마나슬루 조난 뉴스를 접했고 불길한 예감에 인터넷을 뒤져보니 윤치원씨였다. 그는 훌륭한 산악인이었다. 이번에 마나슬루에 영원히 잠든 그를 생각하며 트레킹을 했다. 삶과 죽음이 한순간에 왔다갔다 하는 고산 등반을 하는 그들의 도전은 숭고하다.
소주 한잔 길바닥에 뿌리며 그의 삶을 추모했다. 또 올해 안나푸르나 거벽에 도전하다 산이 되어버린 세계적인 산악인이요,탐험가인 박영석 대장의 삶도 함께.... 우리는 점점 편안함과 안락함에 젖어 힘든 도전을 기피할 때 그들은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가며 인간에게 도전정신의 숭고함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목적지 사알라다. 원래 계획은 사마가온이었지만 고산이라 가능한 무리를 하지 않으려 했고 이미 우리 팀은 속도가 '뚝' 떨어져 있어서 시알라에서 자기로 했는데 탁월한 결정이었다. 시알라는 마나슬루를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곳이었고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처럼 마나슬루를 비롯한 거대한 산들이 우리를 호위하듯 에워싸고 있었다.
우리의 캠프사이트. 구름이 몰려와 시알라를 덮고 있는데 이 구름도 노을이 지는 것과 함께 물러가고 설산들의 축제가 펼쳐졌다.
텐트에서 속옷을 갈아 입고 나와서 본 시알라 전경... 마을이 상당히 큰데 텅 빈 것 같다.... '로'마을에 큰 스님이 오셔서 모두 '로'마을로 간 것 같다고.....
6시 기상, 6시 30분 아침 식사,7시15분 출발. 11시 '쇼' 점심 식사, 오후 4시 시알라에 도착했다. 오늘은 본격 고산 트레킹으로 힘 든 대원도 나오고 여러가지 고산트레킹의 증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 정도는 참을 수 있고 또 참아야 한다. 다행히 모두 큰 이상은 없다. 시알라는 3,500m로 고소를 항상 염두에 두고 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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